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5. 20. 선고 2019나2000645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주식회사 B과 피고 사이의 별지 1 목록 순번 4 내지 6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를 모두 취소한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443,626,89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와 B 및 C의 관계

1)

B(변경 전 상호: E)은 철강 도·소매 및 수출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C은 B의 실질적인 운영자이다.

2)

피고는 1987. 4. 21. C과 혼인하였다가 2001. 4. 11. 협의이혼 하였고, 2006. 6. 23.부터 2012. 3. 30.까지 B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 등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나.

원고의 B 및 C에 대한 채권

1)

원고는 2013. 8. 19. B과 사이에, B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채무에 대하여 보증금액 10억 9,350만 원, 신용보증기간 2013. 8. 19.부터 2014. 8. 18.까지, 대출과목 중소기업자금대출로 하는 신용보증약정(이하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C은 B의 대표자로서 위 약정에 기한 B의 원고에 대한 구상채무 등을 연대보증하였다. B은 원고로부터 신용보증서(보증번호: I)(이하 '이 사건 신용보증서'라 한다)를 발급받아 이를 담보로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12억 1,500만 원을 대출받았다.

2)

B은 2013. 11. 5.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 상환을 연체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고, 중소기업은행은 2014. 1. 2. 원고에게 신용보증사고 발생사실을 통지하였으며, 원고는 2014. 3. 26. 중소기업은행에 대출원리금 합계 1,120,779,978원을 대위 변제하였다.

3)

원고는 B과 C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가단248744호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2015. 4. 14. 위 법원으로부터 "B과 C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113,454,470원 및 그중 1,113,452,061원에 대하여 2014. 3. 26.부터 2015. 3. 3.까지는 연 12%,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2015. 5. 1. 확정되었다.

다.

B 및 C과 피고 사이의 금전거래내역

B과 C은 피고와 다수의 금전거래를 해왔고, 그중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B이 2013. 7. 10.부터 2013. 10. 1.까지 별지 1 목록 기재와 같이 총 13회에 걸쳐 피고에게 지급한 합계 1,117,297,469원과 C이 2013. 7. 24.부터 2013. 11. 18.까지 별지 2 목록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피고에게 지급한 합계 875,000,000원이다(위 별지 1, 2 목록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2, 13, 15, 16 내지 23호증, 을 제 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보전채권의 인정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사해행위 이후에 발생한 채권의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는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기한 구상금채권 1,518,132,495원(= 2018. 1. 9. 기준 원고의 채권액 1,582,332. 495원 - 다른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지급을 구하고 있는 64,200,000원)을 피보전채권으로 주장하는 한편,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은 2012. 8. 17.자 기존 신용보증약정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므로 위 기존 신용보증약정 이후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 이전에 이루어진 금전지급행위(별지 1 목록 순번 1 내지 6, 별지 2 목록 순번 1)에 대하여도 위 구상금채권이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위 법리는 '채무자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무렵 직후'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엄격하게 보아야 하는바, 위 구상금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를 2012. 8. 17.자 신용보증약정으로 볼 경우 당시는 B이나 C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등의 사정이 없었으므로 위 법리가 적용될 수 없고, ② 위 구상금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를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으로 볼 경우 위 구상금채권은 위 약정이 체결된 2013. 8. 19. 이전에 이루어진 일부 금전지급행위에 대하여는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위 구상금채권의 피보전채권 인정 여부

가)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되어야 하나,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하여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7다2124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법리는 기초 법률관계에 기한 채권이 곧 발생할 것이 예상됨에도 채무자가 일반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를 감행한 경우에는 비록 사해행위 이후에 채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그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인바,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가까운 장래'란 사해행위와 기초 법률관계에 기한 채권 발생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가까울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기초 법률관계와 채무자의 자금자성 악화와의 시간적 간격이 가까울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B과 C은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기하여 발생하는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를 연대하여 부담하는 상황이었던 점, ② B은 2013. 7. 10. ~ 10. 1., C은 2013. 7. 24. ~ 11. 18. 각 이 사건 금전지급행위를 하였는데, 그 무렵 B은 2013. 7. 20.부터 D은행에 대한 대출금 상환을 연체하기 시작하였고, 2013년 7월분 사업장 임대료를 연체하였으며, 2013. 11. 5.부터는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 상환을 연체하는 등 원고의 구상금채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던 점, ③ 실제로 2014. 3. 26. 원고가 B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채무를 대위변제 함으로써 구상금채권이 발생한 점을 종합하면, 위 구상금채권은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 이후 발생하였지만 이를 사해행위로 하는 채권자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2)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 이전의 금전지급행위도 취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11,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09. 3. 18. B과 사이에, B의 F은행에 대한 대출채무에 대하여 보증금액 15억 원, 신용보증기한 2010. 3. 17.까지, 대출과목 종합통장대출(일반)으로 하는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 위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신용보증서(보증번호: G)를 발급하였으며, B은 이를 담보로 F은행으로부터 15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위 신용보증약정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1년 단위로 갱신되었다.

(2)

B은 주거래은행을 중소기업은행으로 변경하면서, 2012. 8. 17. 원고와 사이에 B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채무에 대하여 보증금액 12억 1,500만 원, 신용보증기간 2012. 8. 17.부터 2013. 8. 16.까지, 대출과목 중소기업자금대출로 하는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 C은 위 신용보증약정에 따른 구상채무 등을 연대보증하였다. B은 위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원고로부터 신용보증서(보증번호: H)를 발급받았으며, 이를 담보로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13억 5,000만 원을 대출받아 F은행에 기존 대출금을 변제하였다.

(3)

원고가 발행한 위 2012. 8. 17.자 신용보증서에는 "본 보증서는 2009년 3월 18일 발급한 보증서(보증번호: G)를 회수하기 위한 보증으로 본건 대출실행 즉시 F은행의 해당 보증부대출이 상환되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채무가 전액 소멸된 경우에 한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4)

그런데 B이 위 신용보증약정의 보증기한인 2013. 8. 16. 이전에 보증기한 연장을 위한 신용보증조건변경신청을 하지 않음에 따라, 원고는 2013. 8. 19. B과 새롭게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신용보증서(보증번호: I)를 발급하였고, C은 종전 신용보증약정과 마찬가지로 위 약정에 기한 B의 원고에 대한 구상채무 등을 연대보증하였다.

(5)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는 "구 보증서 H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잔액이 상환될 때까지 본 보증서의 보증한도에서 그 주채무잔액을 차감하여 운영하여야 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행은 종전 중소기업자금의 대출기한을 2014. 8. 18.까지로 연장해주었다.

나)

판단

(1)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형식적으로만 신규 대출을 하여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이른바 대환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대출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채무의 변제기 연장에 불과하므로, 그 법률적 성질은 기존 채무가 여전히 동일성을 유지한 채 존속하는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경우 채권자와 보증인 사이에 사전에 신규 대출 형식에 의한 대환을 하는 경우 보증책임을 면하기로 약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이 존속된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7445 판결 참조).

(2)

위 법리는 대출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를 이 사건과 같은 신용보증약정의 갱신에도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은 비록 기존 신용보증약정과 다른 보증번호를 부여하고 새로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였으나, B이 보증기한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증기한이 지남에 따라 부득이 새롭게 체결하게 된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기존 신용보증약정의 기한을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기하여 발생한 위 구상금채권은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2012. 8. 17.자 신용보증약정 이후 이루어진 금전지급행위에 대하여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3.

B 및 C의 무자력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6호증의 기재, 제1심의 X에 대한 2018. 5. 3.자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 당시 B은 중소기업은행에 대하여 합계 23억 원 이상의 대출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Y은행, D은행에 대하여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C은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B의 원고에 대한 구상채무 등의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반면, B 및 C이 이를 초과하는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전혀 제출되지 않았으므로, B 및 C은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 당시 채무초과상태였음이 인정된다.

4.

사해행위 및 사해의사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는,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는 주위적으로 B과 C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피고에게 돈을 증여한 것이고, 예비적으로 변제라고 하더라도 피고와 통모하여 체권자를 해할 의사로 한 것이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는 모두 B과 C이 피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것이고, 특히 별지 1 목록 순번 4 내지 6 부분은 B이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법리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수익자에 대한 금전 지급행위를 증여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수익자는 이를 기존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받은 것이라고 다투고 있는 경우, 이는 채권자의 주장사실에 대한 부인에 해당할 뿐 아니라, 채무자의 지급행위가 증여인지, 변제인지에 따라 채권자가 주장·입증하여야 할 내용이 크게 달라지게 되므로, 결국 위 지급행위가 사해행위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지급행위가 증여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입증되거나 변제에 해당하지만 채권자를 해할 의사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음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사해행위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28686 판결,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4다41575 판결 등 참조).

다.

B의 피고에 대한 별지 1 목록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8호증의 기재 및 제1심의 D은행에 대한 2018. 4. 6.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회신 결과에 의하면, B의 피고에 대한 별지 1 목록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 전후로 B 명의 계좌와 피고 명의 계좌 사이에 이루어진 금전거래내역은 다음과 같다.

2)

순번 4 내지 6 부분에 대한 판단

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각 금전지급행위가 증여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1, 22, 30 내지 33, 41호증의 각 기재, 당심의 천안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회신 결과 및 D은행, 기업은행, P은행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회신 결과 등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B은 피고에게 이 부분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2006. 6. 23.부터 2012. 3. 30.까지 B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 등으로 등재되어 있었고, 퇴임등기가 마쳐진 이후에도 2013. 8. 6.경까지 B에 재직하면서 보수를 지급받았다.

(2)

B은 2008년경부터 임직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목적으로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여 왔는데, 피고를 가입자로 하여 2008. 6. 25. D은행, 2012. 8. 22. 기업은행, 2013. 4. 29. P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에 각 가입하였다.

(3)

B은 2013. 8. 1.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원퇴직금 규정을 결의하였다.

(4)

B은 2013. 8. 13. 및 2013. 8. 14. 위와 같은 퇴직연금 상품을 통하여 피고에게 2006. 6. 1.부터 2013. 8. 6.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 합계 5억 4,625만 원(= 2013. 8. 13.자 102,623,101원 + 순번 4 내지 6 기재 금액 합계 443,626,899원, 위 표의 굵은 선 부분에 해당한다)을 지급한 후, 관할 세무서에 피고의 퇴직소득을 5억 4,625만 원으로 신고하였고, 피고는 위 돈에서 퇴직소득세 등 합계 50,839,059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인 495,410,941원을 수령하였다.

나)

그러나 이 부분 각 금전지급행위를 증여가 아니라 퇴직금 지급으로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각 금전지급행위는 채무초과상태에 있던 B이 피고와 통모하여 원고를 포함한 다른 채권자들을 해할 의사를 가지고 퇴직금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1)

위 임시주주총회에 의한 퇴직금지급결의 당시 B의 주주는 C, 피고, AB, AC 4인이었는데, 피고는 C의 전처, AB은 피고의 형부, AC는 피고의 오빠로 위 주주들은 모두 피고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2)

① 피고가 지급받은 퇴직금 합계 5억 4,625만 원은 피고가 2006년경부터 2013년경까지 B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 총액 4억 9,485만 원을 초과하는 점, ② 피고는 B으로부터 2013년분 보수로 합계 1억 1,400만 원을 지급받은바, 피고의 월 보수를 약 1,600만 원 정도로 가정한 후 이를 기초로 피고에 대한 법정 퇴직금을 산정하면 약 1억 1,200만 원(= 1,600만 원 × 근속기간 7년)에 불과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B이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5억 4,625만 원은 적정한 금액으로 보기 어렵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B은 이 부분 각 금전지급행위 당시 채무초과상태에 있었음에도, 2013. 8. 1.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임원에게 통상 퇴직금의 3배 내지 5배에 달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결의하였는데, B의 재정상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임원에게 이례적으로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은 인정되지 않는다.

(4)

피고는 C과 협의이혼한 이후에도 B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계속하여 재직하였고, B과 장기간 거액의 금전거래를 하여 왔으므로, B의 재정상황이 악화된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퇴직금 지급이 사해행위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이루어지거나 실제 퇴직금이 지급된 시점이 아니라 퇴직금 재원이 마련된 시점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B은 2008년경부터 이미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함으로써 퇴직연금 재원을 마련하고 있었으므로, 위 퇴직연금 상품을 통하여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취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한 법률행위로 그 행위로 인하여 일반채권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인바, 이사이던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것인지 여부 및 그 액수는 법령에 의해 보장된 것이 아니라 퇴직금 지급에 관한 2013. 8. 1.자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비로소 지급 여부 및 금액이 결정되고 그에 따라 B이 퇴직금을 지급함으로써 비로소 일반채권자의 책임재산이 감소된 것이지, B이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한 때 바로 일반채권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퇴직연금 상품 가입시점을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3)

순번 1 내지 3 및 7 내지 13 부분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6,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이 피고에게 이 부분 각 돈을 무상으로 증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들을 해할 의사를 가지고 차용금을 변제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가)

다음과 같이 각 금전지급행위가 B의 피고에 대한 변제일 가능성이 있다.

(1)

순번 1, 2: B은 2013. 6. 27.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3억 원과 동일한 액수의 돈을 순번 1, 2 기재와 같이 다시 피고에게 송금하였는바, B은 위 돈을 2013. 6. 27.자 차용금 3억 원의 변제로 지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2013. 6. 27. B에 송금한 3억 원은 2013. 6. 21. 및 2013. 6. 24. B으로부터 차용한 5억 원 중 일부를 변제한 것일 뿐, 피고가 B에 위 3억 원을 대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그 이전인 2013. 5. 31. B에 5억 원을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B이 2013. 6. 21. 및 2013. 6. 24. 피고에게 지급한 5억 원은 대여한 것이 아니라 2013. 5. 31. 피고로부터 차용한 5억 원을 변제한 것이고, 2013. 6. 27. 또다시 피고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2)

순번 3: B은 2013. 8. 8. 피고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지급받은 뒤, 같은 날 이를 포함하여 261,093,445원을 거래처인 R에 송금하였고, 이후 2013. 8. 13. 순번 3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2억 5,000만 원을 송금하였는바, B이 2013. 8. 8. 피고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차용한 뒤, 2013. 8. 13. 이를 변제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3)

순번 7 내지 13: ① B은 피고로부터 2013. 5. 31. 5억 원을, 2013. 6. 4.부터 2013. 6. 5.까지 합계 4,300만 원을, 2013. 6. 27. 3억 원을, 2013. 8. 13. 2억 5,000만 원을 각 송금받은 뒤, 상당 기간 내에 피고에게 위와 동일한 액수의 돈을 지급하였는바, 피고와 B 사이에 피고가 일정 금액을 대여하고 이를 다시 변제받는 방식의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 ② 피고가 2013. 6. 27.부터 2013. 9. 25.까지 B에 지급한 돈[위에서 본 것처럼 2013. 8. 13. 순번 2로 변제받은 2013. 8. 8.자 2억 5,000만 원(위 표 중 음영 부분) 제외]은 합계 2억 7,904만 원인 반면, B이 2013. 8. 21.부터 2013. 10. 1.까지 순번 7 내지 13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지급한 돈은 합계 123,670,5700원에 불과한바, B이 피고로부터 받은 위 2억 7,904만 원을 변제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에게 순번 7 내지 13 기재와 같이 123,670,570원을 증여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이 2013. 6. 27.부터 2013. 9. 25.까지 피고로부터 합계 2억 7,904만 원을 차용하고, 그중 일부로서 순번 7 내지 13 기재와 같이 합계 123,670,570원을 변제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나)

원고는, 2011. 7.경부터 2013. 11.경까지 피고가 B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이 피고가 B에 지급한 금액을 약 23억 원 초과하므로 이 부분 돈은 무상으로 증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B에 사업자금을 대여하고 변제받는 등의 거래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B 사이의 전체 거래내역 및 그 경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각 금전지급행위가 증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피고와 B 사이에는 피고가 B에 일시적으로 사업자금을 대여하고 B이 단기간 내에 이를 변제하는 등의 거래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므로, 이 부분 금전지급행위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피고와 B이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들을 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C의 피고에 대한 별지 2 목록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B의 피고에 대한 별지 2 목록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 전후로 이루어진 C 명의 계좌와 피고 명의 계좌의 금전거래내역은 다음과 같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C이 피고에게 별지 2 목록 기재 각 돈을 무상으로 증여하였다거나 피고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들을 해할 의사를 가지고 채무를 변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가)

순번 1 내지 3, 8 부분

(1)

C은 2013. 7. 23., 2013. 10. 28. 및 2013. 11. 14. 피고로부터 받았던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순번 1 내지 3, 8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지급하였는바, 이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C에게 대여한 돈을 단기간 내에 변제받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C의 순번 1기재 금전지급행위에 앞서 피고가 2013. 7. 23. C에게 지급한 1억 원은 C에게 대여한 돈이 아니라, C으로부터 2011. 9. 5.부터 2013. 4. 1.까지 차용한 합계 9억 2,612만 원 중 일부를 변제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① C과 피고 사이에서는 피고가 C에게 일정 금액을 대여한 뒤 이를 다시 변제받는 방식의 거래를 해 온 것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전체 거래내역 및 그 경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 주장과 같은 피고의 차용행위를 인정할 수 없는 점, ② C이 순번 1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1억 원을 송금하기 하루 전인 2013. 7. 23. 피고가 C에게 같은 액수의 돈을 송금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순번 1 기재 금액은 위 2013. 7. 23.자 피고의 C에 대한 대여금 1억 원을 변제한 것일 가능성이 더 높다.

(3)

또한 원고는 순번 2, 3, 8 기재 각 지급과 관련하여, C의 순번 2, 3, 8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에 앞서 피고가 2013. 10. 28. 및 2013. 11. 14. 피고 명의 계좌에서 출금하여 W 명의 계좌에 입금한 돈은, 피고가 2013. 9. 4.부터 2013. 11. 18.까지 W로부터 차용한 돈 합계 8억 2,200만 원 중 일부를 변제한 것일 뿐, 피고가 이를 C에게 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2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아래와 같이 2013. 9. 3.부터 2013. 10. 4.까지 W에 합계 7억 9,200만 원을 송금하고, 2013. 9. 4.부터 2013. 11. 18.까지 W로부터 합계 8억 2,2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 W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돈과 동일한 액수의 돈을 다시 피고 명의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8억 2,200만 원 중 2013. 11. 18.자 3,000만 원을 제외한 7억 9,200만 원은 피고가 W로부터 차용한 돈이 아니라 W에 대여하였던 돈을 변제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순번 4 내지 7 부분

을 제18, 19호증(원고는 을 제18호증이 위조되었다고 항변하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그 진정성립이 인정된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3. 10. 24. 및 2013. 10. 25. B, C과 사이에 "피고가 B에 900만 원 및 1,100만 원 합계 2,000만 원을 변제일 2014. 1. 23. 및 2013. 12. 31.로 정하여 대여하고, C은 위 채무를 연대보증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한 사실, C이 B에 2013. 10. 24. 900만 원을, 2013. 10. 25. 1,100만 원을 각 입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위 각 차용증에 따라 C을 통하여 B에게 2,000만 원을 대여하고, 연대보증인인 C이 순번 4 내지 7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위 대여금 2,000만 원을 대위변제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마.

소결론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 중 B의 피고에 대한 별지 1 목록 순번 4 내지 6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는 사해행위로 인정되고, 이에 대한 피고의 사해의사는 추정된다.

5.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 범위

원고의 피보전채권액 1,518,132,495원은 별지 1 목록 순번 4 내지 6 기재 각 금전지급행위 합계액 443,626,899원을 초과하므로, 위 각 금전지급행위는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443,626,89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원고의 변경된 청구에 따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금전지급행위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승한(재판장) 천대엽 김환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