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이유 부분 2면 2~12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부당해고 구제 신청사건에서 부당해고의 부존재사실을 사용자가 입증해야 한다.
참가인의 대표이사 H은 2020. 5. 13. 오전에 이사 E을 통해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고 더 이상 출근하지 아니한 것이다.
참가인이 E 이사를 통해 2020. 5. 13. 오후에 원고에게 업무변경 지시는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고가 효력을 발생한 이후에 있었던 것으로서 원고에 대해 효력이 없다.
참가인 2020. 5. 13.경 원고에 대해 사유와 절차를 갖추지 아니한 채 부당해고를 하였는데도, 이와 달리 해고가 존재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
부당해고 구제 신청사건에서 부당해고의 존재사실을 근로자가 입증해야 한다.
원고는, 참가인 측에서 2020. 5. 13.경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여 해고사실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오히려 원고는 2020. 5. 13.경 참가인 대표이사 H의 업무변경 지시에 불응하여 자발적으로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표시하고 출근하지 아니한 것인데, 이는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2021. 8. 5.자 피고 답변서 5면). 이에 참가인도 2020. 5. 26. 고용보험 상실처리를 함으로써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최종 정리하였다.
원고는 자발적으로 사직한 것일 뿐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므로, 부당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관계 법령 및 규정의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3면 12행부터 6면 아래에서부터 4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판단
근로관계 종료사유로서 '해고' 사실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법률요건분류설에 기초한 증명책임의 일반원칙에 따라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의 적법성 여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 사유'로서 해고, 퇴직, 사직, 합의해지 등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건의 존재 여부에 관한 증명책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각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사용자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하는 반면, 사용자로부터의 명시적인 해고 통보가 없었더라도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해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근로자 측이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는 등의 다른 근로관계 종료 사유를 주장하는 경우라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닌 이와 같은 자발적인 의사결정으로서 사직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 대해 사용자 측이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8. 16.자 2018두43941 판결로 심리불속행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8. 5. 4. 선고 2017누843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 사용자인 참가인이 2020. 5. 13. 근로자인 원고에 대해 명시적인 '해고 통보'를 함으로써 해고를 당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원고가 이를 증명해야 할 것이지만, 원고의 주장 내용에는 참가인 측이 그 당시 원고에게 업무내용변경에 관한 일방적인 지시를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해고를 한 것이라는 등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고, 이에 대해 피고 및 참가인 또한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므로, 사직 여부에 관하여는 피고 내지 참가인이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원고에 대해 명시적으로 '해고 통보'를 한 사실이 있는지
살피건대,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근로관계의 상대방인 근로자에 대하여 다른 당사자인 사용자가 단독으로 하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다(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11조 제1항), 해고 통보 역시 사용자에 의한 해고의 의사표시가 상대방, 즉 해당 근로자에게 도달하는 때에 비로소 효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20. 5. 13. 오전 중에 E 이사를 통해 원고에게 해고의 의사를 전달 내지 통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4,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관계의 종료가 원고의 묵시적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른 것인지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 위 각 증거,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0. 5. 13. 이후 원고의 묵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종료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및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2020. 5. 13.경 이사 E의 면전에서 '원고에게 회사를 그만 두라고 하라'고 하고, 위 E도 그 직후 원고를 만난 자리에서 '사장님이 원고에게 그만 두라고 하였다'라고 언급한 사실이 있었더라도, 그 전후에 있었던 위 E과 원고, 대표이사와 원고 사이의 대화 내용, 참가인 측이 원고에 대해 취한 업무내용변경 등 조치사항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위 E으로부터 직원인 원고와 F 사이에 업무 관련 다툼이 있었던 것에 대해 보고를 받고 화가 나, 위 E의 면전에서 원고의 태도를 나무라면서 반성 및 자중하게 할 것을 강조하는 취지에서 한 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위 E 또한 원고와 F 사이의 업무내용변경에 관한 대표이사의 업무지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위와 같은 불편한 심중을 대신 전달하면서 향후 재발방지를 경고 내지 촉구하는 취지에서 한 말로 보일 뿐이다. 즉 참가인의 대표이사나 위 E 모두 진실로 원고를 해고하려는 의도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고가 이사 E으로부터 업무내용변경을 전달받던 때는 물론, 그 다음날 대표이사를 찾아가 항의하던 상황에서도, 위 E 및 대표이사는 원고에 대해 대표이사가 지시한 업무내용변경에 관한 조치사항을 수용하고 따름으로써 직원들 간의 갈등 사태가 마무리되고 관계가 회복되면 다시 원고가 원하는 바대로 업무내용을 변경해주겠다는 취지로 원고를 설득하였는바, 이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한편 사직이란 근로자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사용자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근로관계를 장래를 향하여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직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등은 별도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사직할 수 있고, 사직의 의사표시는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확정적으로 표명되어야 할 것이나, 근로자의 행위나 태도 등에 의하여 묵시적 의사표시로서 추인될 수도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조 제7항은,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3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는 경우를 퇴직사유로 간주하도록 정하고 있고,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9조 제2항은, 질병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소속부서의 장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위 E 및 대표이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 측에서 먼저 원고에게 그만둘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처럼 책임을 참가인 측에 미루는 태도를 보이다가 그 다음날인 2020. 5. 14.경부터 위와 같은 내부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출근을 하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2020. 5. 13. 퇴근 시간 이후에 위 E에게 더 이상 함께 근무하지 못하는 데에 따른 아쉬움을 전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어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것임을 암시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이 그로부터 약 2주가 경과된 2020. 5. 26.경 원고의 고용보험자격에 관해 상실신고를 한 것은, 원고가 계속적으로 결근하여 더 이상 출근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사직에 따른 내부적 후속 조치를 취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해고의 존재를 입증하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이 위와 같은 후속 조치를 취하기까지 원고가 무단으로 결근한 기간은 약 2주에 달한다. 2020. 5. 13. 이후 원고가 취한 일련의 태도나 행동에 비추어 보면, 원고 스스로 사용자인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장래에 향하여 종료시키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한 것, 즉 실질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사직하게 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이때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하게 된 경위, 사직에 관한 회사의 관행, 사용자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의원면직 형식의 해고에 관한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다가 회사는 사원의 능력, 적성, 경력 등을 고려하여 부서의 배치, 전직, 승진 등 인사발령을 하고, 사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한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6조 제1항의 취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2조에서 정하고 있는 원고의 근로장소 및 담당업무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지시한 업무내용변경이 원고 입장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내용으로서, 생활상의 곤란을 초래하고 감당할 수 없는 부당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목적, 또는 내부 규정에 반하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원고에 대해 업무내용변경에 관한 지시를 하게 된 경위, 이사 E이 그 내용을 원고에게 전달할 당시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업무내용변경이 사실상 원고로 하여금 회사에서 퇴직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위와 같은 인사권자의 지시사항을 거부하면서 2020. 5. 14.경부터 참가인에 출근하지 않은 이상, 원고에게 계속적인 근로제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원고 자신의 자발적인 사직에 관한 의사결정에 따른 결과로 봄이 타당하다.
소결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의 묵시적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이 인정되는 이상,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해고의 사유 내지 절차의 정당성 등 나머지 점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수제(재판장) 양진수 하태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