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 16. 선고 2023누6040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0. 9. 24.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의 주장, 관계 법령 및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을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문 2면 1행부터 21면 글상자까지(‘1. 처분의 경위’, ‘2. 원고의 주장 및 관계 법령’, ‘3. 가. 인정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별지와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치는 부분]

○

2면 7행부터 13행까지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나. 원고는 2019. 11. 13. C병원에서 ‘공황장애, 우울병 에피소드’(이하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고, 2019. 12. 3. 피고에게 ‘2019년 상반기 정기 전보 당시 재활보상2부 부장의 부서 이동 요구를 거절하자 2019년 하반기 인사 때까지 부서장의 지속적인 부당한 지시에 시달렸고, 새로운 부서로 이동 후 2019. 8. 6. 업무결재를 받던 중 담당 차장으로부터 업무 관련 심한 질책을 받아 부당하다고 느꼈으나 차장의 사과로 마음이 풀어지고 있었는데 재활보상2부 부장(전 부서장)이 다른 직원의 미결서류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신청인을 비난하여, 다음 날 출근 준비 중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하였다’는 취지로 업무상 재해로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하였음을 주장하며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

2면 14행의 ‘피고는 2020. 9. 24. 피고에게’를 ‘피고는 2020. 9. 24. 원고에게’로 고친다.

○

3면 글상자 아래 5행의 ‘2018. 8. 1.경’을 ‘2019. 1.경’으로, 10행의 ‘2019. 7. 19.경부터’를 ‘2019. 7. 22.경부터’로 각 고친다.

○

4면 21행, 5면 1행, 13면 첫 번째 글상자 아래 1행, 17면 첫 번째 글상자 아래 1행의 각 ‘이 법원’을 ‘제1심법원’으로 고친다.

○

5면 11행 ‘2019. 11. 12.’를 ‘2019. 11. 22.’로 고친다.

○

6면 글상자 내 6행의 ‘힘들게 할 있다’를 ‘힘들게 할 수 있다’로 고친다.

○

9면 글상자 내 23행의 ‘이미 과장이’를 ‘A 과장이’로 고친다.

○

11면 두 번째 글상자 내 1행의 ‘2019. 8. 17.’을 ‘2019. 8. 7.’로 고친다.

○

12면 첫 번째 글상자 내 4행의 ‘고동감’을 ‘고통감’으로 고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판결 등 참조).

2)

업무와 질병 사이에 위와 같은 상당인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라면,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이거나 예민한 성격, 과도한 성취 욕구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질병을 발병시키거나 이를 악화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W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직장상사들의 부서 이동 강요나 공개된 장소에서의 업무상 질책 등으로 인하여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각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직장상사들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될 수는 없다).

1)

원고가 직장상사들로부터 들은 발언의 내용(단어의 사용 포함), 뉘앙스 등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 다툼이 있기는 하나, ① 재활보상2부 부장은, ㉠ 2019. 1.경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재활보상1부로의 부서이동을 강요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원고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던 사실, ㉡ 원고가 2019. 2.경 재활보상2부 부장에게 보고 하는 과정 또는 2019. 4.경 공개적 회의에서 2차례 원고에게 ‘상담을 길게 하지 말라, 말을 빠르게 하지 말라’고 말하였고, 피고의 감사실의 조사 과정에서 당시 회의 자리에 있었던 동료 직원이 ‘원고가 무안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원고는 그 이외에도 여러 차례 재활보상2부 부장으로부터 ‘말이 빠르다’는 취지의 말을 들어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 원고가 재활보상1부로 이동하기 직전인 2019. 7. 19. 부서 회의에서 F주임과 4급 과장인 원고만이 전보대상인 상황에서 ‘F주임은 미처리 업무가 거의 없이 다하고 갔다. 미처리 없이 다 하고 가는 것이 예의다’는 취지로 말하여 인사이동 전 담당 업무를 다 처리하지 못한 원고로 하여금 공개된 자리에서 자신보다 아래 직급의 직원과 비교 당할 수 있는 언급이 있었던 사실(재활보상2부 부장이 ‘원고는 미처리 업무를 다하지 않았다. 주임은 다하고 갔는데, 앞으로 과장들 지켜 보겠다’는 취지의 말까지 하였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아니하나, 원고는 일관되게 재활보상2부 부장이 위와 같이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당심 증인 W 역시 이 법원에서 ‘당시 위 부장이 회의에서 위와 같은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 원고가 2019. 8. 6. 재활보상1부 차장으로부터 아래 ②와 같이 업무상 질책을 받은 후 2019. 8. 7. 아침에 공황발작 증세가 발생하여 병원에 가게 되어 출근하지 못하였음에도, 오히려 2019. 8. 8.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와 같은 재활직 소수 직군은 평가에 유의하여야 한다. 원고는 성격이 급하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 ② 재활보상1부 차장은 2019. 8. 6.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이 들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원고가 해보지 않은 가입경력 업무를 하는 과정(원고가 재활보상1부로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다)에서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원고의 업무가 미흡한 것 같다. 사이버 강의를 들어라’라고 말하며 원고보다 아래 직급인 대리에게 업무 내용을 확인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대리와 저를 비교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후 울고 있자, 원고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하여 사과하였다.

재활보상2부 부장과 재활보상1부 차장의 위와 같은 언행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 내지 힘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는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자신의 상사들로부터 원하지 않는 부서 이동을 강요받고, 공개된 자리에서 자신보다 아래 직급의 직원과 부적절한 비교를 당하거나 질책을 받았는데(예컨대 원고와 F주임이 담당한 업무의 경우 외부의 통합심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등의 이유로 그 업무 완결 여부가 원고의 성실성이나 노력 여부와 무관했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를 이유로 서로 비교를 당하거나 질책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피고 내부에서 상당한 정도의 업무상 능력을 인정받아 온 원고(원고는 민원인의 전화응대 우수직원으로 선발되거나 다면평가 등에서 업무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던 것으로 보인다)에게는 상당한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2)

원고와 함께 재활보상2부에서 근무했던 당심 증인 W는 이 법원에서 “재활보상2부 부장의 부서 운영 방식 중 독특했던 것은 직원에 대해 편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본인이 판단하기에 잘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칭찬을 과도하게 하였고, 칭찬에서 끝나면 좋은데 직급을 비교하거나 구체적인 사람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비교하는 경우로 말을 많이 했다. 또한 재활보상2부에서의 근무는 민원이 많아 감정 노동이 심한 부서인데, 부장은 민원인 응대를 하는 원고를 위로하기 보다는 원고에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다’거나, ‘길게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여 원고가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재활보상2부 부장은 인사이동을 앞두고 공개적인 회의에서 F주임에 대해 굉장히 칭찬을 하면서도 4급 과장은 일을 엄청 많이 남겨놓고 간다며 미처리 업무를 많이 남기고 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였는데, 이는 4급보다 어린 주임들 앞에서 말하기에는 불필요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당심 증인 W의 진술은 재활보상2부 부장이 공개적으로 질책을 하거나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직원들과 비교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원고의 주장과도 일치하고, 여기에 당심 증인 W 역시 재활보상2부 부장을 힘희롱으로 고충신고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3자 내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원고가 직장상사들로부터 받은 지적이나 지시 등이 업무와 관련된 적정한 것에 해당한다거나 그것이 경미함에도 원고의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이를 과장되게 받아들여 상대방의 의도를 각색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 무렵 원고가 겪는 업무상 스트레스가 제3자가 보기에도 상당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3)

원고는 위와 같은 과정에서 아래와 같이 지속적으로 피고에게 업무상 애로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하였고, 이 사건 각 상병을 얻게 된 원인으로 직장 내 상사들의 부당한 대우를 언급하고 있을 뿐이며, 그 밖에 이 사건 각 상병을 일으킬만한 다른 원인이나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가)

원고는 2019. 11. 22. 피고 감사실에 고충신고서를 제출하기 전, 이미 피고의 지사장에게 2019. 3.경 및 5.경 2차례 재활보상2부 부장의 행위(부서 공개 전체 회의에서 지적을 하는 행위, 근무연장 결재를 올리지 말라고 하는 행위 등)에 대해 고충을 진술하였고, 2019. 5. 8.에는 재활보상2부 부장과 행동반경이 분리될 수 있도록 재활보상 2부와 다른 층에 있는 경영지원부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고충 진술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지사장은 피고 내부의 고충처리절차에 따른 고충상담 절차나 원고의 고충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한 조사 등을 한 바 없었고, 오히려 그 이후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재활보상2부 부장의 부적절한 언행은 지속되었으며, 2019년 하반기 인사 때 재활보상2부와 같은 층에 있는 재활보상1부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을 뿐이다(재활보상1, 2부는 한 공간에 위치하고 있고, 파티션을 통해 부서 구분만 이루어져있다). 이후 2019. 8. 7.경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 증상이 발생하고 나서야, 피고는 2019. 9. 30. 원고를 경영지원부로 부서 이동 조치를 했을 뿐이다.

나)

원고는 2019. 8. 7. 피고의 지사장과 통화를 하며, “2019. 7. 22. 재활보상1부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아까워 점심시간에도 밥을 못 먹고 있었다. 재활직군이다 보니 가입 업무를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배우고 있는 과정이었는데 2019. 8. 6. 이와 관련해 결재올린 건에 있어 재활보상1부 차장이 ‘그동안 봤는데 업무를 대충한다. H대리도 아는 기본인데, 그것도 모르냐’며 저에게 막 뭐라고 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 동안 공단경력이 얼만데 업무처리가 이정도 밖에 안 되냐는 식으로 말해 직원들 앞에서 너무 창피했다. 그 다음부터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집에 왔는데 다음 날 아침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며 이 사건 각 상병의 증상이 최초로 나타나게 된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다)

원고는 위와 같은 재활보상1부 차장의 질책 다음 날 2019. 8. 7.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화끈거리며, 과호흡 증상으로 숨쉬기 힘들고,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으로 출근하지 못한 채 병원에 방문하였고, 이후 이루어진 심리상담(2020. 2. 6. ~ 2020. 8. 18.)에서도 ‘직장상사가 전화업무를 할 때마다 지적하여 전화업무만 생각하면 긴장이 되고 힘들다. 직장상사가 힘희롱을 한 적이 없다는 결론이 난 것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크다. 회사에서 겪은 일로 인해 심리적 외상이 커서 일상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호소하였다. 제1심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 감정결과, E협회 의료감정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위와 같은 증상은 공황장애, 우울병 에피소드로 인정될 수 있다.

4)

제1심법원 진료기록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는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각 상병이 유발되거나 심화될 정도의 부당한 대우 또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정할 만한 행위 행태 및 내용이 확인되고, 인사이동 문제로 인한 상사와의 갈등, 상사의 지속적인 보복성 괴롭힘, 힘희롱 신고의 실패 등이 누적적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것이어서 직장상사들의 뉘앙스나 어조 등에 있어 과장이나 왜곡이 모두 배제되었음을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위 1)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상당 부분 인정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앞서 본 주치의 소견서, 심리평가 보고서, 심리상담센터 소견서에서 알 수 있는 담당의사 등의 소견, 원고에 대한 검사 결과, 원고의 진술 내용 등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가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묘사할 만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5)

E협회 의료감정원은 제1심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원고가 호소하고 있는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객관적으로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스트레스라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원고의 개인적인 취약성이 질환의 발병과 악화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여 원고의 우울증 또는 공황 장애와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회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따르면, 업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 원인이 원고의 개인적인 취약성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회신내용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즉 위 회신내용은 2019. 9. 30. 심리평가 보고서상 ’평소 내면의 핵심적인 갈등 및 정서는 억압한 채 스트레스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피상적인 수준의 감정 변화를 경험할 취약성이 보임‘, ’인정에 대한 욕구가 높은 편으로 사회적 평판에 취약하면서 솔직한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피상적인 수준의 관계를 맺어 왔을 수 있겠음‘이라는 내용을 기초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위와 같은 취약성이라고 볼 만한 부분이 원고가 위와 같은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서 겪게 된 변화인지 아니면 그 이전부터 원고의 개인적인 민감성을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점, ② 인정욕구가 높거나 피상적인 관계형성이 공황발작 등의 발생에 있어 개인적인 취약점이나 그 원인이 된다고 볼 만한 근거도 빈약한 점, ③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 발병 이전에 다른 정신과적 병력은 없었고, 원고가 진술하는 원인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이 사건 각 상병 증상이 발병하였다고 볼 만한 개인적인 사정 역시 발견되지 아니하는 점, ④ 원고가 조직 내에서 개인적인 성향 등으로 인해 불화가 있었다거나 업무에 지장을 주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회신내용과 같이 원고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취약성이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에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원고의 개인적인 취약성이 이 사건 각 상병을 얻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스트레스가 그에 겹쳐서 이 사건 각 상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었다면 업무와 이 사건 각 상병 사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6)

따라서 앞서 본 재활보상1, 2부의 상사들이 원고에게 한 각 행위가 원고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까지는 인정되지 않고,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모든 근로자가 이 사건 각 상병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같이 조직 내 상당한 경력이 있는 상태에서 직장상사들의 부당한 지적이나 대우로 인한 모욕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직장상사의 인정이나 배려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무력감에 빠지게 되며, 본인의 업무성과에 대한 낮은 평가 등을 경험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고 자존감이 하락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이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된다. 또한 그와 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조직 내에서 피해의식, 우울감 등으로 발전할 수 있고, 결국 이 사건 각 상병에 이를 수 있다고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준영(재판장) 김형진 박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