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2>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3>
피해자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15일 이내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피해자와 친분이 있는 L이 C의 대표이사가 된 것을 기화로 8년간 계약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15일 이내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할 경우 계약금 5억 원을 반환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착오에 빠졌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 내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사기의 점
피고인은 C 대표이사였던 L과 2014. 3. 3.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한 피고인의 책임을 L이 부담하기로 합의하였고, 2016. 7. 19. L이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발생한 모든 금융거래내역에 관하여 L이 총괄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확약도 체결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자신이 채무자가 아니라고 여겨 변제하지 않은 것이고,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면책적 채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 내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정하는 경합범에 해당하고, 이 경우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거나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200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① 2008. 5. 28.경 범한 절도죄, 2008. 7.경 범한 횡령죄, 2009. 3. 30.경부터 2009. 4. 28.경까지 범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2010. 8. 27.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받아 2011. 6.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이하 ‘제1 확정판결’이라 한다), ② 2009. 8. 19.경 범한 사기죄로 2018. 4. 20.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2018. 4. 28.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며(이하 ‘제2 확정판결’이라 한다), ③ 2015. 10. 14.경, 2015. 11. 20.경, 2015. 12. 29.경, 2015. 12. 30.경, 2016. 3. 2.경 범한 각 사문서위조죄, 2015. 10. 14.경, 2015. 12. 30.경, 2016. 3. 일자불상경, 2020. 2. 24.경, 2020. 6. 4.경, 2020. 9. 9.경 범한 각 위조사문서행사죄, 2020. 2. 24.경 범한 사기미수죄로 2023. 9. 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23. 11. 21.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하 ‘제3 확정판결’이라 한다)이 인정된다.
제2 확정판결의 죄는 제1 확정판결의 확정일 이전에 저질러진 죄이므로, 제2 확정판결의 죄는 제1 확정판결의 확정일 이후에 범한 이 사건 죄와 동시에 판결을 선고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제2 확정판결의 죄가 이 사건 각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제2 확정판결의 죄 모두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 제39조 제1항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부분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이 사건 각 죄는 제3 확정판결의 확정일 이전에 범한 것으로서 위 사문서위조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 부분에 있어서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관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 C 또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계약금 5억 원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이 C 또는 피고인에게 그러한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C에 계약금 5억 원을 교부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C와 피해자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을 15일간 검토하고 사업을 포기할 경우 C가 피해자에게 계약금 5억 원을 반환하기로 특약하였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특약사항에서 계약금 5억 원은 사업 검토 후 15일 이내 사업 포기 시 반환받기로 해서 이 사건 사업에 대해 특별히 알아보지 않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자신이 특약사항을 요구하였고, 해당 특약사항만 믿고 있었다. C와 J 사이의 소송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특약사항을 믿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C는 피해자로부터 받은 5억 원을 피해자의 검토 기간(15일) 동안 보관하지 않고 곧바로 AA에 대한 차용금채무 변제, 주식회사 AD에 대한 펜스설치, 보수공사비, 용역비 지급 등에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2019. 12. 9. 수사기관에서 “해외 재산이 20억 원가량 되고, 국내 재산이 20억 원가량 된다.”고 진술하였으나, ㉠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신용불량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C의 수입이 없었다”고 진술한 점, ㉢ C와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19억 9,0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그 외에도 J가 X 주식회사 등에 대하여 부담하는 대출금 260억 원을 보증하여 그로 인한 보증채무도 부담하고 있었던 점, ㉣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C에 대해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였으나, C의 자산이 없어 이를 회수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은 2018. 2. 5. 파산선고를 신청하여 2020. 2. 3. 파산재단으로 파산절차의 비용을 충당하기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산폐지 결정을 받기도 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 및 C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채무 초과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실제로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 피해자가 원심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계약금을 송금하고 이 사건 사업에 대해 알아보니까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하니 계약금을 반환해 달라고 피고인, L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라고 진술한 사실, ㉡ L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안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이 사건 사업을 안하겠다고 하였고, 자신과 피고인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냈다.”라고 진술한 사실, ㉢ AK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사업의 사업성에 대한 문의를 받고 현장에 가서 본 뒤 피해자에게 전문성이 없으면 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사업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했다.”라고 진술한 사실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일뿐더러,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15일 내에 이 사건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는 기망행위(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2011. 11. 15.)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이미 성립한 사기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사기의 점 관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을 편취한 사실 및 그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C와 피고인은 채무초과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당시 8억 원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명의 재산이 없었고 수입도 없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12월 말 정도면 소송이 끝날 것 같으니까, PF 대출을 하든지 매각을 하든지 해서 그 돈으로 갚아준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 2013. 9. 9.에는 이미 C로 하여금 J에게 건축주 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할 것을 명하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11재나1156호)이 확정된 상태였던 점, ㉡ C가 2013. 4. 30. J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 2011재나1156호 판결에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위 판결을 취소하고 J의 청구를 기각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기는 하였으나, C가 재심의 소에서 승소한다는 보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점(서울고등법원은 2013. 12. 13. 재심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C의 상고도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건축허가에 관한 건축주 명의를 C로 다시 변경하여 이를 기초로 PF 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4. 3. 3.자 합의서에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피해자의 계약 불이행으로 발생한 책임을 C가 원만하게 해결하기로 하고 피고인이 보증한 책임은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2016. 7. 19.자 이행확약서에는 ‘J와 피고인이 확약이행을 하였을 시 C에 L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C로 발생된 모든 금융거래내역 개인들의 총괄금액에 한하며, 모든 업무 및 사건(주식회사 AP 관련 모든 문서)에 대하여 민,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 피고인은 2013. 9. 9. 자신이 피해자로부터 8억 원을 빌린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였으므로, 자신이 피해자에 대해 직접 채무를 부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 L은 원심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합의서는) 처음 보는 서류이다. 피고인이 C 법인도장을 가지고 있어 마음대로 서류를 만든 것이다. (이행확약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여 써 준 것이지 피해자와 관련하여 써 준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한 점, ㉢ 설령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대로 L과 피고인이 L이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책임지기로 약정하였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을 면책시키지 않은 이상 피고인은 여전히 피해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점, ㉣ 더구나 합의서, 이행확약서가 작성된 것이 모두 2013. 9. 9. 이후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합의서, 이행확약서를 통해 자신이 채무자가 아니라고 여겼다고 생각하였더라도 이는 기망행위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이미 성립한 사기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배상명령신청에 관한 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같은 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
배상신청인은 피고인과 합의하여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아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위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배상신청인의 신청은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