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등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보험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4. 1.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단체상해보험팀('Employee Benefits팀'이라고도 하고, 그 약어인 'EB팀'이라 지칭하기도 한다)에서 보험중개 마케터로 근무하여 왔다.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는 2019. 7. 30. 원고에게, '1. 회사의 명예실추의 건(거래처와의 전자메일 송수신 관련 일련의 사안), 2. 직장 내 성희롱의 건, 3. 업무지시 불이행의 건'을 심의사항으로 하여 2019. 8. 5. 10:00에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것임을 알리면서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2019. 8. 5. 원고가 직접 출석한 가운데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인사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2019. 8. 13. '거래처와 전자메일 송수신 관련 회사의 명예, 신용 또는 위신 추락', '직장 내 성희롱', '업무지시 불이행', '성실 복무 위반'을 사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정하였다. 그 징계결정서(을나 제23호증)에 기재된 구체적인 징계이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는 별지 1 기재와 같다.
참가인 회사는 위 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2019. 8. 13.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을나 제24호증,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일부 존재하더라도 징계양정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면서 2019. 10.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12. 이 사건 징계사유 중 '거래처와 전자메일 송수신 관련 회사의 명예, 신용 또는 위신 추락', '직장 내 성희롱', '성실 복무 위반'은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업무지시 불이행'<1>은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고, 위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D).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1.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2020. 3. 31.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0. 4. 27.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후 2020. 5. 1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2019. 12.부터 당심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AH 주식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나 22 내지 24, 58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이 부분에는 당사자들의 주장을 개략적으로 기재하고, 주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4의 나.항과 다.항의 각 해당 부분에 상세히 기재한다.) 가. 원고 이 사건 해고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
피고 및 참가인 회사 원고는 참가인의 명예 실추, 직장 내 성희롱, 성실복무 위반의 비위행위를 저질렀고, 그 비위행위의 성질 및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별지 2 취업규칙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원고는 2014. 1.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후 단체상해보험팀에서 보험중개 마케터로 일하면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여러 보험회사의 견적을 받아 가장 유리한 것을 안내하고 고객이 해당 보험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5. 1.경 노래방에서 가진 회식 자리(원고와 E 과장, F대리, 거래처 직원인 G 등이 참석하였다)에서 E 등의 동의를 받지 않고 동영상(다만, 현재 그 동영상은 남아 있지 않다)과 사진을 촬영하였다. 당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갑 제6호증)에는 E 등 참석자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한편, 원고는 2017. 11. 17. 단체상해보험팀의 부하직원인 H(2017. 10.경 입사하였는데, 입사 당시 미성년자였다)로부터 "과장님 I 청약서 도착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J에 도장 하나를 안 찍으셔서 포토샵으로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에 대하여 "ᄏᄏᄏ 이제 일 좀 하는데"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을나 제31호증).
원고는 H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업무처리가 늦거나 미숙한 데 대하여 아래와 같이 질책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을나 제31호증).
원고는 H를 비롯한 참가인 회사의 여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소문에 관한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냈다(을나 제31호증).
원고는 2018. 12. 28.과 2019. 1. 28.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인 R 소속 보험설계사 G으로부터 아래와 같이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다(을나 제3, 4호증). 이 이메일은 참가인 회사의 다른 직원 5~6명이 참조자로 지정되어 있어서 그 다른 직원들도 위 이메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고는 2019. 1. 28. G의 위 이메일에 대한 답장으로 G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을나 제5호증, 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
이 사건 이메일을 읽고 화가 난 G은 같은 날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이하 '이 사건 답장'이라 한다)을 보냈고, 이 사건 답장 역시 참가인 회사의 다른 직원들 6명이 참조자로 지정되어 있어서 그 직원들도 이 사건 답장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을나 제6호증).
그러자 원고는 다음 날인 2019. 1. 29. G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을나 제7호증). 이에 대하여 G은 같은 날 원고에게, 이 사건 이메일의 내용은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과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이 사건 답장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을나 제8호증). 그 이후에도 원고와 G은 몇 차례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다가(을나 제9 내지 13호증), G이 2019. 3. 19. 원고에게 잘못을 사과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을나 제14호증).
G은 2019. 3. 25. 원고에게 "오늘 A 과장을 사내 여직원 불법촬영 및 성희롱 혐의로 남대문 경찰서에 고소 예정입니다. B 분들의 증언도 확보한 상태이며 확인서도 써주신다고 하네요. 끝가지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원고는 2019. 3. 27. 단체상해보험팀의 팀장인 Z에게 G의 위 문자메시지를 첨부하여 이메일을 보냈다(을나 제16호증 중 2쪽).
E은 이 사건 답장 등 원고와 G이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원고가 노래방에서 몰래 참가인 회사 여직원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었다'는 내용이 언급되고 그 이메일 내용이 참조 형식으로 참가인 회사의 다른 직원들에게도 공유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던 중 2019. 3. 27. Z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을나 제16호증 중 1쪽).
참가인 회사는 원고와 G이 주고받은 이메일과 E이 Z에게 보낸 이메일을 검토한 후 2019. 4. 9. 직장 내 고충해결 및 관련 비위행위 여부 판단을 위하여 경영지원팀에서 공식적인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019. 4.부터 2019. 7.까지 진행된 경영지원팀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와 E 등 관련자들이 한 주요 진술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 회사는 2019. 7. 30. 원고에게 '2019. 8. 5.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출석통지서와 함께 '2019. 7. 31.부터 자택대기발령을 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 확인서를 전달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19. 7. 31. 01:22경까지 사무실에 남아 업무와 관련된 파일에 접근하였다.
2019. 8. 5. 원고가 직접 출석한 가운데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인사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2019. 8. 13.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정하였으며, 참가인 회사는 위 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2019. 8. 13. 이 사건 징계사유를 원인으로 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19. 8. 23.경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AE과 E, H를 명예훼손 또는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이에 대하여 모두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항고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위 항고가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나 제3 내지 25, 30, 31, 38 내지 42, 55 내지 57, 62호증의 각 기재, 갑 제6호증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징계사유 중 '거래처와 전자메일 송수신 관련 회사의 명예, 신용 또는 위신 추락' 부분에 대하여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기업보험을 주로 취급하는데, 기업보험은 여러 보험회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매년 입찰 형태로 진행한다. 원고는 G과 함께 입찰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간혹 참가인 회사와 체결 중에 있는 계약임에도 G이 원고 몰래 경쟁자 컨소시엄에도 이중요율을 제출하여 참가인 회사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적이 과거 10여건 정도 있었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직장 상사로부터 G과의 거래관계를 종료하라는 지시를 받고 2018. 12.부터 2019. 1.까지 계약 3~4건에 대하여 G을 제외하였다. G은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원고에게 항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내용이 점차 원고를 조롱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내용으로 변질되었다. G이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은 원고뿐만 아니라 원고의 동료들까지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원고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어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내게 된 것이다.
원고가 G과의 거래관계를 종료하라는 팀장의 지시를 이행하다가 G과 갈등이 발생한 점, 원고가 보낸 이메일에 상대방인 G을 조롱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욕설, 성희롱은 포함되지 않은 점, 원고가 우발적으로 이 사건 이메일을 단 1회 보낸 점, 원고와 G이 화해하여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단 1회 보낸 것이 '회사의 명예, 신용 또는 위신을 추락시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단체상해보험팀에서 보험중개 마케터로서 일하면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여러 보험회사의 견적을 받아 가장 유리한 것을 안내하고 고객이 해당 보험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인 R 소속 보험설계사 G은 2018. 12. 28.과 2019. 1. 28. 두 차례 원고에게 보험계약 갱신과 관련하여 항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원고는 이에 대한 답장으로 G에게 마치 G이 배신적인 행위를 한 것처럼 조롱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이메일을 보냈다.
설령 원고가 G의 이메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이메일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이 연예인의 이미지 사진을 첨부하여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 상대방을 조롱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은 참가인 회사의 업무에 관한 행위로서,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참가인 회사의 신용이나 위신을 해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설령 원고가 G과의 거래관계를 종료하라는 팀장의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원고가 거래처 직원인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9조 제3호가 정하는 징계사유인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의 명예, 신용 또는 위신을 추락시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 부분에 대하여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E에 대한 성희롱 관련 1 원고는 노래방 회식 자리에서 E 등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등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의자에 앉아서 대화를 하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정면에서 촬영함으로써 회식 자리의 자연스럽고 즐거운 분위기를 찍은 것에 불과하다. 또한, 동영상 내용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동영상 촬영행위가 곧바로 성희롱이라고 볼 수 없고, 그 동영상으로 인하여 E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회식 다음 날 F의 요청에 따라 해당 동영상을 그 자리에서 바로 삭제하였고, 이후 회식 자리를 촬영한 동영상을 복구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다만 회식 당일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였는바, 해당 사진을 보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E에게 "바지가 꽉 껴서 후크가 터지려고 하던데"라는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발언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의 존재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E 외에 이 사건 발언을 들었다는 사람이 없어, 이 사건 발언은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는바, 이 사건 발언은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H에 대한 성희롱 관련 1 원고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H가 고등학생처럼 옷에 어떤 것을 묻히고 다니거나 심하게 구김이 있는 옷을 입은 경우 직장 상사로서 이를 지적하였다. 특히 보험업계는 손님과 상담을 해야 하고 첫인상이 중요하므로 단정한 외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고가 H의 복장에 대하여 "결혼식 이후에 집에 안 들어갔어?"라고 질책한 것은 직원의 복장에 대한 지적에 불과하고, H 역시 당시 이를 장난스럽게 받아들일 정도였는바, 그 내용이 모욕적이거나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가 H의 용모에 대하여 지적을 하였던 장소도 둘만이 있는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업무시간 중 누구나 원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개방된 사무실 내였다. 해당 발언을 듣고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바로 '외박'이나 '남자친구'를 떠올리며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원고가 H에게 위 발언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하였다고 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허위이다.
피고 및 참가인 회사
E에 대한 성희롱 관련 ➀ 원고는 2015. 1.경 노래방 회식자리에서 E 등의 동의를 받지 않고 동영상을 촬영하였고, 이를 알게 된 E과 F이 다음 날 원고에게 휴대폰을 보여 달라고 하였으나 원고는 거부하였다. E과 F이 동영상을 지우기 위하여 원고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던 과정에서 원고는 E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하였고, "아니 지금 영상을 지우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우리에겐 클라우드가 있지 않습니까?"라는 발언도 하였다. 이 사건 발언의 내용으로 보아 원고가 촬영한 동영상은 E의 하체를 클로즈업(close-up)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E은 사건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 부분에 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허위로 진술할 아무런 동기도 없다는 점에서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2 원고는 당초 노래방에 간 사실 및 동영상 촬영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가, 이후 'G이 F의 허리를 만지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사실을 듣고 증거 포착을 위하여 사진을 촬영하였다'고 주장하는 등 그 진술을 번복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부인하는 것은 믿기 어렵다. 또한, 동의 없는 신체 촬영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원고의 동영상 촬영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이 사건 발언은 참가인 회사 내부 징계 절차,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모두에서 징계사유로 고려되었다.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 당시의 대화내용이 녹음된 음성파일 녹취록(을나 제60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그 다음 날 휴대폰 촬영 사실을 알게 된 E과 F이 동영상 삭제를 요청하자 이를 거부하면서 부적절한 대응을 하였다'는 점이 인사위원회 부의 내용으로 고지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위 '부적절한 대응'에 이 사건 발언이 포함된다. 참가인 회사의 징계결정서(을나 제23호증)에서도 이 사건 발언과 관련된 원고와 E의 상반된 주장을 기재한 후, E, F, Z의 각 진술 등에 비추어 E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2020. 6. 10.자 보정서에서 이 사건 발언이 징계사유에 포함되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바도 있다. 또한, 구체적으로 이 사건 발언과 관련된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2019. 7. 29.자 인사위원회 회의록에 기재된 '2. 2) 성희롱 – 성희롱 발언 등' 항목에는 이 사건 발언이 포함되어 있다.
H에 대한 성희롱 관련 1 원고는 자신으로부터 1:1로 업무를 지시받고 평가받는 지위에 있던 현장실습생 H가 2017. 12.경 회사 직원의 결혼식 때 입었던 옷과 동일한 옷을 입고 출근하였을 때 "그 날 이후로 집에 안 들어갔냐?"라고 물어보았다. 이는 남자친구와의 외박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성희롱에 해당하는데, 이후 H가 매주 한 번 정도의 빈도로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할 때마다 원고는 지속적으로 H에게 같은 발언을 하였다. 인사위원회에서 원고가 해당 발언 사실을 부인하자, H는 자신이 그 옷을 입을 때마다 원고가 해당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나 제72호증 중 전자기록뷰어 기준 82쪽). 2 같은 옷을 입을지 여부는 사적인 생활영역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장 상사가 이에 개입할 권한이 없고, 설령 그러한 권한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일반 사회통념상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회초년생인 H가 같은 원피스를 1주일에 한두 번 입은 것을 두고, 원고가 직장 상사로서 이를 지적할 정도로 H가 좋지 않은 생활태도를 드러낸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1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2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조건이나 고용 등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한편,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위 대법원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1367 판결).
노래방 회식 자리에서 동영상을 촬영한 행위에 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5. 1.경 노래방 회식 자리에서 E 등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하였고, E은 비록 위 동영상과 사진을 보지는 못하였지만 회식 다음 날 다른 직원으로부터 원고가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하였다는 말을 듣고 불쾌감을 느껴 원고에게 삭제를 요구한 사실은 인정된다.
다만, 현재 그 동영상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E 역시 해당 동영상의 내용을 직접 확인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이 법원이 그 동영상의 내용을 추측하여 피사체인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드러내는 등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장면이 그 동영상에 담겨 있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당시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갑 제6호증)에는, E 등 여러 참석자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 회식 자리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확인될 뿐이다. 따라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동영상 등 촬영행위가 직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즉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상대방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였다는 점만으로도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대방의 동의 없이 상대방의 모습을 촬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러한 촬영 행위가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E에 대한 이 사건 발언에 관하여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는 것이 징계사유에 포함되는지 1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두30270 판결). 2 그런데 원고에 대한 참가인 회사 인사위원회의 징계결정서(을나 제2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징계위원회가 원고의 이 사건 발언을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비록 위 징계결정서에, E이 징계과정에서 '노래방 회식 다음 날에 원고로부터 이 사건 발언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동영상 촬영행위 이후의 경위사실에 관하여 원고와 E의 각 주장이 상반됨을 소개하기 위하여 원고의 주장과 함께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또한,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 당시 '원고는 그 다음 날 휴대폰 촬영 사실을 알게 된 E과 F이 동영상 삭제를 요청하자 이를 거부하면서 부적절한 대응을 하였다'는 점이 인사위원회 부의 내용으로 고지되었으나(을나 제60호증), 위 '부적절한 대응'에 이 사건 발언을 포함시켜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3 원고는 2020. 6. 10.자 보정서에서 '피고는 원고가 E에게 이 사건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고 이를 징계사유로 판단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5쪽),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특정한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포함된 것으로 전제하고 그 당부를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징계권자인 사용자가 징계 당시 해당 비위사실을 징계사유에 포함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설령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는 것이 징계사유에 포함된다고 보더라도, 갑 제6호증, 을나 제58호증의 6, 을나 제61, 7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E이 이 사건 발언 당일 Z에게 보고한 내용 중에는 이 사건 발언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참가인의 2021. 11. 26.자 준비서면 5쪽). 2 E과 F 사이에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을나 제61호증)을 보더라도, E과 함께 원고에게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한 F은 '원고가 자신이 촬영한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았고, 삭제하였더라도 백업 파일이 있다. 원고가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아서 Z에게 보고하였다'는 내용만 언급하였을 뿐이고, 위 카카오톡 메시지 중에 이 사건 발언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H에게 한 복장 관련 발언에 관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과정에서 단체상해보험팀의 부하직원이던 H가 한 진술에 따르면, H는 2017. 12.경 참가인 회사 직원의 결혼식이 있던 날 검은색 긴팔 원피스를 입었는데, 원고는 그 다음 주에 H가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한 것을 보고 H에게 "그날 이후로 집에 안 들어갔냐?"라는 말을 한 사실, H는 위 말을 '남자친구랑 외박하지 않았냐'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불쾌감을 느낀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을나 제67호증, 을나 제71호증의 1, 을나 제7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H가 해당 원피스를 입을 때마다 거의 항상 H에게 위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H가 평소에 옷에 어떤 것을 묻히고 다니거나 심하게 구김이 있는 옷을 입은 경우 원고가 이를 지적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H가 매주 한 번 정도의 빈도로 검은색 긴팔 원피스를 입고 출근하는 것을 두고 복장이 불량하였다거나 생활태도가 좋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H가 위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출근할 때마다 거의 항상 원고가 H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상사로서 부하의 복장에 대하여 정당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원고와 H의 각 연령과 참가인 회사 내에서의 각 지위, 해당 발언이 행하여진 상황, 해당 발언의 내용 및 빈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미성년의 신입사원인 H의 복장에 관하여 반복적으로 한 위와 같은 발언은 객관적으로 H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근로자는 제 사규를 준수하고 신의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19조 제8호가 정하는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소결 결국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이 부분 징계사유는 그중 원고가 H에게 복장 관련 발언을 한 부분에 한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한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초심판정과 마찬가지로, ᄀ 원고가 H에게 휴대전화로 질책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와 ᄂ 원고가 H에게 연예인들의 사생활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를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 부분에 포함시켜 판단하였다. 그러나 징계결정서(을나 제23호증)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위 ᄀ, ᄂ의 사유들을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 부분이 아닌 '성실 복무 위반' 부분에 포함시켜 원고를 징계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ᄀ, ᄂ의 사유들에 관하여는 아래 3) 나) (2), (3) 부분에서 보듯이 '성실 복무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고,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성실 복무 위반' 부분에 대하여
H의 청약서 날인 위조 관련 교사행위 부분
원고의 주장
원고는 H로 하여금 포토샵을 통하여 청약서에 보험계약자의 도장을 임의로 날인하도록 교사한 사실이 없다.
H는 원고의 지시가 없었음에도 청약서상 보험계약자의 날인을 위조하였는데, H가 임의로 날인한 서류는 보험계약 체결에 있어 부수적인 서류로서 이와 같이 처리하는 것이 동종 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이었고, 참가인 회사 내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참가인 회사의 주장대로 이러한 행동이 중대한 비위행위였다면, 원고 외에도 날인을 위조한 H 역시 징계를 받아야 했으나 원고 외에 그 누구도 이와 관련하여 징계를 받은 사람이 없다.
H는 최초 인사위원회에서는 원고로부터 포토샵을 이용하여 날인하는 방법을 배웠고 다른 마케터가 이를 따라했다고 진술하였다가, 이후에는 자신이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었고 원고와 다른 마케터가 자신에게 도장 날인을 요청했다고 진술하는 등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
참가인 회사는 2011. 11.부터 2014. 9.까지 컨소시엄 계약과 관련한 감사를 실시하는 등 직원의 비위행위를 묵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는 보험계약 체결과정의 위법사항(서명날인 누락 등)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그간 사내에 만연하였던 불완전 중개에 대한 적발 및 조치를 한 것으로, H가 보험계약자의 도장을 임의로 날인한 사안과는 무관하다.
원고가 체결한 수백 건의 보험계약 중 H의 날인 위조로 인하여 실제로 문제가 발생한 계약은 없다.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7. 11. 17. H로부터 "과장님 I 청약서 도착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J에 도장 하나를 안 찍으셔서 포토샵으로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에 대하여 "ᄏᄏᄏ 이제 일 좀 하는데"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H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사⋅심문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청약서상 날인의 위조에 관하여 배웠다'고 진술하였다(을나 제67, 73호증). 또한, 2017. 10. 10. 참가인 회사에 처음 출근하여 업무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던 현장실습생 H가, 청약서에 보험계약자의 날인이 빠진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곧바로 포토샵을 이용하여 그 부분에 보험계약자의 날인이 있는 것으로 수정하겠다는 제안을 직장 상사에게 먼저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앞서 살펴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H는 평상시 자신의 직장 상사로서 이른바 '사수'인 원고로부터 위와 같이 포토샵을 이용하여 청약서에 보험계약자의 날인을 하도록 교육 내지 교사를 받았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H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사⋅심문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청약서상 날인의 위조에 관하여 배웠다'고 진술하였다(을나 제67, 73호증). 또한, 2017. 10. 10. 참가인 회사에 처음 출근하여 업무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던 현장실습생 H가, 청약서에 보험계약자의 날인이 빠진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곧바로 포토샵을 이용하여 그 부분에 보험계약자의 날인이 있는 것으로 수정하겠다는 제안을 직장 상사에게 먼저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앞서 살펴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H는 평상시 자신의 직장 상사로서 이른바 '사수'인 원고로부터 위와 같이 포토샵을 이용하여 청약서에 보험계약자의 날인을 하도록 교육 내지 교사를 받았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원고는 청약서의 부수적인 서류에 필요한 날인을 위조하는 것이 동종 업계와 참가인 회사에서 널리 행해지는 관행이고, 청약서 날인 위조로 인하여 실제로 문제가 발생한 계약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종 업계와 참가인 회사에 위와 같은 관행이 있었다고 볼 자료는 없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2011. 11.부터 2014. 9.까지 참가인 회사가 취급한 단체상해보험 컨소시엄 계약에 대한 완전 중개 여부를 검사하여 불완전 중개 사실을 적발하고 그에 따른 징계조치를 한 적도 있는데(을나 제54호증),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다른 직원들의 비위행위는 묵인하면서 유독 H의 위 날인에 대한 원고의 교사행위에 대해서만 징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설령 참가인 회사에서 위와 유사한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한 사례가 일부 있었다거나, 청약서 날인 위조로 인하여 구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원고가 위와 같이 H에게 청약서상 보험계약자의 날인을 위조하도록 교사한 행위는 '근로자는 제 사규를 준수하고 신의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19조 제8호가 정하는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H 등에게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문자메시지를 전달한 행위 부분
원고의 주장
원고가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뉴스 등을 H와 다른 직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성적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주는 내용은 아니고, H 등 상대방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말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
원고가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고 하여 참가인 회사나 수신 상대방의 업무가 저해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빈도도 1주일에 한 번 정도에 불과하고, 원고가 H에게 이러한 내용의 문자메시지에 관심 없냐고 물어보았을 때 H가 '관심 있다'고 대답한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판단 원고가 H 등에게 보낸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소문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업무와 무관한 내용임에도 원고가 업무시간에 이를 발신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예인의 성관계 스캔들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어, 그 문자메시지를 수신하는 상대방, 특히 당시 미성년자이던 H가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불쾌감을 유발하였을 것으로 봄이 자연스럽다. 이러한 문자메시지를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직원에게 수차례 보낸 행위는 '근로자는 제 사규를 준수하고 신의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19조 제8호가 정하는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H에게 질책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 부분
원고의 주장
원고가 H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구체적인 업무지시 및 업무진행에 대한 보고가 없거나 지연되는 경우 이를 독촉, 지적하는 내용이 전부이고, 해당 문자메시지의 전후를 살펴보더라도 정규직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완벽하게 일처리를 하라는 독려의 내용이 있을 뿐이다. 이는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할 수 있는 업무지시의 범위에 해당한다.
해당 문자메시지의 어디에도 H에 대한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이 담겨 있지 않고, 원고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H를 힐난하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내용도 없으며, 정규직을 조건으로 H에게 과도한 업무부담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H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업무처리가 늦거나 미숙한 데 대하여 H에게 "아 진짜 너무하네 ○○씨", "그게 내가 지시한 거? O 청약서 K로 보냈어?", "머지? 아직도 일의 순서 모른다는 거야? 아님 내 꺼만 일부러 빼 먹는다는 거야? 왜 꼭 여러 번 체크해야 하지?", "다 잘해 놓고 아주 사소한 걸로 개고생이네", "ᄏᄏᄏᄏ 쉬우면 아무나 하지 왜 정규직들이 하겠어? 알바 써도 되는데", "노력한다고 실수 없어지나?", "일 더럽게 못 합니다라고 업체에다 일부러 소문내고 싶어?"와 같이 질책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문구로 보아,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H에게 정규직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완벽하게 일처리를 하라는 독려를 한 것일 뿐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H에게 업무지시를 하면서 지속적⋅반복적으로 반말과 조롱투의 말투를 썼고, 수시로 업무를 재촉하며 질책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음을 알 수 있다. 현장실습생에서 정직원으로 전환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던 H로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로 인하여 상당한 정도의 심리적인 압박감과 함께 직장생활에서의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가 H에게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는 '근로자는 제 사규를 준수하고 신의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19조 제8호가 정하는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자택대기발령 이후 업무상 파일에 접근한 행위 부분
원고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2019. 7. 30. 원고에게 2019. 7. 31.자로 대기발령하는 조치를 하였는데, 원고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시각이 2019. 7. 30. 17:00경으로, 원고는 자신의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2019. 7. 31. 01:20경까지 회사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및 행정심판 과정에서도, 원고가 업무상 파일에 접촉하였을 뿐 참가인 회사의 영업 비밀을 외부로 유출하였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확인되었다.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직원이 회사의 업무상 파일에 접근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없고, 누구도 이러한 지시를 원고에게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고가 대기발령 이후 업무상 파일에 접속하였다는 것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참가인 회사가 2019. 7. 30. 원고에게 '2019. 8. 5.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출석통지서와 함께 '2019. 7. 31.부터 자택대기발령을 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 확인서를 전달하였음에도, 원고가 2019. 7. 31. 01:22경까지 사무실에 남아 업무와 관련된 파일에 접근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위 시각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으면서 팀장 또는 동료에게 이를 알렸다고 볼 자료는 없다. '자택대기발령'은 특정 근로자가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보직해제를 의미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함과 동시에 별도의 업무인수인계 등의 지시를 하지 않은 경우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업무상 공백 등의 위험을 사용자가 부담함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로서는 2019. 7. 31.자로 자택대기발령을 명한다는 인사발령 확인서를 전달받고 업무에서 배제된 이상, 2019. 7. 30. 자정 이후에는 업무 관련 파일에 접근하여서는 안 된다. 이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상 대기발령 시 업무상 파일에 접근하여서는 안 된다는 금지 규정이 있는지 여부,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이 명시적으로 원고에게 대기발령 시 업무상 파일에 접근하여서는 안 된다고 지시를 하였는지 여부, 원고가 자택대기발령이 시작된 후 참가인 회사의 영업 비밀을 외부로 유출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자택대기발령의 성질 그 자체로부터 도출되는 원고의 의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근로자는 제 사규를 준수하고 신의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19조 제8호가 정하는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징계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소결 위에서 살펴본 징계사유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을 요약하면 아래 표의 기재와 같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 직원인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손해가 현실화된 바 없다. 원고가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은 참가인 회사와의 신뢰를 해하는 G의 영업행위에 대한 항의였고, 팀장의 지시에 의하여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원고는 우발적으로 이 사건 이메일을 1회 보낸 것에 불과하고, 문제가 커지자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G과 화해하기도 하였다.
H의 청약서 날인 위조는 동종 업계와 참가인 회사 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고, 날인 대상이 계약서의 효력을 좌우하는 부분은 아니어서 계약이 무효로 처리되거나 취소되지도 않았다.
원고가 자택대기발령 후 업무상 파일에 접근한 사실은 있으나, 원고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시각이 2020. 7. 30. 17:00경이어서 원고로서는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다음 날 새벽까지 사무실에 있었던 것이고,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유출한 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참가인 회사에서 약 5년 8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단 한 번도 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일부 직원과의 갈등이 있었으나 그 외 직원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였으며, 역량을 인정받아 차장으로 승진까지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이 징계양정에 충분히 참작되어야 한다.
인사위원회 개최 전에 해당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에 대하여 서면통지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원고는 H의 진술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하여 징계절차가 준수되지 못하였고, 이러한 절차상 하자 또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근거 중 하나가 된다.<3>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특히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않은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22, 25, 33, 34, 68, 70, 8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원고가 거래처 직원인 G의 2018. 12. 28.자 및 2019. 1. 28.자 항의 이메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원고로서는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 외에도 G의 항의 이메일에 대처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이 충분히 있었을 것임에도, 연예인의 이미지 사진을 첨부하여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 상대방(G)을 조롱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내는 행동을 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대외적 신용과 위신을 손상시켰다. 또한, 이 사건 이메일로 인하여 거래처와의 계약관계가 파기되는 등으로 참가인 회사의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볼 자료는 없으나, 징계양정을 심사함에 있어 반드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만 징계가 적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G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것은 팀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팀장이 원고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내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원고는 인사위원회에서 '팀장의 지시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G을 업무에서 배제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참가인 회사는 취업규칙에 직장 내 성희롱 예방에 대한 규정을 두고 매년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지를 통하여 직장 내 성희롱 금지를 반복적으로 안내하고 있는바, 원고는 적어도 2017. 4.부터 참가인 회사가 실시한 성희롱 예방 교육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을나 제33호증). 그런데도 원고는 H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발언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독 여직원들에게만 연예인의 성생활 등이 담긴 이른바 찌라시를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들을 지속하였으며, H에 대하여 반말과 조롱이 섞인 과도한 질책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도 하였다. 이후에도 원고는 H에게 사과하거나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사건 해고 이후 H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는데(을나 제40호증), H는 이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던 중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앓고 2019. 11.부터 2개월 동안 휴직하기도 하였다(을나 제69호증).
H는 보험계약자의 청약서 중 '단체보험 유가족 안내에 대한 사항을 충분히 안내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된 부분에 임의로 보험계약자의 도장을 날인하였는데, 그와 같이 안내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단체보험 유가족 안내에 대한 사항' 부분에는 '단체보험 계약자가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에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거나 그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을나 제70호증 중 30쪽). 이 부분이 보험계약 자체의 효력을 좌우하는 부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날인 위조에 따라 고객과의 관계에서 '사망보험금 지급'에 관한 참가인 회사의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바,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H에게 청약서상 누락된 보험계약자의 날인 부분을 위조하라고 교사한 것은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당시 H는 현장실습생에 불과하였고, 원고 스스로도 당시 H가 입사 초기여서 자신이 모든 절차를 감독하였다고 자인하였는바, 이른바 '사수'의 잘못된 교육에 따라 한 행위에 대하여 '현장실습생'에게 책임을 지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설령 H가 이 부분과 관련하여 참가인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형평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재량권 일탈⋅남용의 근거 중 하나로 주장하는 절차상 하자의 존부에 관하여 본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처분을 유효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까지 반드시 그 사실을 통지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18542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그런데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21조 제2항 본문에 '인사위원회는 해당 근로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정하여져 있을 뿐, 그 밖에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에서 '인사위원회 개최 전에 해당 근로자에게 징계혐의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원고가 2019. 7. 30.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로부터 받은 출석통지서(을나 제22호증)에는 '심의사항'란에 "1. 회사의 명예실추의 건(거래처와의 전자메일 송수신 관련 일련의 사안), 2. 직장 내 성희롱의 건, 3. 업무지시 불이행의 건"이 기재되어 있어, 원고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개괄적인 통지는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 위반의 문제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자택대기발령 이후 업무상 파일에 접근한 행위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자택대기발령을 명하는 참가인 회사의 인사발령 확인서를 전달받고도 상급자나 동료에게 알리지 않은 채 다음 날 새벽까지 참가인 회사에 머무름으로써 자택대기발령을 위반하였다는 사정은 징계양정에 참작하여야 한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에서, 자신이 E에게 "미친년, 지랄하네"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는데(을나 제60호증 중 전자기록뷰어 기준 9쪽), 비록 원고의 이 부분 발언이 징계사유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징계양정에는 참작할 수 있다. 원고는 인사위원회에서, E이 다른 직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먼저 큰 소리로 '원고가 성희롱을 하였다'고 말하였기 때문에 E에게 위와 같이 말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설령 E이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E에게 위와 같은 욕설과 저속한 표현을 사용한 것을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하다.
소결 참가인 회사가 ᄀ 원고가 H에게 휴대전화로 질책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와 ᄂ 원고가 H에게 연예인들의 사생활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를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 부분이 아닌 '성실 복무 위반' 부분에 포함시켜 원고를 징계하였음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이 초심판정과 마찬가지로 위 ᄀ, ᄂ의 사유들을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 부분에 포함시켜 판단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 사건 징계사유 중 '거래처와 전자메일 송수신 관련 회사의 명예, 신용 또는 위신 추락', '직장 내 성희롱', '성실 복무 위반'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상,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과적으로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수제(재판장) 양진수 하태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