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산업발전법 제32조의 규정<각주1>에 의하여 설립되어 산업의 E을 위한 경영진단 및 지도사업, 교육훈련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2018. 2. 14. 원고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취임하여 2020. 12. 15. 해임될 때까지 원고 법인의 회장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의 마케팅 활동비 및 해외출장 별도여비 수령
피고는 원고의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마케팅 활동비' 또는 '직무수행경비' 명목으로(이하 별도로 구분하여 표시하지 않는 한 이를 통틀어 '마케팅 활동비'라 한다) 총 84,708,280원(세액 공제 후 실지급액)을 지급받았고, 아울러 해외 출장시 교통비, 숙박비, 식비 외에 별도여비의 기타 항목(이하 '기타 여비'라 한다)으로 매회 약 300여만 원씩 정액으로 합계 117,638,000원을 수령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감사 실시 및 피고의 해임 등
산업통상자원부(구 지식경제부, 이하 '산업통상자원부'라고만 한다)는 2020. 7.경 피고의 원고 회장 재직 중 비위 의혹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 2020. 11.경 '피고는 교수신분임에도 직원들에게 도서 · 논문 등을 대필시킴으로써 연구윤리지침 등을 위반하였고, 회장 취임 후 지급받은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여비는 2009년 감사결과 처분요구사항 위반은 물론 업무추진비집행이 금지된 용도임에도 부당하게 수령하여 사용하였다'는 사유로 피고에 대한 해임을 권고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0. 12. 15. 원고의 이사직에서 해임되었고, 원고는 2021. 1. 26. 피고에게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 여비를 2021. 2. 5.까지 반환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마케링 활동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에게 지급된 마케팅 활동비는 실질적으로 급여형태로 지급되어 왔는데, 원고의 정관 기타 규정,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의 각종 규정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는 아무런 근거 없이 지급된 것이다.
설령 마케팅 활동비가 급여가 아닌 원고가 지출하는 비용의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내부 품의문서에만 근거하여 지급된 것이거나 원고의 회장이었던 피고에 의하여 결재된 내부 지침에 의하여 지급된 것에 불과하다. 원고 정관 제18조 제9호에 의하면 예산이 수반된 주요규정의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의 의결사항인데, 마케팅 활동비는 이러한 이사회 의결에 따른 규정도 없이 지급된 것이므로 결국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고에 대한 2009년 감사 결과 마케팅 활동비를 업무추진비로 통합하여 운영하도록 하였으나, 아무런 지급 근거 없이 마케팅 활동비가 개별 지급되었고, 위와 같은 감사조치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마케팅 활동비를 지급받은 것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이라 한다) 제7조의 공직자의 청렴의무를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기도 한다. 피고는 그 지급의 부당성에 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결국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것이며, 피고가 이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원고 회사의 경영진으로서 중대한 임무해태에 해당하므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 책임을 구성하는 것이다.
판단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4, 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F의 서면에 의한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각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정관 및 임원보수규정 중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케팅 활동비는 과거 '판공비', '홍보활동비', '조직운영업무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되어 오다가 2005. 9. 30.경부터 마케팅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지급되기 시작하였고, 이후 2020. 9.경 산업자원부 감사가 진행되면서 마케팅 활동비의 지급은 중단되었다.
마케팅 활동비는 2009. 2.경 원고 회장 등의 연봉이 삭감되면서 그 지급액이 크게 증가하기도 하였는데, 2013. 1. 2.경에 이르러 원고 회장에게 지급되는 마케팅 활동비 액수가 종전 월 22,634,000원에서 월 5,155,000원으로 대폭 삭감되는 등 그 지급액도 여러 차례 변경되었다.
피고에게 지급된 마케팅 활동비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소득으로 취급되어 소득세 원천징수 세액이 공제된 후 지급되었고, 피고가 원고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8. 2.경부터 2020. 8.경까지 피고 또는 원고의 실장·본부장 등의 결재에 따라 지급되었다.
한편, 피고가 원고의 회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인 2020. 5. 6. 피고의 결재를 거쳐 '직책수행경비운용지침'이 마련되어 2020. 4. 29.부터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2020. 5.경부터는 위 마케팅 활동비가 '직무수행경비'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갑 제4호증 참조).
그런데 원고의 재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제1심 증인 F은 '피고에게 지급된 급여는 원고 이사회의 결의를 얻어 지급된 것이지만 그 승인된 보수 총액에 마케팅 활동비가 포함되지는 아니하였다', '마케팅 활동비는 사업비(판관비) 계정으로 예산 편성되었고, 예산은 이사회의 승인을 얻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부당이득 반환의무
위 인정사실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수령한 마케팅 활동비는 정당한 법률상 원인이나 법적 근거를 갖추어 지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마케팅 활동비가 피고에게 지급되는 '급여'에 해당한다면, 원고의 정관 및 임원보수규정 또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이를 급여의 일부로 포함하여 지급하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인데, 원고의 임원보수규정에는 마케팅 활동비의 지급근거를 찾아볼 수 없고, 그 밖에 근로계약 등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지급의 근거가 없다.
제1심 증인 F의 서면에 의한 증언에 의하더라도 피고에게 지급된 마케팅 활동비는 원고 이사회 결의의 대상이 된 급여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위 마케팅 활동비가 원고 이사회의 결의를 얻어 지급된 급여로 볼 수는 없다.
원고 정관 제18조 제9호에 의하면, 급여 등 예산이 수반된 주요 규정의 제정 및 개폐는 원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고, 원고 정관 제27조 제5호는 규정의 제정 및 개폐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정관 규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제정된 규정에서 회장 등 임직원에 대한 마케팅 활동비 개별 지급의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이상, 피고는 정당한 법적 근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위 마케팅 활동비를 수령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원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절차나 규정에 근거하지 아니한 개별적 지급 또는 지출은 정당한 법률상 원인이나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설령 마케팅 활동비가 사업비(판관비) 계정으로 예산 편성되어 지출되었다거나 사업비(판관비)에 관한 예산안 및 결산을 승인하는 이사회 의결이 있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한편 2020. 5.경부터는 직책수행경비운용지침이 마련되어 이에 따라 마케팅 활동비가 직책수행경비 명목으로 지급되기는 하였으나, 위 지침은 원고 정관 제18조 제9호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제정된 규정이 아니라 당시 원고의 회장이었던 피고의 결재로 의하여 제정된 지침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침에 따라 지급된 마케팅 활동비가 정당한 법적 근거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수령한 마케팅 활동비 내지 직책수행경비는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먼저, 마케팅 활동비의 지급 연혁 등에 비추어 이는 기획재정부(구 기획예산처, 이하 '기획재정부'라고만 한다)의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 집행지침(이하 '기획재정부 지침'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지급된 것이고, 마케팅 활동비에 관한 사항은 원고 정관 제18조 제9호의 '주요규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원고 정관 제10조 제1항<각주2>에 따라 원고의 업무를 통할하는 회장에 의하여 지급될 수 있으며, 결국 내부 품의절차만 거치면 적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주장과 같이 2018년도 내지 2020년도의 기획재정부 지침에 직책수행경비 또는 특정업무경비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지침은 국가재정법 제44조, 제80조에 근거하여 각 중앙관서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에 대한 기본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규정된 것으로, 국가재정법상의 중앙관서는 헌법 또는 정부조직법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치된 중앙행정기관을 의미하고(국가재정법 제6조 제2항), 중앙행정기관은 정부조직법에 따라 설치된 부 · 처 · 청 및 정부조직법 제2조 제2항 각 호의 행정기관으로 할 뿐, 그 외의 법률로 설치할 수 없는 것이다(정부조직법 제2조 제2항). 반면 원고는 산업발전법 제32조에 규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일 뿐 국가재정법상의 중앙관서가 아니므로 기획재정부 지침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고, 원고 이사회가 기획재정부 지침에 나와 있는 예산 항목을 지출하는 것에 대해 승인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원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가 2013년경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된 법인으로, 공공기관 지정 해제 이후에도 기획재정부 지침에 정해진 사항을 임의로 참조하여 예산 운영을 해 왔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마케팅 활동비는 피고 등 임직원에게 개별적으로 지급되고 근로소득세도 원천징수되는 등 급여적 성격이 있으므로 이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원고 정관 제18조 제9호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제정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원고의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내부품의 결재로 직책수행경비운용지침이 마련되고 그 이후 마케팅 활동비가 직책수행경비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지침은 원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제정된 규정이 아니어서 이를 그 지급의 정당한 법적 근거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의 2009년 감사에 따른 제도상 개선요구 등에 의하더라도, 마케팅 활동비에 대한 개선 요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그에 관한 개선 요구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이는 아무런 법적 강제력이 없으므로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며, 그 당시 원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피고가 그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마케팅 활동비 지급이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산업통상자원부는 2009년경 원고에게 감사 결과에 따라 사업수행업무추진비, 홍보활동비, 조직운영활동비 등 섭외성 경비를 업무추진비로 통합 편성하여 운용하도록 하고, 지급근거 규정 없이 임원 및 팀장급 이상 보직자의 급여성 경비로 매월 현금 지급되는 조직운영활동비를 폐지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한 사실, ② 이러한 요구에 따라 원고는 섭외성 경비를 통합하고, 조직운영비의 현금 지급을 폐지하였음을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하였는데, 그럼에도 마케팅 활동비는 이후 계속하여 지급되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2009년 감사에 따른 제도 개선요구 가운데 마케팅 활동비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러한 명시적 지적이나 요구가 감사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마케팅 활동비 지급에 대한 적법한 근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마케팅 활동비 지급에 관하여 원고 이사회 의결을 거친 적법한 규정이 제정되지 아니한 이상, 산업통상자원부의 2009년 감사에서 마케팅 활동비 지급을 금지하는 조치가 지적되지 않았다거나, 그 이후 회장으로 취임한 피고가 이러한 사정을 모른 채 마케팅 활동비를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수령한 위 마케팅 활동비가 적법한 법적 근거나 법률상 원인을 갖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기라 여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의 여비지급규칙(이하 '여비지급규칙'이라 한다)에 의하면, 임직원들의 국외여비는 등급에 따라 교통비와 체재비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다만 회장의 품의를 득하여 별도의 실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가 해외출장시 수령한 '기타 여비'는 정액으로 지급된 후 그 지출사유에 대한 증빙서류 제출 등 정산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피고가 이에 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판단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여비지급규칙 중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8. 5.경부터 2020. 1.경까지 라오스, 미국, 프랑스 등지로 36회에 걸쳐 해외 출장을 떠나면서 교통비 및 체재비(국외여비)와 별도로 매회 약 300여만 원씩<각주3> 합계 117,638,000원의 '기타 여비'를 정액으로 지급받았는데, 출장 완료 후 위 '기타 여비'에 대한 증빙서류 제출 등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기타 여비'는 과거 원고의 회장 등이 해외 현지 체류자에게 자비로용돈을 지급하는 것을 보전해 주기 위한 방편으로 2005년경부터 지급되기 시작하였는데, 산업통상자원부의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이와 관련하여 원고 직원들은 '업무추진비가 따로 있지만 법령상 업무추진비 집행이 금지된 용도나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별도 여비(기타 여비) 신설 당시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인식하였으나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 해외 출장시 별도 여비 지급액 산출의 특별한 근거는 없었고, 실제 소요되는 실비액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선지급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부당이득 반환의무
앞서 본 원고의 여비지급규칙에 따르면, 원고 임직원의 국내외 출장시 지급되는 여비는 '교통비, 일비, 숙박비, 식비'로 구분되어 있을 뿐인데, 다만 여행일정의 조정, 현지 체재비 증가 또는 출장지에서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교류에 소요되는 기타 비용의 발생이 예상될 경우 회장의 품의를 득하여 별도의 실비를 지급할 수 있으나(제3조 제4항), 기타 사유로 인하여 여비의 확정 지급이 곤란한 경우 그 사유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여 여비를 정산하여야 한다(제12조 제1항, 제2항).
피고가 지급받은 '기타 여비'는 여비지급규칙이 정한 '교통비, 일비, 숙박비, 식비'가 아니므로, 이는 위 규칙 제3조 제4항에 따라 '출장지에서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교류에 소요되는 기타 비용의 발생이 예상될 경우'에 지급될 수 있는 '별도의 실비'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36회의 해외 출장시마다 사전에 정액으로 '기타 여비'를 지급받았는바, 위 규정의 내용과 취지를 종합하면 이는 실제 지출된 비용인 '실비'로 지급되는 것임이 분명하고,<각주4> 다만 '기타 사유로 인하여 여비의 확정 지급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일단 사전에 정액으로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사후적으로 그 지출에 관한 증빙서류 등을 첨부하여 정산을 거쳐야 할 성격의 금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에 대한 '기타 여비'의 지급은 원고의 회장이었던 피고의 권한을 위임받은 실장의 전결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이르기까지 위 '기타 여비'의 지출내역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등 필요한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이 위 '기타 여비'에 대한 사후적 실비 정산 의무가 있는 피고가 이를 정액으로 지급받은 뒤 여비지급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실비 지출에 관한 증빙자료 제출 등 정산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위 '기타 여비' 합계 117,638,000원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게 되었으므로, 이는 결국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득이 되고, 원고는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니,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여비지급규칙 제3조 제4항의 '기타 여비' 중 출장지에서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교류에 소요되는 비용의 경우 그 특성상 증빙이 어려워 정산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원고도 피고에게 기타 여비에 대한 정산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여비지급규칙이나 기획재정부 지침, 공무원여비규정 등에 의하면 여비는 정액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인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정액으로 지급된 '기타 여비'는 정산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출장지에서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교류에 소요되는 비용'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관련된 지출액에 대한 영수증이나 지급상대방의 수령확인증 등 증빙자료를 징구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만약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등에 부합하지 않은 용도의 지출이어서 그 증빙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이는 예산의 부적절한 집행에 해당되는 것이거나 여비지급규칙 제3조 제4항 소정의 '출장지에서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교류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기획재정부지침이나 공무원여비규정의 내용이 원고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가 이와 관련된 기획재정부 지침이나 공무원여비규정의 내용을 원고 정관 제18조 제9호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규정으로 제정한 것도 아니므로, 이를 '기타 여비'가 정산대상이 아니라는 근거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의 여비지급규칙 제12조는 '기타 사유로 인하여 여비의 확정 지급이 곤란한 경우'를 포괄적으로 정산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기타 여비'는 여비지급규칙 제3조 제4항에 근거하여 '기타 비용의 발생이 예상될 경우' 지급되는 것으로 그 비용 발생 이전에 사전 지급되는 것이어서 '여비의 확정 지급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고 결국 사후적으로 정산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⑤ 피고가 원고 법인의 회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원고가 '기타 여비' 지급액에 대한 정산을 요구한 바 없다는 이유만으로 여비지급규칙 등에 따른 정산의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피고가 지급받은 '기타 여비'는 그 지출에 관한 증빙자료의 제출 또는 정산이 필요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설령 '기타 여비' 지급이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부당이득의 범위는 피고가 사용하지 않은 액수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기타 여비'의 실제 지출내역에 관하여 아무런 증빙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그에 대한 정산을 하지도 아니하였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이르기까지 피고는 위 '기타 여비'의 사용내역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증명을 하고 있지 않으며, 달리 피고가 위 '기타 여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출장지에서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교류에 소요되는 비용'이라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한편 피고는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을 원용하면서 기타 여비는 물론 마케팅 활동비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증명책임을 원고가 다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기타 여비'는 사후적 정산 의무가 있는 실비로 지급된 것임에도 피고가 그에 관한 증빙자료 제출 기타 정산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함에 따라 이를 원고에게 반납하여야 할 의무가 있게 된 것이고, 피고가 수령한 '마케팅 활동비'는 원고 이사회 의결을 거친 적법한 지급근거 규정 없이 지급된 것이므로, 피고는 결국 원고에게 위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 여비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 여비 합계 202,346,280원(= 84,708,280원 + 117,638,000원) 상당의 부당이득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 3.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 지급할 의무가 있다.<각주5>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산업통상자원부의 2009년 감사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2012. 11.경 감사가 이루어진 후에도 원고는 피고에게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 여비를 지급하였고, 이는 원고가 채무 없음을 알고 변제한 것이므로 원고는 더 이상 피고를 상대로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민법 제742조 소정의 비채변제에 관한 규정은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변제를 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채무 없음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적용되지 아니하며,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다6823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원고에 대한 2009년 감사 결과에 원고의 업무추진비 등 집행과 관련된 업무 전반에 대한 적절한 조치 필요성이 지적되었지만 여기에 마케팅 활동비 지급 자체를 금지하는 구체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한편 그 이후 위 감사에서 지적된 취지와 달리 마케팅 활동비가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원고 회장 등 임직원은 내부품의 결재와 예산 편성 등만으로도 마케팅 활동비의 개별 지급에 대한 근거가 된다고 오인하거나 이를 가벼이 믿고서 위와 같은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가리켜 원고가 그 채무 없음을 알고서도 변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원고에 대한 2012년경 감사 결과 출장여비가 부적정하게 집행되었다는 지적사항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여기에도 피고 개인이 지급받은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 여비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사항은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이러한 감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활동비가 개별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채무 없음을 알고서도 변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피고에게 마케팅 활동비 및 기타 여비를 계속 지급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비채변제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되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준(재판장) 윤종구 권순형
각주1) 산업발전법 제32조 제8항은 "A단체에 관하여 이 법과「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에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각주2) 제10조(임원의 직무) ① 회장은 본부를 대표하여 본부업무를 통할한다.
각주3) 피고는 매회 미화 3,000달러가 정액 지급되었고,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환산금액에 다소 변동이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피고의 2022. 3. 10.자 준비서면 참조)
각주4) 앞서 본 바와 같이 국외여비 중 '일비', '식비'는 일정한 정액으로 지급되지만, '교통비', '숙박비'는 등급에 따라 상한액이 정해져 있는 실비로 지급되고, 특히 숙박비는 상한액으로 사전지급받은 경우 실사용분을 제외한 차액을 반납하도록 되어 있다.
각주5) 민법 제748조 제2항은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규정하고, 민법 제749조 제2항은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수익자가 악의라는사실은 이를 주장하는사람이 증명하여야 하고, '소를 제기한 때'란 소송이 계속된 때,즉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를 말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1891 판결,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86359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에서 법정이자는 별도로 구하지 않고,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로 간주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의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