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5. 19. 선고 2017노40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제1항 관련)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 G과 '임야개발비용으로 6억 원을 투자하면 1년 이내에 원금을 반환해주고, 임야개발에 따른 수익금의 절반을 이익금으로 주겠다.'라는 내용으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위 6억 원을 투자할 당시 피고인은 이를 남양주시 J 임야(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를 개발하는 데 사용할 의사가 있었고, 실제로 위 돈 중 일부는 이 사건 임야개발사업에 사용되었으므로 편취의 범의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고,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1년 이내에 원금을 변제하고 이 사건 임야개발에 따른 수익금의 절반을 이익금으로 주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에게서 2012. 4. 16. 임야개발 투자금 명목으로 6억 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 개발에 투자하면 1년 이내에 원금을 지급해주고, 그다음에 남는 이익을 보전해준다."라고 하여 그 말을 믿고 2012. 4. 16. 피고인에게 6억 원을 지급했다.', '원금 반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고, 분양대금이 들어오는 대로 여러 차례에 나눠서 1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해주기로 했다.'라는 취지로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특히 피해자는 원심에서 '6억 원을 투자하기 전에 한두 달 전부터 동업관계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것은 구체적인 금액 이야기는 없이 지분투자를 해달라는 추상적인 이야기였고 자신은 응하지 않았었는데, 6억 원을 지급할 때에는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이 사건 임야개발을 하여 1년 안에 원금과 수익까지 받아주겠다고 하였다.', '고소장에는 당시 1차로 대략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가 있었던 상황을 표현한 것이고, 이후 조사과정에서 예금통장계좌 내역을 보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게 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수사기관과 원심에서 '자신이 피고인에게 6억 원을 위 임야개발비 명목으로 지급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임야개발에 사용하지 않았다.'라는 점에 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피고인도 ㈜F(이하 'F'라 한다)의 다른 사업이 아니라 이 사건 임야개발에 관하여 6억 원을 받았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해자가 동업관계에 관한 추상적인 논의가 있던 시점이 아니라 이 사건 임야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난 후에 비로소 피고인에게 6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1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받고 나아가 수익을 분배받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임야개발을 위하여 6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②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한테서 받은 6억 원 중 상당 부분을 이 사건 임야개발이 아닌 자신이 운영하는 F의 세금 미납분 납부,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였다. 즉 피해자가 지급한 6억 원 중 피고인이 운영하는 F 명의의 농협계좌(AE)에 461,000,000원이, 피고인 명의의 농협계좌(AE) 119,000,000원이 각 입금되었는바, F 명의의 위 농협계좌에 입금된 금액 중 피고인이 2012. 4. 18. AF 계좌로 입금한 5,000만 원은 피고인이 위 AF의 배우자인 Z에게 빌린 7,000만 원 중 일부를 상환한 것으로서 피고인이 자신의 개인채무를 변제한 것이고, 피고인이 2012. 4. 25. AG의 계좌로 입금한 3,000만 원은 이 사건 임야가 아닌 남양주시 AH에 있는 'AI 유치원' 외부벽채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서 이 사건 임야개발과는 무관하며, F 명의의 위 농협계좌에서 이 사건 투자일인 2012. 4. 16. 출금된 합계 5,500만 원은 위 회사의 1분기 세금, 보험료 등으로 지출된 것이고, 같은 날 Z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1,300만 원 역시 위 회사의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서 이 사건 임야개발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이 피해자에게서 6억 원을 투자받을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F는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즉 F는 이 사건 투자 당시 이미 거래처들에 대한 외상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여 많은 독촉전화를 받고 있었으며, 실제로 피고인은 이 사건 투자일로부터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처벌받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6억 원을 받은 이후 같은 날 즉시 위 회사의 세금으로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하였음에도, F는 결국 부가세 체납 등으로 인하여 2012. 12.경 사업자 등록이 아예 말소되었기까지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제2의 2)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투자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2. 5. 9. 무렵에 이미 6억 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인 1,000만 원에 대하여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에게서 투자받을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F의 자금 사정은 매우 열악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상당한 금액을 이 사건 임야개발과 무관하게 지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러한 사정을 알려주지 않았고, 피해자 역시 이를 고지받았더라면 피고인에게 위 6억 원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⑤

피해자가 투자한 6억 원 중 약 1억 9,000만 원 상당이 토지 매입 비용으로 지출되는 등 위 6억 원 중 일부 금액만 이 사건 임야개발에 투자되었고, 피고인이 운영하던 F가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는 등 이 사건 임야개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법원의 판단

앞서 본 사정에,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F의 자금 사정이 열악하여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피고인이 마치 이 사건 임야개발 사업을 진행하여 1년 이내에 원금을 변제하고 수익금의 절반을 이익금으로 줄 수 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한테서 6억 원을 받아 편취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결국,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해자는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6억 원을 교부하기 전인 2012년 3월 무렵부터 피고인한테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F가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투자하면 회사를 키워나가면서 수익을 내고 이를 분배해 주겠다."라는 내용으로 추상적인 논의를 하던 중 다른 사람에게서 F에 관하여 좋지 않은 말을 들어 위 투자 논의가 중단되었다가, 피고인이 2012년 4월 무렵 "1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하고 이 사건 임야개발에 따른 수익금의 절반을 이익금으로 주겠다."라고 말하는 등 투자 논의가 구체화한 후 피고인에게 6억 원을 교부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소송기록 125~126쪽), 피고인에게 거액을 투자한 동기와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위 진술내용은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서 특별히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사유를 찾아볼 수 없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2012년 3월이나 4월 무렵 남양주시 AQ에 있는 AR부동산에서 임야개발 논의가 조금씩 진행되었고, 실제적인 투자 논의는 피해자의 미곡농협 I지점의 지점장실 안에서 이루어졌다.'라는 취지로 한 진술(증거기록 1책 93쪽)과도 대체로 부합한다.

②

피고인은 6억 원 중 약 1억 9,000만 원을 이 사건 임야의 매수대금으로, 약 1억 7,900만 원을 이 사건 임야를 위한 진입로로서 남양주 AA 전 989m²(이하 '이 사건 진입로'라 한다)의 매수대금으로 각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는바, 그중 약 1억 9,000만 원 상당은 이 사건 임야의 매수대금으로 지급된 사실은 인정되나(증거기록 2책 169, 204, 205쪽), 나머지 약 1억 7,900만 원 상당은 실제로 이 사건 임야를 위한 진입로로 이용되는 토지의 매수대금으로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원심과 달리 피고인이 6억 원 중 상당한 금액을 이 사건 임야개발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설령 등기사항전부증명서(AA, 증거기록 110쪽)에서 이 사건 진입로에 관하여 피고인 앞으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등기소 2012. 7. 4. 접수 제70753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고 그 등기원인 및 기타사항에 '2012. 5. 2. 매매, 거래가액 금 179,500,000원'이라고 기재되었음에 비추어 위 6억 원 중 1억 7,950만 원이 이 사건 진입로의 매수대금으로 사용되었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X이 수사기관과 원심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진입로에 관하여 피고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질 즈음인) 2012년 7월 무렵 사채업자를 불러 이 사건 진입로를 담보로 사채를 쓸 것이니 자신(X)에게 대출명의를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소송기록 154~155쪽, 증거기록 1책 263쪽), 결국 이 사건 진입로는 2012. 8. 30. X에게서 명의를 빌려 대출받은 피고인의 대출금 채무 1억 2,000만 원과 이에 대한 이자 약 75만 원 상당에 대한 변제 명목으로 피고인이 X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점(소송기록 160쪽, 증거기록 1책 111쪽), 이 사건 임야와 달리 이 사건 진입로의 소유자 명의가 F가 아닌 '피고인 개인 명의'로 되어 있었던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F는 2012년 7월 무렵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하였으며 남양주시청으로부터 개발행위허가, 토지분할허가 및 건축허가 등을 모두 받았다.'라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2책 168쪽), 실제로는 F가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증거기록 2책 274~276쪽), 관할 관청으로부터 임야개발에 관한 인허가를 받지도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진입로를 각종 채무를 담보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고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임야개발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구입한 것인지 의심이 들고,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한테서 투자받은 6억 원 중 상당 부분을 이 사건 임야개발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지 아니하고 미납된 세금을 납부하거나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일부 범행에 관하여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 R에게 약 200만 원 상당을 변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반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 G을 기망하여 2012. 4. 16. 6억 원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추가로 3회에 걸쳐 합계 2억 9,000만 원을 편취하고, N 명의의 보험가입청약서 파일을 위작하여 이를 행사하였으며, 나아가 피해자 R로부터 총 76회에 걸쳐 약 90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아 편취한 것으로서, 피해금액이 적지 아니한 사정에 비추어 사안이 중하고, 특히 거액을 이미 편취당한 피해자 G에게 재차 돈을 차용해 줄 것을 요구하여 이를 편취하는 등 범행수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죄질이 상당히 불량한 점, 피고인은 이미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동종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이 사건 사기 및 사전자기록 위작 등의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 G과 원심에서 합의하여 고소를 취하하게 하였다가 합의사항을 지키지 아니하고 변제를 미루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에 게을리하여 피해자가 이 법원에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진(재판장) 홍성욱 김동완

각주1) 이 사건 임야와 이 사건 진입로는 서로 인접해 있다.

각주2)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진입로의 매수대금이라고 주장하는 1억 7,950만 원을 피해자한테서 받은 돈으로 매도인에게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금융자료 등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