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5. 19. 선고 2022나201613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1. 6.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 6.부터 복직시까지 매월 10일에 2,665,050원을 지급하 라.

다.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8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 판결문 4면 7행의 ''기재되어 있다" 다음에 "(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라고 한다)"를 추가한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주위적 청구

1)

원고는 2020. 1. 3. 업무를 수행하던 중 부상을 입고 2020. 1. 5.경 피고의 인사노무담당자에게 병가를 요청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고, 2020. 1. 30.에 근로복지공단에 원고에 대하여 2020. 1. 6.자로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여 피보험자격을 상실시킴으로서 해고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서면에 의하지 않았고, 정당한 사유도 없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0. 1. 6.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2020. 1. 6.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임금지급일인 매월 10일에 임금 상당인 2,665,0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부상을 입게 되어 397,390원 상당의 의료비를 지출하였으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397,39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

설령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 피고는 산업재해 인정을 방해하거나 실업급여를 수급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근로복지공단에 '개인사정에 의한 자진퇴사'로 허위신고를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실업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실업급여인 10,760,871원<2>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의사표시로 근로계약관계를 장래에 향하여 종료시키는 해약의 통지나 사직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해고에 해당하는지" 살핀다.

2)

사직의 의사표시는, 일단 효력이 발생하면 근로자의 법적 지위에 중대한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과 근로관계의 특수성 및 근로관계의 존속 보장의 이념을 고려할 때, 신중하게 당사자의 진의를 탐구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3)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2020. 1. 6. 10:49경 피고의 인사노무담당자인 D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오늘부터 안합니다. 끝입니다. 오늘부터 키 반납하고 짐 빼겠습니다."라고 발언하였다(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 그러나 이는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라거나 근로관계 합의해지를 위한 사직의 의사표시 청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근로자의 사직 관련 발언은, 근로관계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발언 당시의 사정이나 당사자의 행동 및 태도와 그 이후의 사정을 종합하여 관행이나 통념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그 발언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판단하여 진의에 의한 사직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살피건대, ㉠ 통상 피고와 같이 다수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사직원의 제출에 의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는 것이 통상임에도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피고도 사직서를 제출받지 아니하였던 점, ㉡ 원고는 2020. 1. 3.경 호텔 청소 업무를 수행하던 중 부상을 입게 되었고<3>,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유급휴가 처리 등 후속조치를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었는바, 원고가 권리구제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생계수단에 해당하는 근로관계를 자의로 종료시킬 만한 동기가 없어 보이는 점, ㉢ 원고는 피고의 인사노무담당자에게 전화하여 유급휴가 처리 등을 희망하였으나 거절당하자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이 사건 발언을 하게 되었고, 원고의 전체 발언의 취지 역시 피고의 업무 처리가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것인 점<4>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의하거나 사용자와의 분쟁을 원인으로 감정적으로 발언을 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자신의 의사에 기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②

앞서 본 이 사건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발언 당시의 사정이나 당사자의 행동 및 태도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도 원고의 내심의 의사가 발언과 불일치하는 비진의 상태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③

한편, 원고가 이 사건 발언 전후에 보인 언행이나 태도를 보더라도 이 사건 발언을 사직 의사표시로 평가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발언 당일 18:29경 피고의 인사노무담당자 D에게 "인사담당과장이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 그만 두고 나가라고 해서 해고당한 것이지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다. 산재처리를 원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여[갑 제4호증의3], 자의에 의한 사직이 아님을 밝혔다.

원고는 2020. 1. 6.경 열쇠와 출입카드 등을 반납한 뒤 출근하지 아니하였다[갑 제4호증]. 그러나 원고는 부상으로 인하여 당분간 청소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건강상태이고, 매일 이루어져야 하는 호텔 청소업무의 특성상 즉시 후임자에게 인수인계가 필요하였으므로, 위 사정만으로 원고가 '자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중단 또는 해소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발언 직전(2020. 1. 6. 10:22경) 피고의 인사노무담당자 D에게 "근무일수에 대하여 일당으로 급여를 정산하여 달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있다[을 제1호증]. 그러나 원고는 부상을 입기 불과 6일 전인 2019. 12. 29. 피고 소속으로 고용승계가 되었고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행정처리된다면 원고가 실업급여라는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됨을 전제로 하여 일당의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는 자신이 업무상 부상을 입게 되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유급휴가 처리, 실업급여 수급, 산재보상 요양급여 신청 등 해결책을 요구하여 왔다.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아무런 법리적, 경제적 대안 없이 피고로부터 '자의에 의하여'사직하겠다는 것과는 배치되는 행동이다.

나.

해고의 절차상 하자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피고는 2020. 1. 30. 근로복지공단에 원고가 2020. 1. 6.자로 4대 보험의 자격을 상실하였다는 취지의 자격상실신고를 함으로써 원고를 퇴사처리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원고에 대한 퇴사처리 과정에서 근로계약 종료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다.

다.

해고의 정당성 인정 여부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로서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의 이행에 필요한 정신적, 육체적 또는 기타의 적격성을 현저하에 저해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통상해고 사유가 인정되고, 통상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등 참조).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 신체장애가 문제된 경우에는 근로자가 그러한 장해를 입게 된 경위, 사고의 귀책, 치료기간 및 치료 종결 후 노동능력 상실의 정도, 잔존노동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업무의 존부 및 내용, 사용자가 순조로운 직장복귀를 위하여 배려하였는지 여부 등의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참조).

앞서 본 원고가 상해를 입게 된 경위, 귀책 여부에 관한 다툼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통상해고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의료비 상당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제1심 판결문 9면 16행부터 10면 12행까지를 인용한다[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해고시부터 복직시까지 임금 상당의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예비적 청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는 이상, 근로관계의 종료가 유효함을 전제로 실업급여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각주1) 원고는 이 법원에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각주2) 원고가 2017년도 골절부상으로 지급받은 실업급여 9,782,610원에 기초임금 상승분을 반영하여, 원고가 산정한 금액이다.

각주3) 피고는, 원고가 2017년 골절접합수술을 받는 등 기왕병력이 있었을 뿐 2020. 1. 3.경 업무 수행 중 부상을입은 사실이 없고, 원고가 위 기왕병력에 의한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하여 퇴사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호증의 8, 9, 13, 갑 제11호증의 1~6, 갑 제64호증, 갑제70호증의 1~5, 갑 제115호증, 갑제1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0. 1. 3.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근무하던 중 상해를 입은 사실,2016년도 발목 수술 뒤 2017. 2. 이후에는 재발이나 기왕 병력을 위한 특별한 치료내용이 없었던 사실이인정된다. 그러므로 원고의 부상이 산업재해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가 업무수행 중 입은부상으로 인하여 피고에 대하여 업무상재해 처리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었음은 인정된다.

각주4) 원고는, "총을 들든 칼을 들든 마음대로 하세요", "내가 가만히 안있으니까" 등 항의의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