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3. 15. 선고 2023나203943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들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 제출된 각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2항 및 제3항에서 원고들이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추가판단을 덧붙이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들이 강조하는 주장에 대한 추가판단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①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은 급여지급, 징계 또는 해고사유 등 근로조건을 정한 취업규칙의 기능을 하고 있는바, 근로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② 수수료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근로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등 근로의 대가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③ 근태관리 및 그에 기한 불이익한 조치를 통하여 근로조건을 통제하였고, ④ 일방적인 채권 배정 및 재배정, 업무활동내역 입력 등의 방법으로 업무의 내용과 수행과정 및 실적을 관리하였으며, ⑤ 직급을 부여하거나 사우회 가입 강제, 사내동호회 활동 장려 등을 통하여 관리·감독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법원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특히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도 있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다25638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제1심이 판단한 이유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보태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게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위임계약서에는 수수료 지급 기준(제5조),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준수사항(제7조), 계약해지 사유(제8조) 등이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제5조는 위임인인 피고가 수수료 지급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수임인은 위임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성의 징표로 보기 어렵다. 제7조의 준수사항은「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등 관련법령상 요구되는 준수사항과 회수금 횡령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을 안내한 것이다. 제8조는「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등에서 정한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금지사항을 위반하거나 형사상 범죄에 해당하는 문서위조, 횡령 등의 위법행위가 발생한 경우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할 것을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위임업무실적이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의 해지사유(구 양식 위임계약서 제8조 11호)는 2012. 12. 12.자 위임계약서에서부터 삭제된 것으로 보이고[갑 제4호증], 피고가 삭제 전 위 조항에 정한 업무실적 등을 이유로 실제로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위임계약서의 기재 내용이 임금과 복무규율이나 해고사유 등에 관하여 정한 근로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월 25일 지난 달의 실적에 따라 산정한 수수료를 지급하였다[갑 제7, 49, 50호증].

그러나 수수료는 근무내역이나 시간에 상관없이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상한과 하한이 없이 지급되었으며 당해 채권추심원 또는 영업관리사에게 매월 지급된 수수료의 편차도 4~32배로 매우 크다(제1심 판결문 11면의 글상자 참조).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고, 팀장수당도 과거 시점에 실적에 따라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이며[갑 제49, 51호증], 장기근속수당도 수주건수와 수금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 및 금액이 결정되었다[갑 제52호증]. 실적의 우열(일반/우수)에 따라 적용요율을 달리 하였다고 하더라도[갑 제48호증] 우수자에게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위임사무의 목적인 채권회수를 장려하여 피고 및 채권추심원·영업관리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게 하려는 적극적 조치로 볼 수 있고 실적미달에 대한 불이익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수료를 월별로 지급한 것은 편의상 정한 정산의 방식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정한 수수료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고 볼 수 없다.

③

원고들은 근태관리 등으로 근무시간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갑 제32호증에는 “출근 8:30까지, 출퇴근, 외근시 보고할 것” 등의 기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과거 특정시점(2009~2010년도경)에 원고 E가 단편적으로 메모한 내용이다. 갑 제47호증(일정을 공유하는 문자내역이다), 갑 제55호증(중앙지사에서 2010년경 작성된 것인데, 당시 지사장의 업무처리 방식에 따른 것으로 휴가일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갑 제77호증(원고 E가 2009~2014년경 간헐적으로 메모한 내용이다)의 각 기재만으로 피고가 계속적인 근태관리를 기반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근태관리 및 불이익 조치를 통하여 근로시간과 장소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들은, 피고가 지사장을 통하여 채권의 배당, 실적에 따른 차등 배분, 정기적인 강제순환 배정(재배정), 실적저조자에 대한 징계 및 전보권 행사 등의 방법으로 업무내용을 정하고 업무상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지사의 지사장(정규직)과 채권추심인 또는 영업관리사인 팀장 및 팀원은 그 업무의 내용 및 기능과 역할이 구분되어 있었다. 피고 또는 지사장이 채권추심인 및 영업관리사에 대하여 추심대상 채권을 배정하거나 대상채권의 리스트를 정리하여 관리하고 결과를 취합하는 것은 위임계약의 내용에 따른 것이다.

피고의 전산시스템 및 RRI시스템<1>은 추심업무의 효율성 제고 및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을 위하여 관련정보 및 추심활동내역을 통합하여 관리하기 위한 것이고, 위임인은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고 수임인은 위임계약에 따라 위탁받은 추심업무 수행의 결과를 보고할 의무가 있다(민법 제683조). 피고는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등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고, 위임관계에서도 위임인은 수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와 관련된 사항의 지시를 할 수 있으므로, 관계법령 위반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정적 요청이나 업무 협조는 가능하다.

갑 제21~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과거에 업무일지 방식으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내용을 공유하고 지사장 확인 등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에까지 나아갔는지 불분명하며(지사장이 결재한 업무만을 수행하거나 보고내용에 대한 통제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업무수행의 편의를 위하여 일시적인 것은 넘어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갑 제23~27호증, 갑 제29호증, 갑 제30호증, 갑 제79호증, 갑 제83호증은 자료를 취합하거나 통계를 집계한 것인바, 수임인은 위탁받은 추심업무 수행의 결과를 위임인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고, 위임인은 위임업무의 수행여부 확인과 수수료 산정 등을 위하여 자료와 통계가 필요하며 달리 이를 기반으로 업무상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갑 제45호증(‘대전지사’에서 발간된 업무지침서로 작성시기가 불분명하며 위임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의 기재만으로는 수임인의 보고의무와 위임인의 적정한 지시를 넘어서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갑 제32, 46호증(업무회의 기록과 사우회 회칙에 불과하다), 갑 제76호증(일시적으로 작성된 메모이다), 갑 제88호증(원고 B에 대한 채권배정내역), 갑 제92호증(피고의 내부 품의문서이다)만으로 피고가 실적저조나 업무상 지시 불이행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거나 전보권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우수관리사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갑 제36호증], 매출실적 제고캠페인[갑 제42~44호증]을 하였더라도 수임인의 실적 향상을 위한 보상조치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과정에서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원고들은 과장, 부장, 차장, 사원 등으로 불리었으나, 직급은 대외업무의 편의상 부여한 것으로 정식 인사발령이나 승진에 의한 것은 아니었고(갑 제8, 9호증은 좌석배치도에 불과하다), 업무의 내용이나 수수료 지급방식 등에 차이도 없다. 사우회나 동호회는 유대강화 및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⑥

한편, 피고는 업무관리사에 대하여 일별로 인바운드콜<2> 대응 및 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시켰다[갑 제54, 56호증]. 원고 B, C은 지사를 이동하여 근무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추심담당자가 보유하고 있던 300건의 파일 중 일부 파일을 제외한 나머지 파일에 대하여 일정기간마다 파일을 교환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갑 제89호증]. 그러나 인바운드콜의 대응 및 처리는 채권추심업무에 부수하여 사건수임의 기회를 배분하는 기능이 있는 점, 이 사건 위임계약은 6개월 단위로 갱신되었는바 피고와 채권추심인들은 채권의 양이나 지사간의 업무분담 등을 고려하여 소속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일정기간(약 6개월) 동안 추심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권에 대하여 담당채권추심인이 지정한 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을 재배정한 것이고 상호교환으로 전체 배당채권수에는 변동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앞서 ① 내지 ④의 사정을 뒤집고 근로자성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 C이 강조하는 주장에 대한 추가판단

가.

원고 C 주장의 요지

원고 C은, 2004. 7. 1.경 채권추심원으로 근무를 시작하여 2019년까지 근무하면서, 채권관리 교육업무를 담당하고 피고가 설립한 ‘I’ 원장을 겸직하기도 하는 등 각종 사내교육을 담당하였던바, 원고 C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원고 C이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한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보태어 보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원고 C은 피고 소속의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하고 외부 강의 등을 하였으며, 2009. 4. 2. ‘채권회수 관련법 및 이론’, 2010. 2. 1. ‘가압류·가처분 및 채권관리 법률실무’ 교재를 출간하여[갑 제95호증] 강의에 사용하기도 한 사실은 인정된다. ② 그러나 원고 C은 채권추심인 수수료와 별도로, 피고로부터 교육 1회당 30만 원 가량의 수당을 지급받았고, I 원장 재직시(2012년도) 위 학원을 설립한 J 주식회사(변경전 I 주식회사)로부터 월 100만 원의 보수를 별도로 지급받았으며, 외부강의에 대하여 별도로 강의료를 수령하였다[2023. 3. 17.자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 즉 원고 C은 교육업무만을 전담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채권추심원 업무와 겸임하여 별도의 보수를 지급받고 타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③

I는 J 주식회사가 설립한 학원으로서 법무사, 변호사 등을 강사진으로 하여 일반인을 상대로 기업법무 및 채권관리에 관한 내용을 강의하였다[갑 제103호증]. 원고 C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위 회사가 설립한 I에서 강의한 것이므로, 피고가 영위한 채권추심업무와는 명확하게 구분되며, 그 수행기간도 특정년도(2012. 7. 24. 설립, 2012. 12. 24. 해산, 갑 제100호증)에 한정된 것이다.

④

원고 C이 외부강의시 피고의 허락이나 승인절차를 받아야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 C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각주1) 채무자의 주소나 부동산을 등록하는 별도의 시스템

각주2) 채권추심을 의뢰하는 고객이 피고 회사로 전화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