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2. 18. 선고 2020누5228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원고가 아니라 F 또는 E이다. F과 E은 직원을 채용할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법의 취지상 직원의 채용권한을 위임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므로, F 또는 E이 참가인의 사용자라고 보아야 한다.

나)

설령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수습계약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의 수습기간 만료 시 정식 채용을 거부하겠다는 본채용 거부통보에 해당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의 감사 지위에 요구되는 자격과 경력이 없었고, 취업규칙 제6조를 위반하여 공개채용이 아닌 E과의 친분에 의하여 채용되었으며, 이 사건 학교의 다른 사무직원들은 참가인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더구나 참가인은 F이 이 사건 학교의 경영권을 자신의 딸인 G에게 이전하여 이 사건 학교를 장악할 의도로 E을 통해 채용한 사람이고, 원고는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파악한 후 신뢰관계가 깨어진 F을 해고하고 E도 해고하였으므로 참가인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본채용을 거부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적법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의 과정에서 본채용 거부의 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위 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라)

따라서 이와 결론이 다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와 참가인

가)

참가인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E은 F으로부터 적법한 지시 또는 위임을 받아 F을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설령 그 무렵에 대리권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2018. 9.경 F이 이 사건 계약을 추인하는 의사로 계약서에 서명하였다. 또한 원고는 F이 2001년경부터 2018년경까지 100여 명의 직원을 채용하여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었고, 경기도교육청의 감사 과정에서 채용절차의 결재권자 문제가 지적되자 E과 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을 모두 추인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감사를 선임할 권한을 F에게 위임하였고, 참가인은 F이 채용한 E의 추천으로 채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서 적법하게 성립하였다. 설령 F이 원고로부터 직원 채용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규정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은 원고에게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전 H 주식회사의 부장 직책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수습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이직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 이 사건 통보가 ‘채용취소’라고 기재하고 있는 것 또한 이 사건 계약이 수습계약이 아님을 뒷받침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이 수습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이 사건 통보의 내용과 경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통보는 본채용 거부의 의사표시가 아니라 민법상 취소사유에 근거한 계약 취소의 의사표시라고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 통보에서 원고가 제시한 취소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이 취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통보를 수습기간 만료 시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의사표시로 보더라도, 이 사건 학교는 특별채용 방식을 허용하고 있었고 감사의 자격으로서 ‘공인회계사’ 자격을 요구한 적도 없으므로 본채용을 거부한 데 합리적 이유가 없을뿐더러,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의 본채용 거부에 관한 아무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므로 근로계약법 제27조의 요건을 충족하지도 못하였다.

라)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효력이 없는 계약 취소의 의사표시이거나 위법한 본채용 거부통보에 해당한다.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관계 법령 및 규정”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부분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1)

제1심판결 7면 5행의 “2018. 8. 1.”을 “2018. 7. 1.”로 고친다.

2)

제1심판결 8면 8행의 “부총교장‘(Deputy headmaster)으로”를 “부총교장(Deputy headmaster)으로”로 고친다.

3)

제1심판결 12면 5행의 “G의 항소로 현재 항소심 재판 계속 중이다.”를 “이에 대하여 G가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고(수원고등법원 2019나20616호), G가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 재판 계속 중이다(대법원 2020다288122호).”로 고친다.

4)

제1심판결 13면 1~2행의 “위 사건은 F의 항소로 현재 항소심 재판 계속 중이다.”를 “이에 대하여 F이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0노26호), 위 판결은 2020. 7. 25. 그대로 확정되었다.”로 고친다.

5)

제1심판결 13면 10행의 “변론 전체의 취지” 다음에 “,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추가한다.

라.

판단

1)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 및 효력 유무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수습기간 약정의 효력 유무 및 이 사건 통보의 해석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어 참가인을 수습근로자로 채용하는 내용의 수습계약으로 볼 수 있으나, 이 사건 통보는 위 수습계약에 따른 본채용 거부통보와는 무관하게 계약 체결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 등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는 의사표시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계약이 정한 수습기간의 약정은 유효하다.

⑴ 처분문서가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6753 판결 참조). 이 사건 계약서 제2조 제2항은 “신규 입사 시 3개월 이내의 수습기간을 둔다.”고 명시하고 있고, 수습기간을 전제로 “업무의 수행과 적성이 합당한지 여부를 판단하여 수습종료 1개월 전에 원고의 결정으로 참가인의 계속 고용여부를 결정하여 통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근로조건이 포함된 계약서에 대하여 참가인이 승낙하여 계약이 성립된 이상, 수습기간에 관한 약정도 근로조건 중 하나의 내용으로서 효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⑵ E과 참가인의 신규채용은 이 사건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완하고, 이 사건 학교를 합리적으로 운영할 목적으로 전문 인력을 채용하려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참가인의 채용과정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가 신규채용의 ‘원칙’으로 규정한 공개채용이 아니라 특별한 자질이나 경력을 가진 자를 그에 상응하는 직위에 보직하는 경우 등에 가능한 특별채용(제7조)의 한 형태로서 E의 추천으로 이루어졌으며, ‘감사’ 직책은 신설된 자리로서 아직 이 사건 학교 내에서의 지위, 보수, 근로의 내용 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특징이 있었다. 원고로서는 신설된 직책의 직원을 추천을 통해 채용하게 된 것이므로, 수습기간을 통해 전문 인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직위에 상응하는 자질이나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평가할 유인이 있다.

⑶ E은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계약서에 ‘수습기간 3개월’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것은 이 사건 학교의 관례상 채용 후 3개월 동안은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조건을 그대로 반영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참가인을 정식근로자로 채용하였다.”는 내용이 담긴 진술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계약서는 제4조에서 상여금을 “입사 3개월 이후부터 지급”한다고 규정한 외에도 제2조에서 참가인에 대하여 “3개월 이내의 수습기간을 둔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내용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학교의 취업규칙 제4조 제8호는 수습기간 중에 있는 자를 면직 조치하는 경우에는 “채용취소” 발령으로 직원의 신분을 박탈한다고 규정하므로, 이 사건 통보가 ‘채용취소’의 형태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수습기간이 없는 근로계약임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될 수 없다.

나)

다만 이 사건 통보는 수습계약에 따른 본채용 거부통보와는 무관하게 착오에 따른 의사표시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하는 의사표시라고 보아야 한다.

⑴ 의사표시의 취소는 계약 체결 등의 과정에서 하자 있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그 의사표시의 법률효과로부터 취소의 당사자를 해방시키는 것인 반면, 본채용 거부통보는 이와 달리 수습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였거나 존속의 의의가 없어진 법률관계를 장래를 향하여 제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표시에는 경우에 따라 근로계약 취소와 본채용 거부의 의사표시가 병존할 수도 있으나, 위 의사표시가 근로계약 취소와 본채용 거부에 각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의사표시의 내용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발생하였던 사유를 이유로 한 것인지, 아니면 계약 체결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 사유 등을 이유로 한 것인지를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⑵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이 권한 없는 사람에 의하여 채용되었고, 관할 교육청에서 이러한 채용의 위법성이 확인되었으며, 감사로 채용될 만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위 사유들은 모두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2018. 8. 1.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들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는 계약의 체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를 근거로 근로계약을 장래를 향하여 종료시키는 본채용 거부의 의사표시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존재하였던 E과 F의 임용권한 유무, 이 사건 재단의 이사회에서 감사의 자격으로 의결하였던 ‘공인회계사 자격’의 구비 여부 등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계약체결의 의사 표시를 취소한다는 내용이라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 통보의 효력 유무

가)

착오 취소 의사표시로서의 효력 유무

⑴ 관련 법리

동기의 착오라 함은 표의자가 의사를 형성하게 된 연유에 있어서 중요한 어떤 사정에 관하여 잘못된 관념을 가지게 된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지만, 그 법률행위의 내용의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처지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1다106976, 106983 판결 참조).

⑵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통보에서 제시한 착오의 사유들을 근거로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 이 사건 통보에서 제시된 사유 중 ‘참가인이 권한 없는 사람에 의하여 채용되었고, 관할 교육청에서 이러한 채용의 위법성이 확인되었다’는 부분은 결국 참가인이 F, E에 의하여 채용되었음을 이유로 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2001년경 학교 운영에 관한 자신의 사무를 F에게 처리하도록 위임한 이후 F이 2018년경까지 이 사건 학교 소속 사무직원 84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별달리 관여하지 않았고, 2018. 6. 19. F이 감사를 채용하는 데 동의하는 내용의 신규직임명동의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F이 참가인을 감사로 채용할 권한이 있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F은 실제로도 참가인을 감사로 채용할 권한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사실의 불일치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법률행위 내용에 착오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 이 사건 통보에서 제시된 사유 중 ‘참가인이 감사로 채용될 만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부분은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를 형성하기에 이른 동기의 착오에 해당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2018. 7.경 E으로부터 “학교 규정과 운영에서 미비한 점이 많으니 함께 개선해 보았으면 좋겠다. H 주식회사에서 했던 업무들이 그런 것들이니 이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 받았을 뿐이고(갑 제21호증 3면), 달리 원고와 F 등이 참가인에게 감사의 자격요건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표시함으로써 이것이 법률행위의 내용이 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정황이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재단의 이사회가 2018. 6. 22.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사람을 감사로 채용하기로 의결하기는 하였으나,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재단이 이 사건 학교부지 등의 처분을 위한 의결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는 점(2019. 12. 9.자 준비서면 1~2면 참조), 정작 원고가 2018. 6. 19. 작성한 신규직임명동의서에는 “부총교장, 감사, 행정전문가(변호사)”를 채용하는 데 동의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감사의 자격요건을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한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착오가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

본채용 거부통보로서의 효력 유무

⑴ 관련 법리

시용계약이란 본계약 체결 전에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할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일정 기간 평가하기 위하여 체결하는 계약으로서 일종의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사용자가 근로자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평가할 경우 향후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체결한 근로계약)인데, 사용자가 시용계약에서 정한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참조). 한편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참조).

⑵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37호증, 을나 제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을나 제14호증의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과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본채용 거부통보로서의 효력도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감사를 채용할 권한을 위임 받은 F, E에 의하여 채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보에서 근거로 제시된 ‘참가인이 권한 없는 사람에 의하여 채용되었고, 관할 교육청에서 채용의 부적법함이 확인되었다’는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원고가 2018. 11. 8. F이 채용하였던 사무직원 84명의 채용을 추인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추인하는 방법을 통해 경기도교육청이 지적한 위 사유를 해소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감사에서 채용의 부적법함이 확인되었다는 사유가 본채용 거부를 정당화할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이 사건 재단의 이사회가 2018. 6. 22. 감사의 자격요건을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한정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이사회가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관여할 권한은 없고, 원고가 2018. 6. 18. 감사 채용에 동의하면서 위와 같은 자격요건을 구비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참가인에게 공인회계사 자격이 없다는 사정은 본채용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되지 못한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 사건 감사를 통해 “이 사건 학교의 교직원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규정,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등을 구체적,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고, 지급기준에 따른 평가과정을 거친 후에 자금을 집행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지적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학교는 회계감사 외에도 업무규정을 전반적으로 정비함으로써 운영과정을 투명화하고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감사를 채용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H 주식회사 등의 총무부 등에 26여 년간 근무하면서 업무규정 관리 및 예산집행 등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학교의 감사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정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

㈐ 참가인이 실제로 수행한 업무를 보더라도, 참가인은 2018. 8. 27.경 이 사건 학교에 처음으로 출근하여 지출 내역을 보고할 것을 지시하고, 2018. 8. 30. 이를 토대로 회의를 진행하면서 ‘각 부서에서 제출한 지출내역의 증빙자료를 확인해야 하고, 지출 금액의 상한선을 두어야 한다’는 내용 등을 지적하였는데, 이는 “전체 업무 감사 및 경리부, 정보기술부 담당”인 감사의 업무에 부합한다. 참가인이 2018. 9. 1.부터 2018. 10. 중순경까지 수행한 업무가 자금집행 업무에 국한되는 측면은 있으나, 이는 2018. 7. 말경 퇴직한 회계 담당 팀장의 업무를 우선 수행하여 달라는 이 사건 학교의 요청에 따른 것이고, 2018. 9. 초경부터 이 사건 학교 소속 일부 직원들로 구성된 ‘K단체’ 등이 F 등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업무 지시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었으며, 참가인의 업무 수행 기간도 1달 반가량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들어 참가인의 감사 직책에 대한 업무적격성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K단체’와 이 사건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의 일부 학부모들은 2018. 9. 초경부터 권한 없는 임용권자인 F에 의하여 채용된 참가인을 퇴교시킬 것을 요구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이 사건 감사의 내용에다가 당시 ‘K단체’가 주장하였던 내용은 “F은 사립학교경영자가 아닐뿐더러 횡령 혐의로 고발되었으니, F과 그로부터 고용된 참가인은 모두 퇴교되어야 한다.”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요구는 참가인의 근무 자체를 문제 삼는 취지라기보다는 F의 비정상적인 학교 운영과 자금 유용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이 F의 승인에 의하여 채용되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학교의 구성원들과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가 공개채용의 원칙을 정하고 있는데도 참가인이 별다른 사유 없이 이를 위반하여 특별채용의 방식으로 채용되었으므로, 참가인이 취업규칙상 채용절차를 위반한 이상 본채용을 거부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학교의 취업규칙 제7조 제1항은 “특별한 자질이나 경력을 가진 자를 그에 상응하는 직위에 보직하는 경우” 공개경쟁에 의하지 않고 특별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경력은 이 사건 학교의 감사 업무에 부합한다고 볼 여지가 많으므로, 참가인을 특별채용의 방식으로 채용한 것에 채용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 원고는 F이 원고의 경영권을 침탈하여 이 사건 학교를 장악하려는 과정에서 참가인을 채용하였으므로 본채용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갑 제22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F이 자신의 딸 등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학교의 설립자변경인가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이 사건 학교의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넘어 참가인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이 사건 학교에 근무하면서 F의 경영권 장악을 방조하였다고 볼 정황은 없다. 오히려 참가인은 채용 이후인 2018. 9.경 비로소 F이 이 사건 학교의 경영자가 아님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F이 경영권을 침탈하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은 참가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정에 속한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본채용을 거부한 데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이 사건 통보는 근로계약의 취소 의사표시로서 효력이 없고, 설령 이를 본채용 거부의 의사표시로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를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이 다른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강문경 진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