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5. 16. 선고 2024누4401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2. 처분의 적법 여부 중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나.

관련 법령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이유 기재(별지 포함)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다.

판단

1)

관련법리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하나로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등을 들고 있고,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업무보고(아래에서 정의됨) 당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언행은 원고가 피해자에게 업무 등과 관련하여 한 성적 언동으로서 이 사건 언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언행을 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언행이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가목에 성희롱을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규정하는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업무 등과 관련하여 행한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경우를 성희롱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우월적 지위를 성희롱을 인정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2019년부터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2022년에 이 사건 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하였으므로, 원고가 피해자보다 이 사건 학교에서의 근무기간이 더 긴 점, 피해자는 1962년생으로 원고와 나이가 같은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는 원고와 대면하는 자리를 두려워하여 남성인 이 사건 학교의 교감 D에게 동석을 요청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단순히 이 사건 학교의 교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원고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 및 아래에서 보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학교의 진로진학 부장교사이고, 이에 반해 피해자가 이 사건 학교의 교장이라는 사정이 이 사건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중요한 고려사항은 아니라고 보인다.

나)

이 사건 언행은 원고가 부장교사로 있는 진로진학부의 업무보고 과정(이하 '이 사건 업무보고'라 한다)에서 있었던 것으로서, 이 사건 업무보고는 원고가 근무하는 진로진학부실에서 이뤄졌고, 이 사건 업무보고에는 피해자의 요청으로 남성인 이 사건 학교의 교감 D가 동석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업무보고를 제외한 다른 부장교사와의 면담에서는 위 D의 동석을 요청하지 않았다. 위 D는 인천광역시교육청 E위원회 조사 당시 "피해자가 2022. 3.경 이 사건 학교에 부임했는데, 주변에서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원고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부장교사 면담에는 혼자가시고 했는데, 원고에게 갈 때는 본인에게 같이 가자고 하셔서 동행하였다", "원고는 자기와 동향인 사람에 대해서 가깝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면담 초반에 고향 이야기를 하다가 피해자의 시댁과 원고가 동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면담 분위기가 부 드러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언행을 하였는데, 그 말투가 옛날에 젊었을 적에 껄렁껄렁하게 여자들을 희롱하는 말투여서 자신도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피해자가 교장선생님인데 저렇게 외모평가를 하는 표현을 하는가 싶었다", "'원고가 평소 여자들을 무시하는 성향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성향에 비추어 봤을때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무식하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이 사건 업무보고는 피해자가 이 사건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고, 다수가 참여하는 부장교사 회의를 제외하면 피해자가 원고와 사실상 처음으로 직접 대면하여 업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으므로, 이 사건 언행 당시 원고와 피해자는 별다른 친분이 없는 관계였다. 이처럼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가 피해자에게 마스크를 내려 보라고 요청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요청이고, 이에 더 나아가 원고가 피해자에게 업무 보고와 관련도 없이 '미인'이라고 외모를 평가하였는바, 이는 피해자로 하여금 원고로부터 상급자로서의 존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과 함께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으로 볼 수 있다.

라)

이 사건 언행에 대해 피해자는 인천광역시교육청 감사관 면담조사 당시 "이 사건 언행 당시 너무 당황스러웠다. 본 건 신고는 발생 당시부터 계속 고민을 했지만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못했다. '원고가 정말 징계를 받을 수 있을까. 섣불리 했다가 오히려 해코지를 당하는 게 아닐까. 학교 교직원들이 교장은 자기 학교 교직원을 신고하는 사람이니 누구라도 신고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 아닐까'라는 고민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번 신고를 계기로 본인이라도 용기를 좀 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하였고, "교장의 입장에서 당황스러움을 표시할 수 없었고, 면담 분위기를 흐릴 수 없어, '그래도 내가 여자로 보이지는 않을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마스크를 내렸더니, 원고가 '미인이시네요'라고 발언하여 매우 당황스러웠으며, '이 사람은 나를 교장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여자로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이 사건 언행을 성희롱으로 신고하기 전에도 이 사건 학교 행정실장과 관리자로서의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며, 위 행정실장에게 이 사건 업무보고 당시 이 사건 언행에 대해 느꼈던 불쾌감과 당혹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학교 행정실장도 인천광역시교육청 감사관의 조사 당시 "피해자가 같은 여자이다 보니 관리자 입장에서 고충을 같이 나누다가, 피해자가 이 사건 내용을 이야기 하였다, 피해자가 '나더러 마스크를 내려 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깜짝 놀랐다, 나보고 미인이네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것도 놀랐다, 너무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학교의 교장이라는 지위에 있음에도 원고로부터 상급자로서의 존중을 받지 못하고, 원고가 피해자를 성적 대상인 여성으로 본다는 점에 대해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 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진(재판장) 원종찬 오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