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해당 부분(제2면 제9행부터 제7면 제10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별지와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원고의 청구 요지 이 사건 해임에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어 이 사건 해임은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해임의 무효 확인과 미지급 보수 지급을 구한다.
절차적 하자
피고(이하 ‘피고’와 ‘피고 공단’이라는 표현을 함께 사용한다) 상임이사에 대한 해임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고만 한다)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만 가능하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에서 정한 ‘이행실적’을 평가한 사실이 없고, 같은 법 제35조 제3항, 제48조 제8항, 제52조의3 제3항 등에서 정한 기획재정부장관 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해임건의 없이 이 사건 해임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임은 공공기관운영법이 정한 해임절차를 따르지 않았다(이하 ‘공공기관운영법 위반 위법 주장’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해임 과정에서 원고에게 해명 기회 등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해임사유에 관하여 별도 통지를 하지 않는 등 청문 절차를 위반하였다(이하 ‘청문 절차 위반 위법 주장’이라 한다).
해임사유의 부존재
피고는 이 사건 해임에 관한 인사발령에서 원고에 대한 해임 근거를 공공기관 운영법 제31조 제7항으로 공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임의 위법여부를 판단할 때 해임사유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에 제한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해임을 전후하여 원고에 대하여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에서 정한 ‘이행실적’을 평가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임의 근거가 되는 해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이하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 위반 주장’이라 한다).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해임의 근거가 되는 해임사유를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 제18조 제3, 4호로 넓게 본다 하더라도,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 제18조 제3, 4호에 해당하는 해임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이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이라 한다).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본안 전 항변 요지 원고는 2020. 4. 20.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은 계약 조항(제3조 제2항)에 따라, 또는 위임계약으로서 법령(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사직서 제출로 해지되었다. 설령 이 사건 해임이 무효라 하더라도,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로 해지된 이상 이 사건 소 중 해임무효 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판단
인정 사실 국무조정실이 2020. 4. 6. 및 그다음 날 피고에 대하여 공직복무점검을 실시하였고, 2020. 5. 8. 피고에게 원고의 비위사실을 통보하였다(을 제7호증 제3면, 을 제10호증). 원고는 2020. 4. 20. 피고에게 ‘일신상의 사유로 피고 공단에서 사직하고자 하니 재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을 제8호증). 그러나 피고는 2020. 4. 22. 원고에 대하여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에 의하여 직무정지를 명하였다(갑 제6호증). 피고 감사실은 2020. 5. 원고의 비위사실에 관하여 특정감사를 실시한 후 원고의 행위가 피고 공단 인사규정 제28조 ‘성실의 의무’, 제32조 ‘친절공정 및 품위유지의 의무’, 피고 공단 임직원 행동강령 제27조 ‘품위손상행위 금지’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건의하였다(을 제7호증). 피고는 2020. 6. 5.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에 따라 원고를 해임한다’는 이 사건 해임 인사발령을 공지하였다(갑 제8호증).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호증,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피고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일로부터 2일 뒤인 2020. 4. 22. 원고에 대하여 직무정지를 명하면서 그 근거로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을 들었다. 피고가 2020. 4. 22. 위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한 직무정지 발령은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 제1항에 따라 원고의 의원면직 의사표시를 받아들이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처럼 피고는 법률에 근거하여 원고의 의원면직 의사표시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이 원고의 사직서 제출로 해지되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에 따른 이사 위촉 관계 1)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해임에 청문 절차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거나, 이 사건 해임의 근거가 되는 해임사유를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 제18조 제3, 4호로 넓게 본다 하더라도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 또는 그와 유사한 관계임을 전제로 한다. 즉, 원고는 이 사건 해임을 ‘징계해고’로 파악하고, 징계해고에 필요한 절차적 정당성 결여(청문 절차 위반)와 실체적 정당성 결여(징계재량권 일탈.남용)를 주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를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에 따른 이사 위촉 관계로 파악하여, 수임자인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해임은 ‘징계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피고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 해임은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의 해지 통지이므로,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 해지에 계약상 또는 법률상 근거가 있는지에 따라 위법 여부가 판가름될 뿐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그 판단 기준이 아니게 된다.
관련 법령 및 인정 사실
피고는 B공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B공단법 제1, 2조). 피고에는 이사장 1명을 포함한 13명 이하의 이사와 감사 1명을 둔다(같은 법 제7조 제1항). 피고에 관하여는 B공단법, 공공기관운영법에서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B공단법 제27조).
피고는 공공기관운영법에서 정하는 공공기관(준정부기관)이다(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제1항 제1호, 제5조 제1항 제1호, 같은 조 제4항 제2호). 준정부기관의 상임이사는 준정부기관의 장이 임명하되(같은 법 제25조 제2항), 기관장은 해당 기관의 상임이사와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행실적을 평가할 수 있으며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실적이 저조한 경우 상임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같은 법 제31조 제7항). 기관장은 준정부기관 상임이사의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결과와 그 밖의 직무수행실적을 고려하여 상임이사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같은 법 제28조 제2항 제2호), 상임이사의 보수 역시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이사회에서 정한다(같은 법 제33조 제1항 제2호). 상임이사에게는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비밀유지의무, 회사에 대한 책임 등에 관한 규정(상법 제382조의3, 제382조의4, 제399조, 제400조 및 제401조)이 준용되고(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1항), 주무기관의 장은 상임이사가 위 직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게을리 한 경우 상임이사를 해임하거나 그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ᆞ요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본문).
피고의 정관은 다음과 같다(갑 제1호증의 2). 피고 공단은 이사장 1명과 4명 이내의 상임이사를 포함한 11명 이내의 이사를 둔다(제5조 제1항). 상임이사는 공공기관운영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이사장이 임명하고, 연임 여부도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2항에 따라 결정한다(제7조 제2항, 제9조 제2항). 이사장은 상임이사와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행실적을 평가할 수 있으며,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실적이 저조한 경우 해임할 수 있다(제11조 제5항). 상임이사는 이사장을 보좌하고 공단의 업무를 분장하며, 이사장의 사고 시 직제 순위에 따라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제12조 제2항). 상임이사의 보수 기준은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결과를 고려하여 이사회에서 정한다(제14조 제2항).
피고는 피고 직원에게 적용할 임용.복무.징계와 그 밖의 인사관리 기준을 정하기 위하여 ‘인사규정’을 정하였다(갑 제10호증. 피고 공단 인사규정 제1조). 피고 공단 인사규정은 피고의 직원에게 적용하나, 직원의 의무를 규정한 일부 규정은 임원에게도 적용된다(같은 규정 제2조).
원고는 1990. 12. 21. 피고 공단에 직원으로 입사하였다(을 제8호증). 원고는 2019. 6. 10. 직전까지 관리1급 직원으로 재직하다가 2019. 6. 10. 의원면직으로 퇴직하였고, 같은 날짜로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로 임명되고 기획본부장에 보임되었다(갑 제2호증의 1, 2). 원고와 피고는 2019. 7. 무렵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을 체결하였는데(갑 제3호증), 이 계약의 목적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권한과 책임, 경영성과의 평가, 보수, 해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데 있다(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서 제1조). 상임이사의 보수는 기본연봉, 성과연봉 및 퇴직금으로 구성된다(같은 계약서 제12조). 이 사장은 1 상임이사의 경영성과 평가결과가 저조한 경우, 2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 3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경우, 4 상임이사의 직무를 게을리 하는 등 직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임조치를 비롯한 인사조치를 취할 수 있다(같은 계약서 제18조). [인정 사실의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가지번호를 부기하지 않는 이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다툼 없는 사실 3)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는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에 따른 이사 위촉 관계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피고가 수임자인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해임은 ‘징계해고’가 아니라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의 해지 통지로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아래 사실 또는 사정은 앞서 보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다).
원고는 2019. 6. 10. 피고 공단의 직원에서 퇴직하고, 같은 날 피고 공단의 임원인 상임이사로 임명되었다. 보수규정으로 정하는 직원의 보수와는 달리, 상임이사의 보수는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결과를 고려하여 이사회에서 정한다(정관 제11조 제2, 4항, 갑 제1호증의 2 제6면). 직원들의 신분보장을 정하는 인사규정 제7장도 임원의원면직의 제한에 관한 제57조의3을 제외하고는 상임이사인 임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인사규정 제2조 단서, 제7장, 갑 제10호증 제7면).
원고에게는 회사의 이사에 관한 각종 의무와 책임이 준용된다(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1항). 공공기관운영법, 피고 정관,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서는 피고 상임이사에 대하여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의 해지를 뜻하는 해임에 관하여만 정할 뿐 해임 이외의 징계조치에 관하여 정하지 않는다. 인사규정 중 징계에 관한 조항은 원고를 비롯한 임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인사규정 제2조 단서, 제8장, 갑 제10호증 제7면).
재단법인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민법 제61조). 민법상 법인과 그 이사와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법률관계와 같은 것이고(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다37206 판결), 법인과 이사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41741 판결). 정부투자기관 이사의 선임행위는 이사에게 정부투자기관의 자율경영을 보장하면서 책임경영을 위탁하는 위임에 유사한 계약으로서 정부투자기관과 그 이사와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법률관계와 유사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8다7895 판결). 상임이사인 원고와 피고의 관계를 이사와 법인의 일반적인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관계와 달리 파악할 법령(B공단법, 공공기관운영법, 민법)상 근거, 정관(피고 정관과 그 위임에 따른 피고 공단 인사규정 등)상 근거, 계약(이 사건 상임이 사경영계약)상 근거가 없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공공기관운영법 위반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상임이사에 대한 해임이 공공기관운영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는 피고에 관하여 B공단법, 공공기관운영법에서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데(같은 법 제27조), 상임이사의 해임에 관하여 이미 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3항, 제48조 제8항, 제52조의3 제3항 등에서 정하는 이상 민법 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수 없다는 점, 상임이사가 피고의 이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고 이사회가 이사장 해임을 건의하는 등 중요 사항을 의결할 수 있으므로 상임이사의 법적 지위가 강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든다(원고의 2023. 2. 11. 자 준비서면 제20, 21면). 그러나 공공기관운영법이 정한 상임이사의 해임사유는 성과계약 이행실적 저조(같은 법 제31조 제7항), 충실의무나 비밀유지의무 위배(같은 법 제35조 제3항), 경영실적 부진(같은 법 제48조 제8항),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위행위의 수사 또는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같은 법 제52조의3 제2, 3항) 등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위 사유를 제한적 열거로 해석한다면 그 이외의 사유(예를 들어,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위행위 이외의 비위행위나 정관·법령 위반행위로 수사 또는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로는 정관·법령 또는 계약에 따른 사유로도 해임할 수 없게 되어 부당하다. 또한, 공공기관 운영법이 정한 해임 절차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획재정부장관 또는 주무기관의 장이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요구하도록 되어 있는데, 반드시 위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면 기획재정부장관 또는 주무기관의 장의 요구 없이는 공공기관의 자체 판단으로 상임이사를 해임할 수 없게 된다. 상임이사의 비위가 해당 공공기관 감사실에 제보되어 조사된 결과가 있더라도 기획재정부장관 또는 주무기관의 장의 상임이사 해임 요구가 없는 한 그 상임이사를 해임할 수 없게 되는 결과가 발생함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결과가 불합리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운영법이 정한 상임이사 해임사유 및 절차는 기획재정부장관 또는 주무기관의 장이 해당 공공기관의 임원 임면에 관여할 수 있는 사유와 절차를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다른 법령, 정관 또는 계약에 따른 상임이사 해임이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 공공기관운영법 위반 위법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청문 절차 위반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임의 사유는 ‘원고가 피고의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장임에도 사적 모임 자제 지시를 위반하여 2020. 3. 1. 피고 직원들과 골프 모임을 가졌고, 그로 인하여 자가 격리 대상이 되었음에도 2020. 3. 2. 무렵 허위 경위서를 작성하여 피고에 보고하였으며, 이후에도 다시 2020. 3. 29. 피고 직원들과 골프 모임을 가졌고, 위 각 사실이 “C”, “D” 등의 제목으로 33건의 언론보도가 되어 피고의 위신을 크게 실추하였다’는 것이다[아래 다의 1)항에서 보는 바와 같다. 이 사건 해임의 사유인 원고의 위 비위사실을 ‘이 사건 비위사실’이라 한다]. 다음 사실 또는 사정은 앞서 보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호증, 을 제7,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다. 국무조정실은 2020. 4. 6. 및 그다음 날 피고에 대하여 공직복무점검을 실시하였고, 2020. 5. 8. 피고에게 이 사건 비위사실을 통보하였으며(을 제7, 10호증), 그 과정에서 원고는 2020. 4. 20.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2020. 4. 22. 원고에 대하여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에 의하여 직무정지를 명하였고(갑 제6호증), 피고 감사실은 2020. 5. 이 사건 비위사실에 관하여 특정감사를 실시한 후 원고의 행위가 피고 공단 인사규정 제28조 ‘성실의 의무’, 제32조 ‘친절공정 및 품위유지의 의무’, 피고 공단임직원 행동강령 제27조 ‘품위손상행위 금지’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건의하였다(을 제7호증). 피고 감사실은 2020. 6. 2. 원고에게 이 사건 비위사실을 담은 감사결과를 확인받기도 하였다(을 제9호증).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해임 이전에 해임사유를 사전에 통지받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하여 해명할 기회도 보장받았다. 청문 절차 위반 위법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임의 사유 비록 이 사건 해임에 관한 인사발령에서는 적용 법령을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으로 기재하였으나, 이는 ‘기관장이 상임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는 효과를 갖는 법률조항을 잘못 적시한 것이고 이 사건 해임의 사유는 이 사건 비위사실로 봄이 타당하다. 즉, 적용 법률을 잘못 든 것이지, 위 법률 조항으로 해임의 근거가 되는 사실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가 이 사건 해임에 관한 인사발령에서 원고에 대한 해임근거를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으로 공지하였음을 근거로 이 사건 해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때 해임사유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에 제한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 위반 주장은 이러한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은 상임이사와의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결과 그 실적 저조를 이유로 한 해임을 정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성과계약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가 없다(다툼 없는 사실). 피고는 상임이사의 종합평가를 매년 7월에 그 직전 연도 성과계약 이행실적을 평가하므로(을 제13 내지 16호증), 이 사건 해임 시인 2020. 6. 5.에는 원고의 상임이사 임명 시인 2019년도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음은 당연하다. 원고는 피고 공단에서 약 29년 6개월(1990. 12. 21.~2019. 6. 10.) 근무하다가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로 임명되었고(앞서 본 사실) 그 임명 직전에는 경영지원본부에서 근무하기도 하였으므로(갑 제2호증의 1), 이 사건 해임 시인 2020. 6. 5.에는 원고에 대한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자료가 존재하지 않음은 원피고가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단지 ‘기관장이 원고를 해임한다’는 취지에서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 역시도 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결과 그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임이 이루어진 것이 아님은 잘 알고 있었다.
이 사건 해임의 경과를 보면, 원고로서도 이 사건 해임의 사유가 이 사건 비위사실임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국무조정실은 2020. 4. 6. 및 그다음 날 피고에 대하여 공직복무점검을 실시하였고, 2020. 5. 8. 피고에게 이 사건 비위사실을 통보하였다. 피고는 2020. 4. 22. 원고에 대하여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에 의하여 직무정지를 명하였고,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의3은 의원면직 신청 임원이 비위와 관련하여 감사 또는 조사 중인 경우에는 의원면직을 허용하지 않고 해당 임원에 대하여 직무를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피고 감사실은 2020. 5. 이 사건 비위사실에 관하여 특정 감사를 실시한 후 원고의 행위가 피고 공단 인사규정 제28조 ‘성실의 의무’, 제32조 ‘친절공정 및 품위유지의 의무’, 피고 공단 임직원 행동강령 제27조 ‘품위손상행위 금지’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건의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 감사실은 2020. 6. 2. 원고에게 이 사건 비위사실을 담은 감사결과를 확인받기도 하였다. 피고는 2020. 6. 5.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 제7항에 따라 원고를 해임한다’는 이 사건 해임 인사발령을 공지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해임은 이 사건 비위사실이 알려진 때로부터 두 달 내에 있었고, 그 사이에 원고는 국무조정실로부터 공직복무점검, 피고로부터 특정감사를 각각 받았으며, 원고 스스로 제출한 사직서는 이 사건 비위사실로 인한 것이었고, 그 사직의사표시가 비위 감사 또는 조사를 이유로 반려되고 원고 자신의 직무가 정지되기까지 하였다. 원고는 피고 감사실에 이 사건 비위사실을 확인한 2020. 6. 2.로부터 3일 뒤 이 사건 해임 인사발령을 받았다.
징계의결이 요구된 당초의 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징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는 법리(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두12514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등 참조)는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에 따른 이사 위촉 관계이고, 그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수임자인 피고에게 한 이 사건 해임은 ‘징계해고’가 아니라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의 해지 통지로 봄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위 나)항 기재 이 사건 해임의 경과를 보면, 원고 역시 이 사건 해임의 사유가 이 사건 비위사실임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해임의 위법 여부 이 사건 해임의 사유는 이 사건 비위사실이다. 이 사건 비위사실은 피고 공단정관 제4조 제1항, 인사규정 제2조 단서에 의하여 임원에게도 적용되는 인사규정 제28조(성실 의무), 제32조 제2항(품위유지 의무) 위반이자 ‘상임이사의 직무를 게을리 하는 등 직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 제18조 제3, 4호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원고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피고의 상임이사이자 기획본부장이었다. 상임이사는 이사장을 보좌하고 공단의 업무를 분장하며, 이사장의 사고 시 직제 순위에 따라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피고 공단 정관 제12조 제2항, 갑 제1호증의 2). 즉, 원고는 2020년 당시 1,811명의 임직원(을 제23호증)으로 구성된 피고 공단의 차장(次長) 지위에 있었다. 특히 2020년 2월과 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었는데(을 제25, 26, 30호증) 원고의 근무지인 피고 공단 본사가 경북 김천시에 위치하였다는 지역적 상황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원고가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 공단의 지시를 불이행하고 나아가 허위의 경위서를 제출한 것은 피고 공단의 일반 직원이 같은 행위를 한 것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비위사실 당시 피고 공단의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장이었다.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책단은 피고 공단의 코로나 대응을 총괄 지휘하면서 사내업무망 게시판을 통하여 직원들의 복무지침, 확진자 경로, 감염예방 대책 등을 게시하여 코로나 감염 예방활동을 수행한다(을 제7호증 제5, 6면).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은 2020. 2. 25. 전 부서에 ‘코로나19 비상대응 대책단 일일 주요 소식지 2’라는 제목의 문서를 전파하였는데(을 제3호증의 1), 위 문서에는 코로나 확산의 심각성과 함께 ‘모든 회의.행사.출장.회식 등 외부 접촉 최소화 시행’이라는 본사 감염 예방 대책을 담고 있다(을 제3호증의 2 제1면).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은 2020. 2. 27. 전 부서에 ‘코로나19 비상대응 대책단 일일 주요 소식지 3’라는 제목의 문서를 전파하였는데(을 제4호증의 1), 위 문서에는 ‘단체 회식 자제, 출장.교육.회의 최대한 자제 및 외부 활동 제한’이라는 예방 대책을 담고 있다(을 제4호증의 2 제1면).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이 2020. 2. 27. 전 부서에 전파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복무관리 지침(4차 추가사항 포함)’은 ‘시급성과 필요성이 낮은 여행 또는 사적 모임은 가급적 연기 또는 취소’ 지시가 포함되어 있다(을 제5호증의 2 제3면).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이 공지한 ‘코로나19 관련 복무관리 세부 지침’은 자가 격리 대상으로 특정된 사람에게 공가(公暇)를 적용하기로 하되, 공가 사유 발생 시 경위서를 첨부하여 공문으로 보고하도록 정하였다. 위 경위서 양식에는 확진자와 접촉 여부, 방문 장소, 방문 시간 등을 정확하게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있다(을 제6호증 제1, 2, 6면). 원고는 위와 같은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 지시에도 2020. 3. 1. 피고 직원들과 골프 모임을 가졌고(원고가 골프 모임을 가진 날짜는 원고가 단장인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이 ‘시급성과 필요성이 낮은 여행 또는 사적 모임은 가급적 연기 또는 취소’ 지시가 포함된 복무관리 지침을 전파한 때로부터 불과 3일 뒤이다), 골프장을 다녀간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이유로 자가 격리를 하게 되자 원고는 골프장 방문 사실을 숨기고 다른 장소 방문을 허위로 기재하였다. 원고는 자가 격리를 마친 후에도 위와 같은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의 각 지시 또는 지침이 유지된 시기인 2020. 3. 29. 피고 직원들과 골프 모임을 가졌다(을 제7호증).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피고 공단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의 정당한 지시를 불이행한 것으로 피고 공단 인사규정 제28조(성실 의무), 제32조 제2항(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구성한다. 위 조항은 인사규정 제2조 단서에 따라 임원에게 적용되고, 나아가 임원의 인사규정 위반은 정관 제4조 제1항에 따라 정관 위반 행위가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비위사실은 ‘정관 위반 행위’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비위사실은 2020. 4. 21. 무렵 “E”, “F”, “G” 등의 제목으로 언론보도가 되었고, 그 뉴스 건수는 33건에 이른다(을 제12, 24호증). 피고 공단은 이 사건 비위사실과 관련하여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골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거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쏟고 있는 시점에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 대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는 취지의 사과.사죄 논평을 내었다(을 제12호증의 1, 2). 이 사건 비위행위의 존재로, 나아가 이 사건 비위행위가 피고 공단의 고위직이자 코로나 대응 책임자인 원고에 의하여 저질러졌다는 사실로 피고의 대외적인 명성과 신뢰는 크게 저하되었다. 이는 ‘상임이사의 직무를 게을리 하는 등 직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이자 코로나 대책을 수립.시행하는 대책단장인 원고가 스스로 내린 지시를 두 차례 어기고, 나아가 그 경위서를 허위로 작성하였다는 점에서, 원고에게 ‘1,811명의 임직원을 이끌고 피고 공단 이사장을 보좌하면서 공단의 업무를 분장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원고가 상임이사로서, 기획본부장으로서 향후 피고 공단에 어떠한 지침을 세우거나 피고 공단 임직원에 지시를 하더라도 그러한 지침과 지시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 자신이 세운 명령과 지시를 스스로 어기고 허위의 경위서를 제출하는 임원이 직원의 신뢰와 복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상임이사의 직무를 게을리 하는 등 직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횡령 사실로 형사 유죄판결을 받은 경영본부장에게 내려진 해고 무효 판결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임이 과중하다고 주장한다(원고의 2023. 4. 13. 자 준비서면 제17, 18면). 그러나 1 원고가 주장하는 경영본부장의 횡령은 그 피해 금액이 354,880원에 그치는 비교적 소액인데다 그 전후 사정에 참작할 사정이 있었으므로(갑 제14호증), 이 사건과 평면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나아가 2 경영본부장은 피고 직원으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여 인사관리세칙 징계양정기준의 적용을 받지만, 원고는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로서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관계에 있어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본부장과 원고에게 동일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임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
결론 이 사건 해임이 위법함을 전제로 이 사건 해임의 무효 확인
1 원고가 주장하는 경영본부장의 횡령은 그 피해 금액이 354,880원에 그치는 비교적 소액인데다 그 전후 사정에 참작할 사정이 있었으므로(갑 제14호증), 이 사건과 평면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나아가 2 경영본부장은 피고 직원으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여 인사관리세칙 징계양정기준의 적용을 받지만, 원고는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로서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관계에 있어 이 사건 상임이사경영계약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본부장과 원고에게 동일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해임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 5. 결론 이 사건 해임이 위법함을 전제로 이 사건 해임의 무효 확인과 미지급 보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각주1) 전자기록상 자동 부여되는 면수를 뜻한다.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