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7. 22. 선고 2019노211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 A으로부터 67,000,000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의 항소와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추징 6,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법리오해

가)

피고인은 C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E의 상장심사 절차를 모두 거쳤고, 원활한 상장 및 거래를 위하여 제공 가능한 업무범위 내에서 편의를 제공하였을 뿐이다.

나)

C은 E의 상장을 기념하고 상장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E 100만 개를 교부한 것인바, E 100만 개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것이 아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추징 7,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피고인 C

1)

사실오인, 법리오해

가)

피고인은 E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A, B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

나)

피고인은 E의 상장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A, B에게 E 100만 개씩을 교부하였는바, 이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것이 아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라.

검사

1)

사실오인, 법리오해

가)

피고인 C은 비트코인 110개가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가 아닌 피고인 A에게 교부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위 비트코인 110개와 관련하여서도 피고인 C에게 증재의 고의가 인정된다. 따라서 비트코인 110개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에게 배임수증재죄의 성립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

피고인 C이 교부한 비트코인 110개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는 상장수수료로서 D에 귀속되어야 하는 것인바 피고인 A이 이를 개인적으로 취득하였다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 A,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비트코인 110개 상당의 재산상 이익 취득으로 인한 배임수재의 점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이하 '주위적 공소사실'이라고 한다), 예비적으로 죄명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적용법조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만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 공소사실에 아래 5의 가.항 기재와 같은 내용을 각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이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유죄로 인정되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죄와 피고인 A의 나머지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피고인 A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 B, C의 항소이유 주장과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이유 주장(피고인 A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 제외)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피고인 B에 대하여도 예비적 공소사실이 추가되어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나,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의 무죄 판단을 수긍하면서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므로,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면 족하고,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1985. 2. 8. 선고 84도3068 판결 참조)].

3.

피고인 B, C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들의 지위 신분 및 직무관련성

피고인 A은 온라인상으로 가상화폐의 매매 중개 등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가상화폐 거래소인 D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B은 D의 운영이사로서 D의 운영 전반을 관리하면서 D 거래소에 E을 상장하는 업무 등을 담당한 사람이다.

피고인 C은 가상화폐인 'E'을 개발, 유통하고 있는 주식회사 E(2018. 3. 5. 상호가 주식회사 F로 변경되었다. 이하 '주식회사 E'이라고 한다)의 운영자로서 D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E'의 거래소 상장을 추진한 사람이다.

2)

부정한 청탁의 내용

가상화폐는 거래소에 상장되는 것만으로도 검증된 가상화폐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어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 등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치고, 가상화폐 거래소의 입장에서도 그곳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들의 보안성 등 기술적 수준과 대외적 인지도 등 상품성이 해당 거래소의 대외적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D의 가상화폐 상장심사 등 업무를 맡은 피고인 A, B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유념하여 가상화폐개발업체로부터 상장을 의뢰받은 가상화폐의 심사를 함에 있어, 화폐 백서에 기재된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면밀한 심사를 거쳐 상장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상장 이후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방법으로 가상화폐가 유통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임무가 있다.

피고인 A, B은 2018. 2. 초순경 주식회사 E의 운영자 피고인 C으로부터 'E'의 D 거래소 상장을 의뢰받아 협상을 진행함에 있어, 사실 'E'의 기술력과 상품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아니하고 대외적 인지도가 높지 아니하여 향후 거래소에서의 원활한 유통이 이루어질지 여부에 관해 우려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C으로부터 'E의 용이하고 신속한 상장 및 향후 거래소 계좌에 대한 자금 입출금 등에 관한 각종 편의 제공'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3)

피고인 B

피고인은 2018. 2. 초순경 C으로부터 위 2)항 기재와 같이 'E의 거래소 상장 및 이와 관련한 향후 편의제공' 등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같은 달 12. 경 C으로부터 피고인의 E 지갑으로 E 100만 개 금 7,800만 원 상당(송금일 기준, 1코인 78원)을 제공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C으로부터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E 100만 개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4)

피고인 A

피고인은 2018. 2. 초순경 C으로부터 위 2)항 기재와 같이 'E의 거래소 상장 및 이와 관련한 향후 편의제공' 등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같은 달 14.경 C으로부터 피고인의 E 지갑으로 E 100만 개 금 7,000만 원 상당(송금일 기준, 1코인 70원)을 제공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C으로부터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E 100만 개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5)

피고인 C

가)

피고인은 위 3)항 기재와 같이 D의 운영이사 B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2018. 2. 12.경 B에게 E 100만 개 금 7,8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

나)

피고인은 위 4)항 기재와 같이 D의 대표이사 A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2018. 2. 14.경 A에게 E 100만 개 금 7,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 B이 피고인 C으로부터 'E의 변경된 상장 일정 공지 및 상장 이후 거래소 계좌에 대한 자금 입출금 등에 관한 각종 편의 제공' 등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았으며, 피고인 A, B에게 각 교부된 E 100만 개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되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피고인 A이 교부받은 E 100만 개의 가치는 6,700만 원 상당으로 피고인 B이 교부받은 E 100만 개의 가치는 7,200만 원 상당으로 보았다).

1)

D는 2018. 1. 초순경부터 E의 상장 여부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여 2018. 1. 하순경 E의 상장을 결정하였고, 2018. 2. 5. 주식회사 E과 상장계약을 체결한 다음 2018. 2. 9. E을 상장하였다. 피고인 B, C의 검찰 진술과 피고인 B, C 및 K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C은 E이 상장될 무렵 피고인 B에게 상장 일정 공지 등과 관련하여 E을 공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피고인 C은 2018. 2. 12. 피고인 B에게 시가 7,200만 원 상당의 E 100만 개를, 2018. 2. 14. 피고인 A에게 시가 6,700만 원 상당의 E 100만 개를 각 이체하였는데, 위 E의 가액이 일상적인 선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다액이므로 이를 단순히 사교적, 의례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인 C은 E의 상장수수료 명목으로 2018. 2. 5. 약 10억 원 상당의 E 1,000만 개(1개당 100원으로 평가)를, 2018. 2. 5. 및 같은 달 6, 8억 4,160만 원(이체일 기준) 상당의 비트코인 110개를 각 이체하였다. 피고인 CO E 상장의 대가로 2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한 상태에서, 단순히 상장절차가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피고인 A, B에게 다시 합계 1억 원이 넘는 E을 교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D의 직원들은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될 때까지도 피고인 A, BI E을 100만 개씩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증거기록 1권 2450, 2451쪽), 이는 피고인 A, B이 피고인 C으로부터 E을 은밀하게 지급받았음을 의미한다.

4)

피고인 C이 피고인 B에게 E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2018. 2. 5.경부터 E을 실제로 이체한 2018. 2. 12.경까지 피고인 C, B 및 K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을 보면(증거기록 2권 2607쪽, 증거순번 64-1), 피고인 C은 피고인 B에게 E의 상장 일정을 공지해 달라는 요구를 한 직후 E을 이체할 전자지갑의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였고, 실무자인 K이 내부 절차상 피고인 C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거듭 밝혔음에도 K의 상급자이자 E 수수를 승낙한 피고인 B에게 재차 상장 일정의 공지와 관련된 요구를 하였으며, 그 후 피고인 C이 요구한 대로 공지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 및 피고인 C은 D 거래소에 E이 상장되어 있는 동안 D로부터 지속적으로 편의를 제공받을 필요가 있었던 점, 실제로 피고인 A, B은 피고인 C이 D 거래소에서 E 시세를 조종하는 것을 묵인 또는 조장해주는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하였던 점(증거기록 2권 2587, 2646-2647쪽)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C이 피고인 A, B에게 단순히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E 100만 개씩을 이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 E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당심의 판단

1)

법리

형법 제357조에 규정된 배임수재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이에 관련되어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종류 액수 및 형식, 재산상 이익 제공의 방법과 태양,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732 판결,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960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앞서 본 사정들과 함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 B은 'E'의 기술력과 상품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향후 거래소에서의 유통이 이루어질 것인지 여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피고인 C으로부터 'E'을 신속하게 상장해 주는 한편 상장 이후에도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E 100만 개씩을 교부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 B, C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가상화폐는 거래소에 상장되는 것만으로도 검증된 가상화폐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기 때문에 가상화폐의 상장 여부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에 해당한다. 'E'이 상장되었을 무렵 D는 업계 4위의 가상화폐 거래소였으며(증거기록 2권 2639쪽), D의 대표이사 피고인 A은 대외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는 가치 있는 코인을 상장할 의무가 있다. D는 가상화폐 백서만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코인 기술 개발팀과 기술 분석을 진행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가치 있는 코인을 상장시키는 것이며, 코인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코인의 기술 수준, 기술 인적 자원, 자금력, ICO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방하여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증거기록 1권 1439쪽).

나)

피고인 C은 검찰에서 피고인 B에게 E 100만 개를 교부하게 된 경위에 대해 "2018. 1. 하순경 D에 E이 상장되기로 사실상 결정된 날 BN D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옥상에서 B과 둘이 담배를 피면서 너무 기분이 좋아 B에게 E 100만 개를 준다고 했습니다.", "B 이사는 D에서 E 상장 담당자로 E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었고, 상장 절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친절하게 잘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기쁘고 고마운 마음에 E을 준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2641, 2642쪽), 피고인 A에게 E 100만 개를 교부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는 "B 이사가 A 대표의 지갑주소를 보내주어 또 달라는 것인가 하고 기분이 나쁜 적이 있었습니다. B 이사로부터 A 대표이사에게 E을 추가로 주었으면 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되고, 그래서 저는 지속적으로 D의 도움을 받고자 E을 준 것으로 기억합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643, 2644쪽).

다)

D의 상장업무 담당자였던 K은 검찰에서 "좋은 코인을 상장하는 것도 거래소 입장에서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E은 상장하기가 조금 어려워 보였습니다.", "B에게 보고할 때도 상장가치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보고하였음에도 A, B이 E을 상장해버렸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1881, 1890쪽), 원심법정에서는 '심사 과정에서 E의 커뮤니티 활동성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ICO가 진행되었는지, E 협력회사 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사업성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봤는데, 그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E의 상장가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하여 E의 상장가치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보고하였다. ', '그럼에도 피고인 A, B은 E을 상장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489, 490쪽).

라)

D의 사업개발부에서 근무하였던 증인 J는 원심법정에서 "K 팀장으로부터 E이 부족한 부분이 많고 가치가 높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K 팀장의 말을 통해 라이트코인에 기반한다는 것도 듣게 되었고 그래서 한 번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그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정리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어서 부정적인 인식을 느꼈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585, 593쪽).

마)

E의 개발자인 증인 G은 원심법정에서 'E은 블록탐색기 기능 관련해서 불완전하고 빈번한 거래에 사용하는 결제수단이 되기 어려운 열등한 가상화폐이나 거래소에 상장이 된다는 말을 듣고 매수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79쪽)

바)

주식회사 E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AP에서 근무하였던 증인 H는 원심법정에서 'E은 기존에 있는 다른 소스를 하나 가져다가 이름만 바꾼 것이다. E은 업데이트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C은 오히려 너무 깊게 기술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너무 느려서 블록체인에서 데이터를 가지고 오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87, 391, 392쪽).

사)

D가 E을 상장하기 전에 E이 홍콩거래소에 상장이 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BO의 설립자인 증인 I은 원심 법정에서 'E이 상장된 홍콩 P 거래소는 거래량이 거의 없는 유명무실한 거래소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528, 529쪽), 피고인 B은 K에게 "얘네 홍콩쪽 좆밥거래소 한군데 상장해 있다던데 AS에 나와? 귀찮게 구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고, K은 "안 나옵니다."라고 답하였다(공판기록 490, 999쪽)

아)

H는 2018. 6. 11.경 G에게 'E은 정말 ... 어휴 ... 개잡주', '이리 보고 저리 봐도 E 개사기', 'C 사기꾼'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고, G은 '코인이 스캠이다에서', '대표가 스캠이다로', '추세 전환'이라고 답하였다(증거기록 1권 2428쪽).

자)

E의 상장가는 500원이었는데, 2018. 2. 9. 상장 직후 가격이 45원으로 폭락하였다(증거기록 953, 954쪽). 피고인 C은 E의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 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여 E의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를 하였고(증거기록 2권 2647쪽), 2018. 2. 22.에는 피고인 C과 함께 E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던 o이 피고인 B에게 "이사님 아까 트레이딩팀에서 E 가격 올려주실 수 있다 하셨죠. 진행하는데 비용과 기간을 알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권 2587쪽).

차)

피고인 B은 2018. 2. 27. o에게 '마켓메이킹 표준 현금 50억, 코인 50억 물량제공(추후반환), Fee 연간 10억, 수익 5:5'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다(증거기록 2권 2589쪽).

카)

증인 J는 원심법정에서 '트레이딩팀이 별도로 있었으며, D 안쪽에 조그만 방을 이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607쪽).

타)

E은 폭락을 거듭하여 가격이 0.5원까지 하락하였고(공판기록 621쪽), 현재는 상장이 폐지된 것으로 보인다.

4.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A, B

피고인들은 2018. 2. 초순경 C으로부터 위 3의 가. 2)항 기재와 같이 'E의 거래소 상장 및 이와 관련한 향후 편의 제공' 등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18. 2. 5.경부터 그 다음날까지 2차례에 걸쳐 위 C으로부터 피고인 A의 부친인 Q의 R 계정으로 비트코인 110개 금 8억 4,160만 원 상당을 제공받았다.

2)

피고인 C

피고인은 위 1)항 기재와 같이 D 대표이사 A, 운영이사 B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2018. 2. 5.경부터 그 다음날까지 2차례에 걸쳐 A, B에게 A의 부친 Q의 R 계정으로 비트코인 110개 금 8억 4,16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 C이 비트코인 110개가 D에 상장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되는 것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피고인 C에게 증재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② 피고인 C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산상 이익을 공여한다는 의사 없이 D에 계약상 의무를 이행한다는 의사로 비트코인 110개를 교부한 이상 비트코인 110개가 D에 귀속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 B에게 업무상배임죄 등이 성립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법리

배임수재죄 및 배임증재죄에서 공여 또는 취득하는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은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 또는 사례여야 한다. 따라서 거래상대방의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배임죄에서 그 거래상대방이 양수대금 등 그 해당 거래에 따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고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가 이를 이행받은 것을 두고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수수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도17211 판결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C이 교부한 비트코인 110개는 상장수수료 명목으로 교부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수수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주식회사 E 측 상장업무 실무자인 O은 검찰에서 "A 이 '상장수수료로 20억 원을 줘야 한다. 비트코인 10억 원, E 10억 원으로 하자'고 이야기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503쪽).

나)

G은 검찰에서 "C 대표이사로부터 듣기로는 비트코인으로 10억 원, E으로 10억 원을 D 측에 주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2417쪽).

다)

K은 원심법정에서 '2018. 2. 5. 당시 이미 상장수수료로 비트코인 110개와 E 1,000만 개가 지급되기로 결정되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517쪽)

라)

피고인 C은 검찰에서 "A 대표는 상장수수료로 비트코인 10억 원, E 10억 원을 요청하였고, 저는 너무 많다는 생각에 깎아달라고 요청하였으나 A 대표는 '상장하는 코인은 모두 상장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면서 거절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634쪽).

마)

E의 상장수수료가 20억 원에 이르렀던 것은 E의 기술력과 상품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

비록 상장계약서에 상장수수료가 얼마인지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나, 이는 피고인 A이 상장수수료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5.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피해자 주식회사 D(이하 '피해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피해회사의 가상화폐 상장의 결정, 가상화폐 상장시 상장되는 가상화폐의 유지, 보수 등을 위해 교부되는 상장수수료 등을 수수하고, 이를 보유, 관리하는 총괄적인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B은 피해회사의 운영이사로서 피해회사의 가상화폐 상장의 결정 과정 등에서 피고인 A을 보조하고, 가상화폐 상장시 상장되는 가상화폐의 유지, 보수 등을 위해 교부되는 상장수수료 등을 수수하고, 이를 보유, 관리하는 실무 등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들은 2018. 2. 초순경 가상화폐 'E'을 개발, 관리하는 회사인 주식회사 E의 운영자 C으로부터 'E'을 피해회사가 운영하는 'D' 거래소에 상장해 줄 것을 의뢰받아 협상을 진행하면서 주식회사 E으로부터 D 거래소에 상장을 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 110개(시가 8억 4,160만 원 상당, 송금일 기준 1코인당 7,651,500원), E 1,000만 개를 교부받기로 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은 피해회사가 이를 수수하고, 수수된 상장수수료를 안전하게 보관, 관리하여 피해회사의 운영을 위해 사용하게 하여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2018. 2. 5.경부터 그 다음 날까지 주식회사 E의 실질적 운영자인 C으로부터 'E'의 상장에 대한 대가로 비트코인 110개(금 8억 4,160만 원 상당, 송금일 기준 1코인당 7,651,500원)를 교부받으면서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를 피고인 A의 부친인 Q의 R 계정으로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피고인 A이 비트코인 110개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판단

1)

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① 피고인 A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상장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은 비트코인 110개를 부친인 Q의 R 계정으로 전송받아 개인적으로 취득하였던 점, ② 피고인 A은 당심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이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8억 4,16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 B에 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이 이 부분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 B은 피고인 A이 비트코인 110개를 개인적으로 취득하려고 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일관되게 변소하고 있다.

나)

피고인 A은 검찰에서 '회사 사람들 중 비트코인 110개를 Q의 R 계정으로 전송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747쪽).

다)

피고인 A이 비트코인 110개를 피고인 B과 나누어 가지려고 하였다는 사정은 나타나지 아니한다. 오히려 피고인 A은 비트코인 110개를 전송받은 직후 Q과 동생 AD이 참여한 위챗 단체대화방에 '전세금 마련 완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증거기록 2권 2748쪽).

라)

비트코인 110개의 전송 과정에서 피고인 B이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지가 불분명하다. K은 검찰에서 "상장수수료를 피해회사의 콜드월렛과 피고인 A이 지정한 계정에 보관하는 비율이 5:5정도 되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1893쪽). 위 Q의 R 계정도 2017. 12.까지는 D의 차명 계정으로 이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573쪽). 따라서 피고인 B이 위 비트코인 110개가 피해회사의 콜드월렛으로 전송되지 않은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 B이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6.

피고인 B, C과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B

피고인은 국내 4위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D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기술력과 상품성이 검증되지 아니한 E을 상장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대가로 7,200만 원 상당의 E을 교부받았는바,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소 운영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좋지 않다. E은 1코인당 500원에 상장되었으나 현재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D는 이 사건으로 인해 신뢰를 잃어 폐업에 이르렀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C에게 대가의 제공을 요구하였던 것이 아니고,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E 100만 개를 현금화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별건으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받고 있는 사건은 대법원 2020도3014호로 상고심 계속 중이다). 이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C

피고인은 기술력과 상품성이 검증되지 아니한 E을 상장시켜 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그 대가로 A, B에게 합계 1억 3,900만 원 상당의 E을 교부하였다. 이러한 범행은 투명하고 공정한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좋지 않다. E은 1코인당 500원에 상장되었으나 현재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바,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에게는 동종 전과가 없고(식품위생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만 있을 뿐이다), 원심 판시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등과 이 사건 범행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7.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위에서 본 직권 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A과 검사의 위 피고인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 다음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B, C과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