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2쪽 20번째 줄 다음에 "직장 내 성희롱은 용납되지 않는다."를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무효이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면서 사전에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알리지 않았고 소명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적절한 심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피고 회사가 발송한 징계의결통지서에는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절차적 하자).
원고는 피해자 C(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어깨 위에 손을 얹은 다음 그녀의 얼굴에 입맞춤하려는 시늉만 하였을 뿐 성희롱 또는 성추행하지 않았다.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실체적 하자).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의 무효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은 무효이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대표이사 명의의 서면으로 이를 통지하지 않았다(절차적하자).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 회사가 원고를 압박하기 위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을 하였던 점에서, 이는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실체적 하자).
이 사건 전보처분의 무효 주장
합리적인 이유가 없었는데도, 피고 회사가 징계처분의 목적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였던 점, ② '마케팅 업무'만을 담당하는 원고에 대해 전보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피고 회사가 사전에 원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도 동의를 받지 않았던 점에서, 이 사건 전보처분은 무효이다.
임금과 손해배상청구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 이 사건 전보처분은 모두 무효이다. 피고 회사는 이와 같은 일련의 처분을 하면서 증거를 조작하고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해당 기간의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 53,544,79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위자료 80,005,697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원고 주장 배척)
절차적 하자 주장에 대한 판단
'적절한 방어권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관련 법리
사용자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징계대상자에게 사전에 징계사유를 알리거나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하는 규정이 없는 경우, 사용자가 징계대상자에 대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참조). ② 설사 단체협약 등에 위와 같은 절차가 규정되었고 사용자가 이에 반하여 징계사유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더라도, 징계대상자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충분히 변명하거나 소명자료를 제출한 때에는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는 치유된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의 취지 참조). ③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유를 알리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고, 개개 혐의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묻고 이에 대하여 징계대상자가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유를 사전에 알리거나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인 것은 아니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호증, 을 제1, 11 내지 17, 21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의 재심 징계위원회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담은 재심 소명서와 사고경위서를 제출한 다음 직접 출석해서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밝혔고, 피고 회사도 원고와 피해자,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였던 사실, ②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에 대한 구제절차에서 원고와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에 관하여 충분한 공방을 벌였고, 피해자나 관련자의 진술 등도 모두 증거로 제출하였던 사실, ③ 원고는 2016. 4. 1.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징계위원회에 출석해서 별다른 이의 없이 뒤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던 사실, ④ 2016. 4. 1.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위원이었던 G은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결정에 따라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였던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하여 새로이 징계절차를 진행한다'는 취지를 미리 얘기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서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실제로 원고가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혔던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이전에 이미 이 사건 징계사유를 알고 있었고, 피고 회사 역시 원고에게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징계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렸던 점, ③ 피고 회사가 이미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였던 점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 원고 주장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징계의결통지서에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징계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의 취지 참조).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징계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도록 하면서 사후에 징계처분의 정당성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한 경우 분쟁대상을 쉽게 확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보낸 징계의결통지서의 '징계사유'란에는 "사내 성희롱 건", '처분 결정사유'란에는 "2015. 7. 30. 징계위원회 및 2015. 8. 24. 재심 징계위원회 결정 정직 6개월을 정직 4개월로 조정합니다."라고 기재되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면서 징계사유를 특정하여 통보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설사 일부 하자가 있었더라도 이 사건 정직처분을 무효로 볼 정도는 중대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회식 이후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단편적·일회적 사건'을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직접 경험한 것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원고가 다른 행위 또는 사건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 이에 대한 구제절차, 이 사건 정직처분'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원고로서는 징계의결통지서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도 '이 사건 징계사유가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또는 성추행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원고는 2016. 4. 1.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를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적절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제9쪽 12번째 줄부터 제11쪽 9번째 줄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2호증(가지번호 붙은 서증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할 때, 이 부분에 관한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피해자의 진술은 F나 다른 목격자 진술과 다르고, F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라고 주장한다.
① 원고가 피해자의 어깨 위에 손을 얹은 다음 끌어당기면서 피해자의 얼굴에 입맞춤하려고 하였던 정황, ② 피해자가 이를 저지하면서 자리를 피했으나, 원고가 피해자를 따라다니면서 위와 같은 행위를 반복하였던 정황 등 이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한 피해자와 F의 진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성희롱 또는 성추행이 지속되었던 시간이나 피해자의 얼굴에 입술이 닿았는지 여부, 입맞춤을 시도하였던 횟수 등을 제외하면, 원고의 진술도 피해자나 F 진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F가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의 재심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하였던 내용(을 제11, 23호증)은 동영상을 보듯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다. 성희롱 또는 성추행이 지속된 시간에 관하여 F가 다소 길게 진술하였지만, F가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원고가 진술하는 것처럼 3~4분 정도는 아니었고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라고 진술하면서 대략적인 시간을 추측한 것에 불과한 점에서, 이와 같은 점만으로 F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는 볼 수 없다.
F 진술과 같이 H은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의 재심 징계위원회에 '다른 직원이 만류하였는데도, 원고가 계속 성희롱 또는 성추행하였다'라는 취지의 문답서(을 제13호증)를 제출하였다. 또한, D, H, I이 제출한 진술서 내용이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모순 또는 저촉된다고는 볼 수 없다.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피해자의 명시적인 반대의사가 있었는데도, 원고가 상당한 기간 피해자를 끌어안으면서 4차례 신체접촉을 시도하였던 점에서, 원고에게 성희롱 또는 성추행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친근감을 표현한다는 의미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는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원고는 '피고 회사가 징계사유를 만들기 위하여 허위로 증거를 조작하였다'라고 주장하지만,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사인 G 등을 증거위조로 고소한 사건에서, 검사는 2016. 12. 9. 불기소처분을 하였을 뿐이다.』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서 피고 회사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명시적인 피해자의 거부의사를 확인하였는데도, 원고가 상당한 기간 억지로 피해자를 끌어안으면서 여러 차례 피해자의 얼굴에 입맞춤하거나 입맞춤을 시도하였던 점, ② 피해자가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모면하기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였는데도, 원고가 피해자를 따라다니면서 위와 같은 행위를 반복하였던 점에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의 정도가 중하다. 원고 주장과 같이, 위와 같은 행위를 단순한 장난에 불과하다거나 충분히 양해할 수 있는 정도로는 평가할 수 없다.
성희롱 또는 성추행 과정에서 원고는 직장상사인 피해자를 '아줌마'로 표현하거나, 원고의 행위를 촬영하던 E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120만 원 또는 200만 원 벌었다'라는 취지로 얘기하였다. 이는 단순히 피해자에게 성적인 모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것을 넘어 인격적인 모멸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피해자 역시 사고경위서에 '이와 같은 표현으로 말할 수 없는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라고 기재하였다.
전체 직원이 함께하였던 회식 직후 여러 직원이 보는 앞에서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던 점, 그 대상이 직장상사였던 점에서, 원고의 행위는 피고 회사의 위계질서와 신뢰를 바탕으로 건전하게 형성되어야 할 직장문화를 중대하게 해치는 것이다. '원고의 행위가 피고 회사의 여성 직원에게 적지 않은 영향과 충격을 주었다'는 점은 피해자와 H, I의 진술이나 사고경위서의 내용, 원고에 의해 녹취된 D 및 G과 원고의 대화 내용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이례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금지"가 별도의 장(제9장)으로 마련되었다. 여기에는 직장 내 성희롱 금지(제66조),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제67조),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조치(제68조), 성희롱 피해자의 구제절차 및 불이익 조치의 금지(제69조)가 규정되었고, 성희롱 행위가 해고사유로도 규정되었다(제56조제6호). 이와 같이 성희롱 또는 성추행에 관한 피고 회사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근절하고 건전한 근로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엄중한 조처를 하는 것도 일정한 범위에서 존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① 원고 역시 '피고 회사의 본사는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고, 윤리와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기업임'을 인정하는 점 ② 피고 회사에서는 이와 같은 성희롱 또는 성추행 등이 문제 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그렇다.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의 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원고 주장 배척)
절차적 하자 주장에 대한 판단
취업규칙 등에 대기발령 또는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대기발령 또는 직위해제를 하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대기발령 등의 통보 역시 구두 등 적당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30729 판결의 취지 참조).
피고 회사의 이사인 D가 2016. 2. 11. 원고에게 '별도의 공식문서 없이 본 문자로 대기발령을 갈음한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14, 3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당시 피고 회사의 이사인 D가 원고에게 '원고의 성희롱 또는 성추행 행위가 다른 직원에게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원고의 담당 업무를 변경할 필요가 생겼다. 원고에게 부여할 업무를 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의 사유를 설명하였던 사실, ②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은 대기발령사유와 기간만을 정할 뿐 그 절차에 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 회사의 위임을 받은 D가 원고에게 문자메시지 또는 구두로 대기발령처분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사유를 알렸던 이상,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을 무효로 볼 정도의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 또는 직위해제는 '해당 근로자가 장래에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할 뿐, 징계와는 그 성질을 달리한다. 또 기업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해야 하고,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참조).
판단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에 따른 정직기간이 만료된 직후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을 하였던 점에서, 이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가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할 때, 당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대기발령사유(제20조, 제21조)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은 원고의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라거나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이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렵다(이 사건 대기발령사유와 이 사건 정직처분사유가 같다고는 볼 수 없고,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이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이상,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은 있다).
① 피고 회사는 65명 내지 70명의 근로자를 둔 중소 규모의 회사이다. ② 피고 회사는 앞서 본 것처럼 건전한 직장문화를 중시하였고, 이 사건 이전까지 피고 회사 내에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의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었다. ③ 이 사건은 '술에 만취한 하급자가 여러 직원이 보는 앞에서 상급자인 여성 간부를 강제추행에 가까운 형태로 성희롱 또는 성추행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가 피고 회사에 미친 악영향 또는 피고 회사 직원에게 미친 파급력은 상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행위가 피고 회사에 미친 영향'은 징계 과정에 제출된 피해자 등의 사고경위서 뿐만 아니라 원고가 몰래 'D 등과 나눈 대화'를 녹취한 것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로서는 원고의 복귀에 따른 부작용 또는 다른 직원의 거부감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피고 회사의 경영적인 판단은 일정한 범위에서 존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뒤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 회사는 원고를 배치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피고 회사가 원고를 배치할 업무를 찾지 못해 새로운 직책을 신설하였던 점이나 피고 회사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로서는 종전 직책을 정비하고 새로이 인력을 재배치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 당시 D가 원고에게 그와 같은 취지를 밝혔고,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2016. 2. 11.) 직후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같은 달 18일)이 있었던 점에서, 당시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리는 상당한 정도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회사로서는 곧 있을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기다린 다음 원고에게 직무를 부여할지 등을 결정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결정에 따라,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해 새로이 징계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생겼다.
피고 회사는 2016. 3. 16.(또는 같은 달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에 관한 판정서를 송달받은 직후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이후 피고 회사는 2016. 5. 12. 원고에게 새로운 직책을 부여하면서 복귀를 명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간 내에 이루어졌고, 그 기간 역시 사회통념상 상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사건 전보처분의 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원고 주장 배척)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9475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7, 19, 30, 31호증, 을 제6, 19,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전보처분이 인사재량권을 넘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라거나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행위가 피고 회사 또는 피고 회사 직원에 미친 영향, ②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였던 원고의 비위행위가 거래처에 미친 영향 또는 장래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염려, ③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해서는 배치전환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점(제68조)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해 전보처분을 해야 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
또한, 마케팅 담당 직원이 2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나 피고 회사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가 새로이 마케팅팀원을 채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은 일정한 범위에서 존중할 필요가 있다.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새로이 부여한 업무'는 내근의 형태로 '지역 대리점들과 다른 부서를 포함한 영업팀 지원, 기본적인 영업 조사 등'과 같이 마케팅을 지원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업무가 원고의 종전 업무(마케팅팀장)와 전혀 다른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원고의 근로시간이나 장소 등에 변경이 생긴 것도 아니다.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원고의 기본급여에 변경이 생긴 것은 아니다. 외근직에서 내근직으로 업무가 변경되면서 원고가 교통보조비나 통신비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았지만, 위와 같은 급여가 실비변상적인 것인 점이나 그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감수할 수 있는 범위로 보인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전보처분 과정에서 원고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협의절차를 거쳤다.
피고 회사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의 업무를 '마케팅팀장'으로 정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내용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원고의 업무를 특별히 한정하였다'라거나 '원고의 동의 없이 다른 업무를 부여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앞서 본 것처럼 원고에 대한 전보처분의 필요성, 이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피고 회사가 새로이 원고에게 부여한 업무와 종전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처분이 원고의 사전 동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으로는 보기 어렵다.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 위자료 청구에 대한 판단(원고 주장 배척)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 이 사건 정직처분, 이 사건 전보처분이 무효인 것을 전제로 이 부분 주장을 하지만, 이를 무효로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①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었는데도 오로지 원고를 피고 회사에서 몰아내려는 의도로 명목상 사유 등을 내세워 위와 같은 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기 위하여 증거를 조작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③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을 전후하여, G 등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고소하였지만, 검사는 2016. 12. 9. 불기소처분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도,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처분과 그 전후 과정에서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해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각주1) 제1심 제3회 변론기일에 원고 대리인이 이를 '2016. 5. 13.자'로 정정 진술하였지만, 처분이 있었던 날(2016. 5. 12.)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각주2) 원고의 2017. 6. 2.자 준비서면 제8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