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9. 27. 선고 2018나205082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E 차량과 관련된 할부금융업, 시설대여업, 신용대출 또는 담보대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와 사이에 원고 A은 2012. 12. 3., 원고 B은 2014. 4. 3., 원고 C는 2014. 11. 24. 각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대체로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2016. 7. 31.까지 피고의 COLLECTION(채권추심) 부서에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각 '업무위임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각 갱신계약마다 조문의 위치 등에 일부 변동이 있었으나, 실질적인 내용에는 별다른 변경이 없었는바, 다음의 내용은 2016. 1. 1.자 '업무위임계약서'를 기준으로 하는 것임).

다.

피고는 추심 대상 채권의 연체기간, 담보 유무, 회수가능성 등에 따라 채권추심부서를 '단기반', '중기반', '장기반'으로 구분하여 운영하였다. 단기반 및 중기반에서는 주로 연체기간이 단기이거나 차량이 담보로 제공되어 있어 회수가 용이한 채권 등에 대한 독촉 및 추심 업무를 담당하였고, 그밖에 계약만료 및 계약승계에 관한 고객응대 등의 업무도 담당하였다. 반면 장기반에서는 주로 연체일수가 120일을 넘는 채권, 연체일수가 120일을 넘지 않더라도 차량이 이미 반납되어 담보가 확보되지 않은 채권, 횡령·사기 등 형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채권 등 단기반 및 중기반에 배정된 채권에 비하여 회수가능성이 낮은 채권의 추심을 담당하였다. 위 각 반별로는 3 ~ 4명의 채권추심원이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들은 모두 장기반 소속이었다.

라.

원고들이 계약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는 다음과 같다(2016년은 7월 31일까지의 수수료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23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별도의 언급이 없으면 가지번호를 포함하며,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및 쟁점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재직하다가 퇴직하였음을 전제로,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에서 소득세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경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경비를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출하여, 이를 토대로 계산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독립된 사업자로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한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먼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본 증거들과 당심 증인 F, G의 각 증언, 이 법원의 남양주세무서장, 동고양세무서장, 중랑세무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1)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있을 만큼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 소속의 일반 근로자들과 달리 원고들과 같은 장기반 소속 채권추심원들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또는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②

원고들은 정해진 출퇴근시간이 없으며,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외근이나 출장에 관하여 피고의 지시를 받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사전승낙이나 사후보고를 할 의무도 부담하지 않았으며, 그밖에 피고로부터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관한 구속을 받지 않았다. 원고들이 외근이나 출장 시에 피고의 담당 직원(매니저)에게 행선지 등을 알리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이 의무적인 것이라거나 피고가 이를 통해 원고들의 외근이나 출장 등을 관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원고들은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재량을 가진 상태에서 어떠한 채권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추심할 것인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는 피고와 사전 협의를 거치거나 피고에게 통지 또는 보고를 하도록 정해져 있으나(앞서 본 '업무위임계약서' 제5조, 제8조 등 참조), 그 내용은 자신의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위임한 채권자 겸 위임인인 피고가 수임인인 원고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정도(예컨대, 민법 제683조에 규정된 수임인의 보고의무 등)를 넘는 노무지휘·감독권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④

피고는 원고들에게 지급할 수수료를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또는 위임인으로서의 권한을 넘어 근무성적의 평가를 통해 포상 또는 제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원고들의 실적을 관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서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 권추심원들에게 전산을 통해 자동으로 채권을 배분하였을 뿐, 실적에 따른 차등배분을 하지 않았고, '업무위임계약서' 제3조에 채권의 재배분에 관한 근거가 있지만, 채권을 배분받은 채권추심원들에 의해 장기간 관리된 이력이 없는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 사이의 채권 배분을 재조정하거나 실적 부진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예외적으로 채권을 재배분한 것도 위임인으로서 수임인에 대하여 가지는 지시권한을 넘어 사용자로서의 노무지휘·감독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⑤

원고들은 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으나(위 '업무위임계약서' 제15조), 피고가 실시한 교육은 준법교육, 전산교육 등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친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서 교육에 불참하였다고 해서 제재 또는 불이익 처분이 가해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⑥

앞서 본 '업무위임계약'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이 계약을 위반하거나 이에 준하는 잘못이 있는 경우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뿐, 경고나 그 밖의 징계처분을 비롯한 제재 조치를 취할 수단이 없고, 실제로 제재 조치를 취한 바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독립된 사업자로서의 성격을 상당히 가지고 있어서,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경제적 종속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①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다.

②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장기반 채권추심원들은 기본급 또는 고정급 없이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만 지급받았는데, 그 결과 채권추심원들 상호간은 물론이고, 특정 채권추심원이라도 월별로 수령한 수수료에 큰 차이가 있다(예컨대, 원고 A은 월별로 약 2,800만 원에서 5,800만 원, 원고 B은 월별로 약 1,500만 원에서4,900만 원, 원고 C는 월별로 약 1,800만 원에서 6,800만 원의 수수료를 받았음).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위임계약서' 제12조에서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원고들은 연도별로 피고로부터 기초사실 라항에서 본 바와 같이 수령한 수수료의 35 ~ 90% 정도를 비용으로 지출하였다(원고들은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경비율을 적용하여 경비를 산정하고 있으나, 이 법원의 남양주세무서장, 동고양세무서장, 중랑세무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원고들이 지출하였다고 세무신고를 한 금액은 그보다 훨씬 많아서, 위와 같이 수수료 수입의 약 35 ~ 90%에 이름). 더구나 그 비용 중에서도 '급여와 임금, 제수당',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으로 분류된 비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2015년의 경우 원고 A은 '급여와 임금, 제수당' 138,000,000원, '복리후생비' 22,454,850원, '접대비' 3,892,000원, 원고 B은 '급여와 임금, 제수당' 48,000,000원, '접대비' 9,638,190원을 각 지출하였음). 이에 비하여 피고는 추심을 위임한 채권자로서 자신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소송비용이나 강제집행비용 외에는 독촉장에 관한 우편비용 등 근소한 비용만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은 채권추심업무 수행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의 대부분을 스스로 부담하고, 나아가서 '업무위임계약' 제9조에 의해 재위임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3자를 사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그 결과 원고들은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들은 기본급 또는 고정급 없이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만 지급받고, 그 수수료의 상당 부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경비로 지출되었는바, 원고들이 받는 수수료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사업소득의 성격이 강하다.

3)

다음과 같은 사정들도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뒷받침할 징표가 될 수 없거나 독립된 사업자로서의 성격을 나타내는 징표로 볼 수 있다.

①

피고는 E 차량과 관련된 할부금융업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추심하는 업무여서 피고의 영업활동에서 필수적인 핵심부분을 차지한다고까지는 보기 어렵다.

②

원고들은 피고의 소속 직원으로 표시된 명함을 사용하였고, 피고는 원고들이 소송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송대리허가신청에 필요한 재직증명서에 원고들을 피 고의 직원으로 표시하였다.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가 스스로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명함이나 재직증명서는 원고들이 채권추심업무 내지 그와 관련된 소송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된 것일 뿐,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는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의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이는 원고들과 원활한 의사소통, 배분된 채권 및 채무자에 관한 정보의 제공 등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데 따른 것이고, 피고가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④

원고들은, 피고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고들을 위 임직채권추심인으로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아니한 채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으로 보아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법률에 따라 원고들을 위임직채권추심인으로 등록하는 것을 간과하였다고 해서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식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근(재판장) 송석봉 서삼희

각주1) 원고 A과 피고 사이의 2013. 5. 20.자, 원고 B과 피고 사이의 2014. 8. 11.자 각 '업무위임계약서'에는 없는 조항이다.

각주2) 원고 A 과 피고 사이의 2013. 5. 20.자, 원고 B 과 피고 사이의 2014. 8. 11.자 각 '업무위임계약서'에는 없는 조항이다.

각주3) 근로소득으로 신고된 것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