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부평, 군산, 창원 등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이하 ‘협력업체’라 한다)<1>인 Q, R에 입사하여 피고의 창원공장 내 물류센터(S, T, 이하 ‘이 사건 물류센터’라 한다)에서 근무해온 사람들이다. 원고들의 최초 입사일, 소속 협력업체, 근무장소, 담당업무 및 협력업체의 변경내역 등은 아래 각 해당란 기재와 같다.
피고와 협력업체들 사이의 계약
피고는 정형화된 계약서를 사용하여 협력업체들과 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들이 근무하던 시기 피고가 협력업체들과 체결한 이 사건 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편, 협력업체들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은 사실은 없다.
이 사건 물류센터 업무의 개관
피고는 창원공장 내에 이 사건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는 피고가 생산한 자동차의 수리 등에 필요한 부품을 저장하였다가 부품사업소나 정비소에서 주문한 부품을 보내주는 업무가 이루어지는바, 부품 입고(①입고) → 부품 저장(②저장) → 주문에 따른 부품 운반(③피킹) → 운반된 부품의 출고를 위한 포장(④불출/패킹) 순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하 ‘피고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주로 입고, 저장 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하 ‘협력업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주로 저장, 피킹, 불출/패킹 업무를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 ① 부품이 이 사건 물류센터에 트럭으로 입고되면 피고 근로자들은 이를 지게차로 내려서 입고장에 내린 후, 부품을 검수하여 개수를 파악하고 대형 및 중·소형 부품으로 분류하여 각 부품의 저장장소를 정한다. ② 피고 근로자들은 주로 소형 부품을 손수레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주로 대형 부품을 U, 리치트럭 등의 장비를 사용하여 각 저장장소에 저장한다. ③ 매일 아침 전국의 부품판매소·정비소로부터 부품주문이 들어오면 피고 근로자들이 주문이 기록된 태그를 발행하여 비치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태그를 확인하고 이를 PDA를 통해 전산에 입력한 후 해당 부품을 각 저장장소에서 피킹하여 출하장으로 옮긴다. ④ 이후 피킹된 제품을 주문처에 따라 분류하여 배송 트럭에 적재하는 불출/패킹 업무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는 PDA를 통해 전산에 입력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않는 한 같다) 내지 4, 23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이 사건 도급계약은 구 AB 제2조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법에서 정한 사용사업주에 해당하는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위 원고들을 계속 사용한 이상,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AB’이라 한다) 제6조 제3항 본문<2>의 고용간주규정에 따라 2년의 사용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에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형성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사용자인 피고에 대하여 근로자지위의 확인을 구하고, 고용의제에 따른 임금 등 차액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 근로자들로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파견 관계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AB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본 증거, 갑 제5 내지 24, 42 내지 59, 60, 62, 63, 6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표준작업절차서 등을 통한 작업의 지시
원고들은 피고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피고가 작성·제공한 작업표준서, 표준작업절차서 등에 따라 작업을 하였는데, 위 문건 등은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순서와 작업내용, 작업 시 주의사항, 작업시간, 이동장소, 이동시간 등 작업의 수행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하고 있다.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물류센터 직원 조직도에는 피고 근로자들뿐 아니라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이름과 담당업무까지 모두 기재되어 있다. 위 조직도에는 협력업체의 상호나 각 근로자들의 소속 회사에 관한 기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피고는 표준작업절차서로 정한 공정별 작업 소요시간을 기초로 피고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작업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작업을 모두 포함한 ‘Dailyman power planning’을 작성하여 매일 작업할 물량과 작업당 소요 인원을 정하였다. 그에 따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수행할 작업내용이나 초과근로 여부 등이 결정되었다. 피고 근로자들은 부품 등이 제대로 운반·정리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등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수행 결과를 점검하였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수행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대부분 피고가 협력업체에 미리 교부한 표준작업절차서 등에 따라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가 제공하는 설비를 사용해 피고가 정한 작업시간에 맞추어 작업하였는데, 그 장소는 이 사건 물류센터 내 피고 근로자들의 작업장소와 동일한 공간이거나 그 주변이다. 또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필요에 따라 피고 근로자들이 수행하기도 하였고, 재고조사 등 일부 작업은 피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함께 수행하였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 및 훈련, 근태관리
안전수칙 교육, V 표준방식(W, 이하 ‘X’라 한다) Overview 교육, 리더십 훈련 등은 피고가 작성하여 교부한 문서를 기초로 하여 피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동일하게 이루어졌다. 피고는 물류 품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오불출 현황을 관리하였고, 품질실명제를 실시하는 등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시행하였다.
피고는 협력업체 근로자들도 피고의 인사관리시스템에 등록하였고, 협력업체들로부터 소속 근로자의 조퇴와 같은 근태상황, 특근을 비롯한 근로시간 등을 통보받아 그 정보를 관리하였다. 피고는 휴가 기간의 근무 인원 배치에 관하여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계획을 수립하였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잔업을 신청할 때 피고 근로자들로부터 결재를 받아야 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 근로자들과 함께 X감사<3> 등 정기적인 검사를 수검하였고, 피고로부터 X를 바탕으로 한 업무능력 평가를 받았다. 피고는 그 소속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 모두를 대상으로 동일한 성과보상프로그램을 실시하였는바, 근로자 개인별 및 소속 팀별로 피고가 정한 평가 항목(제안, 사고발굴, Y, 감사결과, 품질지수)에 의한 성과평가를 진행하였다.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
피고와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도급계약상 도급업무의 내용은 위 도급계약서 부록 도급업무 사양서에 “저장작업, Picking작업, 불출포장작업, 상하차작업, 재고조사 작업, 기타 업무에 필요한 제반 작업 및 장비”로 비교적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으나, 도급계약의 본질적 요소인 협력업체가 완성하여야 하는 일의 수량이나 완성기한은 개략적으로도 확정되어 있지 않았다.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의 구비 여부
협력업체들은 개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자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어느 정도 독립적인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핵심적으로 필요한 사무실, 작업도구 등은 피고의 소유였고, 협력업체들은 이를 피고로부터 형식적으로 양여받거나 임차하여 사용하였다.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협력업체의 고유한 자본이나 기술이 투입된 것은 없다.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협력업체들에 고용된 후 이 사건 물류센터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
피고는 그 소속 근로자들뿐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동일한 내용의 표준작업절차서 등을 준수하여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였고, 위 문건들은 이 사건 물류센터의 업무별로 작업순서와 방법, 시간 등에 관한 통일되고 획일적인 기준을 상세히 정하고 있었는바,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그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여야 했다. 피고는 ‘Daily man power planning’을 통해 업무별로 일별 작업량과 소요인원도 정하였으므로, 협력업체가 이를 무시한 채 임의로 작업량이나 근무인원을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들은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피고가 정한 작업계획과 시간에 맞추어 통일되고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였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사실상 피고로부터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장소, 작업시간 등을 직접 개별적으로 지시받은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피고는, 위 표준작업절차서 등이 협력업체에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 또는 안전 조건에 관한 작업표준을 제공한 것으로서 도급의 결과물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기재한 추상적인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표준작업절차서의 기재 내용이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에 관하여 단순히 참조할 사항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구속적 성격을 부정하기 어렵다(예컨대, 원고들이 저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표준작업절차서에 지정된 경로와 다른 경로로 이동하거나 지정된 저장 위치를 임의로 바꾸는 것이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표준작업절차서가 단순히 업무에 참조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려면,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저장, 피킹, 불출/패킹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표준작업절차서에 기재되지 않은 방법이나 순서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등 재량행사의 여지가 있었어야 할 것이나 협력업체나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위 업무의 수행 과정에서 고유의 재량을 행사하였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다.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의 직·간접적인 관여를 도급인으로서의 지시권 행사에 불과한 것으로 보려면, 협력업체들이 피고의 지시를 소속 근로자들에게 단순히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서서 독자적인 수급인으로서 업무에 관여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협력업체 현장관리인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해 피고의 지시와 질적으로 구분되는 지휘·명령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피고 근로자들은 원고들에게 작업 과정 또는 그 전후로 직접 또는 현장대리인 등을 통해 작업내용에 관한 개별적·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작업 결과를 확인·점검하였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작업내용을 변경하기도 하였으며, 그에 따라 원고들은 작업을 진행하였다. 피고 근로자들의 업무지시는 회의나 조회 등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통화나 전자우편 등을 통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직접 전달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사항에 실질적으로 구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의 지시에 대하여 협력업체들 또는 그 소속 근로자들이 지시가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에 적당하지 않은지를 스스로 판단하거나, 지시를 거부할 수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반면 민법 제669조는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지시의 부적당함을 알았을 경우에 이를 도급인에게 고지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자담보책임의 면책을 규정하고 있다). 결국 피고의 지시는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에 대한 지시가 아니라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의 일환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인 편입
피고는 협력업체의 인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피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편성하여 전체적으로 관리하였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도 피고 근로자들에 대하여 요구되는 표준 작업방식과 동일한 작업방식을 요구하였으며, 피고 근로자들과 함께 X감사를 비롯한 각종 검사와 업무능력 평가를 받도록 하고 성과보상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이처럼 피고도 사실상 피고 및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피고 근로자들은 주로 입고, 저장 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주로 저장, 피킹, 불출/패킹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저장 업무의 경우 피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부품의 종류가 다를 뿐 같은 작업을 동시에 나누어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주로 처리하는 피킹, 불출/패킹 업무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피고 근로자들이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혼재 배치되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을 대체 수행하기도 하였고, 피고가 수시로 진행한 재고조사 작업에는 피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혼재되어 공동작업을 수행하였다.
이처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담당한 작업은 그 전후 피고 근로자들의 작업과 상호 연동하거나 피고 근로자들의 작업과 혼재되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피고 근로자들은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내용에 관하여 지시를 내리거나 작업 결과를 점검하고, 작업내용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수행한 업무는 A/S부품의 저장과 출하에 관한 것으로서,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연속공정으로 진행되는 자동차 생산업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고, 피고 근로자들과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거나 피고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작업은 피고 근로자들의 작업과 상호 연동하거나 혼재되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피고 또는 피고 근로자들로부터 작업의 수행에 관한 개별적·구체적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이 사건 물류센터에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와 같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고, 피고가 도급한 업무의 내용과 목적이 자동차 생산업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지휘·명령 관계를 부정하거나 원고들이 피고의 업무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달리하기는 어렵다.
근로조건 등에 관한 결정 및 근태관리
협력업체들은 근로자 선발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었고, 소속 근로자들의 출퇴근 관리, 휴가사용 등 근태관리를 직접 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수행한 업무의 단순성에 비추어 근로자의 Z 근로자의 수나 숙련도가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과 변경권은 피고가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인적사항을 피고의 인사관리시스템에 등록하고, 협력업체로부터 소속 근로자들의 근태현황을 통보받아 관리하였다. 수급인이 그가 고용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태관리를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파견사업주 역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태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더욱이 파견사업주가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의 수 및 근로시간에 따라 대금을 청구하게 되어 있는 경우에 파견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협력업체가 근로자 AA을 가진다거나 소속 근로자들의 근태관리를 하였다는 것이 도급의 징표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원고들이 수행한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수, 작업량, 작업시간,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장소를 협력업체가 정하였는지 아니면 피고가 정하였는지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저장, 피킹, 불출/패킹 작업에 몇 명의 근로자를 투입할 것인지, 그들의 작업량과 작업시간은 얼마로 할 것인지, 작업방법과 순서, 위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피고가 정한 표준작업절차서와 ‘Daily man power planning’ 등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이에 관하여 협력업체가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비를 매월 단위로 협력업체가 수행한 업무의 총량을 기준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가 R과 체결한 도급계약서(을 제9호증)에 의하면 ‘도급비는 도급비 산정기간 동안 R이 피고에게 공급한 작업총량을 기준’으로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도급계약서 부록2 도급비 산정 기준에 의하면, 도급비는 ‘해당월 월력일수 × 8 × 단가(120,755원)’ 또는 ‘해당월 실적작업총량(공수)기준 × 단가(16,502원)’로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위 작업총량은 R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고, 결국 피고가 R에게 지급한 도급비는 매월 노동력의 양에 비례하는 임률로 정산되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량, 작업시간, 작업인원에 대한 통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였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총 근로시간에 따라 도급비를 정산해 주었다면, 이는 파견의 징표로 볼 수 있다.
협력업체들의 전문성 등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는 피고가 미리 정해 준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으로서 협력업체의 전문적인 기술이나 근로자들의 전문성·기술성이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협력업체 고유의 기술력이나 전문성보다는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제공 자체를 이 사건 도급계약을 통한 이 사건 물류센터 업무의 수행에 있어 보다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물류센터 업무와 관련하여 전문성·기술성은 입고, 저장, 피킹, 불출/패킹 업무의 표준화된 작업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기초로 매일 작업할 물량과 소요 인원을 계획하여 물류센터를 운영한 피고에게 있다고 보이고, 피고가 주장하는 협력업체들의 전문성·기술성이란 협력업체들과 무관하게 그 소속 근로자들이 장기간 같은 업무를 반복함에 따른 업무 숙련도 이상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구 AB 제6조 제3항의 고용간주규정은 적법한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만 한정하여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파견기간에 파견사업주가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고용간주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원고들이 협력업체인 Q에 입사하여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2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구 AB 제6조 제3항에 따라 원고들은 최초 입사한 날로부터 계속 근로기간이 2년이 지난 때에 피고에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어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게 되었는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임금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청구 요지
피고의 근로자로 간주되는 원고들에게 피고 근로자들과 동일한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므로, 원고들은 피고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과 원고들이 협력업체들로부터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피고의 임금 차액 지급의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이 구 AB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의하여 사용사업주의 근로자로 고용간주되었으나 사용사업주와 협력업체 사이의 업무도급관계가 계속 유지되어 형식상 근로자들이 협력업체를 통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자와 사용사업주 사이에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고 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임금은 협력업체로부터 지급받게 된다. 이 경우 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사이에 성립된 근로계약에 따라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그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임금 지급을 청구하는 기간 중 협력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은 민법 제538조 제2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사용사업주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임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청구하는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로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액에서 협력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구체적인 임금 차액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로서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은 별지1 표 ’정규직임금‘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같고, 같은 기간 동안 협력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액은 별지1 표 ’기수령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같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산정내역은 별지2 표 기재와 같고, 위 계산의 근거가 된 주요 전제사실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다(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증거, 갑 제25 내지 33, 36 내지 39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였다면 지급받았을 임금액의 산정
피고 소속 생산직·기능직 근로자의 임금은 기본급, 공통수당, 정기상여금, 시간외근로수당, 일시금, 휴가비 및 귀성비 등으로 구성된다.
기본급은 피고의 연도별 호봉표에 따라 ’각 연도별 기본일급 × 월력일수‘로 계산한다.
근속수당, 가족수당(본인분 매월 10,000원, AC 매월 10,000원, 각 자녀분 5,000원), 복지후생후당 매월 20,000원, 라인수당(간접B) 매월 28,000원, 정비5단계수당 매월 28,000원, 선임/주임수당 매월 40,000원(이하 ’공통수당‘이라 한다)은 피고의 수당 지급기준을 적용한다(원고별 공통수당 내역은 별지3 표 기재와 같다)<4>.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매월 ‘[{월 통상임금 + (월 통상임금/240×39.2)} × 7/12]’의 기준에 따라 산정한 상여금을 지급하였는바, 원고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상여금 액수는 별지2 표 ‘상여금’란 기재와 같다.
원고들의 평일연장 등 초과근로시간은 별지2 표 ‘시간외근태’란 기재와 같고, 그에 따른 법정수당은 별지2 표 ‘시간외수당’란 기재와 같다.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설날, 추석, AD가 시 약정에 의한 통상임금 50%를 귀성여비 및 휴가비로 지급하였는데, 약정에 의한 통상임금은 기본급 + 근속수당 + 본인분 가족수당 + 복지후생수당을 의미한다. 원고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귀성여비 및 휴가비는 별지2 표 ‘휴가비 귀성비’란 기재와 같다.
피고가 AE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와 체결한 ‘2017년 임금 합의서’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2018년 4월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4,500,000원, 2018년 2월 지급하기로 한 격려금 6,000,000원, ‘2020년 임금 합의서’에 따라 2020년 12월 지급하기로 한 2020년 일시금/성과급 3,000,000원과 코로나 위기극복 특별 격려금 1,000,000원을 더한다.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자녀의 전문대 및 대학교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급하였는바, 원고들의 각 학자금을 더하고, 그 금액은 별지1 표 ‘학자금’란 기재와 같다.
지연이자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에 대하여 그 금액 중 50,000,000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 날인 2020. 4. 10.부터, 각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 2022. 3. 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송달된 다음 날인 2022. 3. 1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공제되는 금액
원고들이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임금 내역은 별지1 표 ’기수령액‘란 기재와 같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 차액으로 별지1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과 그중 50,000,000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 날인 2020. 4. 10.부터, 각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 2022. 3. 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인 2022. 3. 1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기우종(재판장) 이형원 신옥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