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0. 30. 선고 2019나2013665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부동산 임대업 및 창고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4. 3. 18. 피고의 이사로 취임하여 재직하던 중 2000. 8. 16.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7. 1. 10. 피고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으며, 2017. 2. 3. 피고의 이사직에서 해임된 사람이다.

나.

피고 회사의 정관 제33조는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 을 제8, 9, 10,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피고 회사는 정관 제33조를 근거로 2006년 이전 일자불상경 주주총회 결의(이하 '제1 주주총회 결의'라고 한다)로, 임원의 퇴직금을 근무연수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의 6배까지 지급하는 내용의 임원퇴직금지급 규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라 한다)을 마련하였다가 2006. 12. 30.자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근무연수가 4년 이상인 경우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의 4배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의(이하 '제2 주주총회 결의'라고 한다)하였다.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 또는 제2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임원의 근무연수가 4년 이상에 해당하는 원고에게 적어도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의 4배에 해당하는 1,597,159,244원 상당의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나 임원퇴직금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가 다른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음에도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나.

피고

피고 회사가 제1 주주총회 결의를 통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을 마련한 적이 없고 제2 주주총회 결의 역시 존재하지 아니한다.

설령 제2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거기에서 원고에 대한 퇴직금의 액수·지급시기·지급방법 등을 결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다(대법원 1977. 11. 22. 선고 77다174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정관에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데,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퇴직금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1)

피고 회사 설립 시부터 2017년 7월 말경까지 피고 회사의 세무업무 자문을 담당한 E세무회계사사무소는 제1심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2018. 6. 1. '피고 회사 설립 3년 후 무렵 피고 회사의 임원에 대한 퇴직금지급을 결의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그러나 한편, E세무회계사사무소는 제1심 법원의 추가 사실조회에 대하여 2018. 8. 23.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임원퇴직금지급 규정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관련 서류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그렇다면 E세무회계사사무소의 사실조회 회신 내용만으로는 제1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 회사의 임원에 대한 퇴직금지급을 결의하는 내용이 기재된 제1 주주총회의 의사록이나 그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존재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반면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피고 회사의 외부감사인인 G공인회계사 감사반 소속 J은 '2006년 이전에 임원의 퇴직금지급에 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고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어떠한 자료를 근거로 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3)

을 제9호증(임시주주총회의사록 사본)에 2006. 12. 30. 피고 회사의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되었고 거기에 원고와 K 등 피고 회사의 주주 전원이 출석하여 임원의 퇴직금 지급과 관련된 안건이 만장일치로 승인되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그 안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와 같은 주주총회가 개최된 사실이 없고 위 의사록 사본에 위 주주총회에 출석하여 위와 같은 안건에 찬성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K의 성명 다음의 인영은 이른바 막도장으로서 원고가 임의로 새겨서 날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갑 제14호증의 기재를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의사록 사본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을 제9호증은 2016. 12. 30.자 주주총회에서 피고 회사의 임원에 대한 퇴직금지급에 관한 결의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쓸 수 없다.

4)

한편, 갑 제3, 4, 5,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무렵인 2014년도부터 2016년도까지의 피고 회사의 대차대조표에 퇴직급여충당부채가 채무로 계상되고, 2001년도부터 2017년도까지의 퇴직금급여충당금 명세서에 원고에 대한 퇴직급여충당금을 적립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퇴직금에 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추인할 수 없고, 더구나 원고의 퇴직금이 포함된 위 각 재무제표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되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5)

갑 제1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06. 2. 1.부터 피고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다가 2008. 5. 15. 사임한 C가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23,630,500원을 지급받고, 2000. 10. 1.부터 피고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다가 2015. 7. 1. 사임한 D이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150,346,004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퇴직금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C는 근무연수가 2년 이상 3년 이하, D은 근무연수가 4년 이상임에도 각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의 1배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받았으며, 아울러 앞서 본 퇴직금급여충당금 명세서에 기재된 내용과 실제 지급금액이 부합하지도 않으므로, C,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이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나 임원퇴직금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 내용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피고가 2010. 1. 13. 입사하여 2014. 1. 31. 퇴사한 I에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의 4배에 해당하는 215,870,913원 상당을 퇴직금으로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I이 원고의 어머니이고 위 퇴직금 지급 당시 원고가 피고 회사 대표이사로서 피고 회사의 경영을 담당하고 있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나 임원퇴직금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지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6)

오히려 2000년 10월부터 원고가 대표이사에서 퇴임할 당시까지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했던 L은 "2015년경까지 피고 회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것을 본 적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을 제17호증의 1)를 작성하였고, 나아가 I 등이 피고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27914, 2017가합24330(병합)]의 제1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예전에 원고가 회사에 있을 때 주주총회나 이사회가 개최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전적으로 대표이사이던 원고의 결정에 의하여 회사 경영이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을 제17호증의 2).

그리고 원고의 형이자 원고가 제2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2016. 12. 30. 당시 피고 회사 주식의 50%를 보유한 K은 '피고 회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린 적을 본 적이 없고, 주주로서 주주총회의 소집통지를 받거나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임원퇴직 금지급 규정에 관한 결의를 한 적도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을 제19호증)를 작성하였다.

다.

설령 제2 주주총회에서 위 나의 3)항과 같은 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결의사항은 임원에 대하여 지급할 수 있는 퇴직금의 최고한도를 정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을 뿐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할 금액을 특정하였다거나 그 금액을 계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두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원고가 제2 주주총회의 결의만을 근거로 하여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고, 달리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의 액수·지급방법·지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라.

상법상 이사로 재직한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받거나 퇴직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또는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에서 살펴본 바와 마찬가지로 이사에 대한 보수의 일종인 퇴직금 역시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하여야 하고(상법 제388조 참조), 이러한 방법에 의하지 않은 보수의 지급 또는 그 약정은 효력이 없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사인 원고의 퇴직금 지급 요구를 거절한 것은 위와 같이 이사에 대한 보수의 일종인 퇴직금의 지급을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하도록 규정한 상법 제388조 또는 피고 회사의 정관에 따른 것이므로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재무제표상 원고에 대한 퇴직금급여충당금을 적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거나 피고가 다른 임원들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한 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호(재판장) 김봉원 강주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