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 16. 선고 2024누4354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0. 8.경 국회 소속 특수경력직공무원 중 5급 상당 별정직공무원 비서관으로 임명된 이후 2022. 1. 4. 의원면직하고, 같은 날 4급 상당 보좌관으로 임명되어 국회의원 B의원실에서 보좌관 및 지역 사무국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나.

국회의장은 국회공무원 중 5급 이상 별정직공무원의 임면권자이고,<2> 피고는 국회의 입법·예산결산심사 등 활동을 지원하고 관련된 행정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에 설치된 사무처(이하 ‘국회사무처’라고 한다)의 장으로서, 국회의장의 감독을 받아 국회의 사무를 통할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사람이다.<3> 국회의장이 한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는 국회의장을 대신하여 피고가 소극적 당사자(피고)가 된다(국회사 무처법 제4조 제3항, 이하 쟁점이 되는 국회 소속 공무원의 임면 등 인사권 행사와 관련하여, 국회의장과 피고의 지위나 사무를 특히 구별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양자를 구별함이 없이 ‘피고’라고만 한다).

다.

B 국회의원은 2022. 5. 31. 피고에게 1 원고를 보좌관에서 면직하는 내용의 면직요청서, 2 원고를 선임비서관으로 임명하는 내용의 임명요청서, 3 원고를 선임비서관에서 직권면직하는 내용의 직권면직요청서를 각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위와 같은 임명 및 면직요청을 받자, 2022. 5. 31. 원고를 B 국회의원의 보좌관에서 면직하였고(이하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이라 한다), 같은 날 원고를 B국회의원의 선임비서관으로 임명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라 한다), 같은 날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직권면직 요청사유(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사유’라고 한다)로 2022. 7. 1.자로 직권면직됨을 통지하였다.

마.

피고는 2022. 7. 1. 원고를 B 국회의원의 선임비서관에서 직권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판단

가.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 관하여

1)

절차적 위법 여부와 무효 사유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결합하여 국회의원보좌직원의 직급 조정이라는 법률 효과를 의도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으므로, 실질적으로는 국가공무원법 제5조 제4호의 ‘강임’ 또는 같은 법 제80조 제1항의 ‘강등’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가공무원법상 강임 또는 강등에 관한 절차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는 절차적 위법이 존재한다.

(2)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직권면직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는 B 국회의원으로부터 직권면직요청서를 제출받거나 면직예고통지를 하지 않았으므로, 국회의원 보좌직원 및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이 있다.

(3)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원고에게 신분상 불이익을 주는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처분의 이유와 내용, 근거 등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았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1조 및 제22조를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4> 나)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절차 위반 여부 (가) 관련 규정의 내용과 관련 법리 국회의원 보좌직원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일반직공무원과 별도의 자격기준에 따라 임용되는 별정직공무원이다(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2조 제1항). 그리하여 직제상으로 국회사무처 소속이지만 의원실에 개별적으로 배치되어 해당 국회의원의 구체적인 지시·감독 하에 해당 의원실에서 부여된 직무만을 전속적으로 수행하며, 해당 국회의원이 임기만료 등 사유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 그 날로 당연히 퇴직하도록 되어 있다(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8조 제2항).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4항 및 국회인사규칙 제69조의 위임에 따른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 본문은 ‘별정직공무원의 임용절차는 일반직공무원의 예에 의한다’고 하면서도 단서에 ‘보좌직원등<5>을 임면하고자 할 때에는 별도의 채용공고를 하지 아니하고, 해당 국회의원은 별지 제1호서식의 임명요청서 또는 별지 제2호서식의 면직요청서를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행정청이 행한 행정행위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행정행위 또는 그 전제가 된 상대방 당사자의 신청행위 등의 문언 내용과 함께, 행정행위의 목적, 행정행위가 행하여진 경위,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두982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보좌직원의 직급조정을 위하여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국가공무원법 제79조, 제80조 제1항,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8조의2 제1항 등에서 규정한 징계처분에 해당하거나 국가공무원법 제5조 제4호의 강임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 국가공무원법상 강임 또는 강등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2022. 5. 31. B 국회의원으로부터 면직요청서와 임명요청서를 제출받아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을 하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B 국회의원이 피고에게 제출한 면직요청서와 임명요청서는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에서 보좌직원을 면직·임명하기 위하여 제출하여야 하는 서식(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별지 제1호 및 제2호 서식)과 일치하는 점, B국회의원은 원고의 후임 보좌관을 4급 보좌관에 임명하기 위하여 원고의 급수를 5급으로 조정하고자 위 각 처분을 요청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임용안내책자도 보좌직원이 같은 국회의원실 내에서 당일자로 면직·임명될 경우 면직요청서와 임명요청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제1호증 제15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원고의 직급을 4급 보좌관에서 5급 선임비서관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2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은 국회의원 보좌직원의 면직 또는 임명 외에 기존직급을 조정하기 위한 요건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기는 하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에서 정한 면직과 임명에 관한 절차를 거침으로써 보좌직원의 직급을 조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ᄀ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은 국회의원이 피고에게 임명요청서나 면직요청서를 제출하는 것 외에 보좌직원을 임면하기 위한 별도의 절차를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국회의원에게 보좌직원 임면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데, 국회의원에게 이와 같은 재량을 부여한 취지는 보좌인력을 필요로 하는 해당 국회의원이 보좌업무의 적격자 내지 적임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의정활동을 충실하게 지원하기 위함에 있다. ᄂ 그런데 국회의원별 보좌직원의 총원은 8명으로 정해져 있고, 각 직급별 인원도 일반직 4급 상당 보좌관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6급부터 9급까지의 비서 각 1명씩으로 한 비서 총 4명으로 제한되어 있다(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2조 제2항 관련 [별표 1] ‘보좌직원의 정원’ 및 국회사무처 직제 제15조 제1항 관련 [별표] ‘국회사무처 공무원 정원표’). 또한 각각의 보좌직원이 실제로 수행할 직무 내지 업무의 분장은 해당 국회의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데, 실무상 보좌직원의 직급에 따라 담당하는 업무를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에게 보좌직원의 선택뿐만 아니라 소속 보좌직원의 업무분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소속 보좌직원의 직급을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인정되어야 한다. ᄃ 보좌직원을 하위 직급에 임명하는 조치는 보좌직원의 공무원 신분관계를 소멸시키는 면직에 비하여 더 큰 신분상 불이익을 초래하지는 아니하므로, 하위 직급으로 임명하는 경우에 면직처분보다 더 엄격한 절차가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공무원이 공무원으로서 부담하는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 공무원관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서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행하는 보좌직원의 직급조정은 반드시 의무위반을 전제로 하거나 내부질서유지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으므로, 신분상 불이익을 수반한다고 하여 국가공무원법상 징계처분에 해당하는 ‘강등’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은 기존 5급 선임비서관을 원고와 같은 직급인 4급 보좌관으로 임명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의 의무위반에 대하여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국가공무원법상의 징계처분인 ‘강등’에 해당하거나 그에 준하는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4 한편 국가공무원법상 강임이란 같은 직렬 내에서 하위 직급에 임명하거나 하위 직급이 없어 다른 직렬의 하위 직급으로 임명하거나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을 고위공무원단 직위가 아닌 하위 직위에 임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국가공무원법 제3조 제1항은 특수경력직공무원에 대하여는 국가공무원법상 강임에 관한 규정(제5조 제4호 및 제73조의4)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특수경력직공무원에 해당하는 국회의원 보좌직원을 하위 직급에 임명하여 강임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이를 국가공무원법상의 강임에 해당한다거나 강임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2)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의 절차 위반 여부 피고는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같은 날짜에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을 함으로써 원고를 하위 직급에 임명시켰을 뿐 원고의 공무원 신분관계를 박탈하고자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이 원고를 하위 직급에 임명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므로 공무원 신분관계를 소멸시키는 직권면직처분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은 국회의원이 보좌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공무원 신분관계를 소멸시키는 경우에 그 면직일로부터 30일전 예고하도록 하여 보좌직원에게 재취업을 위한 최소한을 기간을 보장하고 보좌직원의 고용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이러한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처분에 불구하고 여전히 공무원 신분관계가 존속하는 원고의 경우에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행정절차법에 따른 절차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는 ‘병역법에 따른 징집·소집, 외국인의 출입국·난민인정·귀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징계와 그 밖의 처분, 이해 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법령에 따른 알선·조정·중재·재정 또는 그 밖의 처분 등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하여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 제3호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의한 징계 기타 처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을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절차법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관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전부에 대하여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이나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처분의 경우에만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해당하는 직권면직 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등 참조).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다만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두20631 판결 등 참조).

(나)

절차적 위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어 원고에게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위 각 처분은 원고에 대한 사전통지 없이 원고에게 의견제출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1 피고가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 앞서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에게 통지를 하거나 원고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사실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은 원고를 B 국회의원의 보좌관(4급 상당)에서 면직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원고를 B 국회의원의 선임비서관(5급 상당)으로 임명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처분들이 연달아 이루어진 결과 원고의 급수는 한 단계 내려가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처분은 사실상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강임 또는 강등과 유사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원고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같은 날 예고된 직권면직처분에 따른 면직일까지 기존보다 적은 액수의 급여를 받게 된 점, 4급 보좌관인 아닌 5급 선임비서관로서 면직하게 됨으로써 원고의 사회적인 명예나 평가가 실추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임용권자가 당해 공무원에게 직급 하향의 사유를 통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한 후 그 결과를 직급조정 여부 판단의 고려요소로 삼아야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국가공무원법 제3조 제1항이 별정직공무원에게 의견청취절차(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2항), 처분사유를 적은 설명서 교부(국가공무원법 제75조 제1항)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유 통지나 의견제출기회 부여 규정의 적용까지 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4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처분은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게 되나, 이 사건 보좌관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 앞서 국회의원이나 보좌직원의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

하자의 중대·명백 여부 그러나 한편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하여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를 판별할 경우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5두11937 판결,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50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행정절차법이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 당사자에게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는 이유는 처분권자의 자의적인 결정을 배제하고 처분상대방으로 하여금 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함에 그 취지가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 당시 그와 같은 처분이 이루어진 근거와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위 각 처분에 불복하여 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지장이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등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고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절차상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는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절차상의 하자가 무효사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에게 징계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B 국회의원의 면직요청서 및 임명요청서만을 근거로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각 처분은 위법하다.

나)

구체적 판단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상 보좌직원등의 임면에 있어 국회의원이 피고에게 임명요청서를 제출하거나 면직요청서를 제출하는 것 외에 처분사유를 요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 국가공무원법 제5조 제4호의 ‘강임’ 또는 같은 법 제79조, 제80조 제1항의 ‘강등’의 성격을 가진 것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징계처분의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와 무효사유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원고의 급수를 한 단계 하향시키는 원고에 대한 신분상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러한 직급 하향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전혀 심사하지 않은 채 단지 면직요청서와 임명요청서가 제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위 각 처분을 하였으므로, 피고에게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하여 위법하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를 하위 직급에 임명하기 위한 면직과 임명요청에 합리적인 근거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검토를 하지 않아 피고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을 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국회의원은 의정활동을 통해 헌법상 주어진 국회의 과제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직무를 수행한다. 이와 같이 의정활동이 가지는 중요성에 비추어 관계 법령은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충실히 지원하기 위하여 국회의원에게 보좌 직원 임면에 관한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정활동의 중요성과 국회의원 보좌직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보좌직원을 단지 의정활동의 수단으로 취급하여서는 아니 되고, 국회의원의 직권면직요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좌직원을 면직할 경우 보좌직원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의 사적인 요구나 부당한 지시를 수용하도록 강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자의에 의한 신분상의 불이익처분은 허용될 수 없고, 그러한 불이익처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존재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두3770 판결의 취지 참조). 그렇다면 보좌직원의 임면권자인 피고로서는 국회의원으로부터 해당 국회의원 소속 보좌직원 직급을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면직요청서와 임명요청서를 제출받은 경우에 그러한 직급조정에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2)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 연달아 이루어짐에 따라 원고의 급수가 기존보다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가는 신분상의 불이익이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피고는 B 국회의원으로부터 면직요청서와 임명요청서를 제출받은 것 외에 B 국회의원으로부터 원고를 하위 직급인 5급으로 임명하는 이유를 청취하거나 원고로부터 의견을 제출받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의 직급을 조정하는 사유를 확인한 사실이 없고, B 국회의원이 피고에게 제출한 면직요청서 및 임명요청서에도 원고의 직급을 4급에서 5급으로 하향시키는 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3)

B 국회의원의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 관한 국가인권위원회에서의 주장에 의하면(갑 제5호증의1 제3면), 위 각 처분은 원고가 의원면직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원고의 면직일에 맞춰 기존 5급 선임비서관을 4급 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신규로 5급 선임비서관 1인을 임명하기로 하였는데, 그 이후 원고가 의원면직의사를 철회하자 2022. 5. 31. 원고를 4급에서 면직한 후 5급으로 직급을 변경하였으며(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선임비서관 임명처분), 이와 동시에 기존 5급 선임비서관을 예정대로 4급 보좌관으로 임명하되 신규 5급으로 임용할 예정이었던 사람은 원고에 대한 5급 선임비서관 직권면직 후인 2022. 7. 1.자로 임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을 함으로써 B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연속적이고 원활한 지원을 받게 되기는 하였다고 보이나, 위 각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하자의 중대·명백 여부 행정처분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중대·명백하지 않다면 당연무효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5001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은 재량행위에 해당하고, 국회의원 보좌직원의 경우 그 직무의 성격과 특성으로 인하여 경력직공무원 및 다른 별정직공무원에 비하여도 그 임면에 관하여 임면권자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점, 2 위 각 처분의 근거법령인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의 문언을 살펴보더라도 국회의원 보좌직원의 직급을 변동시키기 위한 절차나 요건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각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에 따라 보좌직원의 직급을 조정하는 경우에 피고의 심사 권한과 범위에 관한 법리가 명백하게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 관한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의 하자가 중대하거나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서 당연무효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4)

소결론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에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하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서 처분의 취소사유는 될 수 있을지라도 당연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각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 중 이 사건 보좌관 면직처분과 이 사건 선임비서관 임명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에 관하여

1)

절차적 위법 여부와 무효사유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원고에게 신분상 불이익 주는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았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2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이 있다.<6> 나) 절차적 위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에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어 원고에게 의견제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원고에게 의견제출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2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1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비서관으로 임용된 원고를 면직시켜 공무원 지위를 박탈하는 처분으로서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다. 직권면직처분은 공무원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어서 해당 공무원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임용권자가 당해 공무원에게 면직 사유를 통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한 후 그 결과를 직권면직 여부 판단의 고려요소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따라서 국가공무원법 제3조 제1항이 별정직공무원에게 의견청취절차(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2항)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의견제출기회 부여 규정의 적용까지 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2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은 “국회의원이 보좌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보좌직원의 면직을 요청하려는 경우에는 면직대상자, 면직일 및 면직요청사유를 기재한 서면(이하 “직권면직요청서”라 한다)을 그 면직일 30일 전까지 국회사무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처분의 사전통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3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처분은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게 되나, 직권면직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에 비추어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

하자의 중대·명백 여부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하자는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절차상의 하자가 무효사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처분사유 존재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징계처분이고, 원고에게 징계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직권면직사유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각호의 어느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위법하다.

나)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 단서는 ‘보좌직원등을 임면하고자 할 때에는 별도의 채용공고를 하지 아니하고, 국회의원은 별지 제1호서식의 임명요청서 또는 별지 제2호서식의 면직요청서를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 본문은 ‘국회의원이 보좌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보좌직원의 면직을 요청하려는 경우에는 직권면직요청서를 그 면직일 30일 전까지 국회사무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B 국회의원은 원고가 의원면직의사를 표명하였다가 이를 철회함에 따라 2022. 5. 31. 피고에게 원고를 2022. 7. 1.자로 선임비서관에서 직권면직하는 내용의 직권면직요청서를 제출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직권면직예고 통지를 한 이후 2022. 7. 1. 원고를 직권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 단

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 본문은 ‘국회의원이 보좌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보좌직원의 면직을 요청하려는 경우에는 직권면직요청서를 그 면직일 30일 전까지 국회사무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B 국회의원은 원고가 의원면직의사를 표명하였다가 이를 철회함에 따라 2022. 5. 31. 피고에게 원고를 2022. 7. 1.자로 선임비서관에서 직권면직하는 내용의 직권면직요청서를 제출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직권면직예고 통지를 한 이후 2022. 7. 1. 원고를 직권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은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 단서 규정과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직권면직은 법에 정한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임용권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직권으로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처분으로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 구별되는 점,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과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도 징계처분과 구별하여 직권면직처분의 요건과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이 신분상 불이익한 처분이라는 사실만으로 실질적인 징계처분이라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이 원고의 의무위반에 대한 징벌적 제재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와 무효사유

가)

관련 법리 임용권자가 국가공무원 중 별정직공무원을 직권면직함에 있어서 자의는 허용되지 않고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어야 할 것이지만, 별정직공무원은 특정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별도의 자격 기준에 따라 임용되는 공무원으로서 법령에서 별정직으로 지정하는 공무원인 점, 국가공무원법상 보수, 복무 등에 관한 일부 규정만 적용될 뿐 제70조(직권면직)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별정직공무원을 직권면직함에 있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었는지의 여부는 당해 직무를 별정직공무원에게 담당하게 한 제도의 취지, 직무의 내용과 성격, 당해 별정직공무원을 임용하게 된 임용조건과 임용과정, 직권면직에 이르게 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두3770 판결 등 참조).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요청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검토를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국회의원 의정활동의 충실한 지원을 위하여 국회의원에게는 보좌직원을 의사에 반하여 임면하는 것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 그러나 직권면직처분은 공무원 신분관계를 박탈시키는 것으로서 보좌직원이 감수하는 불이익이 중대한 점, 충실한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하여 보좌직원을 의정활동의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을 허용되지 않는 점, 보좌직원에 대한 임면권한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보좌직원의 지위가 불안정해지며 국회의원의 부당한 지시와 요구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직권면직에 관한 권한도 아무런 제한 없이 행사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는 국회의원의 직권면직에 관한 권한 행사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2)

특히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 징벌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제23조 제1항), 성별·국적·신앙 등의 이유에 의한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고 있다(제6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근로자가 법률상 정한 권리를 행사한 경우 근로자의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으며(제19조 제3항, 제19조의2 제5항, 제22조의2 제6항, 제22조의3 제5항), 국가공무원법 제17조의3도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공익신고와 같이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를 신고한 공무원에 대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보호는 국가공무원법상의 신분보장이 제한되는 국회의원 보좌직원에 대하여도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이므로, 피고는 국회의원이 직권면직을 요청한 보좌직원에게 위와 같은 보호가 필요한지 여부도 검토하여야 한다.

(3)

그런데 피고는 B 국회의원으로부터 직권면직요청서를 제출받은 후 원고에게 직권면직 예고를 하였을 뿐이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직권면직처분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는 등 방법을 통해 직권면직요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실제 존재하는지 또는 그러한 사유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고, 원고가 직권면직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경우인지에 관하여도 확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다)

하자가 중대·명백한지 여부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도 재량행위에 해당하고, 국회의원 보좌직원 직무의 성격과 특성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공무원의 경우에 비하여 그 임면에 관하여 임면권자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점,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의 근거법령인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4조 제1항과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 제5조 제1항의 문언상 국회의원 보좌직원 임면을 위한 절차나 요건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구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또는 국회보좌직원 및 의원수당법에 따라 보좌직원을 직권면직하는 경우에 피고의 재량권 행사범위에 관한 법리가 명백하게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 처분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하자가 중대하거나 명백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당연무효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론 이 사건 선임비서관 직권면직처분에는 행정절차법 제22조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하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서 처분의 취소사유는 될 수 있을지라도 당연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준영(재판장) 김형진 박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