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4. 12. 선고 2021누5322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7. 7. 1.부터 ‘D’이라는 상호로 상시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화장품 케이스 및 화장솔 등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4. 5. D에 입사하여 생산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9. 7. 1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19. 5. 27.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9. 11. ‘원고가 2019. 5. 27. 참가인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함으로써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 이는 해고사유 등에 대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하여 부당한 해고이다.’라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19. 10.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26. 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19. 4. 12.경 생산부에서 도금부로 배치되었는데, 2019. 4. 16. 아침에 출근하여 원고에게 도금 업무가 힘들어서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퇴사하겠다고 말하고 귀가하였다. 원고가 2019. 5. 27. 참가인과 통화한 것은, 참가인이 2019. 5. 초순경 원고에게 실업급여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하여 거절하는 답변을 하기 위한 것이었고, 위 통화 당시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 아니다. 참가인이 2019. 4. 16. 자진퇴직하였음에도 원고가 2019. 5. 27. 참가인을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8. 4. 5. ‘D’에 입사하여 생산부에서 기계를 이용하여 화장품 케이스 등의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는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9. 4. 12.경 생산부의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도금부로 배치되어 화장품 케이스 등에 고리를 거는 작업 등을 맡게 되었다.

2)

원고가 운영하는 ‘D’에서는 종이로 된 출퇴근카드를 사용하고, 매달 상반기(1일부터 15일까지), 하반기(16일부터 31일까지) 별도의 카드를 만들어 사용한다. 원고의 근로자들은 매 출퇴근 시 개인별 출퇴근카드를 카드기록기에 삽입하여 출퇴근 시각을 기록하는데, 참가인의 출퇴근카드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의 2019. 4. 15.자 출근시각은 08:25이고, 퇴근시각은 17:55이었다.

3)

원고가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시점(2019. 4. 16.) 무렵 참가인의 교통카드 이용 내역은 다음과 같고, 참가인은 2019. 4. 17. 평소 출근하는 시간․장소와 같이 08:19경 경기버스 노선번호 E의 ‘F’ 정류장에서 승차하여 ‘G’ 정류장에서 하차한 것이 확인된다.

4)

고용노동부는 30인 미만 고용사업주 중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등의 조건을 갖춘 경우 인건비 중 일부를 ‘일자리 안정자금’ 명목으로 사업주에게 지원하였다. 사업주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받는 기간 동안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고용조정 등을 이유로 근로자를 이직시켜서는 아니 되고[구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운영규정(2019. 1. 1.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1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제5조 제3항], 이를 위반하는 경우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급이 중단된다(이 사건 규정 제17조). 고용조정으로 근로자를 퇴직시키는 경우란 ‘경영상 필요 및 회사 불황 등으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해고·권고사직·명예퇴직 포함)’를 말하고(고용보험 상실 사유 중분류 23번), 그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 다만, 고용조정이 불가피하여 부득이하게 근로자를 퇴직시키는 경우에는 사업주가 이를 소명하면 지원이 가능하다.

5)

원고는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2019년 4월분 12명, 2019년 5월분 11명, 2019년 6월분 9명에 대하여 통상 근로자당 각 13만 원씩을 지급받았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중 2019년 4월분으로 2019. 4. 16.까지 일할 계산한 금액이 아닌 1개월분 전액인 13만 원을 지급받았다.

6)

원고는 2019. 6. 4.경 참가인이 2019. 4. 16.에 자진퇴사하였음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4대 사회보험의 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7)

참가인은 재심판정 단계에서, 2019. 4. 17.까지 ‘D’에 출근하여 출퇴근카드까지 찍었는데, 원고가 일이 적으니 당분간 나오지 말라고 하여 그 이후로 출근하지 않은 것이고, 2019. 5. 27. 원고로부터 유선으로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13, 14, 15, 26, 27, 38, 39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을가 제5, 8, 9, 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J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2019. 4. 16. 자진퇴직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가 2019. 4. 17. 참가인에게 일이 적으니 당분간 나오지 말라고 하였다가 2019. 5. 27. 일방적으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참가인이 생산부에서 도금부로 이동한 후 도금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여 2019. 4. 16. 스스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나, 이를 직접적으로 증명할 만한 자료(사직서 등)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참가인이 그 무렵 자발적으로 사직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참가인이 도금부에서 맡은 업무는 화장품 케이스 등에 고리를 끼우는 정도에 불과하여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제1심 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면 참조), 별다른 대책 없이 근로관계를 스스로 종료할 만큼 도금부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이에 반하여 원고의 직원들이 작성한 진술서 및 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은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하나,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일 뿐 아니라 원고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작성한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참가인의 자진퇴직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

참가인은 원고가 주장하는 자진퇴직일 다음 날인 2019. 4. 17.에도 ’D‘에 재직할 때와 같은 시간․장소에서 같은 노선의 버스를 타고 ’D‘ 사업장에 갔다. ’D‘의 공장장 J은 제1심 법정에서 참가인이 2019. 4. 17. 다른 직원들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D‘ 사업장에 방문한 것이라고 증언하였으나, 참가인은 2019. 4. 17. 정상적으로 출근하였다가 원고로부터 당분간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듣고 바로 퇴근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점, 만약 참가인이 보험 상품을 판매할 목적이었다면 동료 직원들이 여유 있는 시간에 방문하였을 것인데, 2019. 4. 17.에도 통상 출근하는 시간․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D‘ 사업장에 갔던 점, 참가인이 2016. 2.경부터 보험 관련 영업을 부업으로 병행하여 오기는 하였으나(을가 제10호증 참조), 2019. 4. 17. 당일에 보험 관련 영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뚜렷한 근거 없는 J의 위 증언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한편 참가인은 2019. 4. 17. 자신의 짐을 챙기지 않고 ’D‘ 사업장에 그대로 두고 나온 것으로 보이는바(제1심 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3면 참조), 2019. 4. 17. 출근하였다가 원고로부터 당분간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듣고 퇴근하였다는 참가인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다)

참가인은 2019. 4. 17. 출퇴근카드를 찍었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참가인의 2019년 4월 하반기 출퇴근카드를 만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통상 ’D‘ 직원들에 대한 출퇴근카드는 매달 1일 및 16일 아침 직원들이 출근하기 이전에 작성되었고, 원고는 참가인이 2019. 4. 16. 출근한 뒤 사직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참가인이 2019. 4. 16. 사직 의사를 표시하기 전에 참가인에 대한 2019년 4월 하반기 출퇴근카드가 작성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에 대하여 ‘D’의 공장장 J은 제1심 법정에서 ‘참가인이 퇴사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19. 4. 16. 아침에 참가인에 대한 2019년 4월 하반기 새로운 출퇴근카드를 만들지 말라고 지시하였다’고 증언하였고, 갑 제32, 33, 37호증(K, J 작성의 각 사실확인서)의 각 기재도 그에 부합하는 듯하나,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J의 위 증언을 선뜻 믿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갑 제32, 33, 37호증의 각 기재도 J의 위 증언과 일부 배치되는 부분이 있는 등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라)

원고가 2019. 4.부터 같은 해 6.까지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은 직원의 숫자는 12명에서 9명으로 감소하였고, 원고가 참가인을 생산부에서 도금부로 이동시킨 이유도 생산부의 생산량 감소 때문이었다. 위와 같은 생산량 및 업무량의 감소는 사용 근로자를 감축할 만한 동기가 되었을 것이고, 이는 ’원고가 2019. 4. 17. 일이 없으니 당분간 쉬라고 하였다’는 참가인 주장에 부합하는 사정이다.

마)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는 사업주가 고용조정으로 근로자를 퇴직시키는 경우에는 그 불가피성 등을 소명하지 못하면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원까지 모두 중단될 수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업무량 감소에 따른 소속 근로자의 퇴직을 ‘고용조정(해고, 권고사직 포함)으로 인한 퇴사’가 아닌 자진퇴사로 처리해야 할 유인이 있었다.

바)

원고는 참가인이 2019. 4. 16. 자진퇴직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참가인에 대하여 2019년 4월분 전체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았고, 2019. 6. 4.경에 이르러서야 참가인에 대한 4대 사회보험의 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등 그 후속 처리를 지체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2019년 4월분 전체 일자리 안정자금(13만 원)을 지원받은 것은 원고 혼자서 많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뒤늦게 퇴사 신고를 하게 된 때문이고,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참가인의 퇴사일을 2019. 4. 16.로 하여 2019년 4월분 일자리 안정자금을 계산한 후 다른 직원(L)에 대한 2019년 5월분 일자리 안정자금을 덜 지급하는 방식으로 참가인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의 과지급분을 환수해 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 주장의 해고일(2019. 5. 27.) 이후에 2019. 4. 16. 자진퇴직한 것처럼 소급하여 처리하였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참가인이 실제로 2019. 4. 16. 자진퇴직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사)

제1심 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참가인이 2019. 7. 1.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원고를 피진정인으로 하여 연차수당, 시간외 근로수당 미지급 문제로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근로기간을 “2018. 4. 5.부터 2019. 4. 16.까지”로 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절차부터 일관되게, 노동청 상담 과정에서 해고 문제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야 한다고 안내받아 해고 관련 사항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서에, 연차수당 등 미지급 문제는 노동청 진정서에 기재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바, 연차수당 및 시간외 근로수당 청구를 위해서는 실제로 근무한 기간을 기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고, 해고 문제에 관해서는 참가인이 위 진정과 별도로 2019. 7. 1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위 진정서에 기재된 근로기간을 들어 참가인이 2019. 4. 16. 자진퇴직을 인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아)

원고는 2019. 5. 27. 09:40경 참가인에게 전화하여 8분이 넘게 통화를 하였는데(을가 제5호증 8면 참조), 이에 관하여 원고는 참가인과 실업급여와 관련한 대화를 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참가인은 원고가 ‘일이 없으니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하여 ‘일이 없으면 좀 더 기다려 보겠다’고 대답하자 ‘그만두라’고 하면서 사실상 해고를 통지하였다고 주장한다. 당시 통화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으나,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는 2019. 4. 17. 참가인에게 일이 적으니 당분간 나오지 말라고 하였다가 2019. 5. 27. 전화 통화로 참가인에게 근로관계의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지한 후 2019. 6. 4.경 참가인에 대한 4대 사회보험 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3)

해고의 적법성 여부

원고가 2019. 5. 27. 참가인을 해고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당시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해고사유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이다.

마.

소결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위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위광하(재판장) 홍성욱 황의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