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7. 6. 선고 2021나2023351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0. 3. 9.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채용공고에 따른 채용 절차를 거쳐 2017. 11. 15. 피고와 사이에 같은 날부터 피고 산하 공제조합의 경영관리본부 총무팀(이하 ‘총무부서’라 한다) 소속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새로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의 대학교 졸업에 따른 1년의 경력, 군 복무에 따른 2년의 경력, 피고 소속 직원으로 2010. 3. 9.부터 2017. 11. 14.까지 약 7년간 근무한 경력을 각각 인정하여 원고의 급수와 호봉을 ‘5급 10호’로 정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적용된 피고의 공제조합 인사관리규정은 2017. 7. 28.부터 2017. 11. 22.까지 시행되었던 것(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인데, 그중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23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호봉정정청구 관련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에 따른 원고의 환산경력은 10년이므로, 원고는 대졸자 학사로서 환산경력 4년 이상에 해당하므로 4급을 부여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초임직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같은 규정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14조 제2항 단서(이하 ‘단서 규정’이라 한다)를 근거로 원고에게 5급의 직급을 부여하였다. 원고가 형식적으로는 운전업무를 담당하는 기능직 직원으로 채용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사무직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피고가 경력직으로 입사한 다른 사무직 직원들과 달리 원고에 대하여서만 유일하게 환산경력보다 낮은 직급을 부여하였는데 이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피고가 원고의 직급조정 근거로 삼은 단서 규정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미 국토교통부장관의 개선명령에 따라 더 이상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에 대하여 정당한 급수 및 호봉에 미치지 못하는 5급 10호봉만을 부여한 것은 인사권자가 가지는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의 급수와 호봉을 별지 급수․호봉 현황표 중 ‘기존 급수․호봉’란 기재 해당 급수․호봉에서 ‘청구 급수․호봉’란 기재 해당 급수․ 호봉과 같이 각각 정정하여 줄 의무가 있다.

나.

임금지급청구 관련

원고의 급수와 호봉은 별지와 같이 정정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2017. 11. 15.부터 2019. 11. 30.까지 정당한 급수와 호봉에 따라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에 미달하는 금액 합계 12,694,986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14조 제2항과 은, 피고가 경력직으로 채용하는 직원의 초임직급을 그 별표에 따른 환산경력을 참작하여 적용하되 대학교를 졸업한 학사로서 환산경력이 4년 이상일 경우 4급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하면서도,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과 피고의 실정을 고려하여 초임직급을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도 정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은 피고가 채용하는 직원의 환산경력을 참작하여 초임직급을 정할 수 있도록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이 그와 같은 인사에 관한 재량을 남용하여 원고의 초임직급을 부당하게 하향 조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갑 제3, 11, 13, 14, 15 내지 20, 22 내지 27, 34호증, 을 제1, 3, 5, 6, 8, 9,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5급 10호봉을 부여한 것이 재량권을 남용하여 원고에게 합리적 이유 없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1)

피고는 담당업무를 ‘업무용차량 운전 및 차량관리’로 하여 채용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이에 응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후 운전 및 차량관리 외에도 사원증 제작, 법정의무교육, 근태, 출장비, 지출결의서 작성, 문서수발, 증명서 발급 등과 같은 사무직 업무도 일정 부분 수행해 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소속된 총무부서는 그 특성상 업무 분장이 어느 하나로 특정되어 있지 않고 광범위한 점, 원고가 수행한 업무내용은 주무 사무직 직원에 대한 보조업무 정도에 불과해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수행하였다는 사무직 업무는 주된 업무인 운전업무를 하지 않고서 총무부서에 대기하는 동안 같은 부서에 소속된 사무직 직원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일시적이고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진 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해 보인다.

2)

원고가 사무직의 업무를 일정 부분 수행하여 왔다는 위와 같은 후발적 사정과 피고가 사무직과 기능직 모두에 대하여 동일한 직급․호봉체계를 적용함과 아울러 대외적으로 기능직의 존재에 관하여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실질을 사무직 경력직원의 채용에 관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전 2010. 3. 9.부터 2017. 11. 14.까지 피고의 연합회 소속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운전기사 업무도 부수적으로 수행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가 가지는 일반직 직원으로서의 종전 경력보다는 부수적으로 담당한 운전업무에 관한 경력을 고려하여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4)

피고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기간 동안 원고 외에도 경력직 사원들을 사무직으로 채용하면서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을 참작하여 직급과 호봉을 부여하였는데, 의 환산경력에 따른 직급과 호봉을 일의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았다. 경력직으로 채용된 다른 직원들의 경우 전산실 경리업무나 보상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그러한 업무는 원고가 담당하는 운전업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업무의 성격과 내용,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과 경력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의 초임직급이 그들과 달리 하향 조정되었다고 하여 합리적인 근거 없는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5)

특히,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부여받은 5급 10호봉에 따른 급여액은 종전에 원고가 피고 연합회의 업무를 수행하던 시기에 지급받던 급여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원고의 종전 급여 수준은 피고가 원고를 공제조합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직 사원으로 다시 채용하면서 고려할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의 종전 근무기간을 참작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8. 1.부터 원고의 호봉을 승호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6)

단서 규정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개선명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단서 규정을 포함한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14조 제2항을 적용하여 원고의 급수 및 호봉을 결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가)

피고 공제조합의 관할청인 국토교통부는 2016. 10. 31.부터 같은 해 11. 4.까지 공제조합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후 2017. 1. 13.경 피고에 대해 개선명령(이하 ‘이 사건 개선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피고 공제조합이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단서 규정을 적용하여 급호를 산정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 등으로 임용권자의 급호조정권 폐지 등 인사관리규정을 시정하는 것(이하 ‘이 사건 시정사항’이라 한다)도 이 사건 개선명령에 포함되어 있었다.

나)

피고는 2017. 11. 23. 이 사건 개선명령에 따라 인사관리규정 제14조 제2항에서 단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으로 이를 개정하였는데, 의 ‘대졸자 학사로서 환산경력이 4년 이상일 때 4급을 부여함’ 부분도 함께 삭제하였다. 결국, 위 2017. 11. 23.자 개정 이후에도 피고 공제조합이 경력직 채용시 부여하는 급수 및 호봉은 의 경력환산기준에 의한 경력을 ‘참작’하여 적용하는 것이지, 경력에 따라 일의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서 규정이 삭제됨에 따라 ‘현직자와의 형평성 및 공제조합실정’을 이유로 들어 인사권자가 급수 및 호봉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졌을 뿐이다.

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특별검사를 실시한 후 2020. 2.경 피고 공제조합에 처분요구를 하면서 이 사건 시정사항이 이행된 것으로 평가하고, 다만 개정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주의조치를 하였다. 결국, 국토교통부의 이 사건 시정사항은 피고가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급수 및 호봉을 부여할 때 더 명확한 기준을 세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이지, 경력직 직원의 급수 및 호봉을 사용자의 재량 없이 일의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는 보이지 않는다.

라)

삭제된 단서 규정은 입사 전 경력만 가지고서 경력직 직원들의 초임직급을 정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직원들과 사이의 형평성 문제와 피고의 재정상황 등 내부 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력직 직원의 초임직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으로 합리적인 인력과 예산 운용을 위해 피고에게 일정 폭의 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단서 규정 자체가 불합리한 내용이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만 피고가 실제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단서 규정을 적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세우지 못하였던 것이 더 큰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7)

피고는 원고의 초임직급과 호봉을 5급 10호로 산정하여 임금을 과소지급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그에 대한 원고의 재정신청에 대하여도 기각결정(서울고등법원 2021. 1. 18.자 2020초재4622 결정)이 있었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호봉정정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미지급임금청구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재찬 김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