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 10. 선고 2018노1823 판결

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들과 검사는 위 유죄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여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 A에게는 '영리의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피고인 A, C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 A, C은 일시적인 경영악화로 피해자에게 약속한 이윤지급을 지체한 것일 뿐 피해자를 기망하여 원단 구입대금을 편취하지 않았다. 피고인 A, C이 2015년 4월경 이후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으로 피해자에게 채무변제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므로 편취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 D이 발급 및 수취한 허위 세금계산서의 액수와 피해자와의 거래기간, 세금계산서의 발급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 D에게는 피해자로부터 원단구입 대금을 받더라도 원단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있었고, 결국 편취 범행에 관하여 A, C과의 암묵적 공모관계도 인정된다.

라.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15억 원, 피고인 주식회사 B: 벌금 3천만 원, 피고인 C: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피고인 D: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피고인 주식회사 E: 벌금 1천만 원)은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

3.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거짓으로 기재한 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여 부당하게 부가가치세를 환급∙공제받으려는 목적(대 법원 2014. 9. 24. 선고 2013도5758 판결 참조), 허위의 거래실적을 만들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목적이나 기존 대출금의 상환을 연장 받으려는 목적(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3342 판결 참조)은 당연히 영리의 목적에 해당하고, 무자료 유류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은 유류인 것처럼 가장하여 판매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려는 목적도 영리의 목적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7289 판결 참조). 또한 업무상 배임 또는 횡령 범행 등 부정한 이익을 얻으려는 범행의 수단으로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아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하려는 목적도 여기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도14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A에게 영리의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이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한 것은,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 등 여러 업체로부터 원재료 구입대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급받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G 등 여러 업체들로부터 받은 자금을 주식회사 B(이하 'B'라고 한다)의 대여금 및 차용금으로 회계처리 하지 않고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를 통해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 또는 수취하게 되면 자금 지급업체와 E는 외형상 매출이 부풀려지며, B는 회계상 차입금이 드러나지 않게 되어 각 회사의 기업가치가 높아진다. 피고인들도 세무사 자문결과 '차입금이 너무 많아지면 문제가 되니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위와 같은 거래 구조를 구축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는 외부에 차입금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인다.

②

피고인 A이 자급 지급업체들로부터 매입세금계산서만을 발급받은 것이 아니라 E에 매출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에 비추어, B의 외형을 부풀리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보인다.

③

피고인 A은 E의 세무사로부터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듣고 위와 같은 일을 진행하였다고 하나, 세무사로부터 그와 같은 답변을 들었다는 것만으로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이 적법하다고 착오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④

피고인 A은 이 사건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및 수취 범행이 G의 강요에 의하여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B의 새로운 투자금을 지급받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발견된다.

⑤

피고인 A이 2015년 1분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전인 2015. 7. 22. 및 2015. 7. 23.경 허위세금계산서를 취소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B가 2015. 7. 15.부터 2015. 7. 21.까지 안양세무서의 현장조사를 받고 난 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⑥

피고인 A의 주장처럼 B가 2015년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를 납부하여 부가가치세를 부당하게 환급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부가가치세 포탈'의 목적은 '영리의 목적'에 포함되는 부분일 뿐, 부가가치세 포탈의 목적이 없었다고 하여 곧바로 '영리의 목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영리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 A도 세무조사 당시 '매출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서 원재료 매입자금이 필요하여 G 등에서 자금을 미리 받았으나 차입거래로 처리하면 차입금이 너무 많아져 이사회에 보고 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어 매입거래로 처리하였다'(증거기록 3권 149쪽)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 A에게는 원재료 구입대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급받으려는 목적과 회사로 유입된 자금의 출처를 차입이 아닌 매입과 매출의 거래실적으로 대체함으로써 차입금을 줄이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고 보인다.

②

이와 같이 피고인 A은 원재료 구입대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급받거나 차입금을 줄여 회사의 가치를 높이거나 거래 외형을 부풀리려는 경제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부는 G에 대한 사기 범행을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

나.

피고인 A, C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가)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족한 것이므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있어서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707 판결,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등 참조).

나)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

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 A, C이 편취의 범의로 공모하여 피해자가 송금하는 금원으로 원재료를 구입할 것처럼 기망하여 18억여 원 상당의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해자가 이 사건 원단 공급계약의 문언 그대로 물품을 구매해서 B에 공급하는 '중간 업체'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원단공급계약 체결 경위 및 관련자들의 각 진술,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금원을 요청한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E에 송금한 금원은 '원재료 구입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고, 피고인 A, C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B의 전반적인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투자 내지 대여금이라 볼 수 없다.

②

피해자는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할 것을 알았더라면 금원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 C 역시 피해자에게 사실대로 말했다면 돈을 지급받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2015년 4월 당시는 피고인 A, C이 U의 구두약속을 믿고 구매해놓은 재고를 처리하여야 했음에도 거래처가 확보되지 않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피고인들은 그동안의 거래내역에 비해 매우 큰 금액을 요청하여 이를 새로운 원재료 구입이 아닌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는바,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기존의 재고처리를 위한 거래처를 확보하였더라도 단기간 내에 위와 같은 거액의 금원에 이윤을 더하여 반환할 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 A, C은 피해자에게 경영악화 사실 등을 단순히 묵비한 것을 넘어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한 것이고, 피고인들에게 미필적이나마 편취의 범의도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③

피고인 A, C이 피해자에 대한 기존 채무를 변제함에 따라 B가 그 채무를 면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금원을 그대로 반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이후 현금과 근저당권 설정 등으로 일부 채무가 추가로 변제되었더라도 이는 범행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A과 C이 이익을 얻지 못하였다거나 피해자에게 손해가 없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A, C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A, C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A, C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들은 주식회사 V 측의 갑작스런 발주 중단으로 미리 구입해 둔 상당한 양의 원단이 재고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이러한 사실을 피해자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기존 거래방식 그대로 발주서를 통해 송금할 금액을 지정하였다.

②

이에 피해자는 기존에 지급한 원단구입대금에 더하여 발주서로 지정된 금액을 E에 추가로 송금하였으나, 만약 피고인 C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발주 중단으로 재고 처리에 어려움이 발생한 상황을 알렸더라면 피해자가 추가로 원단구입대금을 송금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E에 원단공급 명목으로 송금한 금원을 E로부터 전달받음으로서 이미 피고인들은 위 원단구입대금 명목의 금원을 편취한 것이고, 그 후 편 취금으로 피해자에게 기존 채무의 변제 명목으로 상당 부분 지급하였다는 것은 범행 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다.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D 및 A, C은 2014. 3.경 피해자 G와, 피해자가 E로부터 원단을 구입하여 이를 B에 공급하는 내용의 '원단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C, A은 2014. 3.경부터 2015. 1.경까지 위 원단 공급 계약에 따라 피해자가 구입한 원단을 E로부터 공급받아 사업을 영위하던 중 2015. 1.경 경영 악화에 따른 자금난에 처하게 되자, 원단 실물의 거래 없이 피해자가 E에 지급한 원단 구입대금을 피해자 몰래 E로부터 그대로 송금받아 B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후 피고인 D에게 이를 부탁하였고, 피고인 D은 이를 승낙하였다. 결국 피고인 D과 A, C은, E가 피해자로부터 원단 구입대금 명목으로 돈을 송금받더라도 원단 공급 계약에 따라 B에 실제로 원단을 공급하여 이를 가공·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고, 피해자의 원단 구입대금을 B의 급한 사업자금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며, 당시 B는 매출 급감에 따른 자금난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15% 상당의 이윤은 물론 원단 구입 원금조차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런데도, C, A은 2015. 4. 2.경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피해자에게 원단 공급을 요청하는 발주서를 보냈고, 이에 속은 피해자는 2015. 4. 6.경 E에 원단 구입대금 177,700,500원을 송금하였으며, 피고인 D은 이를 B에 송금하여 C, A로 하여금 사업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피고인 D은 A, C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177,700,500원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2015. 4. 6.경부터 2015. 7. 17.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총 15회에 걸쳐 원단 구입대금 명목으로 합계 1,840,557,500원을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 D이 A 등과 피해자를 기망하여 원단공급비용을 편취하기로 공모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이 사건 원단공급계약의 당사자는 피해자와 B일 뿐 피고인 D 경영하는 E가 아니며, 계약체결 과정에 E가 관여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 J도 C이 피고인 D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 D이 이 사건 원단공급계약 내용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인 D은 C의 선배이고, E는 B의 하청업체 역할을 하는 회사로서, 2015년 4월 이전부터도 이미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으면 C, A의 부탁에 따라 E 명의의 계좌와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금원을 이동해주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 또는 수취해 준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 역시 그러한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D과 C, A 사이에 공모관계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C은 수사기관에서, 2014년 3월부터 6월까지는 G가 직접 원단을 수입하여 B에 납품하기도 하였으나, E가 합류한 2014년 7월부터는 G 측의 편의를 위해 중국과 공급계약을 맺은 B가 E의 자금으로 원자재를 구입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증6 134). A도, G로부터의 자금 유입에 따라 B의 차입금이 늘어나지 않게 하면서도 G와 B 측에 각각 매출내역과 매입내역이 집중되지 않도록 E를 중간에 개입시킨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증5 71, 74). 이러한 진술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D은 C과 A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원단구입대금을 편취할 의도가 없었던 최초 거래시점부터 B와 G 간 원단공급계약의 이행상 편의를 위해 실물 거래 없이 E 명의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해 온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 D으로서는 G에서 받은 자금을 B 측에 전달해 주면 B 측에서 원단을 구입하여 가공할 것으로 추측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②

G가 E에 송부한 발주서 중 2015년 4월 이전의 것과 이후의 것 사이에 차이점도 없을 뿐만 아니라, G를 비롯한 자금 지급업체는 B를 방문하거나 B로부터 인수증을 받는 등 원재료의 배송 상황을 B를 통해서만 확인하였다(증3 154, 159, 163,

166). 결국 계약 체결 당시뿐만 아니라 이 사건 원단공급계약의 이행 과정에서도 피고인 D이 관여한 바는 거의 없어 보인다.

③

J은 원심 법정에서, 'C에게 E의 대표자인 D을 만나고 싶다고 하니, C은 G와 같은 회사가 접근하면 D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계약체결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계약 체결 당시에는 D을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223, 229쪽). 한편, G와 같은 방식으로 B에 2014년 10월경부터 원자재 구입 대금을 지급해 온 ㈜Q 대표이사 N도 수사기관에서, 계약서는 전체기간으로 B와 미리 작성을 하였고, C이 E를 대리점으로 소개하며 공급업체로 지정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4 93, 94, 96). 이처럼 C이 여러 업체들과 접촉하여 원재료 구입 자금을 동원하던 상황에서 계약의 당사자도 아닌 피고인 D이 이러한 계약 내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A

이 사건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범행은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실제 재화나 용역의 거래가 없었음에도 합계 약 163억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아 국가의 조세징수권 행사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크게 저해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다. 나아가 피고인은 C과 함께 피해자 G를 기망하여 18억 원 상당의 금원을 편취하기도 하였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범행의 전체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고인에게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고, 조세포탈의 결과도 발생하지는 않았다. 피고인의 사기 범행도 사업을 운영하던 중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의 거래 관계를 이용한 것이어서 기망행위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피고인이 위 각 범행을 통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많지 않다. 피고인과 C, D은 피해자 G에 현금으로 1억 8,000만 원을 지급하고, 자신들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어 피해자가 임의경매 배당금, 경매취하의 대가로 약 5억 5,000만 원을 지급받도록 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였다. 피고인 A이 이종 범행에 대해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것 외에 별다른 처벌 전력은 없다. 이는 피고인 A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2)

피고인 B

대표자인 A의 위반행위의 횟수,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한다.

3)

피고인 C

피고인은 B의 실질적인 운영자로 활동하며 A과 함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 또는 수취하여 국가의 조세징수권 행사를 방해하거나 피해자 G를 상대로 18억 원에 해당하는 거액을 편취하는 등의 이 사건 각 범행을 주도하여 죄질이 좋지 아니하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금포탈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세금포탈의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피고인 역시 B의 자금경색을 막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피해자와의 기존 거래 관계를 이용한 것으로 기망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범행 동기에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피고인이 실제로 취한 이득은 많지 않으며, 원심에서 사기 범행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였다.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 이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4)

피고인 D

피고인 역시 A 등이 운영하는 B로부터 실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합계 약 153억 원에 이르는 공급가액에 대해 주식회사 E 명의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하여 국가 조세징수권 행사를 방해하고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위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C 등이 운영하는 B의 하청업체 지위에서 B 측의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및 수취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응한 것일 뿐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도 그다지 크지 않으며, 형사처벌 전력도 없다. 이는 모두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5)

주식회사 E

대표자인 D의 위반행위의 횟수,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한다.

6)

소결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인들과 검사가 양형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어 충분히 고려되었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앞서 살펴본 피고인들의 양형인자들과 그 밖에 원심이 양형의 사유로 든 사정들,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존중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조영철(재판장) 김종우 강성훈

각주1) 이하 '증3 149'로 표시한다.

각주2) 이하 '공 223,229'로 표시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