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시내버스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부천시에 작동지점, 소사본동지점, 상동지점을 두고 있고, 인사, 노무 관리를 지점별로 하고 있다.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 한다)은 2014. 12. 12. 원고의 작동지점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소속된 상급단체는 없다. B노동조합 C지부(이하 ’C지부‘라 한다)는 2019. 7. 16. 원고의 작동지점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F노동조합연맹이다.
C지부는 2019. 8. 5.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9. 8. 8. C지부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과 함께 ’교섭을 원하는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을 ’2019. 8. 8.부터 2019. 8. 16.까지‘로 기재하여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다.
E노조는 2019. 8. 16. 원고에게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9. 8. 17. 아래와 같이 C지부와 E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 공고를 하였다.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지 못하자, E노조는 2019. 9. 6. 원고에게 자신이 과반수 노동조합이라고 통지하였고, 원고는 2019. 9. 11. 다음과 같이 E노조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
C지부는 2019. 9. 16. ’원고가 E노조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한 것은 잘못이고, 자신이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7.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로 C지부의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E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하였다.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C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4. ’C지부가 과반수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로 위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C지부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소송계속중인 2020. 10. 16. C지부는 총회 해산 결의로 해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가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함에도 E노조가 아닌 C지부를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며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데 대하여, 피고는 ‘C지부가 해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본안 전 항변을 한다.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처분 후의 사정에 의하여 권리와 이익의 침해 등이 해소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두436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 내에 C지부를 포함한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함을 전제로 C지부를 원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한 것이고, 이 사건 소 또한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 사용자에 대한 단체교섭 요구를 위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정하는 것인바(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앞서 본 바와 같이 C지부가 제1심 소송계속중인 2020. 10. 16. 해산함으로써 E노조가 원고 내 유일한 노동조합이 된 이상, 원고로서는 더 이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할 필요 없이 곧바로 E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면 된다. 또한, 기록에 나타나 있지는 않으나 원고 내에 또 다른 노동조합이 존재한다면 그 노동조합과 E노조 사이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따라서 더 이상 이 사건 재심판정으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원고가 소로써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C지부의 해산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여전히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➀ 피고는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어 2021. 7. 6.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7항에 따라 과반수 노동조합의 확정권을 가지고, 행정행위의 공정력의 법리에 따라 행정행위는 위법하더라도 취소되지 않는 한 유효한 것으로 통용되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이 취소되지 않는 이상 C지부가 과반수 노동조합이라는 피고의 결정이 계속 효력을 유지하게 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외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➁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 따르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결정된 때로부터 원칙적으로 2년간 그 지위를 유지하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으로 인하여 C지부가 2년 동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므로, 원고로서는 E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짓기 위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취소소송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란 해당 처분의 근거 법률로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키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두47189 판결 등 참조).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외관이 잔존하는 데 대하여 원고가 간접적⋅사실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을 넘어, 법률상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또한, C지부가 해산한 이상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 따라 C지부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여지도 없어졌다. 따라서 추후 피고 등 행정청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외관에 기초한 행정작용을 하여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이익이 침해될 경우 원고가 그 행정작용의 처분성을 주장하여 그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현 단계에서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외관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