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나2013751 판결

주문

1.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하는 등으로 변경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에게,

1)

피고 C는 281,564,156원 및 그 중 2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11. 1.부터 2024. 2. 8.까지, 19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1. 7. 30.부터, 71,564,156원에 대하여는 2024. 3. 14.부터 각 2024. 12. 12.까지 연 5%의,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2)

피고 B, 주식회사 D은 피고 C와 공동하여 위 1)항 기재 돈 중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1.부터 2024. 2. 8.까지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그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 D이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하여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다6700, 2011다6717(병합) 판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등 참조].

민법상 공동불법행위는 객관적으로 관련공동성이 있는 수인의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성립하고, 행위자 상호 간에 공모는 물론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공동의 행위는 불법행위 자체를 공동으로 하거나 교사‧방조하는 경우는 물론 횡령행위로 인한 장물을 취득하는 등 피해의 발생에 공동으로 관련되어 있어도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다31137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사회의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행위자에 대한 공적인 제재(형벌)를 그 내용으로 함에 비하여,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이므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671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피고 C가 원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매물정보를 반출하고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이를 피고 B에게 건네주어 피고 B으로 하여금 이 사건 매물정보를 활용하도록 한 것은 원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 B은 이러한 점을 알면서 이 사건 매물정보를 피고 회사의 영업을 위하여 사용하였는바, 이는 원고 회사의 영업상 자산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회사는 유일한 사내이사로서 그 대표자인 피고 B이 피고 회사의 영업과 관련하여 저지른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 C는 이 사건 서약서의 내용에 따라 원고 회사를 퇴직하는 경우 이 사건 매물정보를 원고 회사에 반납하거나 폐기하고, 이를 원고 회사의 이익에 반하여 사용하지 말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원고 회사를 퇴사하면서 이 사건 매물정보를 그대로 반출하였고, 곧이어 피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피고 B에게 이 사건 매물정보를 건네주어 피고 B이 이를 피고 회사의 프로그램인 F에 옮길 수 있도록 하였다. 앞서 본 형사사건에서는 피고 C의 위 반출행위에 관해서만 업무상배임죄로 공소제기되었고 피고 C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행위 등에 관하여는 부정경쟁방지법위반으로만 공소제기되었으나, 이 사건 매물정보의 유출 및 사용과 관련한 피고 C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평가하였을 때 피고 C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원고 회사로부터 반출하고, 이를 피고 B으로 하여금 영업에 이용하도록 한 행위는 원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나)

피고들은, 이 사건 매물정보 그 자체는 시장에서 거래되거나 이에 대한 처분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반출하는 행위는 원고 회사에 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매물정보에 대한 위 주장과 같은 시장거래나 처분이익이 존재하여야만 재산상 이익 내지 손해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매물정보는 특정 부동산이 매물로 나와 있는 사실, 소유자의 연락처 등 신상정보, 보증금‧임대료‧관리비‧만기 등 임대차내역, 관리‧지출 내역, 중개진행 상황, 소유자의 매도희망 가격, 부동산의 수익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비록 업계에 공개되었거나 어렵지 않게 입수할 수 있는 정보도 일부 있기는 하나, 소유자와 유대관계를 형성하거나 그와의 접촉을 통해 직접 수집해야 하는 정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정보이다. 따라서 이 사건 매물정보는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가 있고, 이를 사용하여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관련 형사사건에서도 부동산 매물정보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이루어졌다).

다)

이 사건 매물정보는 부동산거래를 중개함에 있어 매수나 매도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을 연결시켜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정보가 다른 경쟁자에게 유출되면 경쟁자는 그 만큼 영업상의 기회를 갖게 되지만, 경쟁자가 확보한 기회가 피해회사에게는 그 자체로 손해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피고 C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원고 회사로부터 반출하여 피고 B에게 제공한 행위, 피고 B이 이를 피고 회사의 영업에 사용한 행위는 모두 원고 회사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불법행위라고 판단된다.

라)

한편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은 피고 C의 원고 회사에 대한 업무상 배임행위를 알면서 이를 이용하여 이 사건 매물정보를 취득하고, 피고 회사의 영업을 위하여 이를 사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 B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이전에 원고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한 바 있는데, 피고 회사에 근무하던 2013. 1. 10. 원고 회사에 ‘원고 회사의 부동산 매매건에 관련된 정보나 자료를 관리하는 데 있어, 고객과 원고 회사 사이에 추진될 부동산거래 목적을 위하여서 직원들에게만 제공되고, 그 이외의 제3자에게 정보나 자료가 제공될 필요가 있는 경우 회사로부터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하며, 부동산 매매건에 관련된 교섭, 토의 또는 구체적인 교섭내용 및 조건에 관하여도 비밀을 준수하고, 직원이 중도 퇴사할 경우 자료나 정보를 모두 원고 회사에게 돌려주어야 하고, 관련 당사자들이 이미 제공된 정보를 이용하여 작성한 분석자료나 보고서, 어떠한 문서도 모두 폐기처분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비밀유지 약정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위와 같은 비밀유지 약정서 내용에 비추어 피고 B 역시 원고 회사가 부동산 매물정보를 비밀로 관리하면서 직원들에게 외부반출을 금지시키고 있다는 점을 모두 알았다고 보인다.

(2)

그런데 피고 B은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단계에서 “2019. 10. 말경 피고 C가 피고 회사에 이직한 후 얼마 되지 않아, 피고 C가 ‘E 매물정보 파일이 저장되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여, 피고 C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을 보게 되었고, 활용해야겠다 싶어 있는 것이랑 합쳐 활용하기로 마음먹고 가져오게 되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이 원고 회사가 부동산 매물정보의 외부반출을 금지시키고 있는 점을 모두 알고 있었던 이상, 피고 B은 이 사건 매물정보가 피고 C에 의하여 무단 반출되었다는 점을 모두 알면서도 피고 회사의 영업에 활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매물정보를 수집하였다고 보인다.

마)

이 사건 매물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이로 인하여 피고들이 부정경쟁방지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죄형법정주의상 그 구성요건이 법정되어 있는 부정경쟁방지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피고 B 등을 부정경쟁방지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에 불과할 뿐, 피고 B의 행위를 불법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피고 C만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았을 뿐 피고 B이 업무상 배임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 C가 침해한 위법상태를 피고 B이 유지하고 그 위법상태를 이용하였다면 이는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 여부와는 별도로 민사상 불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바)

한편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매출액이 피고 C의 퇴사 이후 약 3년 동안 2∼3배 증가하였으므로 원고 회사에게 손해가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적어도 피고들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 회사 매출액의 증가는 이 사건 매물정보의 반출과 무관한 다른 경제적 상황이나 요인 등의 영향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 회사의 매출액이 증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매물정보의 반출 등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물정보의 반출 및 사용 행위는 원고 회사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불법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고, 단순히 전체 매출액의 비교만으로 손해 또는 상당인과관계의 존재 여부가 좌우된다고 할 것은 아닌 점, ③ 원고 회사와 피고 회사는 모두 부동산중개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서로 경쟁관계에 있으므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활용함에 따라 원고 회사가 중개할 수 있었던 부동산 중 일부는 피고 회사가 중개를 성사시킬 기회를 얻게 되었을 것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의 행위와 원고 회사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에 반하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원고 회사는 이 사건 매물정보에 기재되어 있었던 부동산 중 피고 회사가 중개를 성사시킨 9건의 부동산 거래에 관하여 피고 회사가 받았으리라 추정되는 중개수수료가 16억 866만 원에 이르므로, 피고들에 대하여 그 중 일부로서 2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매물정보 중 9건의 부동산에 관한 거래 중개를 성사시킨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부동산중개 계약 체결의 성사를 위하여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중개인의 영업 능력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활용하여 중개를 성사시켜 중개수수료 상당의 이익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중개에 중개인의 영업 능력이 중요한 점, ③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활용하여 위 9건의 부동산 중개를 성사시킨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원고 회사가 위 부동산 전부에 관한 계약을 중개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 사건 매물정보의 반출 등과 무관한 사유로 인하여 원고 회사나 피고 회사가 아닌 제3자가 부동산 중개를 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가 위와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2)

또한 이 사건 매물정보의 습득 및 활용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매물정보의 경제적 가치를 산정할 수 없고, 이 사건 매물정보의 보유로 인하여 피고 회사가 획득하게 된 기회의 가치를 산정할 수 없으며, 피고 회사 등이 직접적으로 얻은 이익을 산정할 수도 없고, 달리 피고들이 얻은 이익액을 산정할 만한 주장‧증명도 없다. 결국 이 사건은 원고 회사의 주장과 제출한 증거를 종합해 보아도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9, 25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B이 취득한 이 사건 매물정보의 내용과 수량, ② 피고 회사는 신생 부동산 중개법인인바 경험칙상 이 사건 매물정보의 보유 자체가 피고 회사의 영업 등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이는 점, ③ 특히 피고 회사의 초기 부동산 매물 중 최소 92% 이상은 이 사건 매물정보였던 점, ④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매물정보를 취득, 수집 및 정리하기 위하여 서버구입 및 유지보수, 데이터 수집, 서버 호스팅, I 개발 및 유지보수 등으로 약 2억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면, 피고들이 원고 회사의 영업상 자산을 침해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액은 20,000,000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소결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 회사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9. 11. 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4. 2. 8.까지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C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2>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피고 C가 2019. 1. 30. 원고 회사에 재직 중 입수한 부동산 매물정보 등 자료를 업무 이외의 용도로 복사하거나 배포하지 않고, 위와 같은 정보를 본인 또는 제3자를 위하여 타인에게 공개‧제공하거나 누설하지 않을 것이며, 계약관계가 종료하는 즉시 부동산 매물정보 등이 포함된 자료 등을 원고 회사에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 피고 C가 2019. 9. 30. 원고 회사를 퇴사하면서 부동산 매물정보를 원고 회사에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나가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이를 피고 B에게 건네주어 피고 B으로 하여금 이 사건 매물정보를 활용하도록 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 C는 이 사건 서약서에 따라 부담하는 채무를 불이행하였고, 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C는, 이 사건 위약금규정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 체결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서약서, 위약금규정은 피고 C가 퇴직할 경우 위약금 등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 회사의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되는 이 사건 매물정보 등에 관한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위 비밀유지의무 불이행 시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한 내용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 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 C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 C는, 이 사건 위약금규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불공정한 계약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 회사와 같은 부동산 중개법인의 부동산 매물정보는 그 자체로 영업상 유용하고 입수 및 정리에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정보인바, 회사 퇴직 시 반출을 금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점, 기본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부동산 중개 성사 시 일정 비율의 대가를 지급받게 되는 점, 피고 C는 이 사건 서약서에 직접 서명하였는바 피고 C가 이 사건 서약서의 내용을 지득할 수 없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피고 C 측의 주장과 같이 퇴사 시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매물정보를 그대로 반출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를 금지하는 것이 반사회질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 C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위약금규정이 선량한 풍속에 반한다거나 불공정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C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사건 서약서에 ‘이 기밀을 누설하거나 원고 회사와의 경업금지 합의를 위반한 때에 원고 회사의 손해를 퇴사 시점 회사의 직전년도 매출의 30%를 확정하여 이를 배상하기로 합니다.’라는 기재가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여기에 이 사건 서약서 서두에 피고 C가 부동산 매물정보 등을 비밀정보로 인정하고, 원고 회사의 비밀정보를 본인 또는 제3자를 위하여 타인에게 공개‧제공하거나 누설하는 등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기재가 있는 점을 더하여 종합적으로 해석해 보면, 위 ‘기밀을 누설할 때’는 ‘이 사건 서약서에 정한 의무를 불이행할 때’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앞서 본바와 같이 이 사건 서약서를 위반한 피고 C는 이 사건 서약서에서 정한 손해배상금으로 ‘원고 회사의 전년도 매출의 30%’ 상당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고,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2018년 상반기 매출액은 6,071,992,827원, 2018년 하반기 매출액은 3,313,479,069원으로 합계 9,385,471,896원(= 6,071,992,827원 + 3,313,479,069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위약금규정에 따라 산출한 피고 C의 위약금은 2,815,641,568원(= 위 9,385,471,896원 × 0.3,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된다.

다만, 이 사건 위약금규정은 피고 C가 이 사건 서약서에 따른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지급할 배상금을 정한 것이어서 손해배상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할 것인데,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① 이 사건 위약금규정은 그 경위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회사 전년도 매출의 30%를 배상할 의무를 지우는데, 부동산 매물정보의 유용성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보다 핵심적인 부분은 중개인의 영업 능력으로 보이는 점, ② 반출된 부동산 매물정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동이 되는 정보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경제적 가치가 감소되는데 이 사건 매물정보가 모두 최신의 정보라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③ 이 사건 매물정보에 거래가 완료된 내용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 C의 퇴사 이후에도 원고 회사의 매출액은 몇 년간 증가하였는바, 피고 C의 이 사건 서약서에 따른 의무위반 행위가 원고 회사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피고 C의 위 의무위반 행위로 인한 손해가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것만큼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과 피고 C와 원고 회사의 근로계약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위약금규정에서 정한 위약금의 액수는 과다하여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90%를 감액하여 피고 C의 책임을 10%로 제한한다. 따라서 피고 C가 원고 회사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약금은 281,564,156원(= 위 2,815,641,568원 × 0.1)이다.

다.

소결

피고 C는 원고 회사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위약금규정에 따른 위약금 중 일부인 261,564,156원[원고 회사는 피고 C에 대하여 불법행위,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두 청구는 선택적 병합관계에 있고, 청구의 선택적 병합은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청구권에 의하여 동일한 취지의 급부를 구하거나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형성권에 기하여 동일한 형성적 효과를 구하는 경우에,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여러 개의 청구에 관한 심판을 구하는 병합 형태이므로(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271292 판결 등 참조), 원고 회사의 청구 중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인정되는 20,000,000원을 초과한 부분만을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인정한다] 및 그 중 제1심에서 청구한 190,000,000원에 대하여는 피고 C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1. 7. 30.부터, 이 법원에서 확장한 71,564,156원에 대하여는 피고 C에 대한 이 사건 항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4. 3. 14.부터 각 피고 C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2.까지 민법에 정한 연 5%의,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 회사에게, ① 피고 C는 281,564,156원(=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20,000,000원 +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261,564,156원) 및 그 중 ㉠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2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11. 1.부터 2024. 2. 8.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 261,564,156원에 대하여는 그 중 190,000,000원은 2021. 7. 30.부터, 71,564,156원은 2024. 3. 14.부터 각 2024. 12. 12.까지 연 5%의,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② 피고 B, 피고 회사는 피고 C와 공동하여 위 ①항의 돈 중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1.부터 2024. 2. 8.까지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회사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는 한편 이 법원에서 확장하는 등으로 변경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남양우(재판장) 홍성욱 채동수

각주1) 원고는 항소장에서 청구 금액을 확장하여 청구한다며 그에 따른 항소취지를 기재하였으나, 제1심에서의 청구 금액과 항소장의 항소 금액 및 그 기산일 등을 고려하여 원고의 항소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원고 회사는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 발생근거로 불법행위와 채무불이행을 들고 있다. 이는 위에서 본 그 위반 내용 등에 비추어 동일한 위반행위를 그 대상으로 할 뿐 아니라 실체법상 하나의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청구권이 성립하는 경우라고 할 것이므로 청구의 선택적 병합으로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