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3. 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 2015년도 공공기관 지정 고시(2015. 1. 30. 기획재정부고시 제2015-3호)에 의하여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재단법인으로서 상시근로자 약 100명을 고용하여 D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조사와 연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은 1994. 3. 10.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1994, 3. 10.부터 1995. 3. 9.까지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참가인과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다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각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과 원고의 직위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1>
<2>
원고는 I부터 J까지 참가인의 K직을 맡아 참가인의 사무실 이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시공업체 선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원고는 시공업자로부터 참가인의 사무실 이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시공업체 선정과 관련하여 합계 3,000만 원(= 2012. 6. 22. 1,000만 원 + 2012. 7. 4. 1,300만 원 + 2012. 8. 24. 700만 원)을 교부받았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국무조정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은 2015. 12.경 참가인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비위행위의 정황을 포착하였다. 참가인의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기관인 L기관은 2016. 2. 2. 참가인에 원고에 대한 고발과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은 2016. 3. 28.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원고를 고발하였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6. 8. 17.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원고를 배임수재죄로 기소하며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6. 9. 1. 원고에게 벌금 1,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하였다(2016고약11869),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7. 9. 22. 원고에게 벌금 10,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2016고정2250). 이에 원고가 불복해 항소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8. 10. 19.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2017노2104), 원고가 다시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8. 12. 18.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2018도17453).
한편 2016. 9. 7. 개최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로 약식명령을 받아 참가인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2016. 9. 23.자로 원고를 면직 한다고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16. 9. 9.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참가인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에 따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이하 'ALIO'라 한다)을 통해 이 사건 면직 내용을 공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10.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2. 13.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M).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7. 1.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7. 3. 29. 징계사유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3, 5, 7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면직의 징계사유 중 원고에게 발부된 약식명령은 원고의 행위로 볼 수 없다. 약식명령상 범죄행위인 이 사건 비위행위는 이미 징계시효 2년이 경과했다.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해 원고가 배임수재죄로 약식명령을 받은 것은 우연한 사정이므로, 이 사건 비위행위와 구별되는 새로운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이중처벌이므로 독자적인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또한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 및 이와 관련된 형사절차 진행 등이 언론에 보도된 바가 없고, 참가인의 징계 전에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공시된 것도 아니어서, 원고가 배임수재죄로 약식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은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신이 크게 손상될 여지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면직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가 참가인을 위해 20년 이상 성실히 근무해온 점, 대통령 표창 등 다수의 표창과 공로패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면직은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참가인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6.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하여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구제받을 이익이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본안전 항변을 한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① 원고는 참가인과 총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여 왔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하였고, ② 원고는 1994년 이후 23년간 참가인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갱신하여 왔으므로, 위 근로계약들은 그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경우에 해당되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등의 주장을 한다.
판단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그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참가인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면직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구한 사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마찬가지로 부당해고 인정, 원직 복직 외에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까지 구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기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주장대로 2016. 12. 31.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원고가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당사자들의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참가인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직원이 참가인의 제규정을 위반한 때(제38조 제1호) 및 참가인의 위신을 크게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제38조 제3호) 징계를 할 수 있고, 징계의결의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를 행하지 못한다(제40조)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의 위 인사규정 제40조는 기간 경과를 이유로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둔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에 해당하고, 그 징계시효의 기산점은 위 규정에 따라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 자체에 대한 징계시효가 만료된 이후 그 비위행위가 수사대상이 되거나 언론에 보도되었다고 하여 이를 들어 새로운 징계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가 연장되는 것과 다름없어 일정 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고자 하는 징계시효의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징계사유의 발생이 사용자 등에 의하여 의도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비위행위 자체에 대한 징계시효가 만료된 경우 그 비위행위에 대하여 나중에 수사나 언론보도 등이 있더라도 이로 인해 새로운 징계사유가 생긴 것으로 보거나 그 수사나 언론보도 등의 시점을 새로운 징계시효의 기산점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2484 판결 등 참조).
앞에서 인정한 사실들을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2012. 6. 22.부터 2012. 8. 24.까지 계속되었으므로, 2012. 8. 24.로부터 2년이 경과한 때 징계시효가 만료되어 이에 대한 참가인의 징계권은 소멸되었고, 그 후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어 원고가 배임수재죄로 기소됨에 따라 참가인의 위신이 크게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새로운 징계사유로 삼아 다시 징계시효가 기산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이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로 약식명령을 받아 참가인의 위신을 손상시켰다는 것을 징계사유로 보거나 위 약식명령을 받은 시점을 새로운 징계시효의 기산점으로 볼 수 없음에도, 참가인은 이를 징계사유로 하여 이 사건 면직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면직은 무효이다. 따라서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각하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제1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하나,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따라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강문경 진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