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고의 이 법원에서의 청구취지 확장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63,835,616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1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비용(청구취지 확장에 따른 소송비용 포함)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등의 지위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은 스크린인쇄업, 플라스틱 성형업, 금형 제작업, 전자부품 제작업을 수행하면서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E가 생산하는 휴대전화 케이스에 대한 코팅업무를 통하여 주된 수익을 창출하다가, 경영이 악화되어 2010. 3. 25.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D의 회생절차 진행 중에는 모든 권한이 관리인에게 이전되어 관리인이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되었으나, 이하에서는 D과 관리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D'이라 지칭한다).
원고는 D이 설립될 무렵인 2002. 1. 2.부터 D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D의 회생절차 진행 중에는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활동하였다.
피고는 정보통신기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17. 12. 26. '주식회사 B'에서 '주식회사 C'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D 합병 및 주식취득에 관한 합의' 체결
피고는 회생절차 진행 중이던 D을 인수하여 E에 대한 판로를 개척하고자 하였고, 이에 D과 투자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2011. 1. 24. D의 관리인이자 주식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원고와 사이에 'D 합병 및 주식취득에 관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체결하였다. 이 사건 합의의 내용 중에서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와 D 사이의 투자계약 체결 및 이행
피고는 이 사건 합의를 기초로 하여 2011. 2. 14. D과 사이에, 피고가 D의 신주를 인수하고 자금을 대여하기로 하는 내용의 'D의 M&A를 위한 투자계약'(이하 '이 사건 투자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투자계약 중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D은 2011. 2. 18. 창원지방법원 2010회합13호로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았다. 피고는 2011. 2. 22. D에 7,099,984,908원을 납입하고 전환상환우선주 255,966주를 인수하였으며, 대여금 6,900,000,000원을 D에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투자계약에서 정한 투자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였다.
원고의 피고 회사 근무 및 D의 이사회 조직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2012. 1. 1.부터 피고의 제2사업부 사장 및 김천공장 사장으로서 E로부터 수주 및 생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로부터 연 2억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피고가 E 협력사로 등록된 뒤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2013. 2. 28. 제2사업부 사장의 직위에서 물러났고, 2013. 3. 1.부터는 D의 대표이사로서 근무하며 D으로부터 연 2억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D의 이사회는 2011. 3. 9.경부터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 1인과 피고가 지정한 2인을 합한 3인으로 구성되어 왔고, 원고가 단독으로 대표이사 직책을 수행하여 왔다. 원고는 피고의 제2사업부 사장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도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하였으나 회사의 자금상태가 회복될 때까지 대표이사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2012. 1. 2.자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피고 회사에 재직한 기간에는 D으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합의를 둘러싼 분쟁과 원고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 의결
원고는 D에 대한 회생법원의 회생계획 인가결정이 이루어졌음에도 피고가 D을 합병하지 않고 원고가 보유한 D 주식지분 30%를 인수해 가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로부터 대여금 상환 독촉을 받자, 2013. 8. 6. 피고에게 '조속히 D과 합병함으로써 대여금 문제가 같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냈다. 이에 피고는 2013. 9. 16. '원고와는 어떠한 계약도 공식적으로 체결한 사실이 없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고, 위 우편은 2013. 9. 17.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원고가 2014. 7. 1. 이 사건 합의에 따른 합병의무 및 주식인수의무의 이행을 촉구하자, 피고는 2014. 9. 5. D이 경영정상화에 실패하여 D에 대한 합병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므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우편을 발송하였고, 위 우편은 2014. 9. 12.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D은 2014. 9. 4.자 이사회를 통하여 피고가 지정한 2인(F, G)의 사내이사 중 1인인 G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을, 2014. 9. 15.자 이사회를 통하여 원고를 각자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내용을, 2014. 9. 30.자 임시주주총회를 통하여 피고가 지정하는 사내이사로서 H을 추가로 선임하는 내용을 순차적으로 결의하였다.
원고는 위 이사회 결의에 따라 2014. 9. 30.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D의 등기부에는 현재까지도 원고가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나, 원고는 그 이후로 D에서 근무하거나 D으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은 바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내지 12, 15 내지 19, 27, 28, 34, 35, 41, 73, 78, 79, 80, 83 내지 86호증, 을 제1, 5,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 재직에 따른 퇴직금 청구
원고는 2012. 1. 1.부터 2013. 2. 28.까지 피고 회사에서 사장으로 재직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위 기간 동안 제2사업부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연 2억 원의 보수를 지급받은 사실, 피고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퇴직 전 1년간 총급여액(성과급제외)×10%×근속연수)]에 따라 임원의 퇴직금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에게 위 재직기간에 따른 퇴직금으로서 23,000,000원(= 200,000,000원 × 10% × 14개월/12개월을 계산하면 23,333,333원이나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다) 및 이에 대하여 2017. 6. 2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7. 7.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D에 대한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청구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원인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의하여 D을 합병하고 원고에게 피고 회사 창원공장(가칭) 사장 직위를 보장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으나 2014. 9. 5. 해제통지서를 발송하고 2014. 9. 15. 원고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함으로써 위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고, 나아가 그 무렵 D의 전 재산을 매각하는 등 D의 무자력 상태를 초래함으로써 이 사건 합병의무의 이행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위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피고는 상법 제530조, 제235조에 따라 D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급여 지급채무 및 원고가 D에 근무하기 시작한 2002. 1.부터 피고의 D 합병시까지 발생한 퇴직금 채무를 승계하였을 것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피고의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는 위 미지급급여와 퇴직금을 피고에게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위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상당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비적 청구원인
피고는 D의 대주주이자 실질적 경영권자로서, D을 합병하고 원고의 창원공장 사장 직위를 보장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던 중 D의 경영권을 장악한 후 2015. 9. 15.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원고를 D의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집행지시자의 임무해태를 이유로, 또는 위법한 지시로 원고의 채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으로서의 위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D의 실질적 지배자로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였고, D의 자산을 모두 매각하여 사실상 폐업 상태에 이르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별개의 법인격이라는 이유로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지급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하는 법인격 남용에 해당한다.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채무불이행의 성립
계약상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 채권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행기 전이라도 채무자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4다5317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의하여 D을 합병하고 원고에게 피고 회사 창원공장(가칭) 사장 직위를 보장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2014. 9. 5.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발송하고, 2014. 9. 15. 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원고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였으며, 위 결의에 따라 2014. 9. 30. 원고를 사실상 퇴직하게 함으로써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손해배상액의 산정
손해배상의 범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채무불이행과 손해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등 참조), 피고의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 위반과 원고가 주장하는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살펴본다.
합병 후 존속한 회사 또는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는 합병으로 소멸한 회사의 권리의무를 승계하는데(상법 제530조 제2항), 이때 소멸회사의 대표이사는 주식회사의 기관으로서 합병의 효력 발생으로 회사가 소멸함과 동시에 그 임기가 종료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멸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 및 기존의 미지급급여 지급의무는 존속회사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D을 합병하였을 경우 피고는 합병 후 존속한 회사로서 D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급여 및 원고의 종임에 따라 발생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그대로 승계하게 되었을 것이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그 지급을 청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는 2014. 9. 30. D으로부터 퇴직하게 되었고,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원고의 손해는 피고의 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손해 발생과 채무불이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D에 대하여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거나 채무불이행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90, 93호증, 을 제8 내지 13, 1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 즉 ① D이 피고의 지시에 따라 2014. 10.경 원고를 제외한 임직원 전원에 대하여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고, 2014. 9. 18. 주식회사 J에 창원시 의창구 K 공장용지 5138.1m² 및 그 지상 건물을 매도하고, 2014. 12.까지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비품, 시설장치 등 유형자산을 모두 처분하거나 폐기하는 등 실질적으로 폐업 상태에 이른 점, ② 위 부동산 매매대금은 전액 피고를 포함한 D의 채권자들에게 지급되어 D의 자산 전부가 소진되었고, 따라서 원고가 D으로부터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점, ③ 위와 같은 조치는 피고가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 이행을 확정적으로 거절한 시점에 근접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D의 지배주주인 피고의 경영상 판단, 즉 D을 합병하는 대신 그 영업자산을 처분하여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기로 하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D에 대한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지급청구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하여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고, 위 손해 발생은 피고의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손해배상액의 구체적 산정
이 사건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상당 손해의 구체적 액수를 살펴본다. 원고가 2002. 1. 2.부터 2014. 9. 30.까지 D에서 재직한 사실, D에서 퇴직하기 직전 기간인 2013. 3. 1.부터 2014. 9. 30.까지 수령한 연봉이 2억 원인 사실, 원고가 D으로부터 수령하지 못한 급여의 총액이 36,108,854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3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D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임원의 퇴직금을 재임 1년에 대하여 보수월액의 1.5개월분을 재임 기간에 따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D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급여 36,108,854원과 D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 318,835,616원(= 200,000,000원/12개월 × 1.5 × 4,655일/365일) 및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합의가 확정적·구속적인 계약이 아니거나 이 사건 투자계약의 체결로 인하여 실효되었다는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합의가 기업의 인수 및 합병을 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가계약 또는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에 불과하여 법적인 구속력이 없거나, 설령 구속력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투자계약의 체결로 실효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 필요한 당사자 사이의 의사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되는바(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는 피고 회사의 D 투자의무, 주식인수의무, 원고에 대한 재직보장의무 및 합병의무 등을 정함에 있어서 그 금액이나 지급방식, 시기, 재직보장기간 등 약정의 중요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②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은 주식인도의 시기 및 절차, 합병시기 및 절차는 '피고 회사가 정하는 방법에 따른다'고 규정함으로써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을 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합의는 중요사항에 관한 구체적 의사의 합치 또는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에 관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진 것으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유효한 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이 사건 합의서 제12항이 본 합의서는 11. 항의 주주간계약서 체결 전까지 유효하다'라고 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합의는 원고가 D의 최대주주로서 피고 회사와 사이에 D의 경영권 취득 및 그 이후의 D 경영방식에 관하여 정한 것으로서 이 사건 투자계약과는 주체와 목적을 달리하므로 투자계약에 의하여 대체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와 별도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주간 계약이 새롭게 체결된 사실도 없으므로, 위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합의가 실효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합의가 해제되었다는 주장
피고는, D의 경영정상화 및 영업이익 창출은 이 사건 합병의무 이행의 전제조건인바, 이 사건 합의가 체결된 이후 원고의 경영실패로 인하여 D의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되었으므로 위 합의는 피고가 발송한 2014. 9. 5. 자 해제통지서가 원고에게 도달함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가 D의 경영정상화 및 영업이익 창출을 전제조건으로 정하였다거나 원고에게 D의 경영 및 수익 창출 의무를 부과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 사건 합의 이후 피고가 D의 주식 70%와 이사회 구성권한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경영권을 사실상 인수받았던 점을 고려할 때 D의 경영상태가 악화된 원인이 원고의 경영 실패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경영 실패 및 D의 경영상태 악화를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할 수 없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재직기간에 관한 주장
피고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원고의 재직기간에 관하여 D에 관한 회생절차가 진행된 기간에 원고는 D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지 않았거나 재직하였더라도 보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기간을 재직기간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2호증에 의하면 2011. 2. 16. 작성된 D 회생계획안 제11장 제1항에 '법원의 허가를 얻어 대표이사를 제외한 등기이사와 감사는 본 회생계획 인가와 동시에 전원 퇴임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회생절차 진행 기간에도 관리인 직위와 겸하여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 또한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수월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에 따라 퇴임 이전 3개월 동안에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고, 재직기간은 임금이 지급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근로기간 전체가 포함되는 것이므로, 원고가 회생절차 진행 기간 및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보수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재직기간 및 보수월액을 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상계 주장
피고는, 원고가 D의 대표이사 내지 관리인의 지위에 있음을 악용하여 D에 대하여 부담하는 116,545,638원 상당의 대여금반환채무를 대손상각처리하는 방식으로 그 채무를 소멸시켰으므로 원고는 D에 대하여 위 금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고, 피고가 D을 합병하였다면 D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 반환채권 또한 양수하였을 것이므로 위 대여금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채권을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계는 당사자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바,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에 대한 대여금 반환채권은 D의 채권일 뿐 피고의 채권이 아니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상계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병의무 및 재직보장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D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급여 36,108,854원과 퇴직금 318,835,616원 합계 354,944,470원(= 36,108,854원 + 318,835,61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돈 중 291,108,854원에 대하여서는 2017. 7. 4.부터, 나머지 금액인 40,502,283원에 대하여는 2017. 11. 2.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7. 11. 18.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이상 예비적 청구 및 법인격 남용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재직보장약정에 따른 보수 및 퇴직금 지급청구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서 원고의 'C 창원공장의 사장' 지위를 5년 간 보전해 주기로 약정하였으므로(이하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이라 한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12. 1. 1.부터 5년 동안 원고의 지위를 보전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14. 9. 15.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원고를 D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 회사의 책임 있는 사유로 피고에 대한 근로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기간 동안의 보수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피고의 재직보장의무 이행거절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같은 금액 상당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민법 제538조 제1항은 채무자위험부담주의의 예외로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때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11다79013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06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추인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은 피고에게는 원고의 직위를 보장하고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원고에게는 피고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각 부담하게 하는 쌍무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2014. 9. 30. 이 사건 해임결의로 인하여 퇴직 처리된 때부터 피고 회사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에 따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합의의 제6항과 제7항은 원고가 피고의 창원공장(가칭)의 사장으로 5년 동안 근무하고 피고의 내부 규정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는다는 내용으로서 근무지와 직위, 급여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실제로 이 사건 합의 이후 피고의 지시에 따라 2012. 1. 1.부터 피고의 제2사업부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피고의 내부 규정에 따른 급여를 지급받았다. 당시 원고의 직위는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창원공장 사장'은 아니었으나 이는 피고와 D의 합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위 합병이 근시일 안에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할 무렵 원고는 D 이사회의 2012. 1. 2.자 결의에 따라 D으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지 아니하기로 했으나, 피고의 지시에 따라 위 직위에서 물러나 D의 대표이사로만 근무하게 되면서 D으로부터 피고 회사에 재직할 때와 동일한 액수의 보수를 지급받게 되었다. 이러한 직위 변동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보수가 계속해서 동일한 액수로 유지되었던 점, 당시 D은 이미 70%의 주식을 보유한 지배주주이자 과반수의 이사를 선임할 권한을 가진 피고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D의 대표이사로서만 근무할 때에도 실질적으로 피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피고의 지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
원고는 2014. 9. 15.자 이사회를 통하여 대표이사 직위에서 해임되었고, 그 이후 D 사내이사로서의 지위를 유지하였으나 피고 또는 D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 결의는 피고의 지명에 따라 구성된 이사회가 한 것으로서, 피고의 의사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피고의 해임 결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는바,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의무 이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한 것으로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27개월(60개월에서 원고의 재직 기간인 2012. 1. 1.부터 2014. 9. 30.까지 33개월의 기간을 공제한 것) 동안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원고를 해임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
피고는 원고가 2010. 2. 9.경 2007년 당시 감정가가 86억 원 상당이었던 부동산을 60억 원에 매도함으로써 D에 17억 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는 배임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원고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위 매도 당시 D의 경영 부진 및 유동성 위기로 회사 자산을 급매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매도대상 부동산의 환가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해임에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원고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재직보장약정의 합의해지 주장
피고는, 원고가 피고 회사 제2사업부 사장 직위에서 물러났던 2013. 2. 28. 당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더 이상 원고에 대하여 위 재직보장약정상의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정, 즉 ① 원고가 피고 회사 제2사업부 사장으로 재직하다 그 자리에서 물러나 D의 대표이사로서만 근무하게 된 것은 모두 피고의 지시 또는 요구에 따른 것으로서, 원고가 D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것 역시 피고의 지시에 따른 근로의 제공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할 때와 D 대표이사로서만 근무할 때 동일한 액수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그 실질적인 지급주체 역시 피고로 동일하다고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2013. 2. 28. 이후 D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급여를 지급받은 기간에도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에 따른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이 2013. 2. 28. 합의해지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직보장의 시기(始期)에 관한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에 따른 재직보장기간의 시기(始期)는 이 사건 합의가 체결된 2011. 1. 24.로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12. 1. 1.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급여 제공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바, 2012. 1. 1. 이전에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12. 1. 1.부터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에 따른 5년 동안의 재직보장이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원고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27개월 동안의 보수 및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에 의하여 지급받은 보수가 월 11,672,967원인 사실,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피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율(퇴직 전 1년간 총급여액×10%×근속연수) 및 퇴직 전 1년간의 총급여액(세액공제 이전)이 2억 원인 사실은 각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 315,170,109원(= 11,672,967원×27개월)과 퇴직금 45,000,000원(= 2억 원×0.1×27개월/12개월), 합계 360,170,10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7. 4.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738,114,579원(= 23,000,000원 + 354,944,470원 + 360,170,109원) 및 그 중 674,278,963원에 대하여는 2017. 7. 4.부터, 63,835,616원에 대하여는 2017. 11. 18.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구자헌 최승원
각주1) 이 사건 합의서에는 '병'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오기로 보인다.
각주2) 피고는 D의 임원퇴직금규정이 아니라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대표이사의 경우 합병의 효력 발생과 동시에 종임하여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고, 이때 발생하는 퇴직금의 액수는 원칙적으로 소멸회사인 D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산정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합병의무 불이행에 따른 원고의 손해액 역시 D의 규정에 따라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각주3) 이 사건 합의서상의 '피고 회사 창원공장(가칭)'이란D 소유의 창원 소재 공장으로서 합병 이후 피고 회사에 소속된 D을 지칭하는 명칭이라는 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에 의하면 원고에게 보장된 '피고 회사 창원공장 사장' 직위는 곧 합병 이후 D의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직책을 의미하므로, 이 사건 재직보장약정은 원칙적으로 합병이 이루어진 이후를 예정하고 체결된 약정일 것이다. 다만 합병이 약정 시기(이 사건 합의로부터 3개월 이내)보다 늦어지면서, 원고가 D의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한 상태로 우선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