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2. 13. 선고 2017나2021723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피고가 2017. 10. 26. 원고에 대하여 한 당연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종전 청구와 변경 후 청구가 서로 청구의 기초가 다르므로 위 변경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종전 청구와 변경 후 청구 모두 '원고가 2015. 9. 24. 업무방해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을 원인으로 하고 있고, 원·피고간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에 관하여 단지 그 해결방법을 달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청구 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된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 진흥 및 C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설립되고 상시근로자 80여 명을 고용하여 C 승품·승단 심사, C 지도자 연수·교육 등을 통한 C 지도자 양성 및 국외 파견 등의 사업과 활동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4. 3. 25. 피고에 입사하여 2011. 7. 11.부터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7. 10. 26. 피고로부터 당연면직처분을 받은 사람이다.

나.

원고는 피고와 포항시가 2014. 8. 21.부터 2014. 8. 24.까지 공동으로 개최한 'D'의 조직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위 대회의 개·폐회식 행사 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 9인 중 한 명이었다. 원고는 2014. 7. 24. 위 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절차에서 특정업체에 대하여 평가위원들이 작성한 기존의 평가표를 폐기하고, 위 업체에 대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기재한 평가표를 임의로 작성하여, 위 업체가 용역업체로 선정되게 하였다.

다.

피고는 2014. 8. 29.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2014. 9. 18. 원고가 위 입찰과 관련하여 사후에 평가표를 변경하는 부정행위를 범하였으나, 사익을 취하고자 한 것은 아니라는 점과 사무처장의 직책에 있음을 고려하여 취업규칙 제55조(징계사유) 및 제56조(징계의 종류)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이하 '이 사건 선행징계'라 한다)를 하였다.

라.

한편, 위 조직위원회는 'D' 대회가 끝난 후 원고를 위 평가표 변경 행위와 관련하여 형사고발하여 기소에 이르렀는데, 제1심은 2015. 9. 24. 업무방해죄, 입찰방해죄, 문서손괴죄로 벌금 400만 원에 처하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고정1298). 원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6. 5. 12. 항소기각되었고(서울북부지방법원 2015노1788), 2016. 7. 8. 대법원에서도 상고기각되었다(2016도7330).

마.

위 제1심 유죄판결이 선고되자 피고는 2015. 9. 25.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하였고, 2015. 10. 29.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 제51조 제12호에 해고사유로 정한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배임, 뇌물수수, 횡령 등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의 징계를 심의·의결하였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바.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이에 원고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은 2017. 2. 17. 원고가 벌금 4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것은 취업규칙 제51조 제12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선행징계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징계혐의 사실을 징계사유로 하고 있으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6구합69208호). 이에 대하여 피고측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2017. 10. 13. 위 징계사실은 취업규칙 제51조 제12호의 해고사유에는 해당하나, 이 사건 선행징계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징계에 해당하여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피고측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누39978호). 현재 위 사건은 대법원에 2017두66817호로 계속 중이다.

아.

한편 원고는 위 행정소송과 별개로 이 사건 1심 법원에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은 2017. 4. 7. 위 행정소송의 제1심 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는 이에 항소하였다.

자.

피고는 이 사건 1심 판결 선고 직후인 2017. 5. 2. 인사규정 제25조 제7호에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배임, 뇌물수수, 횡령 등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를 당연면직 사유로 추가하는 것으로 인사규정을 개정(이하, 위 신설된 조항을 '개정 인사규정'이라고 한다)하고, 개정 인사규정은 부칙 제1조에 따라 운영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날부터 시행되었다.

차.

피고는 이 사건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17. 10. 24.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2017. 10. 26. 경영운영국으로 출근을 명한다'는 취지의 징계해고 취소 등에 관한 통지서(갑 8호증)를 발송하는 한편 2017. 10. 26. 원고에 대하여 개정 인사규정에 의거하여 당연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당연면직'이라고 한다)을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당원에 현저한 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3호증, 을 3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당연면직은 '원고가 벌금 4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을 징계사유로 하고 있는데, 위 유죄판결 선고 당시인 2015. 9. 24. 에는 이와 같은 사실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면직 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적용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당연면직은 그 실질이 해고임에도 불구하고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른 징계절차에 따르지 않았다.

다.

이 사건 당연면직은 이 사건 선행징계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3.

판단

가.

원고에 대하여 개정 인사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1)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라면 성질상 이는 해고라 할 것이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판결 등 참조), 위반행위시와 징계처분시에 있어서 서로 다른 내용의 취업규칙이 있는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등의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시점에 시행되고 있는 신 취업규칙 소정의 절차에 따라 행하면 족하지만,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은 징계가 근로자에게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문제로 되어 있는 행위시에 시행되고 있던 구 취업규칙에 따라 행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2796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사유인 '원고가 업무방해죄 등으로 벌금 4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이 발생한 2015. 9. 24. 경에는 개정 인사규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 이후인 2017. 5. 2. 에야 개정 인사규정이 신설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행위시에 시행되지 않았던 개정 인사규정을 원고에 대하여 적용할 수는 없고, 위 개정 인사규정을 근거로 한 이 사건 당연면직은 무효이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개정 인사규정은 개정 전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의 '국가공무원법 제69조(당연퇴직)에 해당될 때'를 유형화·세분화한 것에 불과하여 근로자에게 특별히 불이익한 것이 아니므로 행위시가 아니라 징계처분시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개정 전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는 당연면직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69조(당연퇴직)에 해당될 때'를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는 '제33조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같은 법 제33조 제6호의2는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및 제356조(업무상 횡령과 배임)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피고는 개정 인사규정에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배임, 뇌물수수, 횡령 등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라고 규정함으로써 종전에는 횡령·배임죄로 국한되었던 면직사유 해당 범죄의 범위를 확대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각 인정사실에다가 원고는 횡령·배임죄가 아니라 업무방해죄, 입찰방해죄, 문서손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이어서 개정 전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에는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정 인사규정에는 해당하게 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개정 인사규정은 당연면직의 사유를 확대·신설한 것으로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한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해고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이 사건 당연면직의 효력

어떠한 당연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채 당연면직 처분에 이른 것이라면, 이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살피건대, 피고의 취업규칙 제51조 제12호는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배임, 뇌물수수, 횡령 등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를 징계해고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위 취업규칙 규정을 근거로 원고를 해고 하였으나, 위 해고가 부당해고로 취소되거나 이를 무효로 하는 판결이 선고되자, 그 이후에 위 취업규칙 제51조 제12호와 동일한 내용을 당연면직 처분 사유로 신설하는 것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였고, 위 개정 인사규정을 근거로 원고를 당연면직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당연면직은 그와 동일한 사유가 징계해고 사유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할 의도에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자체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그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1999두10902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당연면직은 징계절차에 의하지 아니하였을 뿐 그 실질이 징계해고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중징계인지 여부는 근로자 보호 및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양 징계사유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선행징계는 원고가 D 개·폐회식 행사 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절차에서 특정업체에 대한 평가표를 임의로 변경한 부정행위를 그 징계사유로 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 사건 당연면직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당연면직은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당연면직은 무효에 해당한다.

4.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영재(재판장) 박혜선 이예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