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 11. 선고 2018나2054751 판결

2018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예비적 반소에 대한 항소를 각하한다.

3.

피고(반소원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4.

항소 제기 이후의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서약서, 피고의 인영 부분에 다툼이 없으므로,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갑 제2, 3호증, 갑 제6 내지 10호증, 갑 제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 을 제14, 15호증, 을 제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1]

○

원고는 도서출판 및 방과 후 학업교습 등 교육서비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02. 9. 24. 원고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의 이천지점 지도교사로 근무하다가, 2013. 3. 1. 원고의 이천지점 지점장으로 승진 채용되면서 원고와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연봉제)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은 매년 갱신되어 왔다.

○

피고는 위와 같이 지점장으로 승진 채용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

원고는 지점운영규정에 따라 관리교사(모집, 관리업무만 담당하는 교사), 지도교사(모집, 관리 외에 교습업무도 담당하는 교사), 지점장을 구분하여 판매수당, 추천수당, 증원수당 등을 지급하였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판매수당 : 학습지, 참고서, 전집 등의 교재를 판매하여 발생한 매출을 기초로 지급하는데 관리교사의 경우 최대 35%, 지도교사 및 지점장의 경우 최대 20%를 가입매출액에 곱하여 수당으로 지급하고, 다만 지점장의 경우 재구독 과목(특정 과목을 결제한 회원이 다시 해당 과목을 결제하는 경우)에 대한 판매는 금지된다.

②

추천수당 : 신규 지도교사를 추천하여 그 교사가 지급조건(4개월 또는 6개월 이내에 실지도 7회원 이상)을 충족한 경우에 추천자에게 500,000원을 지급한다.

③

증원수당 : 관리교사를 증원하여 그 교사가 지급조건(실지도 1회원 이상, 순매출 100만 원 이상) 증원자에게 해당 월 100,000원(최대 600,000원)을 지급한다.

○

원고의 지점운영규정에 의하면, 지점장의 경우 위 각 수당이 개인 급여형태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지점운영관리비'와 함께 법인카드 결제계좌로 입금된다. 지점장은 운영관리비 사용내역에 대하여 판관비철(운영관리비 영수증)을 작성하여 해당 영업국장의 결재를 받은 후 원고 재경팀으로 익일 5일까지 발송하여야 한다(갑 제14호증 제55면).

[2]

○

원고는 2017. 7. 10.부터 같은 달 12.까지 3일 동안 이천지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피고가 2014. 5. 12.부터 2017. 5. 16.까지 이 사건 서약서 제3조 제5항(이하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소속 교사들 명의로 매출을 등록하여 지급된 판매수당, 추천수당, 증원수당을 환수한 행위를 적발하였다. 적발된 건수는 총 46건으로 합계 24,521,749원(판매수당 28건 18,721,749원, 증원수당 8건 800,000원, 추천수당 10건 5,000,000원)이고, 판매수당 환수행위는 모두 관리교사들 명의를 이용한 것이다.

○

피고는 위 감사과정에서 위와 같은 수당환수 사실을 모두 인정하였으나,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서 부당환수 원금의 10배 상당의 돈을 물도록 한 것은 지나치다는 이유로 부당환수 원금 24,521,749원만 변제하고(추가로 송금된 1,709,380원은 위 부당환수행위가 아닌 해외연수 비용 부당수급에 관련한 별개의 비위행위에 관한 것이다) 나머지 돈의 지급을 거절하였으며 2017. 7. 17.자로 퇴사하였다.

2.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본소로써 피고에게 미지급 위약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부당환수 원금만 지급받고 그에 관한 분쟁을 끝내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위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본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5호증, 을 제17, 1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일부 증언만으로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은 내용의 부제소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위반하여 지점 소속 다른 교사들 명의로 지급된 판매수당, 추천수당, 증원수당을 환수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조항에 따라 부당환수 원금 24,521,749원의 10배에 상당한 245,217,490원에서 이미 변제된 24,521,749원을 제외한 나머지 220,695,741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자신이 실제로 판매, 추천, 증원의 행위를 하였고 다만 그에 따른 수당을 다른 직원들의 실적을 높여주기 위해 그들 명의로 수령하여 환수한 것이고, 이를 모두 지점운영을 위해 사용하였을 뿐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의하여 피고에게 위약금 지급을 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실제 매출을 일으킨 사실이 없는 다른 교사들 명의로 수당을 허위 청구한 다음 이를 모두 환수했다는 것이어서 이는 실제 원인행위의 유무와 상관없이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그 자체로 원고의 적정한 수당 분배업무가 방해되었음이 분명한 점, ②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원고에게 실제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를 불문하고 피고가 금지행위를 하였을 때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 ③ 피고는 지점운영규정에 의하더라도 피고에게 지급될 판매수당, 추천수당, 증원수당을 지점운영관리비로 사용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위 수당을 지도교사나 관리교사 명의로 수령한 후 환수하여도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지점운영규정에 대한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손해의 발생이 위약금 발생의 요건이 아닌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약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점, ④ 부당 환수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판매수당의 경우 그 수당지급률이 관리교사가 더 높고 지점장의 경우 재구독 판매도 금지되어 있는데, 피고가 환수한 판매수당은 모두 관리교사의 명의를 이용한 것이어서 원고로서는 수당을 과다 지급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점(피고는 이러한 점 때문에 판매수당을 환수할 때에는 관리교사 명의를 이용하고 다른 수당을 환수할 때에는 지도교사 명의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도 감사과정에서 규정에 위반한 수당의 부당환수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10배 상당의 위약벌은 과다하다는 취지로 다투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무효이다. 첫째, 위 조항에서 정한 부당환수 원금의 10배 상당의 위약벌은 불과 연 24,000,000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 피고가 부담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아서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 둘째, 위 조항은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규정이므로「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 셋째, 위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의 적용대상이 되는 약관에 해당하고 계약상대방인 피고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우는 조항으로서 약관규제법 제8조가 정한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한다.

2)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피고가 그 권한을 이용하여 각종 수당을 부당한 방법으로 수령함으로써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원고의 규정에 따른 수당의 적정한 집행과실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그에 대한 금전적 제재를 가하는 규정으로서, 일반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위약금 약정은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다만 아래 3)항에서 보는 것처럼 근로계약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위약금 등 약정이 금지될 뿐이다] 그러한 부정행위에 대한 위약금의 액수가 과다하다는 사정만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자의 의무불이행에 대해 일정한 손해배상액이나 위약금액을 미리 정할 수 있다고 본다면 경제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가 불리한 처지에 있는 근로자로 하여금 실제 손해액에 비해 과다한 배상의무를 지게 할 수 있고, 또 근로자가 불이익한 근로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규정이 금지하는 사용자와 근로자 간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의 계약은 무효이고 사용자는 실제로 입은 손해액을 증명하여 근로자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사건 서약서는 근로자인 피고가 이천지점 조직원 관리 및 회원 관리를 총괄하는 지점장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용자인 원고에 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정한 것으로서 원고와 피고 간 근로관계의 기초가 되는 근로계약 내용의 일부를 이루고 있음이 분명하다[원고는 지도교사, 관리교사와 달리 피고와 같은 지점장의 경우 원고에 고용된 근로자라는 점을 자인하고 있다(2018. 7. 25.자 준비서면 7, 8면 등)]. 그리고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포함된 이 사건 서약서 제3조는 피고가 위 각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 즉 근로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한 경우 사용자인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곧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이므로, 그 약정의 실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손해배상과는 별도의 사적 제재수단으로서의 위약벌인지 여부와 상관없이(위약벌도「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에 포함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위 약정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4)

약관규제법 제8조에 의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가정적 판단)

가)

판단의 전제

약관규제법 제30조 제1항에 의하면 「근로기준법」의 분야에 속하는 계약을 약관규제법의 적용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가 경제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근로자와 불공정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별도로「근로기준법」 등 근로관계 법령에 의한 엄격한 제한이 가해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의 제한을 받지 않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약정에 대하여는 원칙으로 돌아가 약관규제법에 의한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만약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 등 약정이 아니라고 할 경우 약관규제법에 위반되어 무효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가정적으로 살펴본다.

나)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약관에 해당하는지

약관규제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 이 사건 서약서는 그 내용과 형식, 제출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가 지점장으로 승진 채용하려는 위탁계약직 교사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둔 계약 내용이라 보이고, 원고는 그 계약상대방으로부터 위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된 문서에 서명·날인을 받아 일률적으로 징구할 뿐 그 내용에 관해서 개별적인 교섭을 거친 것이라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포함된 이 사건 서약서는 약관규제법의 규율 대상이 되는 약관에 해당한다.

다)

약관규제법 제8조가 정한 불공정약관에 해당하는지

(1)

약관규제법 제8조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갑 제11호증의 1 내지 4 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아래와 같다.

■ 원고는,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사기·횡령 등 불법행위만을 금지하는 것이고, 2007년 이래 유지되어 왔으며, 원고가 수차 수당환수 금지 공문을 발송하여 피고의 예상가능성이 매우 컸으므로, 피고가 채용 당시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하든지 채용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불공정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을 포함하여 이 사건 서약서에서 금지하는 부정행위는 피고가 지점장으로서 업무를 함에 있어서 원고에 대하여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정한 것으로 근로계약 내용의 일부이므로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근로계약 내용과 무관한 불법행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사용자인 원고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신규 지점장들로부터 이 사건 서약서를 일률적으로 징구하였고, 위탁계약직에서 지점장으로 승진 채용되는 지위에 있는 자들이 이 사건 서약서 작성을 거부하거나, 그 위약금 액수의 적정성을 지적하는 것은 계약체결을 거절하는 것과 다름없어 곤란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서 문제되는 수당 부당환수와 같은 부정행위의 경우, 부당하게 지급된 수당을 환수하는 것만으로 원고의 손실은 상당 부분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밖에 원고의 적정한 수당배분, 실적 관리 등의 업무가 방해되는 것과 같은 무형의 손실이 부당환수 원금의 몇 배에 이를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실제 손해액을 가늠해볼 만한 증거도 전혀 제출되어 있지 않다). 원고는 위약금 액수가 정액이 아니라 부정행위 금액에 비례하는 것이므로 위약벌로서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실제 손해액수와 무관하게 부당환수 원금의 10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은 그 자체로도 이례적으로 높다고 보인다.

■ 원고로서는 지점장의 위와 같은 부정행위를 일일이 적발해내기 어려운 면이 있어 이를 높은 위약금 약정을 통해 미리 심리적으로 경고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용자로서 징계절차, 계약갱신 거절을 통해서도 위와 같은 행위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징계규정이 없다고 주장하나, 을 제2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징계규정이 존재하는 사실이 인정되고, 실제도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해서 징계를 하고 있다(갑 제11호증의 1 내지 4).

■ 피고와 같이 원고의 지점장으로 채용되는 교사들의 경우 상당한 기간 지위가 불안정한 위탁계약직 형태로 원고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보이고, 지점장으로 승진 채용된 뒤로도 경력과 직책에 비해서는 다소 적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피고는 10년 이상 교사로 근무하다가 지점장으로 채용된 후로 연봉 24,000,000원을 받고 있다).

(2)

위에서 본 바를 종합해 보면, 부당환수 원금의 10배 상당을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으로서 약관규제법 제8조에 따라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위 조항을 원고의 주장처럼 순수한 위약벌 약정으로 보더라도 약관규제법 제8조의 적용대상이 되어 무효가 됨은 마찬가지이다. 약관규제법에 의하여 약관조항이 무효인 경우 그것이 유효함을 전제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적당한 한도로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거나,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분을 감액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도 없으므로(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0475, 2048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당심에서 청구 금액을 감축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이 유효로 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약관규제법 제8조의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하여 전부 무효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와 부당환수 원금만 지급받고 그에 관한 분쟁을 끝내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는데, 만약 그 부제소합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 합의에 따라 지급받은 25,521,749원(다만 그중 1,000,000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부정행위와는 별개의 부정행위에 관해서 회수된 수당이다)은 무효의 합의에 근거하여 수령한 것이므로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반소 청구를 하고 있다.

이는 원고의 본소 청구에 대하여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받아들여 소각하 판결이 이루어지지 않고, 본안 판단이 이루어질 경우를 정지조건으로 하는 예비적 반소 청구로 해석된다. 따라서 제1심 법원으로서는 피고의 본소에 대한 본안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본안 판단을 할 경우 피고의 반소 청구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피고의 반소 청구를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경우를 조건으로 하는 예비적 반소로 오인하여 원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하면서 피고의 반소 청구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하여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예비적 반소의 경우 본소에 대한 항소가 있는 경우 당심으로 이심되고, 당심에서 원고의 본소 청구에 대하여 본안판단을 하는 경우 피고의 반소는 당연히 당심의 심판범위에 속하게 되므로(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다19061, 19078 판결 참조), 당원은 예비적 반소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약금 조항에 따른 위약금 지급은 거절하였으나, 부당하게 수령한 수당의 원금 자체는 반환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원고에게 변제한 사실이 인정될 뿐, 당시 원고와 피고가 부당환수금액 변제를 조건으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따라서 부제소합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령한 금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이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의 본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였으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한편으로 제1심 판결이 피고의 예비적 반소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않아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므로, 예비적 반소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항소의 대상이 없는 것으로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본소에 대한 원고에 항소에 따라 예비적 반소가 당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되었고, 피고의 부제소합의 주장이 이유 없으므로,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고의영(재판장) 안동철 김수정

각주1) 피고가 수당 수령을 위하여 신고한 계좌를 의미한다. 피고는 지점정이 된 후 위 계좌에서 결제되는 카드를 발급받아 그 카드전표를 운영관리비 지출증빙으로 제출하였다.

각주2) 판결에는 법원의 판단을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결론을 주문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재판의 누락이 있는지 여부는 우선 주문의 기재에 의하여 판정하여야 하고, 판결이유에서 청구가 이유 없다고 설시하고 있더라도 주문에서 설시가 없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판의 누락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다24083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