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재심의 소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제8호, 제9호의 재심사유에 관한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재심원고, 선정당사자)의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재심사유에 관한 재심청구를 기각한다.
재심소송비용은 원고(재심원고, 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재심청구취지
재심대상판결 및 제1심판결 중 무효확인청구 및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부분을 모두 취소한다. 피고(재심피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2013. 12. 31. 원고(재심원고, 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 및 별지 ‘선정자 명단’ 기재 선정자들(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원고 및 선정자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한 각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만 60세까지의 임금<1> 및 이에 대하여 2016. 1. 2.<2>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기록상 명백하다.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피고는 각종 차량과 동부분품의 제조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 및 선정자들은 피고에서 과장급 이상의 직위인 ‘생산직 기장’으로 근무하다가, 만 58세가 되는 해의 말일인 2013. 12. 31. 정년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는 1968. 2. 14.부터 전체 직원에 대하여 적용되던 취업규칙(이하 ‘구 취업규칙’이라 한다)이 있었는데, 2004. 7. 1. 피고 소속 일반직 과장 이상, 연구직 선임연구원 이상, 생산직 기장 이상의 직위자(이하 ‘간부사원’이라 한다)에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을 별도로 제정하여 시행하였다.
원고 및 선정자들은 2017. 12. 26. 피고를 상대로 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42253호로 이 사건 규칙이 무효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규칙에 따라 2013. 12. 31. 원고 및 선정자들에 대하여 한 각 정년퇴직처분(이하 ‘이 사건 퇴직처분’이라고 한다)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해고의 무효확인과 만 60세까지의 임금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은 원고 및 선정자들의 정년이 이미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및 선정자들의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각하하고, 이 사건 규칙에 따른 이 사건 퇴직처분이 유효하다는 이유로 원고 및 선정자들의 나머지 청구인 임금지급 청구를 기각하는 제1심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 및 선정자들이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9나2035535호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인 이 법원은 2022. 9. 16. 원고 및 선정자들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항소심 판결을 취소하고 변론을 재개하라’는 취지의 항고장을 제출하였으나, 이 법원은 2022. 11. 29. 위 항고장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다는 내용이므로 상고장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인지를 보정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상고장 각하명령을 하였고, 위 항소심 판결은 그 정본이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2022. 9. 21.부터 2022. 11. 12.(선정자 E에게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날이다)까지 사이에 각 송달되어 그 이후 14일이 경과한 시점에 확정되었다(이하 위 항소심판결을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 변경
현행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종래 대법원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해당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1978. 9. 12. 선고 78다1046 판결, 대법원 1988. 5. 10. 선고 87다카2853 판결, 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68953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5두13247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도3037 판결,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이하 ‘종전 판례’라 한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 전원합의체 판결{이는 원고와 선정자 D가 각 선정자로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규칙 자체가 무효이거나 적어도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미지급 연월차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반환으로 구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1. 16. 2014가합41686, 57643(병합) 판결 및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7. 7. 21. 선고 2015나31898, 31904(병합) 판결에 대한 상고심에서 내려진 판결이다. 이하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하여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하여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I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집단적 동의권에 남용에 해당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및 집단적 동의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의 주장 요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재심사유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재판장은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8072 판결을 인용하면서 위 판결의 판시내용을 위·변조하거나 위 판결의 취지를 왜곡하고, 원고가 수차례 변론재개신청을 하였음에도 변론을 재개하지 않는 등 판사의 직무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 재심사유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원고 및 선정자들을 비롯한 간부직원들이 정년이 만 60세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이후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호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는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가 있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피고의 이 사건 규칙 제정은 근로조건에 대한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므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장차 승진 등으로 인하여 그 적용을 받게 될 근로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피고는 이러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간부사원의 동의만으로 이 사건 규칙을 제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규칙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이후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어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무효라는 점이 인정되었는바, 이는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가 있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재심사유
피고의 이 사건 규칙은 ①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에 해당됨에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장차 승진 등으로 인하여 그 적용을 받게 될 근로자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효력이 없고, ②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에 위배되므로 효력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이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재심사유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이 사건 쟁점이기도 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그 전에 선고된 확정판결인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에 어긋나게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피고와 I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정년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 채 만 58세 퇴직에 관한 이 사건 규칙을 적용하였는바,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판단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재심사유에 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은 “제1항 제4호 내지 제7호의 경우에는 처벌받을 행위에 대하여 유죄의 판결이나 과태료부과의 재판이 확정된 때 또는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이나 과태료부과의 확정재판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내지 제7호의 재심사유를 주장하려면 그와 같은 재심사유 이외에도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의 요건이 구비되었음을 함께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그 요건을 구비하지 아니한 채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내지 제7호의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재다1678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장 및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거나, 원고의 위 재심사유에 관한 주장과 관련하여 유죄의 판결 등이 확정 또는 유죄의 확정판결 등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의 소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재심사유에 관한 청구 부분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 재심사유에 관한 판단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그 판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그 판결의 확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켜 그 하자를 시정함으로써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45691 판결 등 참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를 재심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는 판결의 기초가 된 재판이나 행정처분이 그 후의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이고 또한 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208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에서 재판이 판결의 기초로 되었다고 함은 재판이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경우 또는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대법원 1996. 5. 31. 선고 94다20570 판결 등 참조), 판결의 전제로 된 법원의 해석이나 판단이 그 후 다른 사건에서의 판례변경으로 그와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는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2088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25752 판결 등 참조).
한편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한 재심의 소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각 호 소정의 법정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되므로, 적법한 법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를 재심사유로 주장한 경우 그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31307 판결 등 참조).
원고의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 관련 주장은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후 그 중 제1 주장과 관련하여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이 선고되었고, 제2 주장과 관련하여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어 각 종전 판례가 변경되었으니,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이 다른 재판에 따라 바뀐 때”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우선 제1 주장과 관련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원고 및 선정자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대다수 간부직원들이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정년규정에도 불구하고 만 60세까지 근무하였다는 사실, 따라서 이에 원고 및 선정자들을 비롯한 간부직원들이 일반적으로 정년이 만 60세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 및 선정자들의 기대권 관련 주장을 배척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위 대법원 판결이 종전 판례를 변경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제2 주장과 관련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칙 중 정년에 관한 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규칙 중 휴일, 연월차휴가 등에 관한 규정이 구 취업규칙에 비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에도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가 된다고 보더라도, 이로써 위와 같은 규정들과 어떠한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정년에 관한 규정까지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소송에서 이루어진 원고 및 선정자들의 주장을 배척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과 사회 통념상 합리성에 관한 종전 판례를 적용하여 판단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된 종전 판례가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등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판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의 소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에 관한 주장은 부적법하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재심사유에 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456조 제1항은 “재심의 소는 당사자가 판결이 확정된 뒤 재심의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가 정하는 재심사유인 판단누락이 있는지는 판결 정본을 송달받아 판결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당사자는 재심대상판결 정본을 송달받았을 때에 그 판결이 판단을 누락하였는지를 알게 됨으로써 재심사유 존재를 알았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재심사유를 안 후에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판단누락을 이유로 하는 재심의 소 제기기간은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2다33930 판결, 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1다5906 판결 등 참조). 또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는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재심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이를 알고 주장하지 아니한 때”는 재심사유가 있는 것을 알았음에도 상소를 제기한 후 상소심에서 그 사유를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뿐만 아니라 상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대법원 1985. 10. 22. 선고 86후68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1304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재심사유인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라고 함은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에 영향이 있는 것에 대하여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을 표시하지 아니한 때’를 가리키며, 그 판단을 내린 이상, 설령 그 판단내용에 잘못이 있다거나, 판단에 이르는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그 주장을 배척한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이를 위 법조에서 말하는 판단누락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다47200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7다69834, 6984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및 선정자들이 2022. 9. 21.부터 2022. 11. 12.까지 사이에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각 송달받은 사실과 위 사건의 원고들 중 1인인 원고(A)가 이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각하명령이 내려졌고, 위 사건의 나머지 원고들인 선정자들은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상고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거나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 및 선정자들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인 판단누락을 사유로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후 30일이 경과한 이후인 2022. 12. 26. 제기된 이 사건 재심의 소는 민사소송법 제456조 제1항의 제기기간을 지키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설령 선정자 E가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송달받고도 그 무렵 판단누락 여부를 알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선정자 E는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받았다),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칙의 정년규정이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과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은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이 변경된 경우 그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에게도 미친다고 판시한 것으로, 원고 및 선정자들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인지 여부가 문제된 이 사건에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원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이 사건 규칙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인 ‘판단누락’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의 소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에 관한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적법한 재심사유가 되지 못한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재심사유에 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의 재심사유는 재심대상판결과 다른 확정판결의 기판력의 충돌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 제451조 제1항 제10호 소정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라고 함은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효력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는 경우로서 양 판결이 저촉되는 때를 말하고,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이 재심대상판결과 내용이 유사한 사건에 관한 것이라고 하여도 당사자가 달라서 그 판결의 기판력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지 아니하는 때에는 위 규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86. 2. 11. 선고 85무6 판결, 대법원 2011. 7. 21. 선고 2011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내세우는 위 대법원 2007다85997 판결, 대법원 2009다49377 판결은 이 사건과 당사자를 달리하여 그 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인 원고( 및 선정자들)와 피고에게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의 소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제8호, 제9호 재심사유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재심사유에 관한 재심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경근(재판장) 박순영 박성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