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2. 6. 선고 2023누6617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가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과 당심에서 제출된 증거를 피고의 주장과 함께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을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별지와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치거나 추가하는 부분]

○

10면 17행부터 11면 2행 '보더라도,'까지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이 사건 공연과 그 연습 스케줄 등을 고려하여 보면 주연 배우들이 아닌 원고들이 이 사건 공연 및 연습 기간 동안 다른 공연에 출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4항, 즉 '제작사가 공연의 홍보활동을 위해 준비한 사진 및 영상 촬영, 매체 인터뷰, 홍보, 프로모션 등의 공식 행사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내용에 따라 프로필 촬영(갑 제12호증), 상견례 일정(갑 제13호증), 앙상블 합창 녹음 일정(갑 제14호증) 등 연습과 공연 외의 업무도 수행했어야 하는데, 위 일정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공지된 것으로 원고들이 그 변경을 요구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노무제공의 계속성과 전속성 또한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들을 제외한 앙상블 배우들 중 3명이 이 사건 공연 연습 및 공연 기간과 겹치는 기간 동안 타 사업장 소속으로 근무한 내용이 확인되므로 노무제공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을 제4, 6, 7호증),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위 앙상블 배우들이 위 기간 동안 타 사업장 소속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이력이 확인될 뿐이고,」

○

11면 15행과 16행 사이에 아래 부분을 추가한다.

「8) 이 사건 공연 앙상블 배우들의 사용자와의 관계에서의 종속성은 주·조연배우와의 비교에서도 두드러진다. ① 앙상블 배우들은 1인이 다(多)역을 맡아 이 사건 공연 전반에 걸쳐 출연하고 이들을 대체할 캐스팅이 없는 반면, 이 사건 공연의 주연에는 3인 또는 2인이, 조연은 대체로 2인이 동시 캐스팅되었기 때문에 주·조연 배우들은 연습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모든 공연에 출연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주·조연 배우들은 이 사건 공연 연습 내지 공연 기간에 타 공연에 출연하는 것이 앙상블 배우들에 비해 수월했고, 실제 이와 같은 여건을 이용해 타 공연에 출연한 사실도 확인된다(갑 제27호증). ② 배우들이 연습실에 와야 하는 시간을 일컫는 'Call Time'만 보더라도, 앙상블 배우들은 평일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습을 하는 반면, 주·조연 배우들은 오후 1시, 3시, 6시에 각 연습실에 도착해 배역 연습을 2시간 내지 3시간 가량 할 뿐이고, 그조차 해당 역할에 동시 캐스팅 된 배우들은 참석하지 않아(갑 제16호증 2019. 12. 11.자 연습스케줄 참조), 이 사건 공연 기간 내 주·조연 배우들이 이 사건 회사에 전속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③ 또한 극의 주도적인 흐름을 이끄는 주·조연 배우들은 이 사건 공연 출연 대가를 산정함에 있어 인지도, 연기력, 가창력, 개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바(가령 주·조연들에게는 뮤지컬 곡이 단독으로 부여되어 각 배우들의 곡의 소화능력에 따라 관객들의 선호도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앙상블 배우들은 단독으로 곡을 부여받지 않고 코러스 내지 군무에 있어 통일된 방식으로 공연할 것을 요구받기에 그 공연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사회통념상 이를 단순 노무제공의 대가로 보기 어려운 반면, 앙상블 배우들은 나이와 경력에 따라 출연료가 정해지는 것이 업계의 관행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연의 앙상블 배우들 또한 추가 역할을 부여받거나 오디션 낙방 후 추가 채용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나이에 따라 출연료가 결정되었다(갑 제1, 26, 30 내지 34호증, 을 제4호증).

9)

피고는 "① 고용보험법 제77조의2<각주1>에 의하면 '근로자가 아니면서 예술인 복지법에 따른 예술인'에 대해서만 예술인 고용보험의 가입대상이 되고, 예술인 복지법은 예술활동증명제도를 통해 예술인의 권리 신장을 도모하는 등 근로자와 별개로 예술인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하나의 공연에서 근로자이자 예술인의 지위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그런데 원고들은 예술인으로서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확인되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예술활동증명신청을 한 적이 있으며, 이 사건 계약서는 예술인 복지법 제5조 제1항<각주2>에 따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배포한 '공연예술출연표준계약서'(을 제13호증)를 일부 수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예술인으로서의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일 뿐이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② 예술인의 보수 체불에 대해서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예술인권리보장법'이라 한다) 제13조, 제20조 내지는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서 구제받으면 족하기에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을 통해 간이대지급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고 주장한다.

가)

먼저 제1 주장에 관하여 본다. 고용보험법 제77조의2는 기존에 이 법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예술인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2020. 6. 9. 고용보험법 개정으로 도입된 내용으로서 위 개정을 통해 근로자 아닌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과 더불어 사업주에 대해 예술인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신고의무가 부과되었다(제77조의5, 제15조). 그런데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들의 고용보험 가입내역은 모두 2021. 10. 2. 이후 가입이 이루어진 것으로 이 사건 공연과는 무관하고, 위 법 개정 이후 사업자의 규정 준수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인데다가, 그 가입 경위, 구체적인 노무 제공내역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 그리고 이 법원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예술활동증명을 신청할 수 있고,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 복지법 제3조의2에 따라 창작, 실연, 기술지원 등의 활동의 증명을 의미하기에 원고들이 근로자인 예술인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활동의 증명이 가능하면 신청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있다거나 예술인활동증명을 신청했다는 사실은 이 부분 근로자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또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피고,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가 공동 발간한 문화예술용역 운용지침서는 근로자인 예술인과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이 모두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서술되어있고, 위 지침서에 의하면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의 범위에서 근로계약이 배제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이 공연예술출연 표준계약서의 내용 중 일부를 차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게다가 이 사건 계약서에는 공연예술출연 표준계약서와 달리, '출연자는 앙상블로 출연하면서 작품의 특성상 창작진의 요구에 따라 일정 부분의 배역이 주어질 수 있고, 주어진 배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여 출연하도록 한다'(제5조 제3항), '출연자는 계약 기간 동안 제작사와 사전 협의되지 않은 경쟁 관계에 있는 타 무대 공연의 출연을 할 수 없다'(제5조 제7항), '제작사는 본 공연의 모든 수입원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가진다'(제6조 제2항)는 내용이 있어 앙상블 배우들에게 일방적으로 배역을 부여하거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전속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규정되어있다. 또한 공연예술출연 표준계약서에 있는 '실연자가 자신의 악기 등을 사용하는 경우 그 보상방법은 양 당사자가 상호 협의하여 정한다'(제6조 제2항 단서), '제작자는 실연자의 예술적 견해나 의사를 존중한다'(제6조 제3항)와 같은 내용은 포함하지 않아, 배우들 개인의 도구 사용을 전제하지 않고 독자적인 예술적 표현을 지양하고 있는바, 이 사건 계약서가 공연예술출연 표준계약서의 내용을 그대로 차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다음으로 제2 주장에 관하여 본다. 예술인권리보장법 제13조는 예술사업자 등의 불공정행위의 금지를, 제20조는 예술인의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의 설치 등을 각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예술인 신문고는 예술인 복지법 제10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예술인권리침해행위로 인한 피해 상담 등을 제공하는 것을 구체화한 제도로 보일 뿐, 그 구제 수준이 임금채권보장법상 임금대지급 제도와 동일한 것이거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게다가 예술인권리보장법, 예술인 복지법은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여 예술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근로기준법 및 임금채권보장법은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바, 그 목적이나 보호법익 역시 다르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예술인권리보장법, 예술인 복지법상의 권리구제 제도만으로 근로자와 예술인의 지위를 동시에 갖는 원고들에 대한 임금채권보장법상 구제를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10)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 무급휴직근로자'의 생계안정을 지원하는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여 수령한 사실은 확인되나(을 제3 내지 5호증), 이는 원고들이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서'가 아닌 '공연 출연 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일뿐, 이로써 원고들 스스로가 근로자성을 부인한 것으로는 볼 수 없고,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위와 같은 점만으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2.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준영(재판장) 김형진 박영욱

각주1) 제77조의2(예술인인 피보험자에 대한 적용)

①

근로자가 아니면서 예술인 복지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예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중 예술인 복지법 제4조의4에 따른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이하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과 이들을 상대방으로 하여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한 사업에 대해서는 제8조 제2항에 따라 이 장을 적용한다.

각주2) 제5조(표준계약서의 보급)

①

국가는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의 당사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분야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