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원심판결에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021고합305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에 대하여 기존 대출의 존재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 설령 고지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과의 대출을 중개하였던 BI증권에 기존 대출에 관한 사실을 전부 알려주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을 기망한 적이 없다.
양산시 D아파트(아파트 612세대, 상가 18개 호실)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 중 피해 AS조합들의 대출이 실행된 상가(이하 ‘이 사건 9개 상가’라고 한다)의 수분양자들이 피해 AS조합들과 직접적인 법률관계에 있을 뿐이고,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로부터 재물을 교부받지도 않았다.
설령 피고인의 피해 AS조합들에 대한 기망행위가 성립한다고 보더라도, 피해 AS조합들은 신용조회 과정에서 일부 수분양자들의 기존 대출의 존재를 인지하였음에도 대출을 해주었던 것이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해 AS조합들의 수분양자들에 대한 대출 실행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결과적으로 피해 AS조합들에 이 사건 9개 상가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지 못하게 된 것일 뿐, 처음부터 이를 마쳐줄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즉, 피고인에게는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
2022고합201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AE에게 기존 대출에 관하여 고지해 주어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AE을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상가 중 AB, AC호(이하 ‘이 사건 2개 상가’라고 한다)에 관하여 피해자 AE과 분양계약을 체결한 것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하고, 주식회사는 그 회사명에서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가 아니라 C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 이라 한다)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AE으로부터 재물을 교부받았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 AE의 처분행위와의 인과관계도 인정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피해자 AE에게 이 사건 2개 상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지 못하게 된 것일 뿐, 처음부터 이를 마쳐줄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즉, 피고인에게는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검사는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중 ‘범죄사실’ 부분의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공소장변경은 기존의 공소사실 내용을 보다 명확화, 구체화한 것으로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기존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2021고합305 사건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인정 사실을 설시한 다음,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에 이 사건 9개 상가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는 등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고, 기존 대출내용 또는 선행 담보제공약정 등은 이 사건 대출거래에서 중요한 사항이어서 이를 고지하여야 할 거래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숨긴 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 AS 조합들을 기망하여 각 수분양자 명의의 대출금을 교부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해 AS조합들은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채권자(AN, N)이거나, 위 AN의 배우자(AA) 및 처남(T), 위 AN의 채권자의 배우자(V), 피고인의 인척(배우자의 사촌 동생 R), 분양수수료채권자(P), 피고인의 배우자(Y)로서 피고인과 인적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은 이 사건 대출과정에 관하여 AS조합에 출석하여 서류작성 등을 하였을 뿐 그 과정을 잘 모르는 진술을 하는 등 대출에 관여 정도가 미약하고, 수분양자 N은 ‘제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고, 이건 제가 상가 분양을 받기 위해 H에 가서 대출을 받았고 피고인이 이 대출을 AS조합로 갈아타라고 했고 저는 형님 말 믿고 대출을 옮겨간 것이었습니다.’, ‘2020. 1.경 서울 서초구 AU 소재 B 본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AS조합로 대출을 옮기라는 말을 듣고 제가 부산 J조합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아 부산 영도에 내려가 대출신청서를 작성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으며(2021고합305 수사기록 767 내지 768, 769쪽 참조), AN은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9개 상가 수분양자들 모두 대출 준비나 이런 것은 다 B에서 해준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원심 증인 AN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8, 9쪽). 또한 피해 AS조합들은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로부터 피고인이 날인하여 제공한 ‘양산 D 아파트 근린생활시설 공급계약서’를 제공받고 이 사건 각 대출금 명목의 금원을 교부하였고(2021고합305 수사기록 38 내지 73쪽 참조), 위 각 수분양자들은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비용을 제외한 일체를 B에 송금하였으며(2021고합305 수사기록 92 내지 98쪽 참조), 위 대출금은 B에서 변제하고 있다. 위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출은 피고인이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을 내세워 받은 것으로서, 그 행위자는 위 대출명의인들인 수분양자들이 아니라 그 행위를 주도하고 대출금을 사용하거나 현재까지 변제하고 있는 피고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수분양자들 중 AN은 피해 AS조합들에 ‘선순위 대출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하였다고 진술하고는 있으나(원심 증인 AN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6쪽 참조), B에서 정확하게 공개를 해주지 않아 자신도 선순위 대출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고(원심 증인 AN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0 내지 12쪽 참조), 위 진술 자체도 ‘선순위 대출이 있다’라고 명확하게 고지하였다는 내용은 아니다. 그 외 다른 수분양자들은 피해 AS조합들에 선행대출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았다. AN은 경찰에서 B이 E을 통해 F은행으로부터 55억 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2021고합305 수사기록 552쪽 참조). 피해 AS조합들에서 이 사건 대출업무를 담당하였던 AL, AM는 원심 법정에서 위 각 대출 당시에 피고인 측의 H저축은행, F은행에 대한 대출 내지 담보제공 경과에 관하여 알지 못하였고, 이 사건 발생 이후에서야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A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9, 10쪽, 원심 증인 A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 8쪽 참조). 위 각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분양자들로 하여금 위 피해 AS조합들로부터 대출을 받게 하는 과정에서 위 피해 AS조합들에 선행 대출채무 내지 담보약정에 관하여 고지하지 않았고, 위 피해 AS조합들은 그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수분양자들의 명의로 대출을 실행하여 이 사건 대출금 중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B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와 피고인의 관계, 이 사건 9개 상가의 분양경위 및 분양조건, B은 앞서 본 중도금대출업무협약의 당사자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H저축은행에 대한 대출 내지 담보제공약정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그리고 B은 55억 원 대출의 담보설정자 겸 채무자였으므로, 피고인은 55억 원의 대출사실이나 F은행에 대한 이 사건 상가의 담보제공약정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선행대출이나 담보제공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수분양자들로 하여금 피해 AS조합들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겠다고 하게 하고는 위 피해 AS조합들로부터 대출을 받게 하였다.
피해 AS조합들에서 이 사건 대출업무를 담당하였던 AL, AM는 기존 대출 사실이나 담보제공사실을 알았다면 대출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원심 증인 A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0, 11쪽, 원심 증인 A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9쪽). 피해 AS조합들로서는 자신들이 파악한 바와 같이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받아 이 사건 대출금에 대한 담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이 사건 대출의 실행 여부, 대출금의 액수 등을 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 G이 당초 피고인의 요청과 달리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 신청을 취하함으로써 이 사건 9개 상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이 모두 각하되었다. 그런데 1 이 사건 9개 상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F은행에 양도담보로 제공되었고, G이 그에 동의하여 그 대항요건까지 갖추어진 상황이었으므로, ‘분리처분가능규약’이 보완되어 피해 AS조합들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더라도 그에 관한 법적 분쟁이 생겨 위 근저당권이 정상적인 담보권으로 기능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점, 2 실제 이 사건 상가 전체에 관하여 AT으로 신탁등기가 마쳐지자 H저축은행의 신청으로 ‘사해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처분금지가처분결정이 있었던 점, 3 선행대출이나 담보권 또는 담보약정을 체결한 주체는 모두 금융기관이어서 피고인으로서는 이러한 분쟁이 발생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피해 AS조합들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지더라도 피해 AS조합들이 정상적인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고 보이는 점, 4 G으로서는 위와 같은 선행대출과 선행 담보제공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요구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G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점(G은 H저축은행이나 F은행에 대한 대출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상가를 대물로 넘기는 과정으로만 알고 소유권보존등기를 진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심 제10회 공판기일의 원심 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쪽)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선행대출 등을 묵비하고 이 사건 대출을 받은 것이 피해 AS조합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못하게 된 원인인 것이지 G의 소유권보존등기 신청취하 때문에 피해 AS조합들이 정상적인 1순위 근저당권을 취득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위 피해 AS조합들과 약정한 것과 같이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 위해서는 결국 위 선행 담보제공약정상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는 등 선행 담보를 소멸시켰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가는 실질적인 분양계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상가를 실질적으로 분양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았던 점(이 사건 상가는 그 가치가 약 170억 원 정도로 평가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상가가 위 금액으로 환가된 것도 아니고, 위와 같이 실질적인 분양계약이 이루어지지도 않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2, 3중으로 담보로 제공하고, 임대차도 하는 등의 행위로 인해 복잡한 권리관계가 발생하여 그 처분이 용이한 상황도 아니었다), 2 피고인은 위 피해 AS조합들로부터 나온 대출금으로 H저축은행이나 F은행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수분양자 N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종전 H저축은행에 대한 대출을 피해자 J조합에 대한 대출로 대환한다’는 취지로 고지받기도 하였다), 3 오히려 B은 H저축은행과 F은행 이외에도 AV저축은행으로부터 17억 원을, AW로부터 37억 5,000만 원(여기서는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사업비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하였다), AX로부터 25억 원을 차용하는 등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2021고합305 수사기록 654 내지 696쪽 참조), 4 피고인은 가 근로자 9명의 2019. 7. 임금 합계 51,505,144원을 미지급하고, 나 퇴직 근로자 5명의 임금, 연말정산환급금 등 합계 23,888,350원을 미지급하고, 재직 근로자 12명의 임금 등 합계 240,894,120원을 매월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고, 근로자 5명의 퇴직금 합계 60,918,883원을 미지급하고, 다 근로자 18명의 2018. 9.부터 2020. 3.까지 사이의 임금 합계 179,818,149원, 퇴직 근로자 15명의 퇴직금 합계 271,122,331원을 미지급하고, 라 근로자 2명의 2018. 9.부터 2020. 3.까지 사이의 임금 합계 24,858,614원 및 퇴직금 합계 9,951,670원을 미지급하여 원심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형사처벌을 받는 등 이미 2019. 7.경부터 B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 5 B은 2019. 초경부터 공사비 수금이 되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2020. 4. 6. 회생신청을 하여 2020. 4. 29.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은 점(2021고합305 수사기록 616쪽 참조)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선행 담보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 또는 이 사건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피해 AS조합들로부터 이 사건 대출금을 교부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 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71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고,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고지의무에 관하여
피해 AS조합들이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과 이 사건 대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 사건 9개 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이미 다른 채권자를 위하여 담보로 제공되어 있었다. 즉, 1 B은 2018. 12. 27. 이 사건 조합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H저축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 중 AR호를 제외한 나머지 17개 호실에 관하여 분양대금 중도금을 대출받기로 약정하면서, 이 사건 조합이 위 연대보증채무에 대한 담보로 중도금대출을 실행할 부동산에 관해 부동산신탁회사와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제1순위 우선수익권증서<1>를 H저축은행에 교부하기로 하며, 부동산담보신탁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제1순위 근저당권<2>을 설정해 주기로 하였고(중도금대출업무협약 제10조), 2 이에 더하여 B은 2019. 6. 4. 담보설정자 겸 채무자로서 담보권자 F은행, 집합투자업자 E으로부터 공사비 조달 목적으로 55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B과 이 사건 조합 사이의 공사대금 대물변제계약에 따라 B이 이 사건 조합에 대하여 갖는 이 사건 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담보로 제공하였고,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 G은 이에 동의하였다. 위 각 대출계약의 대출금 합계는 117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B의 대표이사로서 2020. 1. 20.경 BI증권과 대출중개약정을 체결하였고(공판기록 1권 351쪽), 위 대출중개약정에 따라 BI증권은 피해 AS조합들을 중개해주어, 피해 AS조합들은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과 이 사건 9개 상가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대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 J조합는 2020. 1. 23. 이 사건 상가 L호 및 M호 수분양자인 N 명의로 4억 4,000만 원을, O호 수분양자인 P 명의로 4억 5,000만 원을, Q호 수분양자인 R 명의로 2억 4,000만 원을, S호 수분양자인 T 명의로 2억 5,000만 원을 각 대출하고, 피해자 K조합는 같은 날 위 U호 수분양자인 V 명의로 2억 2,000만 원을, W호 및 X호 수분양자인 Y 명의로 4억 8,000만 원을, Z호 수분양자인 AA 명의로 2억 2,000만 원을 각 대출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상가와 관련된 선행대출이나 담보설정 등 법률문제를 고려하면, 이 사건 대출계약의 담보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아야 하는 피해 AS조합들로서는 이 사건 9개 상가에 관한 앞선 법률문제가 명확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위와 같은 대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해 AS조합들은 이 법원에 ‘대출업무를 취급하는 담당자 입장에서는 채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되고 이후 금고에서 1순위 근저당권설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이미 양도담보가 되어있다면 그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등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출을 해줄 금융기관은 없다. 소유권이전등기와 근저당권설정이 정상적으로 등기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양도담보된 물건에 대한 후행등기의 효력에 다툼이 예상되기 때문에 대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였고(추가증거기록 순번 12번), 피해 AS조합들에서 이 사건 대출업무를 담당하였던 AL, AM도 기존 대출사실이나 담보제공 사실을 알았다면 대출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A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0, 11쪽, 원심 증인 A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9쪽).
결국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 AS조합들은 이 사건 9개 상가 및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이미 담보로 제공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9개 상가에 관하여 대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 사건 9개 상가에 대한 기존 대출의 존재 및 담보에 관하여 피해 AS조합들에 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사실은 B은 대물변제약정이 아니라 이 사건 조합과 별도로 체결한 매매계약에 따라 이 사건 상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기로 하였던 것이므로, 위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B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유효하고, 이에 기초한 피해 AS조합들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도 유효하였을 것이므로, 피고인은 기존 대출의 존재 등에 관한 고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 B과 이 사건 조합 명의로 작성된 2019. 11. 13.자 이 사건 상가 매매계약서(증거기록 1권 187쪽)가 있다. 그러나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법원에 이르러 비로소 이와 같은 주장을 하였던 것인데, B이 이미 대물변제받은 상가에 관하여 다시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소유권을 이전받았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위 매매계약서는 B이 2020. 1. 23. 피해 AS조합들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주기 위해 이 사건 상가에 대한 B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할 당시 첨부서류로 제출되었던 것인 점(증거기록 1권 16쪽)을 고려하면, 위 매매계약서는 이 사건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대물변제받았던 B이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편의상 작성되었던 서류인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망행위 및 처분행위와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를 비롯하여 BI증권에게도 이 사건 상가에 관한 기존 채무 및 담보에 관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J조합에서 이 사건 대출을 담당하였던 AL, 피해자 K조합에서 이 사건 대출을 담당한 AM는 모두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상가와 관련하여 선순위 대출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고지받은 것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A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6쪽, 원심 증인 A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8쪽), 이 사건 대출계약을 중개하였던 BI증권 직원 AH도 ‘당시 B 명의의 F은행으로부터의 55억 원 대출, H저축은행으로부터의 62억 원 대출은 인지를 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상가 내지 이 사건 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는 사실은 고지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AH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4, 23, 24쪽). BI증권 AH의 부탁을 받고 피해 AS조합들에 처음 잔금대출을 문의하였던 BJ(AK 법무사 사무실 직원) 역시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은 사실은 고지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이 법원의 증인 B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8, 19쪽), 특히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기존 대출 및 담보제공약정에 관하여 피해 AS조합들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2권 941쪽).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에 기존 대출내용 또는 선행 담보제공약정에 관하여 고지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피해 AS조합들을 기망하였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앞서 살펴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으로부터 기망당한 피해 AS조합들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지 못한 채 이 사건 9개 상가의 수분양자들에게 대출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위 대출금은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비용을 제외한 일체가 B에 송금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 AS조합들이 이 사건 상가 9개 수분양자들의 신용조회 과정에서 H저축은행의 중도금대출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위 수분양자들과 대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이라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 J조합는 수분양자 P, N, R에 대한 신용조회를, 피해자 K조합는 수분양자 Y에 대하여 신용조회를 하였던 사실[원심법원의 J조합이사장, K조합이사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공판기록 1권 252, 257쪽)], 피해자 AS조합들이 조회한 각 신용정보(신용통합+주민등록번호변동자)조회표에 의하면 ‘대출구분: 주택 외 부, 점포명: H저축은행 – 영업부, 서민금융 집단대출구분: 7[중도금대출을 의미한다(이 법원의 J조합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해 AS조합들이 이 사건 대출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상가는 소유권보존등기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피해 AS조합들의 이 사건 대출 담당자들은 이 사건 상가의 담보제공 여부에 관하여 피고인 측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이 신용정보조회표에서 중도금대출이 있음을 인지하였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가를 담보로 한 중도금대출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해 AS조합들의 담당자들이 이 사건 9개 상가를 담보로 한 H저축은행의 중도금대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망의 고의에 관하여 원심에서 설시한 사정 중 특히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피해 AS조합들에 1 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 위해서는 결국 선행 담보제공약정상 피담보채무를 소멸시켜야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1 피고인은 피해 AS조합들로부터 나온 대출금으로 H저축은행이나 F은행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피고인도 이 법정에서 피해 AS조합들로부터 받은 잔금 대출금을 B이 이 사건 조합을 대신하여 공사대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의 이자를 납부하거나, B의 인건비 등 운영비용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피고인에 대한 이 법원의 피고인신문 녹취서 13쪽)], 2 오히려 B은 H저축은행과 F은행 이외에도 AV저축은행으로부터 17억 원을, AW로부터 37억 5,000만 원(여기서는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사업비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하였다), AX로부터 25억 원을 차용하는 등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증거기록 2권 654 내지 696쪽), 3 B은 이미 2019. 7.경부터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악화되어 있었고, 결국 B은 2020. 4. 6. 회생신청을 하여 2020. 4. 29.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은 점(증거기록 2권 616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선행 담보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 또는 이 사건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피해 AS조합들로부터 이 사건 대출금을 교부받은 것으로 보인다.
2022고합201 사건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상가 중 AB, AC호(이 사건 2개 상가)를 분양하기 이전에 이미 이 사건 상가를 비롯한 이 사건 상가를 대상으로 하여 H저축은행에 1순위 우선수익권을 주기로 약정하거나 F은행에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담보로 제공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가를 이 사건 조합으로부터 대물변제받기로 하였더라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2개 상가를 임의로 처분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는 위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 일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므로 피해자가 이 사건 2개 상가를 취득하더라도 위 채권자들의 담보권 행사로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될 위험이 있는바, 피해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알았다면 이 사건 2개 상가를 매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선행대출이나 선행담보권의 존재 여부는 피해자에게 고지하였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었다고 보이는 점(피고인은 승계되지 않는 할부금 채무의 존재를 매수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도231 판결을 원용하며, 위 사항이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매매목적물에 다른 담보권 등이 전혀 없어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의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생기지 않았던 위 사건은 피고인이 처분 자체를 제한받고 있던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다르다), 3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사정을 고지하지 않은 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AE에게 이 사건 2개 상가를 분양하는 분양계약을 체결하게 한 점, 4 부동산 매매에서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대금 지급의무는 서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기는 하나, 민사상 채무불이행책임의 발생과 형법상 사기 책임의 성부는 그 요건이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2개 상가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완전한 권리를 피해자에게 이전할 수 없었고, 현재 이 사건 2개 상가를 포함한 이 사건 상가는 피고인이나 B이 아닌 타인 명의로 등기되어 있으며, 이는 거래관념상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전등기할 수 없는 상황, 즉 이행불능의 상태라고 할 것이어서 피해자가 자신의 의무 이행제공을 피고인에게 하여야 피고인에게 채무불이행책임이 발생하는 상황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의사나 능력 없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분양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H저축은행이 이 사건 2개 상가에 경료한 처분금지가처분등기로 인하여 피해자는 결국 위 상가의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2개 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의사나 능력 없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분양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
고, H저축은행이 이 사건 2개 상가에 경료한 처분금지가처분등기로 인하여 피해자는 결국 위 상가의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2개 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의사나 능력 없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분양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