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9. 6. 선고 2023나203396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와 주식회사 L, 주식회사 M의 설립 등 피고는 1967. 12. 29. 각종 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그 부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갑 제21호증. 이하 피고가 회사임을 나타내는 것이 판결의 가독성을 높일 때는 ‘피고 회사’라 칭한다). 주식회사 L(이하 ‘L’이라고만 한다)은 1998. 8. 11. 당시 피고의 근로자이던 N 등이 피고 회사에서 희망퇴직 하여 차량관리 및 정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이다(을 제12호증). 주식회사 M(이하 ‘M’이라고만 한다)은 2018. 12. 13. 당시 L에 근무하던 P 등이 L에서 퇴직하여 역시 차량관리 및 정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이다(을 제13호증).

나.

피고의 L에 대한 업무위탁

1)

피고는 1998년부터 L에, 피고 회사 울산공장(이하 ‘울산공장’이라고만 한다)에서 1 직원 통근버스 운행(울산공장과 그 주변 지역 사이를 왕복하는 직원 출퇴근용 버스 운행), 2 구내버스 운행(규모가 커 도보로 다니기 어려운 울산공장 내부를 순환하는 구내버스 운행), 3 의전차량 운행(인근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울산공장까지 방문 고객을 운송하는 의전차량 운행), 4 정비(울산공장의 업무용 차량 정비), 5 주유(울산공장 내 주유소를 방문한 업무용 차량에 주유를 실시할 때 주유량을 확인.기재하고, 지게차 등 속도가 느려 주유소 방문이 어려운 차량을 직접 찾아가 주유를 실시함) 업무를 위탁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갑 제30, 31호증. 이하 위 계약을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하고, 위 각 업무를 ‘이 사건 위탁업무’라 한다).

2)

피고와 L은 1 직원 통근버스 운행 업무를 2013. 3.부터, 3 의전차량 운행, 4 정비, 5 주유 업무를 2019. 1.부터 각 이 사건 위탁업무에서 제외하였다. 피고는 2019. 1.부터 3 의전차량 운행, 4 정비, 5 주유 업무를 M에 위탁하였다(갑 제26호증). 즉, 2019. 1. 이후로는 L은 이 사건 위탁업무 중 2 구내버스 운행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을 제2, 10호증).

3)

피고가 2016. 1. 1. L과 체결한 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30호증. 그 이전에 작성된 위탁계약서는 이 사건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즉, 이 사건 변론에 제출된 이 사건 위탁계약서 중 2016. 1. 1. 자 계약서가 가장 오래 전 것이다). 위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16. 1. 1.은 L이 이 사건 위탁업무 중 1 직원 통근버스 운행은 제외하고, 2 구내버스 운행, 3 의전차량 운행, 4 정비, 5 주유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을 때이다.

4)

피고와 L은 2017년에는 계약서 명칭을 ’업무위탁계약서‘로 변경하고, 위 계약서에 별첨된 ’세부실행계약서‘로 이 사건 위탁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보다 자세히 규정하였다(갑 제31호증).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업무위탁계약서 다. 원고들의 지위 원고들은 별지 1 청구금액 표 ’L 입사일‘ 란 기재 각 일자에 L에 입사하여 울산공장에서, 이 사건 위탁업무 중 별지 2 원고별 담당업무 표 기재 업무를 수행하였다(갑 제46호증. 별지 2 원고별 담당업무 표 순번 9 제1심 공동원고 I 부분은 제외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0, 21, 26, 30, 31, 46호증, 을 제1, 2, 10,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 요지 가. 근로자지위확인 및 고용의사표시 청구 이 사건 위탁계약은「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6호에서 정하는 ‘근로자파견계약’이다. 원고들은 L에 고용된 후 피고가 운영하는 울산공장에 파견되어 사용사업주인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피고를 위한 파견근로를 제공하였다. 구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에 따라 2007. 7. 1. 이전에 파견기간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무한 원고 B, C, F, J에 대하여는 그 2년의 파견기간이 만료된 날 다음 날부터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 파견기간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무한 때가 2007. 7. 1. 이후에 도달하는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는, 피고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그 2년의 파견기간이 만료된 날 다음 날부터 고용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

임금 및 손해배상 청구 피고는 원고 B, C, F, J과 직접 고용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위 원고들에게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고,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는 직접 고용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임금 상당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0. 7. 1.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내인 2017. 7. 1.부터 2021. 12. 31.까지 기간 동종.유사한 업무(업무용 차량 운전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임금 또는 임금 상당액 및 각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3.

근로자파견 해당 여부에 관한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1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2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3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4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5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2022. 4. 28. 선고 2021다290160 판결 등 참조).

4.

판단 위 법리에서 제시한 근로자파견 여부 판단의 요소는 ‘원고들의 입사일부터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발생 시까지’, 즉 계쟁기간의 사정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그러나 원피고들은 주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 발생 시’ 이후, 즉 계쟁기간 이후의 사정으로 앞서 본 근로자파견 여부 판단의 요소를 각 포섭하여 공방할 뿐, 계쟁기간(원고들의 입사일부터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발생 시까지)의 사정으로 제한하여 공방하지 않는다. 이는 이 사건 위탁업무의 주된 내용과 업무방식, 형태 등이 ‘원고들의 입사일부터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발생 시까지’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발생 시 이후’에 별다른 차이 없이 유지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다만,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일부 업무가 2013. 3.부터 일부 제외되기 시작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발생 시 이후’의 사정은 ‘원고들의 입사일부터 원고들이 주장하는 고용관계 성립 간주 또는 의무발생 시까지’의 사정을 추단하는 유력한 간접사실로 본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나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위탁계약이 근로자파견계약이라거나 원고들이 울산공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아래 각 사실 또는 사정은 앞서 보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4, 7 내지 9, 11, 13, 14, 16 내지 18, 22, 23, 28, 30 내지 32, 34 내지 42, 44 내지 48, 51, 54, 56 내지 59, 62, 63, 66 내지 70, 72 내지75, 77 내지 79, 81, 82호증, 을 제1, 2, 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Q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상당한 지휘‧명령의 존재 여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이 사건 위탁업무 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위탁업무별로 하나씩 살핀다.

1)

구내버스 운행업무

가)

피고는 울산공장의 구내버스 노선, 승강장 위치, 운행시간표를 정하여 L에 통지하였고,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노선, 승강장, 운행시간표에 따라 구내버스를 운행하였다(갑 제13, 54, 56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이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의 징표라 주장한다. 그러나 통상적인 셔틀버스 운행 용역계약에서도 도급인이 운행구간, 운행횟수, 운행시간을 지정한다(갑 제57호증, 을 제11호증). 도급인이 구체적인 운행구간과 일정 등을 지정하고 수급인이 그에 맞추어 구내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도급인이 필요한 시간.구간에 수급인이 버스를 운행하여야 하는 ‘셔틀버스 운행 용역계약’의 업무상 속성이다. 구내버스 운전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운행시간.구간 등은 도급인의 필요에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가 L에 구내버스 노선, 승강장 위치, 운행시각 등을 지정한 것은 도급계약의 목적인 ‘구내버스 운영’을 위하여 수급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의미를 가진다. 피고가 구내버스 노선, 승강장 위치, 운행시각 등을 지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고들은, 구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피고의 공장 특근 일정이나 피고 내부부서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고 그때마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운행시간, 운행경로, 목적지 등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특근 등을 이유로 L에 구내버스의 추가배차나 운행구간 수정을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이라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2016. 1. 1. 자 이 사건 위탁계약서 제2조 제3항은 ‘차량배차의 추가, 시간 변경 등 차량운행 내용이 변경될 때’ 피고와 L의 상호 협의에 의해 계약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한다(갑 제30호증 제2면<1>). 2019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구내버스 운행 도급계약서) 제5조 제3항 제1호 역시 같은 취지로 정한다(을 제2호증 제3면). 2019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에 첨부된 ‘도급업무 세부명세서’에서는 구내버스 운행시간을 정하면서 ‘각 공장 근무사정에 따라 운행시간이 변경될 수 있음’이라 기재되어 있다(을 제2호증 제7면). 이처럼 이 사건 위탁계약에서는 울산공장의 사정에 따라 구내버스 의 추가 배차나 운행시간 변경 등이 있을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이는 다른 셔틀버스 운행 용역계약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산광역시 인재개발원 셔틀버스 운행 용역 과업지시서에서는 ‘운행시간 및 운행구간은 변동될 수 있으며, 특수한 사정으로 인재개발원장이 요구할 시에는 성실히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갑 제57호증의 1 제1면). 한국콘텐츠진흥원 주말 셔틀버스 운영 용역 과업지시서에는 ‘계약 기간 중 운행 일정 및 노선 변경 가능’이라 기재되어 있다(갑 제57호증의 2 제2면). 셔틀버스의 운영 필요가 늘 고정되어 있지 않는 이상 그 노선과 운행횟수 등은 변경이 가능하고, 도급인이 그러한 필요에 따라 노선과 운행횟수 등의 변경을 수급인에게 타진하는 것은 셔틀버스 운행 용역계약의 특성에 비추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셔틀버스 운행 용역계약서에는 위와 같이 ‘도급인의 사정에 따라 운행일정이 변경될 수 있음’이 기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도급인의 사정에 따라 구내버스의 추가 배차나 운행구간 수정을 요청한 것이 파견관계의 징표인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피고의 구내버스 추가 배차나 운행구간 수정 요청은, 피고 직원이 추가 배차 요청 사유와 운행구간, 운행시각, 요청 차량 대수 등 정보를 작성하여 피고 총무팀에 전달하면 피고 총무팀 직원이 L에 배차협조 공문을 발송하거나 L 사장, 현장소장에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갑 제4, 13, 22, 59, 77, 81, 82호증, 을 제8호증). 즉, 피고는 위와 같이 L의 사장, 현장소장 등에게 배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L’에 업무 수행을 요청하였을 뿐, ‘원고들을 비롯한 L 소속 구내버스 운전기사들’에게 직접 추가 배차에 따른 근로를 지시하지는 않았다. 피고 총무팀 소속으로 2009년경부터 2018년 초경까지 구내버스 운행 관련 업무를 담당한 Q는 이 법정에서 ‘추가 배차나 노선 변경 등 요청사항이 발생할 경우 L 사장에게 협조를 구하였다. 피고 측 직원은 어느 운전기사가 어느 버스를 운전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운전기사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런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L 사장이고, 따라서 L 사장에게 추가 배차를 부탁하면 L 사장이 알아서 운전기사를 배치해주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증인 Q의 증언 녹취서 제10, 11면). 이에 관하여 원고들은 L 현장소장의 업무수첩(갑 제58호증)과 피고 총무팀 직원 R와 원고 H 사이의 녹취록(갑 제66호증)을 근거로, 피고 총무팀 직원이 배차협조공문을 통하지 않고 L 현장소장, 원고들에게 직접 수시로 구내버스 운행을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58호증에 기재된 사항은 피고 총무팀 직원 R가 이 사건 위탁업무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일반적인 사항을 ‘L’에 요청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8/20(금) 4공장만 근무하는 경우 차량을 4공장에서 출발시키고,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면서 탑승시켜 달라’(제1면), ‘8/18(목) 특정 시간대에 특정 노선차량에 경유지를 추가하여 달라’(제2면), ‘7/19(화) 특정 시간대에 근로자들의 퇴근하지 않으니 참고하라’(제3면), ‘9/13(화) 특정 시간대에 15분 간격으로 운행을 해 달라’(제4면), ’10/28(수) 특정 정류장에 시간표를 부착하여 달라‘(제5면), ’6/8(수) 특정 시간대에 특정 구간에서 운행을 해 달라‘(제6면), ’2020년 7/8 자전거와 오토바이 퇴근자의 민원이 발생하므로, 특정 시간대에 복귀하는 버스의 경우 특정 구간 앞에서 운행을 금지해 달라‘(제9면) 등이다. 이를 두고 ’피고가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직접 구체적인 업무상 지휘.명령을 하는 내용‘으로 볼 수는 없다. 한편, 갑 제66호증은 피고 총무팀 직원 R가 ’L의 사장과 소장 모두 전화를 안 받는다‘면서 원고 H에게 추가 배차를 요청하는 내용의 녹취록이다. 연락이 닿지 않는 현장소장 대신 부득이 친분이 있던 원고 H에게 전화하여 추가 배차와 관련한 요청을 전달한 정황에 비추어 보면, R가 L 대표자 아닌 원고 H에게 한 요청은 오히려 예외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다)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배차 정보에 따라 구내버스 운전업무를 수행할 근로자를 정하고 배차할 차량을 지정한 것은 피고가 아닌 L이다. L이 근무 인원, 교대제 근로자들의 근무 일정, 추가 배차에 따른 업무 배정 등을 결정하고 관리하였다는 사실은 L 현장소장의 업무수첩 “10/16(일) 1직 6명, 2직 4명 근무, ※4공장 생산차량 생산으로 3명 지원 근무, 1. S 2. T 3. U”라는 기재에서 확인되고(갑 제58호증 제7면), 증인 Q의 증언도 같은 취지이다(증인 Q의 증언 녹취서 제10, 11면). 그밖에 피고가 직접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업무분장을 하거나 근무 인원을 결정하는 등 L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 배치, 변경 등의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2)

통근버스, 의전차량 운행업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 중 통근버스, 의전차량 운전업무에 관한 자료는 갑 제3, 16, 81호증, 갑 제59호증의 2 등이 있다(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는 대부분 구내버스 운전업무에 관한 것들이다). 갑 제3호증은 2018. 5.경 울산공장 내에서 도로에 누출된 기름 때문에 이륜차가 미끄러져 운전자가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자, 피고 안전팀 직원이 통근버스 등 울산공장 내에서 차량 운행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 차량 유류캡 등 기름유출 여부 점검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이는 통근버스나 의전차량의 운전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명령 자료로 볼 수 없다. 갑 제16호증은 의전차량 중 하나인 V 차량의 운행 내역이 기재된 운행일지이다. 이는 단지 위 의전차량이 피고 소유라는 점을 알 수 있을 뿐, 피고가 이를 통하여 어떻게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알기 어렵다. 갑 제59호증의 2는 의전차량에 관한 배차협조전이다.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L‘에 의전차량이 필요한 시기, 차량 규모, 출발지와 도착지 등을 알리는 협조전이고, ’원고들‘에게 직접 의전차량의 운행을 지시하는 내용이 아니다. 갑 제81호증은 2019. 9. 28.(토)의 ’통근버스‘에 관하여는 운행이 없거나 평일과 동일하게 운행함을 알리는 것으로, 통근버스 추가 배차나 운행구간 수정 요청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통근 버스 추가 배차로 본다 하더라도 이를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이라 볼 수 없음은 ’구내버스 운전업무‘ 부분[위 1)항]에서 본 바와 같다.

3)

정비업무

가)

피고 근로자들은 차량 정비가 필요하면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차량 정보와 정비 필요 사유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정비신청을 한다. 원고들은 정비업무를 수행할 당시 피고 총무팀 담당직원의 사번과 비밀번호로 위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접수된 정비신청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갑 제45, 61, 70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차량 정비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기 유지.보수가 아닌 정비는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이 그 차량의 문제를 의뢰하여야 정비 소요를 알 수 있다. 피고 근로자들로부터 접수된 정비신청 내용(차량 정보, 정비사유 등)은 L이 이 사건 위탁업무 중 하나인 정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피고로부터 반드시 제공받아야 하는 정보이다. 피고 총무팀 담당직원이 자신의 사번과 비밀번호를 원고들과 공유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직접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접수된 정비신청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비업무 담당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업무 편의를 좇아 이러한 방식으로 정비 소요를 전달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속력 있는 업무상 지휘.명령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가 위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원고들 중 누군가를 지정하여 구체적인 업무를 부과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나)

원고들은, 피고 총무팀 담당직원이 업무용 신차 등록, 정기 검사, 노후 차량 매각, 폐차까지 업무용 차량 정비의 전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관련 서류와 설비를 제공하며 업무를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위 주장을 증명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 사실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 1 갑 제72호증은 피고의 업무용 신차가 주차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 사진을 누가 촬영하였는지, 이 사진 속 신차를 원고들 중 누가 어떻게 등록하였는지에 관한 별다른 주장.증명이 없으므로, 갑 제72호증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신차 등록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2 갑 제73호증은 ’차량검열현황‘ 또는 ’5월 차량검사현황‘이라는 제목의 문서 사진이다. 위 각 문서는 작성자를 알 수 없다(피고는 자신이 작성한 문서가 아니라고 다툰다). 위 각 문서를 누가 작성하였는지, 이러한 문서를 이용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어떠한 업무를 어떻게 지휘.명령하였는지 알 수 없으므로, 갑 제73호증도 증명력이 크지 않다. 3 갑 제74호증 중 ‘시험차 관리표’(제1, 2면, 제4 내지 7면, 제10, 11면)에서는 원고들이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알 수 없다. 갑 제74호증 중 ‘폐기물 식별표지(폐유-엔진오일)’(제3면)은 원고들이 이미 사용하여 폐기할 엔진오일에 관한 문서로 L의 정비업무에 포함된다. 갑 제74호증 중 ‘차량정비 의뢰서’(제8, 9면)는 아무런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양식을 그대로 제출한 것이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명령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4 갑 제78, 79호증은 이 사건 위탁업무에서 정비업무가 제외된 이후인 2020년에 작성된 자료일 뿐 아니라 그 내용도 피고 근로자들끼리 업무용 차량을 반납하고 인수할 장소에 관하여 알리거나(갑 제78호증), 피고 근로자가 피고 회사에 부품을 신청하는 내용(갑 제79호증)이다.

다)

원고들은 피고 총무팀 직원이 수시로 원고들의 정비업무를 점검하였다고 주장한다. 갑 제8호증은 원고 B이 비어 있는 주유소 사무실과 주차된 차량 1대를 멀리서 찍은 사진을 피고 총무팀 직원 Q에게 전송하고, 이에 Q는 “OK”라고 답한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이다. 이 증거로는 Q가 원고 B에게 어떠한 정비를 지시하고 원고 B이 어떠한 방법으로 그 정비를 마쳤는지, 원고 B이 무슨 목적으로 위 사진을 전송하였는지 알기 어렵다. 달리 피고가 원고들의 정비업무를 수시로 점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설령 피고가 원고들의 정비업무를 점검하였다 하더라도, 도급인으로서 정비업무의 이행을 확인‧검수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권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피고는 피고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자가정비코너’에 “자가정비코너 이용 시 어려운 작업이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 정비사를 불러주십시오.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울산총무팀”이라는 안내문을 게시하였다(갑 제9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피고 근로자들의 자가정비를 도울 것을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위 안내문은 ‘피고 근로자들’에게 자가정비코너에서 정비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일반적.추상적으로 알리는 취지일 뿐 ‘L 소속 정비업무 담당자’에게 직접 어떠한 정비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이 아니다. L 소속 정비업무 담당자들이 피고 근로자들의 복지를 위하여 자가정비코너를 운영하는 것은 이 사건 위탁계약에서 정비업무의 내용 중 하나로 정한 업무이기도 하다[2017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의 별첨 세부실행계약서 제2조 제3항 제2호(갑 제31호증 제8면), 2018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 제2조 제1항 제3호(을 제1호증 제1면)]. 피고가 위 안내문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정비업무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마)

갑 제68호증은 ‘매각대상 중기 입고확인서’라는 제목 아래 L 소속 근로자인 W가 “울산총무팀 차량정비반 W”라는 작성명의인으로 기재된 양식의 서면, ‘대금지불각서’라는 제목 아래 역시 L 소속 근로자인 X이 “소속: 피고 총무팀 정비반”이라 기재되어 있는 양식의 서면이다.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L 소속 정비업무 담당자들을 실질적으로 피고 총무팀의 하위부서 직원으로 다루면서 업무상 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68호증은 그 문건이 만들어진 시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문서이다(피고는 자신이 제공한 문서 양식이 아니라는 취지로 다툰다). 그 내용 역시 주요 부분이 비어 있는 ‘매각대상 중기 입고확인서’ 양식이거나, X이 피고로부터 차용한 부품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대금지불 각서’이다. 피고가 근로자에게 어떠한 정비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이 아니다. 위 문서에 W, X이 피고 총무팀 정비반으로 기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W, X뿐만 아니라 원고들을 포함한 L 소속 정비업무 담당 근로자 모두를 피고 총무팀 근로자처럼 인식하면서 업무상 지시를 하였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4)

주유업무

가)

원고들은 주유업무 수행 시 차량 소속부서, 차량 번호, 주유량, 운전자 성명 등을 기록하여 피고 총무팀 직원에게 보고하였다(갑 제44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의 주유업무 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주유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1 울산공장 내 주유소 운영, 2 피고가 주유를 허가한 차량에 관하여 주유 실시 등이다(을 제1호증 제7면). 위 2 업무의 적정한 수행을 위하여 이 사건 위탁계약은 “L은 주유된 차량에 대한 주유 기록 일지를 작성한다. 일지에는 주행거리, 주유량, 주유자의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한다.”고 정하였다[2017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의 별첨 세부실행계약서 제2조 제4항 제2호(갑 제31호증 제8면), 2018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의 별첨 세부실행계약서 제2조 제4항 제2호(을 제1호증 제8면)]. 즉, 원고들이 주유업무를 수행하며 유류를 주입한 차량의 주행거리, 주유량, 주유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주유 기록일지를 작성한 것은 이 사건 위탁계약에 명시된 업무 방법에 따른 것이고, 피고의 특별한 업무상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다. 또한 유류를 공급하는 피고의 입장에서는 주유의 사용처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고들이 주유업무 수행 과정에서 기록일지를 작성하고 피고 직원에게 보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주유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 근로자들은 원고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특정 차량에 대한 주유를 부탁하였다(갑 제67호증). 원고들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 근로자들이 원고들에게 주유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들이 수행한 주유업무는 1 주유소에 대기하다가 주유소에 방문하는 차량에 주유를 하는 방식, 2 지게차 등 속도가 느려 주유소 방문이 어려운 차량을 직접 찾아가 주유를 하는 방식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수행된다[다툼 없는 사실. 2018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 제2조 제1항 제4호는 “주유: 업무용, 임원, 지게차량에 대한 주유 지원”이라 기재되어 있는데(을 제1호증 제8면), 굳이 ‘지게차량’에 대해서 별도로 언급한 취지는 지게차에 대하여는 위 2 방식으로 주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위 2 방식으로 주유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피고 근로자들로부터 주유 의뢰(차량 종류와 방문할 장소 등에 관한 정보 포함)를 전달받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갑 제67호증을 다시 보면, 이는 위 2 방식에 따라 주유가 이루어지는 지게차, 세척기를 관리하는 피고 근로자들이 원고들에게 특정 차량에 기름이 없음을 알리면서 주유를 부탁하는 메시지이다. 원고들에 대한 업무상 지휘.명령이라기보다는 원고들이 주유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그 문언을 보더라도 피고 근로자들은 원고들에게 단순히 ‘주유를 요청한다’는 취지일 뿐, 그밖에 다른 업무상 지시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원고들이 수행한 주유업무에는 동절기에 각 공장으로 난방용 등유를 배달하는 업무도 포함되었는데, 원고들은 울산공장의 담당자에게 먼저 “등유 체크해주세요”라고 연락을 취하였다(갑 제67호증 제8면). 결국 원고들은 주유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편의상 피고 근로자들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를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피고 총무팀 직원 R는 원고 B에게 ‘12시경 주유소에 기사를 보낼 테니 주유를 해 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갑 제7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의 주유업무에 관하여 업무상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7호증에 나타난 카카오톡 메시지의 전체 대화 흐름을 보면, 원고들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R는 위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그럼 주유소에 오후에는 있겠네.”라면서 원고 B이 오후에 주유소에서 근무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원고 B이 ‘지금도 주유소에 갈 수 있다’고 답하자 비로소 ‘그럼 좀 있다가 기사를 보낼 테니 주유를 해 달라’면서 주유를 부탁하였다. R가 위 대화를 한 목적은 주유가 필요한 차량을 주유소로 보내기 전에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원고 B에게 주유소에서 주유가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는 데에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R가 ‘12시경 주유소에 기사를 보낼 테니 주유를 해 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 피고가 주유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위 대화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의 근무 일정이나 근무 장소에 대하여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피고가 주유업무와 관련한 근로자 배치나 구체적 업무지시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나.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원고들이 피고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

필요한 차량을 주유소로 보내기 전에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원고 B에게 주유소에서 주유가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는 데에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R가 ‘12시경 주유소에 기사를 보낼 테니 주유를 해 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 피고가 주유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위 대화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의 근무 일정이나 근무 장소에 대하여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피고가 주유업무와 관련한 근로자 배치나 구체적 업무지시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나.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원고들이 피고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위탁업무(통근버스, 구내버스, 의전차량 각 운행, 정비, 주유)는 피고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사업인 ‘자동차 또는 기타 이동수단, 그 부품의 제조‧판매업무’와 명확하게 구별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직원들은 L에 구내버스의 노선도, 운행횟수, 의전차량의 배차협조전, 정비 및 주유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전달하거나 그 결과를 확인하였을 뿐 이 사건 위탁업무를 함께 수행하거나 대체하지 않았다. 원고들 역시 피고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대신 수행하지 않았다[원고들은, 주유소 담당자인 원고 B이 휴가, 조퇴 등으로 주유소를 비울 때 피고 총무팀 직원 이정희가 주유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항소이유서 제9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울산공장의 작업계획, 생산계획에 따라 원고들의 구내버스 인력운영계획이 결정되므로, 통근버스, 구내버스 운행 등을 포함한 이 사건 위탁업무는 울산공장의 핵심 업무인 자동차 생산 공정과 불가결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통근버스, 구내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울산공장의 자동차생산 공정이 멈추지 않는다. 피고 근로자들은 다른 대체 이동수단을 강구하여 통근하거나 울산공장 내에서 이동할 수 있고, 피고 회사는 소속 근로자를 위하여 그 대체 이동수단을 마련하여 줄 수도 있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구내버스, 의전차량, 정비 설비와 장소, 주유소, 기사대기실 등 이 사건 위탁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설비와 시설을 소유하면서 L에 제공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그에 따라 위 각 설비와 시설에는, 관리부서 또는 소속이 ‘피고 총무팀’으로 기재된 관리대장, 차량운행일지 등이 작성되었다(갑 제2, 14, 16, 23, 44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을 실질적으로 피고 총무팀 직원으로 취급하거나 대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자동차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구내버스, 의전차량 등을 피고 스스로가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위로 피고가 구내버스, 의전차량 등 각종 설비와 시설을 L에 제공한 것으로, 그 설비와 시설을 피고가 소유.관리한다는 점을 가지고 ‘피고가 원고들을 실질적으로 피고 총무팀 직원으로 취급하거나 대우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원고들은, 원고들을 피고 총무팀 정비반 소속으로 기재한 서류 양식(갑 제68호증)이나 피고 총무팀 직원 연락처가 포함된 L의 비상연락망(갑 제18, 69호증)을 ‘피고가 원고들을 실질적으로 피고 총무팀 직원으로 취급하거나 대우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근거로 든다. 그러나 갑 제68호증은 그 문건이 만들어진 시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문서이다. 갑 제18, 69호증은 피고의 관여 없이 L이 스스로 작성한 문건일 뿐만 아니라 L의 직원들로서는 피고 회사의 L 담당자의 연락처를 사전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 증거도 ‘피고가 원고들을 실질적으로 피고 총무팀 직원으로 취급하거나 대우하였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한다.

3)

2019년 이전 L의 야유회에 피고 총무팀 직원들이 참석하였다(갑 제42호증). 피고는 L 직원들에게 근무복이나 간식을 제공하였다(갑 제11, 75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 근로자들이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공동작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무복이나 간식을 제공한 것은, 원고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거나 수급업체 근로자에 대한 격려 또는 배려 차원에서 생활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야유회는 친분에 따라 참석하는 것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지’를 나타내는 표지로 보기는 어렵다.

다.

L의 근로자 선발, 교육, 점검 등 결정 권한 독자적 행사 여부 L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1)

L은 스스로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태도를 관리하였다. L은 연.월차관리대장을 만들어 각 근로자들의 연.월차사용일수, 연.월차휴가수당을 계산하였다(갑 제51호증의 1). L의 현장소장은 코로나19로 격리 중인 근로자나 휴가를 사용한 근로자를 파악하여 대체 근로자를 배정하고, 근로자들의 연장 근무 일정이나 출근 여부,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 총 근무인원을 관리하였다(갑 제58호증). 또한, 특정 근로자의 구내버스 운전 실태를 조사하여 개선 사항(정차 시 브레이크 부드럽게 작동할 것, 과속방지턱 부드럽게 지나갈 것, 기어 변속 후 클러치에서 발을 천천히 뗄 것 등)을 파악.교육하기도 하였다(갑 제58호증 제6면).

2)

L은 취업규칙을 제정.시행하고(을 제5호증),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징계결정이나 인사발령 등의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을 제6, 7호증). 원고들은 L 근로자가 울산공장 내에서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유로 피고 총무팀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휴직상태에 있었다거나(소장 제6면), 구내버스 급정거나 교통사고에서 피고가 관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항소이유서 제26면)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L은 매달 구내버스 운행에 투입된 인원수를 기초로 운행한 차량의 대수를 산출하고, 여기에 1대당 단가를 곱하여 계산한 기성금을 피고에게 청구하였다(갑 제62호증). 실제로 2017년 이 사건 위탁계약서 역시 차량 대수에 계약 물량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약대금을 산정하였다(갑 제31호증 제8면). 원고들은 이러한 물량도급 방식을 근거로, 피고가 이 사건 위탁업무를 수행할 근로자의 수, 근무 내용 등을 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거나 아래에서 살피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탁계약에서 계약대금을 위와 같이 산정한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L의 근로자 수를 결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4)

원고들은, 피고가 2018년 M을 설립하여 M으로 하여금 ‘피고 근로자였다가 퇴직하여 L에 입사한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게 하고,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의전차량 운행, 정비, 주유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방법으로 L의 경영에 관여하고 L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는 각 녹취록(갑 제40, 41, 47호증)을 든다. L은 1998년 설립 이후 ‘피고 근로자였다가 퇴직하여 L에 입사한 근로자’(소위 ‘승계직 근로자’. 이하 ‘승계직 근로자’라 한다)인지 ‘피고를 거치지 않고 L에 바로 입사한 근로자’(소위 ‘신규직 근로자’. 이하 ‘신규직 근로자’라 한다)인지에 임금을 달리 지급하였다. 원고 A는 2017. 7. 무렵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이를 진정하였다.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은 조사 후 2018. 4.경 L에 이러한 임금차별을 시정하고 신규직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시정지시를 하였다(갑 제34 내지 39호증). 각 녹취록(갑 제40, 41, 47호증)은 위와 같은 경위로, L 대표 Y과 L 소속 근로자들이 회의에서 승계직 근로자와 신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언급하면서 양자를 분리할 필요성과 방법에 관하여 각자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 녹취된 것이다. 즉, L은 임금 차별지급에 관한 진정 제기와 시정지시를 계기로 승계직 근로자와 신규직 근로자 분리 논의를 시작하였고, 그 과정을 거쳐 2018. 12. 13. 당시 L에 근무하던 P 등이 L에서 퇴직하여 M을 설립하였다(을 제13호증). L이 내부적으로 M 설립을 협의하던 시기(2018. 2.경부터 2018. 12.경까지)에 피고 총무팀 직원 Q, Z 등도 L의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하거나 L 소속 근로자의 질문에 대하여 답변하였다(갑 제40, 41, 47호증). L이 근로자 규모를 줄이고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일부를 M에게 이전할 경우, 향후 피고와 체결하는 위탁계약의 범위, 내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Q, Z이 위 회의에서 한 발언은, L이 M을 설립하여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일부를 이전하는 것과 관련하여 도급인으로서 도급계약 조건이 종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입장을 표명하여, L 소속 근로자들을 안심시키는 취지이다. L의 2018. 2. 21. 자 회의에 참석했던 피고 총무팀 직원 Q는 이 법원에서 ‘L에서 구조조정을 하려고 하는데 L 소속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이유로 참석 요청을 하여, 고용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참석하였다’면서, ‘피고가 L의 승계직, 신규직 근로자 분리 문제를 결정하거나 지시하지는 않았다. 본인이 위 회의에서 M 설립 후 L의 임금 체계 변경 여부 등에 관한 L 소속 근로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적은 있으나 그러한 답변은 당시 피고가 도급업체와 도급계약 조건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였다’고 증언하였다(증인 Q의 증언 녹취서 제6, 7, 8면). 이는 실제 Q가 2018. 2. 21. 자 회의에서 한 발언의 녹음 내용과 대체로 부합한다(갑 제40호증). 결국 각 녹취록(갑 제40, 41, 47호증)만으로는 피고가 L의 경영에 관여하고 L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5)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의 채용에 관여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들 중 일부가 ‘피고 총무팀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면접을 보았다’는 취지의 진술서(갑 제46호증의 2, 3, 8, 10)를 작성하여 증거로 제출하였으나, 이는 원고들 본인이 작성한 것으로 객관적인 자료로 보기 어렵다. 그밖에 피고가 원고들의 채용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6)

L은 2018년 피고에게 매월 L 근로자에 대한 성과급, 명절 상여금, 휴가비, 임금인상 소급분 등 명목을 포함하여 기성금을 청구하였다(갑 제28호증).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 임금을 결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급인이 상생을 도모하고 위탁업무 수행을 격려하는 의미로 협력업체나 수급인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을 제9호증의 3). 실제로 피고는 2022년 직접생산 하청, 비생산(총무성) 하청 등 협력업체에 특별성과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갑 제63호증). 이처럼 피고가 지급한 상여금이 결과적으로 L 소속 근로자들의 이익으로 귀속되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 임금을 결정하였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또한 도급대금 산정방식이 그 투입 인원수 및 인건비를 기초로 한다는 것은 노무도급에서 흔히 있는 일로, 피고와 L은 실제 발생한 이윤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이윤율(4%)에 모자라는 이윤을 보전하거나 초과하는 이윤을 환수하였다는 자료도, L이 소속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인건비를 그대로 집행하였는지 피고가 확인하였다는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L은 자신의 급여지급대장에 기초하여 원고들 임금을 결정.지급하였다(갑 제51호증의 2).

라.

이 사건 위탁계약의 목적, 원고들이 맡은 업무의 구별 가능성, 업무의 성격 이 사건 위탁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이 사건 위탁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이 사건 위탁업무가 피고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된다. 이 사건 위탁업무에는 전문성‧기술성이 있다.

1)

이 사건 위탁업무는 통근버스, 구내버스, 의전차량 각 운행, 정비, 주유에 한정되어 있다. 그 구체적인 범위는 이 사건 위탁계약서에 첨부된 ‘도급업무 세부명세서(갑 제30호증 제8면)’ 또는 ‘세부실행계약서(갑 제31호증 제8, 9면, 을 제1호증 제7, 8면)에 명시되어 있다. 이는 피고 근로자들이 수행한 자동차 제조업무, 피고 총무팀 근로자들이 수행한 행정 업무와 명확히 구별된다.

2)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정비업무는 차량의 구조와 장비에 관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이 있어야 수행할 수 있다. 주유업무를 수행하려면, 기름을 운반차에 싣고 가 주유를 하여야 하므로 위험물 운송자격증, 관리자격증 등 자격증이나 관련 안전 지식, 기술이 필요하다. 구내버스, 통근버스, 의전차량 운행은 모두 대형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기술과 1종 대형버스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이 사건 위탁업무가 갖는 전문성, 기술성은 피고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생산 업무, 행정 업무와 다르다.

마.

L의 독립적 기업조직 또는 설비 구비 여부 L은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다.

1)

L은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N가 5,000만 원의 자본금을 투자하여 설립한 회사로 원고들에게 급여와 제 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이와 관련된 원천징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4대 보험에 가입하였다. L은 독자적인 취업규칙을 가지고 있고(을 제5호증), 징계위원회, 인사위원회를 통하여 징계권, 인사권을 행사하였다(을 제6, 7호증).

2)

피고는 구내버스, 의전차량, 정비 설비와 장소, 주유소, 기사대기실 등 이 사건 위탁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설비와 시설을 소유하면서 L에 제공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그에 따라 위 각 설비와 시설에는, 관리부서 또는 소속이 ‘피고 총무팀’으로 기재된 관리대장, 차량운행일지 등이 작성되었다(갑 제2, 14, 16, 23, 44호증). 그러나 피고는 자동차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구내버스, 의전차량 등을 피고 스스로가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위로 피고가 구내버스, 의전차량 등 각종 설비와 시설을 L에 제공한 것으로, 이는 피고와 L 모두에 이 사건 위탁계약의 비용을 절감하는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한편, L은 특정 시기 이후로는 울산공장 내 사무실이나 버스기사 대기실, 구내버스를 피고로부터 유상으로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다(을 제4, 14호증).

5.

결론 ‘이 사건 위탁계약이 근로자파견계약이고, 원고들이 울산공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