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에 흡수합병된 D 소속의 E, F, G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기하여 피고의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은 F, G의 불법행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E의 중대한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를 인정하여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제1심판결 중 E의 불법행위를 인정하여 피고의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한 부분에 대하여만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원고는 항소 제기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E의 사용자로 인정된 피고에 대한 위 청구 부분으로 한정된다.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제1심판결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쓰고, 피고가 당심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하는 주장에 관한 판단을 아래 제2항과 같이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4면 표 아래 제9행의 "이 법원 2015가합562890호"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62890호"로 고쳐 쓴다.
제5면 제10행의 "증인 E의 증언"을 "제1심 증인 E의 증언"으로 고쳐 쓴다.
추가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변경은 원고의 요구에 의한 것이고,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은 순전히 원고의 의사결정 또는 원고 측의 과실에 기인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그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부당하다(제1 주장).
E는 피고 또는 D와는 독립된 사업자로서 피용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이 성립되지 않는다(제2 주장).
설령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는 종전에 체결했던 L회사 보험계약(갑 제4호증, 이하 '종전 화재보험계약'이라 한다) 증권을 제시하면서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을 변경해달라고 하였으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액은 원고가 지급받지 못하게 된 보험금 상당액 중 원고가 제시한 종전 화재보험계약의 담보(가입금액) 한도액 범위(재고자산 100,000,000원, 집기 - 비품 20,000,000원) 내에서 인정되는 110,788,469원(= 실제 재고자산 발생 손해액 185,113,508원 중 종전 화재보험계약에 따른 재고자산 가입 금액 한도액 100,000,000원 + 실제 집기 - 비품 발생 손해액 10,788,469원)에 한정된다(제3 주장).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변경은 원고가 직접 요구한 것인 점, 원고는 유사한 내용의 보험계약을 다수 체결한 경험이 있는 점, 합계보험료가 고정된 상태에서 적립보 험료를 늘리기 위해서는 담보가 축소되는 것은 상식적인 내용인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의 과실비율은 적어도 50% 정도로 평가되어야 한다(제4 주장).
판단
제1 주장에 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요구로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제1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변경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부정된다고 볼 수 있는 법리적 근거가 사정이 부족하다.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은 피고 소속 보험모집인 등의 과실이 개입되었기 때문이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손해발생이 오로지 원고의 의사결정이나 과실에 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제2 주장에 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흡수합병한 D는 E에 대하여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제2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D와 E 사이에 체결한 위촉계약서(을 제2호증) 제2조의 보험설계사의 신분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E는 피고와는 별개의 사업소득자이자 독립사업자이므로 피용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위 위촉계약서 제2조는 "보험설계사는 사업 소득자이며 독립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위 위촉계약서 제8조는 "D가 보험설계사에게 보험모집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그에 필요한 정보 및 자료를 제공하며 교육을 이수하지 아니하거나 불완전판매율이 높을 경우 신규 모집위탁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12조는 "보험설계사가 보험설계 등 업무와 관련하여 보험계약자 등으로부터 고지받거나 본인이 알게 된 사실 및 상황을 D에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D와 보험설계사 사이에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E가 보험계약 체결의 중개 등 업무를 수행한 경우 피고로부터 수 수료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을 뿐이므로 피용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위 위촉계약서 제6조는 "D는 보험설계사에게 보험계약체결의 중개 및 그에 수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D와 보험설계사인 E 사이에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 이상, 업무의 대가를 수수료 형태로 받는다는 사정만으로는 피용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 위촉계약서 제16조는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로 D에 대하여 소송이 제기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D가 보험설계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D가 지휘·감독관계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는 상황이 전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E는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 모집 및 변경계약 체결 당시 보험업법의 규정에 따른 보험설계사로서 금융위원회 등록된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D 소속 직원으로서 위 보험계약 모집 및 변경계약 체결 등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제3 주장에 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가 종전 화재보험계약서의 담보(가입금액)의 한도액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제3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E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종전의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보험목적물로 포함되어 있었던 이 사건 동산 등에 관하여 화재로 발생한 손해액을 보상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가 배상받아야 할 손해액은E의 임의적인 화재보험계약 변경이 없었다면 원고가 보장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액으로서 원칙적으로 이 사건 동산 등에 관하여 발생한 실제 손해액이 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게 종전 화재보험계약서의 증권을 제시하면서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적립보험료를 위 종전 화재보험계약과 같아지도록 보험계약 변경을 요구하였다는 점에 근거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액도 종전 화재보험계약의 담보(가입금액)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종전 화재보험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변경을 요구한 이유는 적립보험료를 종전 화재보험계약서와 동일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보일 뿐, 보장대상과 범위도 종전 화재보험계약서와 동일하게 축소해 줄 것을 요구하였거나, 이러한 결과를 용인하였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범위를 종전 화재보험계약의 담보(가입금액) 한도로 축소·제한하여 볼 근거나 사정이 부족하다.
제4 주장에 대한 판단
아래와 같은 법리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과실비율을 20%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제4 주장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직접 손해를 가한 피용자 자신의 손해배상의무와 그 사용자의 손해배상의무는 별개의 체무일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에 관한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한 결과 피용자와 사용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범위가 각기 달라질 수 있다(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5369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피용자의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피해자에게 그 손해의 발생과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면 사용자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이러한 피해자의 과실을 고려하여 그 책임을 제한할 수 있고(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56952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4355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제1심의 과실상계에 관한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제1심의 판단과 달리 피고의 배상책임 비율을 달리 볼 근거나 사정, 증거나 자료가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형원(재판장) 조광국 이은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