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0. 18. 선고 2019노1595 판결

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법리오해

피고인들이 피해자 G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 보험금지급을 청구한 부분 중 재공품(공정과정에 있는 완성 전의 제품) 손실은 실제로 손해가 발생한 부분이므로 피고인들의 기망이 없었고, 이 사건 보험금지급 청구는 기망이 없는 재공품손실 부분과 기망이 있는 완제품 손실 부분을 구분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지급받은 보험금 전체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완제품 손실에 대하여 지급된 보험금에 한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편취액은 410,313,069원[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가 지급받은 보험금 677,822,181원 -D가 실제로 입은 피해액 267,509,112원]에 불과하여 5억 원에 미달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를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A: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명령, 피고인 B: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인천 남동구 C에 주소를 둔 D의 대표이사였던 사람, 피고인 B은 D의 영업이사였던 사람으로, 피고인들은 형제 사이이다.

2016. 2. 25. 14:20경 인천 남동구 E에 있는 D 제2공장의 3층 마킹실에서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자 그 무렵 피고인 A는 당시 경영관리본부장이던 F에게 "이번 화재로 손해가 크니 보험금을 업해서 청구하고, B 이사에게도 지시를 전달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F로부터 위 지시를 전달받은 피고인 B은 3층 마킹실의 화재가 진압되자 직원들을 시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1층 창고 등에 있던 불량품과 상품가치가 없는 완성품 등을 3층 화재현장으로 옮기고 그을음을 바르는 등 마치 위 화재로 인해 위 불량품과 완성품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꾸몄다. 계속하여 피고인들은 실제 화재 현장인 마킹실에 있던 재공품은 267,509,112원 상당에 불과함에도 2016. 3. 18. 화재현장에 없었고, 피해도 없었던 불량품과 완성품의 목록을 첨부하는 등 위 화재로 인해 1,024,254,477원 상당의 제품손해가 발생하였다는 허위 내용의 '공장 화재발생에 따른 보험금 청구'를 하며 피해자 회사의 담당 직원을 속이고,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2016. 4. 7.과 2017. 2. 8.에 2회에 걸쳐 보험금 명목으로 합계 677,822,181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2)

관련 법리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 또한 보험사고의 발생을 계기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면서 피해액을 산정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위조되거나 허위 내용이 기재된 거래명세표 등을 첨부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것으로서 사기죄의 실행행위에 착수하였다고 할 것이고, 비록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받은 보험회사가 지급할 보험금액을 결정함에 있어 손해사정인의 실사를 거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는 영향이 없으며, 위와 같은 기망행위로 인하여 과다한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그 지급받은 보험금 전체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보험회사로부터 정당하게 지급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한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사기행위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09도6690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도569 판결 등 참조).

3)

원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허위의 피해품 목록을 제출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것이고 이로 인해 피고인들이 과다한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정당하게 지급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지급받은 보험금 전체에 대해서 사기죄가 성립하고, 또한 그 금액이 5억 원 이상이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되어야 한다.

①

피고인들이 1층 창고 등에 있던 불량품과 상품가치가 없는 완성품 등에는 화재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위 각 물품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위장한 후 그 목록을 함께 첨부하여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②

AB 주식회사는 피고인들의 주장과 제출된 자료 등을 바탕으로 피해자 회사에 2016. 3. 4. 현장조사 보고서를, 2016. 3. 30. 중간보고서를, 2016. 12. 29. 2차 진행사항 보고서를 각 제출하였고, 2017. 2. 1. '건물에 대한 보험금 254,537,992원, 기계에 대한 보험금 327,446,125원, 재고자산에 대한 보험금 677,822,181원 등 합계 1,259,806,298원으로 산정된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다.

③

피해자 회사는 위 각 보고서를 바탕으로 D에게 지급할 보험금을 자기부담금 3,000,000원을 제한 1,256,806,298원으로 확정하고, 2016. 4. 7. 700,000,000원을, 2017. 2. 8. 556,806,298원을 각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편취금 677,822,181원을 포함한 보험금 1,256,806,298원 전액을 지급하였다.

4)

항소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재공품의 손실액 전부가 이 사건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고, 실제 피해를 입은 재공품 역시 특정하기도 어려우므로, 기망이 없는 재공품 손실 부분과 기망이 있는 완제품 손실 부분을 구분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검사는 피해자 회사가 D에 지급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보험금 1,256,806,298원 중 피고인들의 기망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공장 건물과 공장 내 기계를 제외한 오직 재고자산(완제품 및 재공품) 손해에 대하여 지급된 보험금 677,822,181원만을 편취액으로 특정하였다.

②

피고인들은 재공품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2016. 3. 2. 동도금 더미(가짜)제품을 활용하여 허위로 재공품의 피해 수량을 부풀렸고, 이 사건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재공품 중 상당량을 추후 재생하여 사용하는 등 완제품뿐만 아니라 재공품을 포함한 재고자산 손해 전반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였다.

③

피해자 회사가 확정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재공품 손해액은 D가 청구한 267,509,112원보다 적은 215,440,040원이고, 이 사건 화재로 손실된 재고자산에 대하여 최종 지급된 보험금 677,822,181원은 확정된 재공품 손해액과 완제품 손해액을 합산한 뒤 잔존물가액을 공제하고 재조달가액 대비 재고자산보험가입금액의 비율을 곱하여 산정된 것이다.

나.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화재 당시 D의 대표이사와 영업이사의 직책을 맡고 있던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허위의 피해품 목록을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D가 위 화재보험계약에 따라 피해자 회사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던 정당한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액수의 보험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피고인 A는 D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화재와 상관없는 불량품과 완성품 등을 이 사건 화재현장에 옮기도록 지시하는 등 부하 직원들로 하여금 이 사건 사기 범행을 실행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무허가 업체인 H으로부터 근로자파견역무를 제공받았고, 2014. 10.부터 2015. 9.까지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 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 파견역무를 제공받은 범죄사실로 한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6. 1. 21.경부터 2018. 10. 28.경까지 계속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662명의 근로자 파견역무를 제공받았다. 한편,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 A는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B 역시 특별사면 받은 전과를 제외하면 벌금형으로 2회 처벌받은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전과가 없다. D가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약 4억 1,000만 원을 공탁하였고, 피고인 A는 피해자 회사에 약 2억 6,700만 원을 지급하여 피해자 회사의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었다. 피고인 A는 2016년부터 2018. 9.경까지 파견근로자 중 87명을 직접고용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직접고용 시정지시에 따라 입사를 희망한 18명과 2018. 10.경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항소심에서 원심의 양형 조건에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다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균용(재판장) 위광하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