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 18. 선고 2022노238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편취의 범의 또는 기망 여부에 대하여 피고인은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의 실질적인 소유주로서 H을 통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D(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 180억 원을 투자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2)

재물의 교부 또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

가)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180억 원의 투자금 유치를 위한 수수료 명목으로 1억 5,000만 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연번 1)을 받은 사실이 없다. 피해자 회사가 2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위하여 P에게 1억 5,000만 원을 대여한 것이고 당시 피고인은 P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차용금 채무를 보증한 것에 불과하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투자금 유치를 위한 수수료 명목으로 시가 약 3억 400만 원 상당의 L 주식을 6억 9,700만 원에 매수하게 함으로써 그 차액 상당인 3억 9,300만 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연번 2)의 재산상 이득을 얻은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P를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의 매수를 권유한 것에 불과하다.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의 매수를 180억 원의 투자금 유치와 연관 지어 말한 사실도 없다. 또한 주가가 변동하는 상장주식의 특성을 고려하면 매수가액과 시가의 차액을 바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상 손해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다)

피고인은 180억 원의 투자금 유치를 전제로 5억 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연번 3)을 받은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노력으로 피해자 회사가 받은 20억 원의 투자에 대한 수고비를 관행에 따라 받은 것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편취의 범의 및 기망행위 여부에 대하여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상대방이 개별적 처분행위를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1051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6646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73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마치 자신이 실소유자로 있는 H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의 투자할 것처럼 피해자 회사를 기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은 AJ이라는 회사가 H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H의 최대주주인 AK 소유의 주식에 대한 매수대금으로 10억 원 상당을 투자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한 바 없고, 달리 피고인이 H의 실소유주 혹은 그에 준하는 정도의 지위에 있는 자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나)

피해자 회사가 H으로부터 받은 투자금 20억 원은 주식회사 AG(이하 ’AG‘라 한다)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에 반환한 돈으로서 H이나 최초 투자자인 AI에 반환되어야 할 돈이었고, 피고인이 정당한 방법으로 H에 유치한 투자금이 아니었다.

다)

피해자 회사에 대한 투자 과정에서 H 측의 실무를 담당한 S의 수사기관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J가 보유하고 있던 위 돈이 AG로부터 반환받은 돈이라는 사실을 속이고, H 측에는 마치 피고인이 유치한 투자금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H으로 하여금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투자확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20억 원을 지급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인은 스스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시에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에 실패하는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마)

피고인이 이 사건에 제출한 자료들은 투자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처분문서로 보이지 않고, 그 기재 내용 자체로 투자금액이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는 등 피고인이 충분히 투자를 유치할 만한 능력이 있었다고 인정할 근거로는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무렵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이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만한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바)

피해자 회사는 H으로부터 받은 투자금 20억 원의 대부분을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생산 공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용처에 지출하였다. 피고인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위 20억 원을 투자한 이후에 피해자 회사가 당초 제시하였던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하여 추가 투자를 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변소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사)

피고인이 제출한 AB 장부열람 요청 이메일(증 제9호)이나 장부열람 답변서(증 제12호)만으로는 피해자 회사가 실제로 AB의 장부열람 요청을 거절하거나 혹은 부실한 자료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피고인에게 추가 투자를 중단할 만한 정당한 사정이 있었다면, 이를 피해자 회사에 정식으로 통보하지도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G, S 등의 연락을 회피(증거기록 1권 363쪽)하기만 한 이유를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3)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이 H의 실질적인 소유주였는지

(1)

피해자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이 사건 투자와 관련된 실무를 담당한 G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P로부터 소개받은 피고인이 자신은 H의 실소유주로서 H을 통하여 180억 원을 피해자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P 역시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H을 인수하였다고 하며 자신이 H의 실질적인 소유주로서 피해자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하여 피해자 회사에 소개해 주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145, 146쪽).

(2)

그런데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의 투자를 처음 제안한 2019. 4.경부터 피해자 회사로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을 매수할 것을 요구한 2019. 6. 14.경까지 H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나타난 대표이사는 T였고, H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투자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한 사람은 S이었다.

(3)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2018. 12.경 H(당시 상호는 Y 주식회사)의 최대주주인 AK이 보유하던 H의 주식을 27억 원에 인수함으로써 H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S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8. 12.경 AK으로부터 H의 주식을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있으나 그 계약에 따른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2018. 12.경 이미 피고인과 AK 사이의 주식매매계약은 해지된 상태였고, 그 무렵부터 자신이 H의 주주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본부장의 지위에서 H의 투자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T도 이 법정에서 ’피해자 회사에 대한 투자 당시 H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업무를 처리한 사람은 S이었고, 자신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피고인이 H의 실제 소유주라는 사실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S 및 T의 진술과 달리 피고인이 2019. 4.경부터 2019. 6. 14.경까지 H의 지배주주 내지 최대주주였다거나 H의 업무에 대하여 포괄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나 정황은 제시되지 않았다.

(4)

한편 피고인은 AV(2019. 10. 25. H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과 공모하여 2020. 7. 13.경 AW 주식회사(2019. 10. 25. H의 상호가 AW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의 자금 6억 원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계좌로 송금하여 그 중 5억 원은 이 사건의 피해자 회사에 형사사건 합의금 명목으로 송금하고 나머지 1억 원은 피고인의 배우자 명의 계좌로 송금한 후 생활비 등으로 임의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2022. 6. 17. 기소되었는데(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고합141호), 위 사건의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AW 주식회사의 실질적인 사주(社主)로 활동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증거목록 순번 78). 피고인의 변호인은 위 공소사실의 기재가 피고인이 H의 실질적인 소유주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나, 위 공소사실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AW 주식회사의 실질적인 사주(社主)로 활동하였다는 것일 뿐 피고인이 AW 주식회사의 지배주주 내지 최대주주라는 의미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위 사건의 범행 일시는 AV이 H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상호를 AW 주식회사로 변경한 이후인 2020. 7. 13.경이므로 이 사건의 범행 일시와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위 사건의 공소장 기재 내용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H의 실질적인 소유주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피고인에게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

(1)

H은 2019. 5. 3.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의 한도 내에서 투자한다는 내용의 투자확약서(증거목록 순번 3, 44, 이하 ’이 사건 투자확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고, 2019. 6. 14. 피해자 회사에 20억 원을 송금하였다. 그 경위와 관련하여, S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19. 5.경 “AG의 실질적인 사주인 X로부터 H에 200억 원을 유치하여 그 돈으로 상장사인 AH를 인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하며 “X가 H에 200억 원을 넣으면 H 명의로 피해자 회사에 투자한 다음 피해자 회사가 AH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자“고 제안하였다. 자산운용사인 H으로서는 손해를 입을 것이 없어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며칠 있다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투자확약서를 발급해 달라고 해서 H 쪽에 이야기를 해서 발급을 받아준 것이다. 이후 피고인이 “J로부터 H에 20억 원이 들어올 예정인데 그것을 바로 피해자 회사에 투자해 달라”고 하였고, 2019. 6. 14.경 J로부터 H 명의 계좌로 27억 5,000만 원이 입금되어 그 중 20억 원을 H 명의로 피해자 회사에 지급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H은 자체적으로는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을 투자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공모를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투자할 자금을 모집할 계획도 없었는데, AG의 X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H을 거쳐 피해자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피고인의 설명을 믿고 투자확약서를 작성해 준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2)

T도 이 법정에서 ’이 사건 투자확약서에 의하면 H이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는 피고인이 자금을 유치한다고 해서 진행이 되었던 것일 뿐이다. H이 투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었다. H은 2019. 8. 말 기준으로 자본금이 8억 3,000만 원에 불과했고 자본시장법상 필요유지 자기자본 14억 원에도 미달되는 상태여서 AI의 투자금이 입금되기 직전에 법인계좌의 잔고는 34,500원으로 직원들의 급여도 거의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H은 투자자가 자금을 마련해오고 투자 대상 회사를 지정하면 캡만 씌워서 투자를 진행할 뿐이고, 이 사건 투자 역시 투자가 성사되면 수수료 수익을 받을 목적으로 중간에서 투자확약서를 작성해주었을 뿐, H에서 투자 자금을 조달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직접 투자 대상 회사인 피해자 회사의 투자 가치 등을 조사하거나 확인해 본 바도 없다’고 진술하였다.

(3)

위와 같은 S, T의 진술을 종합하면, H은 피고인의 제안에 따라 피고인이 AG의 실질적인 사주인 X로부터 H에 2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유치하면 그 중 180억 원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고인이나 피고인이 유치한 투자자와 피해자 사이의 투자를 중개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 뿐 H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투자자를 직접 모집하거나 H의 고유자금으로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을 투자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4)

그런데 S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이 있고 나서 X를 찾아가 이 사건 투자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X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339쪽). 피고인은 이 법원에서 이르러서는 S 등에게 AG의 X로부터 H에 200억 원을 유치하겠다고 설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투자확약서 작성 전 S에게 AG의 실질적인 사주인 X로부터 H에 200억 원을 유치하여 피해자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말한 것은 거짓이었음을 알 수 있다.

(5)

한편 피고인의 변호인은, 2019. 4.경 홍콩 소재 AX이 AV이 운영하는 AY사에 미화 5,000만 불을 투자하기로 약정하였고, AV은 AX로부터 투자받을 미화 5,000만 불 중 일부를 H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투자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 측에서 투자와 관련된 실무를 담당한 G나 P 등에게 자신이 H의 실소유자로서 H을 통하여 18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하였을 뿐 AX이나 AV 등을 통하여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하지는 않았던 점, 2 피고인은 H의 실무를 담당한 S에게도 AG의 실질적인 사주인 X로부터 투자를 받아 H에 200억 원을 유치한 다음 H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말하였을 뿐 AX이나 AV을 통하여 H에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던 점, 3 H이 피해자 회사에 1차로 투자한 20억 원은 J가 H을 통하여 AI로부터 투자를 받았다가 H에 반환한 자금이었던 점, 4 피고인은 AX이 AV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2019. 9. 10.까지 5,000만 불 이내로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AX 명의의 지급약정서(Letter of Commitment, 피고인 제출 증 제2호, 공판기록 88쪽)와 ’피고인의 제안에 따라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 있었다‘는 취지의 AV의 확인서(피고인 제출 증 제1호증, 공판기록 86쪽)를 자신의 변소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하였으나, 위 지급약정서에 따른 투자의 실현가능성이나 피해자 회사에 대한 투자와의 관련성 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나 구체적인 정황은 제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AX이나 AV 등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을 투자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재물의 교부 또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

1)

1억 5,000만 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연번

1)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 회사가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투자금 유치를 위하여 1억 5,000만 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1)

피해자 회사로서는 주주인 다른 회사로부터 돈을 빌려서까지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할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는바, 이 사건 투자 유치를 위하여 피고인에게 위 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2)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9. 5.경 피고인의 계좌로 1억 5천만 원을 피해자 회사로부터 받은 것은 일반적인 금전소비대차에 의한 대여금이다‘(수사기록 1권 426쪽)라고 명확하게 진술하였으면서도,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 이르러서야 ’P가 피해자 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고, 자신은 보증할 의사로 인감증명서 등을 전달하였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번복하였는바, 그 변소를 믿기 어렵다.

(3)

오히려 피고인은 P를 통해 피해자 회사에 150,000,000원의 대여를 부탁하였고, 이후 피고인 명의 K조합계좌로 위 돈이 입금되었음에도 피고인이 이의하지 아니하였다.

(4)

위 돈이 입금된 날인 2019. 5. 8. G와 피고인 사이의 전화통화 녹취록<1>을 살펴보면, G가 ’통장 보셨습니까? 참. 확인해보셨습니까?‘, ’아, 지금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지금 보냈다고 하는데?‘라고 묻고, 피고인이 ’예, 지금 확인했는데 아직 안 됐는데?‘, ’예, 알겠습니다. 확인해 볼게요‘라고 대답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다.

(5)

피고인은 1억 5,000만 원과 관련하여 작성된 피고인 명의의 금전소비대차계약서나 위임장이 위조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제출한 2019. 5. 8. 자 카카오톡 메시지(금전소비대차계약 체결을 위한 필요 서류 목록)(증 제6호)는 피해자 회사가 그 주주인 회사로부터 2억 원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 목록을 P에게 전달한 내용으로 보이므로, 이것만으로는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이 아닌 P에게 위 1억 5천만 원을 대여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아가 R이 원심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에 의하면, 계약서나 위임장과 같은 서류를 임의로 작성한 사실은 없고, 작성할 때마다 피고인의 허락을 받는다는 것인바, 여기에다가 G, P의 진술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P가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을 일부 나누어 사용하였을 뿐이라는 취지의 변소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 사정들에다가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피해자 회사와 피고인 사이에서 2019. 5. 8. 작성된 소비대차계약서(증거기록 2권 22쪽)에는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이 재직하는 H에서 추진하는 100억 원 이상의 전환사채 납입을 확정하며 비용충당을 위하여 1억 5,000만 원을 대여하는 것이고, 피고인은 1억 5,000만 원을 2019. 5. 30.까지 상환하되, 상환기한보다 앞서 피해자 회사에 전환사채 납입이 이루어질 경우 위 대여금은 피고인에게 보너스 형태로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회사는 H을 통하여 전환사채 인수 형식으로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피고인의 설명을 듣고 이를 신뢰하여 투자의 대가로 1억 5,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미리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 회사의 부사장 G는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1억 5,000만 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지만 이는 일반적인 소비대차가 아니라 투자금을 유치하면 위 금액을 수고비로 주겠다는 내부적인 약정이 있었고. 그 조건은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였을 경우 수고비로 준다는 것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410쪽).

(3)

피해자 회사는 H이 2019. 5. 3.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을 한도로 투자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투자확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직후인 2019. 5. 8.경 위 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바로 피고인의 계좌에 1억 5,000만 원을 송금한 것이다.

(4)

P는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회사가 2019. 5. 8. 피고인에게 송금한 1억 5,000만 원은 피해자 회사에서 (피고인에게) 빌려준 대여금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147쪽), 원심법정에서도 ’피고인이 저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며 피해자 회사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피고인의 비서인 R을 통하여 피고인의 도장을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 날인한 것으로 기억한다.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1억 5,000만 원을 빌려준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P에 대한 2021. 12. 7. 자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6~8쪽).

(5)

R은 원심법정에서 ‘2019. 4.~5.경에 피고인의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 위임장을 P에게 전달한 바가 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으나, 평소에도 그런 일은 많았다. 위임장(증거기록 2권 24쪽)의 필체는 제 것으로 보인다. 제 주된 업무가 피고인이 지시하는 서류들을 작성해서 전해주는 것이었는데 제가 임의로 하는 것은 전혀 없고, 작성할 때마다 피고인의 허락을 받고 교부하는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R에 대한 원심증인신문녹취서 3~5쪽).

(6)

G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19. 4. 말경에 P와 함께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 와서 투자를 하겠다고 하면서 투자를 시작하려면 비용이 1억 5,000만 원 정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2019. 5. 8. 피해자 회사의 주주인 AZ 주식회사에서 2억 원을 대여하여 1억 5,000만 원을 입금시켜 준 것이다. 피해자 회사에서는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처리가 되었고, 피고인과는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은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H이 2019. 5. 3.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투자확약서를 발급하여 주었고 이후 위 투자확약을 전제로 하여 그 활동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하여 금전을 빌려준 형식으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작성한 것‘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45, 46쪽).

2)

3억 9,300만 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연번

2)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 회사는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시가 3억 400만 원이던 L 주식을 6억 9,700만 원에 매수하였고 이로써 주식매도인 측인 Q 등에게 그 차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

Q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Q 등에게 L 주식 투자와 관련하여 스스로 원금보장약정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측에 단순히 종목만을 추천해주고, 피해자 회사가 스스로 판단하여 자발적인 투자를 한 것뿐이라면, 피해자 회사가 장외에서 주식보유자인 개인에게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하면서까지 주식을 매수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투자금 20억 원을 지급받자마자 곧바로 그 돈 중 일부로 위 주식을 매수할 만한 이유도 없다.

(2)

피고인이 Q 등에게 L 주식 투자와 관련하여 원금 보장 약정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추후 L 주식의 시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은 범죄 성립 이후에 사정에 불과하다.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일방적 지시 내지 요구에 따라 M 명의 계좌로 6억 9,700만 원을 지급한 이상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로 제3자로 하여금 당시 주식 평가액과의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게 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2019. 4.경 Q에게 자신이 자산운용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하며 원금을 보장할 테니 주식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나누어 갖자고 제안하였다. Q은 피고인의 제안에 따라 M 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한 다음 부산에서 건설업을 하는 후배로부터 돈을 빌려 7억 원을 입금하여 코스닥 상장회사였던 L의 주식 44,118주를 매수하였으나 이후 L의 주가가 40% 이상 하락하자, 피고인에게 당초 약정에 따라 투자원금 7억 원을 상환할 것을 요구하였다.

(2)

피고인은 H이 2019. 6. 14. 피해자 회사에 전환사채 인수대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입금한 직후 P를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을 6억 9,700만 원에 매수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 회사는 2019. 6. 14. Q이 M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L 주식 44,118주를 장외에서 매수하였는데 매수 당일 L의 주가는 주당 6,890원이어서 그 평가액은 303,973,020원(44,118주 × 6,890원)이었음에도 피고인이 요구한 M 명의 계좌에 주식매매대금 명목으로 6억 9,700만 원을 입금하였다.

(3)

P는 수사기관에서 ’2019. 5.경 AE에 있는 AF 커피숍으로 피고인이 오라고 해서 갔더니 피고인과 AB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 내용은 피고인이 주식을 사라고 해 Q의 지인이 주식을 샀는데 주식이 반 토막이 나버려서 곤란한 상황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Q의 지인이 부산에서 돈이 많은 사람인데 이렇게 주식이 떨어져 버려서 바보가 됐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 있다가 피고인이 20억 원이 피해자 회사로 투자되면 주식 사고가 난 금액이 7억 원 정도인데 이걸 수습해야 한다. 중간에서 이야기를 해놓으라고 하였다. 그래서 사실 그대로의 이야기를 G에게 하였다. 피고인이 개인적인 일로 다른 사람의 주식 손실을 책임져야 할 상황인데 20억 원이 출자되면 이것을 좀 해결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더니 G가 일단 알았다고 하였다’라고 피해자 회사에 피고인의 L 주식 매수 요구를 전달한 경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320, 321쪽). 이러한 P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권유로 L 주식을 매수하였다가 손해를 입은 Q 측에게 그 손해를 보상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의 매수를 요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4)

한편 G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억 원이 들어오기 전에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얼마 후에 20억 원이 입금될 것인데 추후에 나머지 160억 원이 2주 후에 입금이 될 것이다. 그런데 160억 원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20억 원을 돌려야 한다. 그게 보장이 되지 않으면 진행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표와 상의를 해서 그렇게 보장을 해주겠다고 6. 13.경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구두로 약속을 해준 것이다’라고 하면서 ‘피고인이 당시 급하게 입금을 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 M의 대리인이라며 Q이 찾아 왔다. 20억 원이 입금되기 전 날인 6. 13.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다음 날에도 오전부터 오후까지 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이 20억 원이 들어오면 일단 X에게 줄 돈이니 5억 원을 자기에게 입금하고, 6억 9,700만 원으로 Q에게 돈을 입금해주고 주식을 받으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49~51쪽). G의 위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회사는 나머지 16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위하여 필요하다는 피고인의 말을 믿고 L 주식의 매매대금 명목으로 6억 9,700만 원을 피고인이 지정한 주식매도인 측에 지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5)

Q은 원심법정에서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을 매도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해결해 준다며 피해자 회사의 주소를 알려줘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 가게 되었다. G와 함께 부산에 있는 계좌 명의인과 통화를 하면서 거래를 하였다. 당시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을 매수하도록 요청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경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당시 시가로는 40% 이상 빠져 있었는데, 피해자 회사가 비싸게 산 것이었다. 저희들은 처음에 투자한 원금을 받고 나온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Q에 대한 원심 증인 신문녹취서 6, 7쪽). Q의 위 진술에 비추어 보면, 주식매도인인 Q 측은 피고인으로부터 투자원금을 상환받기 위한 방편으로 피해자 회사에 주식을 매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6)

한편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L 주식거래로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이 없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180억 원의 투자금 유치에 필요하다고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이 지정한 매도인으로부터 시가 3억 400만 원인 L 주식을 매수하고 그 매매대금으로 6억 9,7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주식매도인인 Q 측은 그 차액 상당인 3억 9,3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47조 제2항의 사기죄에 해당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M 명의의 계좌에 6억 9,700만 원을 입금함으로써 피고인은 Q 측에 부담하던 동액 상당의 채무를 면하게 되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도 볼 수 있다.

(7)

피고인의 변호인은, 상장주식의 특성상 매수가격과 시가의 차액이 곧바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상 손해라고 볼 수 없고,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L 주식을 매수한 다음 3개월 동안 보유하고 있으라고 말하였는데도 피해자 회사가 매수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아 임의 매각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된 것이므로 3억 9,300만 원을 피해자 회사의 재산상 손해라고 볼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L 주식의 매매대금을 지급하게 한 것은 그 자체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침해가 되고 이로써 바로 사기죄가 성립한다. 피해자 회사가 이후 L 주식을 매각하여 손해를 일부 회수<2>하였다거나 매각 시점을 잘못 선택해서 손해를 줄이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이미 성립한 사기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

5억 원(원심판결 범죄일람표 연번

3)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 회사는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5억 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1)

G 및 P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투자금 20억 원을 유치한 대가 또는 수고비 명목으로 5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그러한 내용의 약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2)

투자 중개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2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5억 원 상당을 수수료로 지급받는 것은 현행법에 위배되는 알선수재죄

번 3)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 회사는 1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5억 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1)

G 및 P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투자금 20억 원을 유치한 대가 또는 수고비 명목으로 5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그러한 내용의 약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2)

투자 중개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2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5억 원 상당을 수수료로 지급받는 것은 현행법에 위배되는 알선수재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일 뿐이고 그러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관행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볼 만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

(3)

G는 수사기관에서 ’(20억 원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피고인에게 물어봤는데, 5억 원 정도는 X 게이트의 X라는 사람에게 줘야 하니 5억 원을 자기에게 입금하고, 6억 9,700만 원으로 Q에게 돈을 입금해주고 주식을 받으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50, 51쪽).

(4)

피고인이 먼저 언급하지 아니하였다면 G가 ’X’라는 사람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위 G의 진술 내용에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해명을 전혀 하지 아니한 채 위 5억 원이 2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한 데에 따른 수수료라고만 주장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는 2019. 5. 8. 피고인이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을 전제로 피고인에게 이미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H이 피해자 회사에 20억 원의 투자금을 지급한 2019. 6. 14. 당일에 나머지 16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위해 필요하다는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L 주식을 매수하고 그 매매대금으로 6억 9,7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와 같이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이나 피고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총 8억 4,700만 원(1억 5,000만 원 + 6억 9,700만 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20억 원 투자의 대가나 수고비로 2019. 6. 14.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추가 지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G는 수사기관에서 ‘나머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X라는 사람에게 줄 돈이라고 피고인이 명확하게 이야기하였다. 피해자 회사는 수고비로 5억 원을 지출한 사실이 전혀 없고, 자금집행의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대표가 하는데 5억 원을 수고비로 지출한다고 보고한 사실도 없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52쪽), 원심법정에서도 ‘H이 2019. 6. 14. 20억 원을 입금한 뒤 피고인이 “지금 들어온 것은 우리를 통해서 다른 곳으로 가야지 더 큰 돈을 받아서 180억 원이라는 돈이 회사로 투자가 들어온다. 그중에 150억 원은 자기가 펀드 운용할 것이다. 그리고 30억 원은 회사 확장하고, 제품 생산하는 곳에 쓰라”고 했다. 피고인이 “1차로 투자될 20억 원을 내가 요구하는 대로 돌려 작업해야 투자금 유치가 가능하다, 그게 보장되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다. 내가 요구하는 대로 자금 집행을 해달라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피고인이 투자가 들어온 날과 그 전날부터 이틀 동안 회사에 와 있었다. 180억 원이 들어오면 1억 5,000만 원은 컨설팅 계약을 해서 수수료 명목으로 줄 생각이었다. (3억 9,300만 원과 5억 원 관련해서는) 그것을 해야 돈이 들어온다고 하니까, 그리고 1억 5,000만 원을 주고 난 다음에 20억 원이 들어온 것을 눈으로 봤으니까, 시키는 대로 하면 180억 원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G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6, 7, 21, 23쪽). 이러한 G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는 나머지 160억 원을 추가로 투자받기 위해서는 H이 1차 투자한 20억 원을 자신의 요구에 따라 사용하여야 한다는 피고인의 기망에 속아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지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3)

P도 원심법정에서 ‘1억 5천만 원 빌리고, 비싼 가격에 주식 인수하게 하고, 5억 원을 피고인의 처 명의로 또 받고, 이런 것들은 전부 180억 원을 투자한다는 말을 듣고 피해자 회사가 일단 20억 원을 투자받은 것 중에서 준 것이 맞다’고 진술하였다(P에 대한 2021. 12. 7. 자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20쪽).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18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6억 5,000만 원을 편취하고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시가 약 3억 400만 원 상당이던 L 주식을 6억 9,700만 원에 매수하게 함으로써 그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이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이득액은 약 10억 4,300만 원[6억 5,000만 원 + (6억 9,700만 원 – 약 3억 400만 원)]에 이른다. 이 사건 범행이 이루어진 경위나 그 수법, 범행 당시 및 전후 정황, 자금의 흐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계획적으로 피해자 회사에 접근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편취한 돈은 H이 피해자 회사에 투자한 20억 원 중 일부이지만, 당시 피해자 회사가 20억 원 투자의 대가로 H에 20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피해자 회사에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는 H과 사이에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전에도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여러 차례 있다. 더욱이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형이 확정되어 그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고 사기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이 사건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와 같은 범행의 경위 및 내용, 수법, 피해의 정도, 피고인의 동종 범죄전력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피해자 회사에 5억 원을 반환하고 항소심에서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2억 원을 공탁하였다. 피해자 회사는 L 주식을 422,585,160원에 매각하여 위 주식 매수로 입은 피해액 중 118,585,160원(422,585,160원 – 약 3억 400만 원) 상당을 회복하였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E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비롯하여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그 책임에 비하여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