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5. 16. 선고 2024누3954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2. 27. 원고와 B 사이의 C 주식회사 A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공동주택관리업, 경비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B은 2022. 6. 20. 근로계약기간을 2022. 6. 20.부터 2022. 9. 30.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에 입사하여 부산 사하구 D에 위치한 E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B은 2022. 10. 13. 원고로부터 2022. 9. 30. 자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2022. 12. 14.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이 연장되었다고 볼 수 없어 B은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하였을 뿐 원고에 의한 해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받았다(F).

다.

B은 2023. 1. 3.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3. 1.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2. 27. '원고의 계약기간 연장 의사 표시로 B의 근로계약기간이 2022. 12. 31.까지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업무지시 위반 등의 사정변경을 이유로 변경 전 근로계약기간인 2022. 9. 30.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어 B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2022. 9. 30. 자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며 원고로 하여금 B에게 B이 2022. 12. 31.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와 B 모두 근로계약 연장에 관한 서면을 작성하거나 교부, 제시, 요청한 사실이 없고, 서면은 물론 구두로도 연장될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한 바가 없다. 원고는 B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근로계약의 종료를 서면으로 명확히 표시하였고, 당초의 계약기간이 만료한 2022. 9. 30. 이후에 B이 보인 행동들 역시 근로계약이 연장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것들이었다.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2. 9.30. 기간만료로 인하여 적법하게 종료되었을 뿐 원고가 B을 해고한 사실이 없다.

2)

또한 이 사건 계약에는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이 없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고, 원고가 기간만료 전인 2022. 8. 16. 서면으로 계약기간 만료 통지를 송부한 사실도 있으며, 근로계약 역시 최초 체결 이후 한 번도 갱신된 적이 없으므로, B에게는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없었다. 설령 B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B은 시용기간 중이었고, 반복적인 업무지시 위반과 연락 회피, 업무수행 능력의 부족 등으로 원고에게는 B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

3)

설령 이와 달리 원고가 B을 해고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원고가 2022. 9. 30. B에게 보낸 '근로계약 종료 재통지' 공문(갑 제25호증)에 해고의 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20. 11. 25.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주자대표회의'라 한다)와 사이에 공동주택 위 · 수탁관리 계약(계약기간 2021. 1. 1. ~ 2022. 12. 31.)을 체결하고, 위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공동주택관리법령에서 정한 관리주체의 업무를 위탁받아 관리하였다. 위 계약에는 원고가 공동주택관리법 제64조 제1항에 따라 배치하는 관리사무소장을 원고의 대행인으로 본다는 조항(제3조)이 포함되어 있다.

2)

원고는 2022. 3. 1. H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업무에 관한 근로계약(계약기간: 2022. 3. 1. ~ 2022. 12. 31.)을 체결하고 H으로 하여금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으나, 그 도중에 입주자대표회의의 요청으로 관리사무소장을 교체하기로 하고, 2022. 5. 30. H에 대하여 2022. 6. 7.부터 본사 근무를 하도록 인사발령을 한 후(갑 제48호증), 앞서 재심판정의 경위에서 본 바와 같이 B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B으로 하여금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도록 하였다.

3)

원고와 B이 2022. 6. 20. 체결한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2022. 7. 21. 원고의 당시 대표이사 G에게 관리사무소장인 B의 업무능력 부실을 이유로 교체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2022. 7. 23. 원고에게 '전임 관리소장이 관리사무실을 방문하여 현 소장(B)의 묵인 하에 아파트 PC를 무단 사용하였다. 이에 대한 관리주체의 해명을 대표회의 때 듣고자 하며, 위법 사항 발생 시 민 형사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또한 현 소장(B)의 근무 태만과 도덕적 해이로 인하여금일부로 같이 일할 수 없음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공문(갑 제7호증)을 발송하였다.

5)

이를 알게 된 B은 G에게 강경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G은 그 문제에 회사(원고)가 대응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관리사무소장 업무에만 충실해 달라는 취지로 답하였다(갑 제8호증). B은 2022. 7. 25. G에게 "관리소장의 선관주의 의무를 다해야겠습니다. (중략) 저에게 3개월 시간을 주셨으니, 그리고 명예롭지 않게못 나갑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G은 이에 대해 "그게 무슨 선관주의에요. 폭로지. 싸우자는 것밖에 더 됩니까. 저는 12월 말까지 드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상대(입주

자대표회의)는 결국 중도해지시킬 명분을 찾는 것입니다. 그 빌미를 주면 안 됩니다."라고 답하였다.

6)

원고는 2022. 7. 25. 입주자대표회의 앞으로 위 4)항의 공문에 대한 답변 및 B교체 요구의 사유를 알려달라는 취지의 공문(갑 제28호증)을 발송하였고, 입주자대표회의는 2022. 7. 28. 원고에게 B의 교체 요구의 사유를 '업무 미숙 및 관리부재'라고 기재한 답변과 함께 '2022. 8. 10. 대표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니 참석하여 위 4)항의 사건을 소명해달라'는 내용의 공문(갑 제29호증)을 발송하였다.

7)

B은 2022. 8. 5. G에게 다시금 "대표님은 그냥 순순히 나가라는 뜻입니까?"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G은 이에 대해 "아니요. 계속 근무하십시오. 12월 말까지 계속하십시오. 이미 말씀드린 사안인데요. 흔들리지 마시고 본연 업무를 다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갑 제43호증).

8)

원고는 2022. 8. 9. 입주자대표회의에 위 6)항의 공문에 대한 답변으로, '원고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당초 근로계약이 2022. 12. 31.까지였던 H을 2022년 5월말 교체 요청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선정한 B으로 교체하는 등 입주자대표회의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왔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제기한 관리사무소장의 업무 미숙과 관리주체의 관리부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공문(갑 제30호증)을 보냈다. 한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I은 2022. 8. 12. G에게 '관리사무소장이 회의 도중 퇴근하는 등의 행동은 문제가 있으니, 회사 직원 관리 차원에서 확인 부탁한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을 제8호증)를 보냈다.

9)

원고는 2022. 8. 16. B에게 이 사건 계약의 기간 만료일이 2022. 9. 30.이라는 내용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지(갑 제12호증)를 발송하였다. 위 통지서에는 "본 통지는

최초 입사일과 관계없이 계약기간 만료일 30일 이전에 일괄적으로 보내드리는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강조되어 기재되어 있다. G은 같은 날 B에게 "오늘 발송되는 근로계약만료통보는 기계적으로 나가는 것이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을 제10호증)를 보냈다.

10)

B은 2022. 9. 초경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경리 부재기간 동안 경리 급여에 해당하는 만큼의 수당을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하였고, 이에 G은 2022. 9.2. B에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개인적으로 형사고소를 하는 것을 회사와 사전 협의없이 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메시지(갑 제13호증)를 보냈다.

11)

입주자대표회의는 2022. 9. 8. '관리사무소장 근로계약 만료 관련 재근로 연장에 대한 안건'이 회의 안건에 포함된 9월 정기입주자대표회의를 2022. 9. 14. 오후 7시에 개최한다고 공고(갑 제17호증)하였고, 위 회의 당일인 2022. 9. 14. B은 G에게 자신이 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공문을 입주자대표회의에 발송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 과정에서 G은 "소장님은 계속 근무하실 거지요? 안건 보니 나와있던데."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B은 "계속 근무해야죠."라고 회신하였다. 이후 G은 '입주자 대표회의나 회장을 상대로 소 등을 제기하지 말라. 저와 상의 하에 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후,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라 관리사무소장이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하여 안건을 보고하여야 한다면서 회의에 참석해 안건만 보고하고 나올 것을 권유하였고, B은 이를 승낙하였다(갑 제16호증).

12)

입주자대표회의는 2022. 9. 15. 원고에게 B의 근로계약 연장을 반대하는 내용의 공문(을 제11호증)을 발송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는 2022. 9. 16.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사무소장은 현재 2022. 9. 30.까지 기간제 근로계약이 되어 있고, 2022. 9.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자체적으로 직접 결정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제12호증)을 발송하였다.

13)

B은 2022. 9. 23.부터 G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으면서 원고와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14)

G은 2022. 9. 29. B에 대한 직원평가를 실시하였다. B에 대한 평가표에는 업무 지식 3점, 문제 해결 능력 1점, 업무 효율 및 정확성 2점, 기본 근태 및 성실성 3점, 서비스 의식 1점, 협력 및 대인관계 1점(각 5점 만점, 총 30점 만점)으로 합계 11점이 부여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원고의 업무 지시를 무시하였고,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태도 및 업무 능력에 대한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었으며, 원고의 확인 전화를 받지 않는 태도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내용 등이 추가의견으로 기재되어 있다(갑 제24호증).

15)

원고는 2022. 9. 30. B에게 "당사는 2022. 8. 중순경 귀하에게 2022. 9. 30.을 마지막 근무일로 하는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지 공문을 보낸 바 있는데, 이후 최근 들어 본사의 계속된 연락을 회피하고 회신도 하지 않는 등 회사의 근로자라고 하기엔 납득하기 힘든 귀하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귀하에게 근로계약 갱신(재계약)없이 2022. 9. 30.을 마지막 근무일로 하여 근로계약 종료를 통지합니다."라는 내용의 '근로계약 종료 재통지' 공문(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갑 제25호증)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16)

B은 2022. 10. 1. 이후 이 사건 아파트에 출근하지 않았고, 2022. 10. 6. G에게'인수인계 준비를 안 하고 나와서 오늘 관리사무소로 가서 준비해놓고 오겠다'는 내용의 메시지(갑 제22호증)를 보냈다. 이에 대해 G은 '후임 소장이 연락할 것'이라는 취지

의 메시지와 함께 후임 소장의 연락처를 회신하였다.

17)

원고는 2022. 10. 13. B에게 "귀하는 2022년 9월 하순부터 본사의 계속된 연락을 회피하고 회신도 하지 않는 등 회사의 근로자라고 하기엔 납득하기 힘든 태도를 보여서, 당사는 귀하에게 근로계약 갱신(재계약) 없이 2022. 9. 30.을 마지막 근무일로 하여 근로계약 종료를 통지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귀하는 신임 관리사무소장과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본인이 2022. 12. 31.까지 근로계약이 되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여 신임 관리사무소장이 입사를 포기하여 사업장의 공백이 계속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회사로서는 이러한 상황을 묵과할 수 없고, 귀하에게 재차 노무수령 거부를 통지합니다."라는 내용의 '노무수령 거부 통지' 공문(갑 제31호증)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39, 42 내지 50호증, 을 제5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

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 만료, 폐업 등의 사유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하여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두5485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 인정사실과 갑 제32, 5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B에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계약에서 당초 정한 계약기간인 2022. 9. 30.까지를 2022. 12. 31.까지 연장하는 것에 대하여 원고와 B 사이에 의사 합치가 분명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계약은 2022. 9.30.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먼저, 이 사건 계약에는 계약기간 만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계약이 종료되고, 갱신기대권은 전혀 없음을 상호 확인한다는 조항(제1조)이 포함되어 있을 뿐, 위 계약에는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 충족 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의 취업규칙에도 정년을 초과하여 입사한 사원에 대하여 2개월의 촉탁근로자로 채용할 수 있고 근무 평가에 따라 2개월에 한하여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을 뿐, 그 외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와 B사이에 이 사건 계약 이전에 근로계약이 갱신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B 외에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근로자가 기간 만료 시 근로계약이 갱신된 사례도 발견되지 않으므로, 원고와 B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원고 대표이사인 G이 B에게 2022. 7. 25., 2022. 8. 5. 및 2022. 9. 14. 2022년 12월말까지 계속 근무를 하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B도 계속 근무하겠다는 듯한 취지의 답을 하기는 하였다(이하 이들 사이에 주고받은 메시지를 '이 사건 카카오톡 메시지'라 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G과 B 사이에 주고받은 이 사건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만을 가지고 원고와 B 사이에 이 사건 계약기간의 연장에 관한 분명한 의사합치가 있었다거나 원고가 B에게 근로계약 연장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비록 B이 2022. 10. 6. 인수인계를 위해 이 사건 아파트에 와서 후임 관리사무소장에게 자신이 2022. 12. 31.까지 근로계약이 되어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더라도 그와 같은 점만으로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위 판단과 달리 볼 수 없다.

①

원고 대표이사 G이 B과 사이에 위와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을 당시 원고로서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공문을 주고받는 등 불화를 겪고 있어 이 사건 아파트의 위 · 수탁관리 계약 갱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G은 위 관리계약의 만료일인 2022. 12. 31. 이전관리사무소장이 또다시 결원이 될 경우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66조 제1항에 따라 새로운 관리사무소장을 배치하여야만 하나, 관리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관리사무소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우려하여, 가능하면 당시 관리사무소장으로 있는 B으로 하여금 입주자대표회의와 불필요하게 충돌함이 없이 근무하도록 독려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이 사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은 B에게 입주자대표회의와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송하였다.

②

이 사건 계약에서는 최초 계약 시 근무를 개시한 날부터 12주간은 시용기간으로 하며 시용기간 중 근무태도, 능력, 자질, 성실성, 건강상태 등을 종합 평가하여 근로자로서의 계속 근무가 부적격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채용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G이 B에게 이 사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당시 원고 내부에서 B의 근무태도 등에 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거나 B과의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는 내부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가 B에게 이 사건 계약의 만료통지(갑 제12호증)를 보낸 것과 관련하여 G이 2022. 8. 16. B에게 '오늘 발송되는 근로계약 만료 통보는 기계적으로 나가는 것이니 참고하기 바란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는 최초 입사일과 관계없이 계약기간 만료일 30일 이전에 "일괄적으로" 보낸다는 취지로도 이해될 수 있어, 이를 가지고 B과 당초 약정했던 계약기간 만료일인 2022. 9. 30.이 도과해도 이 사건 계약이 만료되지 않는다고 확약한 것으로 보기는 부족하다.

④

오히려 원고는 입주자대표회의가 B의 근로계약 연장을 반대하는 공문을 보내온 데 대하여 2022. 9. 16. 'B과의 계약기간이 2022. 9. 30.까지이고, B과의 재계약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취지를 회신하였는데, 이를 보더라도 원고 내부적으로 B과의 계약기간 연장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⑤

더구나 B은 2022. 9. 23. 이후 원고와의 연락을 두절하였고, 2022. 9. 30. 이 사건 통지를 받고서 2022. 10. 1. 이후 이 사건 아파트에 출근하지도 않았으며 2022. 10. 6.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G에게 보냈는데, 이는 2022. 9. 30. 이전에 원고와 사이에 기간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믿은 사람의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이례적이다.

나)

이처럼 원고와 B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이 2022. 9. 30. 만료된 이상, B이 2022. 10.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에는 이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나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이와 달리 원고와 B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의 계약기간을 2022. 12. 31.까지 연장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2022. 9. 30. B에게 보낸 이 사건 통지에는 'B의 회사와의 계속된 연락 회피 등 근로자라고 하기엔 납득하기 힘든 태도 등을 고려하여 2022. 9. 30.을 마지막 근무일로 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바, 2022. 9. 23. 이후 원고와의 연락을 두절한 상태로 있었던 B으로서는 이 사건 통지를 받아보고서 자신의 행위가 원고 취업규칙에 징계사유로 정한 복무규정 위반 또는 근무태도 불량 등에 해당하여 이를 이유로 원고가 자신을 해고한다는 취지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해고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B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으니 이는 취소되어야 하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원종찬(재판장) 오현규 김유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