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1, 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를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주주총회의 결의 없이 대표이사의 보수 명목으로 합계 4억 1,700만 원을 지급받아 부당이득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의 보수 지급은 D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따른 것이었으나, D은 자신에 대한 보수 지급을 조건으로 피고의 보수 지급에도 동의한 것에 불과하다. E은 2017년경까지 D과 피고의 보수 지급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후 피고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것인바, 이를 들어 피고의 보수 지급에 대한 동의 내지 추인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보수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임원의 보수를 정한 것과 같이 볼 수 없다.
피고는 원고를 실질적으로 대표하여 D을 상대로 위 보수 지급이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것으로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바, 이는 자신에 대한 보수 지급도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것이라는 점을 사실상 승인한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채무승인 내지는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에 상근하면서 D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은 근로의 대가로서 원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원고의 주주 전원이 공동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집행하는 피고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는 것에 합의하였는바, 비록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임원의 보수를 정한 것과 같이 볼 수 있다. 또한, D과 E이 피고의 보수 지급에 합의한 것은 피고의 직무수행 대가를 인정하기 때문이지 자신들에 대한 보수 지급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합의가 아니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더라도, 피고는 원고와의 관계에서 상법상 수임인의 지위에 있어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소제기일(2020. 5. 18.)로부터 역수상 5년이 경과한 2014. 4.경부터 2015. 5.경까지의 보수액(70,000,000원)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법원이 위 1)항 및 2)의 가)항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문 4면 9행부터 7면 7행까지 부분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실제로 주주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지배주주의 의사에 따라 보수나 퇴직금이 지급되는 등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이사의 보수청구권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대법원 1978. 1. 10. 선고 77다1788 판결 취지 참조). (나)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사 등의 보수결정에 있어서 해당 이사인 주주는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자로서 의결권이 없다. 한편, 주주총회의 결의는 의안에 대한 복수의 의사표시가 찬반으로 집약되어 결의요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성립하는 단체법상의 합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는 비진의의사표시나 허위표시를 이유로 한 무효 주장을 할 수 없고, 조건부 의사표시 또한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위 (나)항의 법리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을 살피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주주이기도 한 이사의 보수 지급에 관하여는, 당해 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즉 주주총회가 열린다면 해당 사안에 대하여 의결권을 가진 주주들) 사이에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같이 볼 수 있는 예외적 사정이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주주 겸 이사의 지위에 있는 자가 다수일 경우에는, 각 보수 지급 결의에 관하여는 의결권자가 달라지므로 위와 같은 예외적 사정의 유무는 각 주주 겸 이사 별로 그 각 의결권자가 되는 주주의 의사에 따라 판단함이 타당하다. 또한, 주주 겸 이사라 하더라도 다른 이사의 보수 지급에 관한 의결권은 주주의 지위에서 행사하는 것이므로 그 의결권의 행사 시 자신에 대한 이사로서의 보수 지급을 조건으로 삼거나 이와 연동시키는 것은 허용될 수 없고, 이러한 법리는 주주총회 결의뿐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에 갈음할 주주들 사이의 의사의 합치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제1심 증인 E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보수 지급에 관하여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예외적 사정이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주주와 각 주식보유 비율은 D 50%, 피고 25%, E 25%이며, 원고의 법인등기부에는 이들이 모두 사내이사로, D과 피고는 공동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원고의 정관 제33조는 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는 이에 관해 주주총회 결의를 한 바 없다.
피고는 원고의 사업장에 상근하면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며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반면, D과 E은 원고에서 실질적인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별다른 노무를 제공한 바 없다.
피고는 다른 공동대표이사인 D과의 합의 하에 보수를 지급받았다. E은 원고에 상근하는 피고가 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왔으며, 피고의 보수 수령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 결국 피고의 보수 지급에 관하여는 피고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인 D과 E 모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고, 이는 결국 주주총회가 열렸다면 의결권 있는 주식(75% = D 50% + E 25%)을 보유한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와 함께 원고의 공동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으나 원고에 상근하거나 별다른 노무를 제공한 바 없는 D은 피고와의 합의에 따라 원고로부터 보수 합계 3억 6,300만 원을 지급받은 바 있다. 그러나 E은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D이 보수를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D이 보수를 가져간 것을 알게 된 2017년 3월경 이의를 제기하며 상근하지 않은 D이 수령한 보수만큼 자신에게도 합당한 급여를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하여는 특별한 이해관계자인 D을 제외하면 피고(25%)의 동의만 있었을 뿐이고 E(25%)은 명시적은 물론 묵시적 동의조차 한 바 없어, 주주총회를 열었더라도 의결권 있는 주식(50% = 피고 25% + E 25%) 중 의결정족수(과반수)에 미달하게 되는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과 같이 볼 수 없다.
원고는, D의 동의는 피고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보수를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고, E은 자신에 대한 보수 지급 없이 D과 피고 모두에 대한 보수 지급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주주 겸 이사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한 동의는 각 주주 겸 이사 별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사의 지위에 있는 주주가 다른 이사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한 동의(의결권 행사)를 자신에 대한 보수 지급을 조건으로 하더라도 그 조건은 무효이므로 결국 조건이 없는 동의와 같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보수 지급에 관하여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예외적 사정이 존재한다고 할 것인바, 피고의 보수청구권이 인정된다. 그러므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이에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숙연(재판장) 양시훈 정현경
각주1) 원고는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일부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고가 청구에서 누락한 2020. 5월분의 보수 600만원을 추가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확장하고자 하였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자체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이상 이 부분은 본문에 기재하지 아니한다.
각주2) 원고는 D을 상대로 원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보수를 지급받았음을 이유로 위 보수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0. 7. 2.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2020. 7. 25. 확정되었다(이 법원 2019가합57336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