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1. 28. 선고 2024누5509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0. 2. 7. 원고에게 한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 남성)는 2006. 6. 30. 해양경찰청 동해해양경찰서 W파출소 순경으로 공채 임용된 후 2017. 10. 1. 경사로 근속 승진한 경찰공무원이다. 원고는 임용 후 여러 해양경찰서의 함정에서 청락 작업(선체 표면의 녹이나 페인트를 제거하는 작업)과 도색 작업 등을 수행하여 왔다.

나.

원고는 46세이던 2018. 8.경 가슴통증을 겪다가 2018. 9. 6. C병원에서 만성 골수성백혈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공무상요양을 신청하였다.

다.

피고는 2020. 2. 7. "원고가 수행한 청락 및 도색 작업에 사용하는 페인트나 시너에 벤젠이 함유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양이 불순물 정도이고 도색 작업 자체도 간헐적이며, 야간 근무, 과로, 전자파, 연소 관련 유해가스 및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발암 가능성과 노출량을 고려할 때 발병과의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의학적 소견에 따라 이 사건 상병이 공무 및 공무상 과로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무상요양 불승인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7,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함정 근무 당시 청락 및 도색 작업을 하면서 발암물질인 벤젠 등에 노출된 점, 이 사건 상병 관련 기왕력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은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관련 법리

1)

공무원연금법 제35조 제1항에 정한 공무상요양비의 지급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은 공무수행 중 그 공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뜻하는 것이므로, 공무와 질병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다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무원이 공무집행과 관련하여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됨으로 인하여 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공무원으로 채용될 당시의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그 근무장소에 발병원인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 물질이 있는 근무장소에서의 근무시간, 그 질병이 직무수행 환경 등의 공무상 원인이 아닌 다른 사유로 유발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공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두47878 판결 등 참조),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5두15373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이른바 '직업병'에 대하여는 경험적 ·이론적 연구결과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산업분야에서는 산업재해 발생의 원인이 어느 정도 규명되어 있기는 하나, 그중에서도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가 적거나, 기술의 발달 및 사업구조의 변화로 기존의 작업환경이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연구가 이루어지기 위한 표본 자체가 부족할 수 있고, 연구의 필요성도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유해성이 인정되지 않던 요소의 위험성이 과학기술의 발달로 뒤늦게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산업재해의 특성상 근로자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칠 수 있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이러한 위험을 대비하는 기능을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여 사회 전체의 갈등과 비용을 줄이고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적 기능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지급 여부에 결정적인 요건으로 작용하는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규범적으로 조화롭게 반영되어야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상당인과관계의 판단기준과 제도의 목적 · 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인과관계와 관련하여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동시에 존재하는 등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어느 한 쪽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나아가, 작업환경에 일정 수준 이상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그 유해요소와 특정 질환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의 체질이나 기초질병 및 다른 유해요인과 결합하여 특정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 · 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두45979 판결,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 참조).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질병의 평균 유병율이나 연령별 평균 유병율에 비해 특정 산업 종사자 군이나 특정 사업장에서 그 질환의 발병율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율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단계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위 2015두3867 판결 참조).

3)

구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1조에서 "공무원의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 · 질병 · 장애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였다. 공무원연금법에서 규정하던 재해보상 제도가 분리되어 2018. 3. 20. 법률 제15522호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제정되었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공무원의 공무로 인한 부상 · 질병 · 장해· 사망에 대하여 적합한 보상을 하고, 공무상 재해를 입은 공무원의 재활 및 직무복귀를 지원하며, 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공무원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무원 및 그 유족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4조 제1항에서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경우와 그 부상 또는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공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 · 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37조 제1항에서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 · 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공무원 재해보상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 공무상 재해와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에 관한 규정 체계 등을 감안할 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 정한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에 관한 대법원판례의 법리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에 정한 공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에 관하여서도 유추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인정되는 사실관계와 의학적 소견 등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3, 6, 10, 11 내지 22, 30 내지 39호증, 을 제2 내지 11호증, 21 내지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영상, 제1심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제1심법원의 D협회 의료감정원, 동해해양경찰서장, 서귀포해양경찰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X의학회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1) 원고의 근무 내역 가) 원고는 2006. 6. 30. 해양경찰로 임용되어 2018. 9. 진단 시까지 12년 3개월 동안 함정과 파출소에서 근무하였다. 함정 근무기간은 약 7년 5개월(2008. 7. 25.~2010. 7. 14. 동해해양경찰서 Y, 2012. 5. 31.~2014. 2. 9. 같은 경찰서 Z, 2014. 2. 10.~2016.2. 11.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 AA, 2017. 2. 13.~2018. 9. 같은 안전서 AB)이고, 파출소 근무기간은 나머지 4년 10개월이다. 원고는 함정 근무 기간 중 안전팀의 팀원 또는 팀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안전팀의 업무에는 선체 외부 도색, 페인트 관리 등의 업무가 포함되어 있다. 2015. 5.경의 사무분장에 따르면, 원고의 개인별 사무분장으로 '함정 선체 외부 도장 및 청결 유지'가 포함되어 있다.

나)

원고는 함정 근무 기간 동안 총 250일에서 300일 정도가 함정 수리기간으로서 청락 및 도색 작업 등 정비작업을 수행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원고가 청락 및 도색작업을 수행한 총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근무일지가 남아 있는 2015년 1년 동안에는 도색작업이 21일에 걸쳐 약 85시간 행해졌고, 2017년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에는 도색작업이 9일에 걸쳐 약 35시간 행해진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2018년에는 4월이 함정 수리기간이었는데, 당시 원고는 4시간의 시간외 근무와 16시간의 야간 근무를 초과근무로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다)

원고는 청락 및 도색 작업을 하면서 페인트와 이를 희석하기 위한 용제인 시너(thinner)를 사용하였다. 동해해양경찰서장과 서귀포해양경찰서장 등에 따르면, 원고가 사용한 페인트 · 시너의 종류나 벤젠 등 유해물질의 함유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라)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동료 경찰관들은 공통적으로, 원고가 수리기간에 도색작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였고, 특히 약 40일 정도 진행되는 정비기간에는 일과 내내 도색이 주가 되는 선체 정비업무를 수행하였으며, 늦어진 정비일정으로 인하여 휴일에 도색작업을 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위 동료 경찰관들은 원고가 폐쇄된 좁은페인트 창고 내부의 정리 작업을 수행하였고, 안전팀장으로 근무하였을 때에는 팀원이 적어 사실상 원고 혼자 도색작업을 도맡아 하였으며, 도색작업 시 마스크를 착용하였지만 페인트가 내부로 침투하는 등의 사례가 빈번하였고, 원고가 스프레이형 분사식 장비를 거의 전담하여 도색을 하였는데, 그와 같은 장비를 사용한 날에는 마스크를 제외한 전신에 페인트가 묻어 있을 정도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마)

원고는 함정 근무를 하면서 시간외 근무 및 야간 근무 등을 수행하였는데,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6개월간의 경우 합계 511시간의 시간외 근무와 558시간의 야간 근무, 24일의 휴일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바)

원고는 경찰 임용 당시 특별한 질환이 없었고, 이 사건 상병 진단 전 3년간의 건강검진에서 비만, 고혈압 전단계, 이상지지혈증 등의 소견 외에는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관련한 특별한 소견은 없었으며, 흡연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2)

이 사건 상병의 특성과 벤젠 등의 원인물질

가)

백혈병은 신체의 조혈 기관인 골수의 정상 혈액세포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암세포로 전환 · 증식되면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질환의 진행 양상에 따라 진행속도가 빠른 급성 백혈병과 느린 만성 백혈병으로 나뉘고, 암세포 변화가 발생한 곳에 따라 골수구 쪽에서 발생한 골수구성 백혈병과 림프구 쪽에서 발생한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나뉜다. 이 사건 상병인 만성 골수성백혈병은 골수구계 세포가 백혈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악성 혈액질환으로, 약 90%의 경우 9번과 22번 염색체의 중간 부분이 서로 뒤바뀌면서 새롭게 발생한 염색체에 의해서 타이로신 키나아제가 생성되고 이로 인해 죽지 않는 세포(백혈병 세포)가 증폭하면서 발생한다. 만성 골수성백혈병의 발병원인과 관련하여 유전적 요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연구소는 만성 골수성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물질과 관련하여, 충분한 근거 있는 물질(인체 발암성에 충분한 인체 근거자료가 있는 경우)로는 방사선 · 포름알데히드 · 토륨 · 흡연 등을 제시하고 있고, 제한적 근거 있는 물질(인체 발암이 추정되거나 가능하나 인체 근거자료가 제한적인 경우)로는 벤젠을 제시하고 있다(급성 골수성백혈병의 경우는 충분한 근거 있는 물질로 제시되어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서 제공한 만성 골수성백혈병의 진단 연령에 따르면, 진단 당시 중위 연령은 64세이고, 연령의 비율은 20세 미만 2.9%, 20~34세 7.5%, 35~44세 9.3%, 45~54세 14.3%, 55~64세 17.2%, 65~74세 18.3%, 75~84세 20.5%, 85세 이상 10.0%이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X의학회)에 따르면, 만성 골수성백혈병은 모든 연령에서 발병하기는 하나 평균 진단연령이 60~70세로 고령에서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나)

제1심법원 진료기록감정의(C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벤젠 노출근로자에서 백혈병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5배 이상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연구에서는 누적 노출량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낮더라도 조혈기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장 작업에서 사용하는 도료에는 벤젠 등이 흔하게 함유되어 있고, 1989년 AD연구소가 도장작업을 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공정으로 분류하였으며, 2018년 도장공의 직업적 노출을 사람에서의 발암성 그룹1로 분류하였다."고 한다.

다)

도색 및 청락 작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희석제로 시너가 있다. 국내에서의 시기별, 산업별 벤젠 노출 수준을 추정한 등의 2013년 연구결과(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2013. 10. 31. 발행, 이하 'E 등 연구결과'라고 한다)에 의하면, 국내에서 사용된 시너류의 벤젠 함유량은 2000년에서 2002년까지의 기간 동안 최소 0.00018%, 최대 2.12%이고, 2003년 이후에는 최소 0.001%, 최대 1.66%라고 한다. 한편, 대구고등법원 2013. 11. 22. 선고 2012누1656 판결에 따르면, 2008. 9. 23. 육군에 입대한 후 제○○보병사단 포병연대에서 부대 내 시설물의 페인트 칠 작업 등을 수행하던 위 사건의 원고는 2010. 7. 5. 만성 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는데, 위 부대에서 구입하여 사용한 시너에서 벤젠이 0.16%, 디클로로메탄이 4.33% 검출되었다고 한다.

라)

산업안전보건법령상 벤젠의 노출수준 관리 기준을 규정한 노동부(고용노동부) 고시인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기준'에 따르면, 시간가중평균노출기준(TimeWeighted Average, TWA)은 2003년에 10ppm에서 1ppm으로 강화되었다가 2016년에 0.5ppm으로 다시 강화되었다. E 등 연구결과에 의하면, 2010년에서 2013년 사이의 벤젠의 통합 노출수준은 제조업 전체 도장 직무에서 3.25ppm으로, 자동차 제조업 도장 직무에서 4.23ppm으로, 조선업 도장 직무에서 1.04ppm으로 산출되었다고 한다.

마)

공무원 재해보상법은 제4조 제1항 제2호 가목에서 공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화학적 · 생물학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질병을 공무상 질병으로서 공무상 재해로 본다(다만,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는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 고 규정하고, 제4조 제6항에서 공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2항의 [별표 2]에서 공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위 별표의 제2호 바목(직업성 암)은 '공무수행 중 석면 ·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어 그 영향을 받은 신체 부위에 발생한암'을 공무상 질병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위 별표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판단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하여 '공무상 질병 판정기준'(이하 '이 사건 예규'라고 한다)을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2019. 12. 31. 인사혁신처 예규 제79호로 제정된 이 사건 예규는 II항(공무상 질병 유형별 예시) 10호(직업성 암) 파목에서 '0.5ppm 이상농도의 벤젠에 노출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여 발생한 급성 · 만성 골수성백혈병, 급성· 만성 림프구성백혈병'을 공무상 질병의 하나로 예시하였다. 그 후 2023. 6. 7. 인사혁신처 예규 제154호로 개정된 이 사건 예규는 위 10호 파목을 '벤젠에 노출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여 발생한 급성 · 만성 골수성백혈병 또는 급성 · 만성 림프구성백혈병'이라고만 규정함으로써 노출 수준 기준을 삭제하였다. 이 사건 예규는 개정 이유를 '최근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공무상 질병의 추정기준과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일부 미비점 개선 및 보완'이라고 밝히고 있다.

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8. 12. 11. 대통령령 제293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의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제10호(직업성암) 차목에서 '1ppm 이상 농도의 벤젠에 10년 이상 노출되어 발생한 백혈병, 다발성골수종. 다만, 노출 기간이 10년 미만이더라도 누적 노출량이 10ppm · 년 이상이거나 과거에 노출되었던 기록이 불분명하여 현재의 노출농도를 기준으로 10년 이상 누적 노출량이 1ppm · 년 이상이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규정하였다가, 2018. 12. 11. 개정을 통하여 제10호 차목을 제10호 파목으로 이동하여 '0.5ppm 이상 농도의 벤젠에 노출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여 발생한 급성 · 만성 골수성백혈병, 급성 · 만성 림프구성백혈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

일반적으로 벤젠은 저농도 노출의 경우 약 10년 정도 이후에 암이 발생할 수 있고, 고농도 노출의 경우 3~5년 정도 후에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직업병 판정에서는 보고 있다고 한다.

3)

의학적 소견

가)

원고의 업무관련성을 평가한 AC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원고가 벤젠 ·디클로로메탄 등 2개 이상의 화학물질에 고농도로 혼합적으로 노출되어 상가작용으로 인한 유해성이 더 증가되었을 가능성,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아 여러 유해인자에 노출되었을 가능성, 다른 유전적 소인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업무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제1심법원 진료기록감정의는 E 등 연구결과에 기초하여 원고는 1.04ppm에서 4.2ppm 수준의 벤젠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벤젠은 미량으로라도 남아있다면 위험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는 "도색 작업 이외에도 윤활유를 주유하는 작업에서 솔벤트를 통한 벤젠에 노출되거나, 청락 과정에서 사용하는 페인트 제거제에 포함된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일반적으로 스프레이 도장 등 작업에서 포름알데히드의 노출빈도가 높게 확인되는데, 원고가 스프레이건 작업을 전담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염료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원고가 위와 같이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원고의 작업 시간이 간헐적이거나 짧다고 하더라도, 도장 작업 방식중 유기용제 노출 수준이 가장 높은 방식이 스프레이건 방식인데, 원고는 충분한 보호구 없이 작업을 하였고 스프레이건 작업을 전담하는 등으로 노출량이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유의미한 기왕력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과 원고가 수행한 공무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나)

원고는 이 법원에 이르러 전국의 여러 대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 평가를 의뢰하였는데, 그 평가의견은 대체로 "구체적인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알기는 어렵지만 누적 노출량이 적다고 하여 백혈병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원고는 2008년 첫 노출 후 10년 후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아 잠재기 조건을 충족하고 개인적 소인도 없는 점, 일반적인 호발 연령보다 낮은 연령에 발병한 점, 함정업무 중 도장작업은 스프레이 도장으로 시너의 혼합비율이 일반 도장보다 높은 점, 일반적인 모든 암의 악화 요인인 과로 및 스트레스의 요인도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추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의견이다.

다)

D협회 의료감정원은 공무원연금공단의 의뢰에 따라 감정서(을 제7호증 전문 의학자문 결과 회신)를 작성하였고, 제1심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회신하였다. 의료감정원은 위 감정 및 사실조회회신을 통하여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노출물질과 시간을 추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페인트와 시너에 벤젠이 함유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의 거의 모든 유기용제에서 벤젠이 불검출되거나 불순물 수준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점에 비추어, 벤젠이 함유되었다고 하더라도 불순물로 들어 있는 수준으로 추정되며, 작업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노출 기간도 길지않았을 것으로 판단되는바,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인 0.5ppm 이상 농도에 노출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 포름알데히드의 노출량을 판단할 자료가 없지만 대기교통환경 정도 수준으로 예측되는 점, 디클로로메탄과 백혈병의 연관성은 아직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간헐적인 정비 작업에서 노출된 정도일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라)

피고는 이 법원에 이르러 전국의 여러 대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 평가를 의뢰하였는데, 그 평가의견은 대체로 "원고가 사용한 제품명 등이 확인되지 않아 상당한 양의 벤젠 함유를 전제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고, 원고의 작업 시간이 비교적 짧고 그 작업이 야외에서 이루어져서 벤젠 노출 농도가 낮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노출만으로 암 발생과의 관련성을 단정할 수는 없는 점, E 등 연구결과에서의 벤젠 노출 정도와 원고의 작업 환경이 상이하여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마)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대하여 X의학회는 "E 등의 연구결과는 민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른 결과여서 원고의 작업환경과 달라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7년 5개월 중 250~300일을 매일 거의 모든 근무시간 동안 청락 및 도색 작업을 하였다는 것은 과대평가의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였다 하더라도 인과관계 인정기준인 연 10ppm에 미달하며, 원고에게는 비만, 고혈압전단계, 이상지질혈증 등이 확인되어 이로 인한 영향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 공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라.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것과 같이, D협회 의료감정원은 "노출물질과 시간을 추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페인트와 시너에 벤젠이 함유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함유되었다고 하더라도 불순물로 들어 있는 수준으로 추정되며, 작업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노출 기간도 길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인 0.5ppm 이상 농도에 노출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을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주요 논거로 제시하였고, 피고에게 자문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은 "원고가 사용한 제품명 등이 확인되지 않아 상당한 양의 벤젠 함유를 전제할 근거가 부족하고, 원고의 작업 시간이 비교적 짧고 그 작업이 야외에서 이루어져서 벤젠 노출 농도가 낮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E 등 연구결과에서의 벤젠 노출 정도와 원고의 작업 환경이 상이하여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도 같은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제1심법원 감정의나 원고에게 자문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2)

이 사건 예규의 규정 내용과 개정 경위 등은 앞서 보았는바, 이 사건 예규는 상위법령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으로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 규범이라고 볼 수 없고,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급여의 지급을 결정하는 피고의 내 부적 업무처리지침 내지 법령의 해석 · 적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정한 '행정규칙'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처분 당시 시행되던 이 사건 예규의 기준에 의하여 불승인처분을 하였더라도 법원은 해당 불승인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에서 그 처분 후 개정된 예규의 규정 내용과 개정 취지를 참작하여 상당인과관계의 존부를 파악할 수 있다. 개정된 예규는 공무상 질병의 유형별 예시 중 10호(직업성 암) 파목에서 최근 연구결과를 반영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그 노출 수준 기준을 삭제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개정 경위와 목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두39297 판결,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두45633 판결,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등 참조).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사업장이나 산재보험 의료기관등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제117조, 118조) 등을 두어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실질적으로 조사 · 수집하게 하여 근로자 측의 입증부담을 사실상 완화하고 있는데, 공무원 재해보상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유사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위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의한 공무원 보호의 필요성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을 다르게 볼 근거는 찾기 어렵다. 원고가 청락 및 도색 작업에 사용한 제품의 종류와 유해물질의 함유 여부 등에 관한 자료를 해양경찰청 등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아 그에 대하여 알 수 없다는 사정을 원고에게 불리하게 고려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4)

원고가 작업에 사용한 제품을 특정하거나 유해물질의 함유 여부 등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없으나, E 등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국내에서 사용된 시너류의 벤젠 함유량은 2000년에서 2002년까지의 기간 동안 0.00018~2.12%이고, 2003년 이후에는 0.001%~1.66%라고 하고, 2010년에서 2013년 사이 벤젠의 노출 수준은 제조업 전체 도장 직무에서 3.25ppm, 자동차 제조업 도장 직무에서 4.23ppm, 조선업 도장 직무에서 1.04ppm으로 산출되었다고 하며,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2008년경 육군보병사단에서 사용한 시너에서 벤젠이 0.16% 검출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의 경우 야외에서 작업을 하였으므로 실내 작업을 전제로 한 E 등의 연구결과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 연구결과에서 자동차 제조업 도장 직무의 노출 수준이 제조업 전체 평균보다 높게 산출되고, 조선업 도장 직무의 노출 수준이 제조업 전체 평균보다 낮으며 특히 자동차 제조업에 비하여 1/4 수준으로 산출된 것은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은 사정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5)

위 연구결과에 따른 조선업 도장 직무의 벤젠 노출 수준은 1.04ppm인데, 이는 앞서 본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기준에 관한 고용노동부의 2016년 고시에서 정한 0.5ppm은 물론 노동부의 2003년 고시에서 정한 1ppm을 상회하고, 2023년 개정되기 전의 이 사건 예규에서 정한 0.5ppm을 상회한다. 위 연구결과 등을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으나, 다른 한편 피고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원고가 청락 및 도색 작업에 사용한 페인트나 시너 등의 제품에 벤젠 등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지 않았다거나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그렇게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이 사건 예규가 2023년 개정되면서 0.5ppm이라는 벤젠 노출 수준 기준이 삭제되었다는 점과 최근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위와 같이 개정된 경위 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6)

원고는 약 7년 5개월 함정 근무를 하는 동안 청락 및 도색 작업을 업무로 하는 안전팀의 팀원 또는 팀장으로 계속 근무하였다. 안전팀의 업무분장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업무가 존재하지만 청락 및 도색 작업이 안전팀의 업무인 것은 분명하고, 원고는 안전팀에 소속되어 장기간 근무하였고 팀장을 맡기도 하였다. 원고의 동료 경찰관들은 공통적으로 원고가 도색 작업을 전담하였고 특히 스프레이건을 다룰 수 있어서 이를 이용한 작업을 주로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원고가 위 함정 근무 중의 일부 기간인 2015년 1년 동안 약 85시간, 2017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약 35시간 청락 및 도색 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서 확인되므로, 이에 따라 추산해보면 원고는 매월 평균 약 6.67시간(120시간 ÷ 18개월)씩 총 7년 5개월의 함정 근무 중 약 593.6시간(6.67시간 × 89개월) 동안 청락 및 도색 작업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의 노출 기간이 길지 않았다거나 작업 시간이 비교적 짧았다고 볼 수는 없고, 벤젠 노출과 이 사건 상병 발생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이 사건 예규에서 정한 기준과 앞서 본 여러 의학적 소견에 부합한다.

7)

원고의 작업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다거나 야외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원고는 스프레이건을 거의 전담하여 사용하였는데 원고에게 충분한 보호구가 제공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는 부족하다. 원고는 청락 과정에서 사용하는 페인트 제거제에 포함된 디클로로메탄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스프레이 도장 작업에서 포름알데히드의 노출빈도가 높다고 하는데, 포름알데히드는 AD연구소에서 이 사건 상병의 충분한 근거수준의 원인물질로 분류하였으며, 디클로로메탄의 경우 연구결과가 불충분하다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러한 점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상병 발생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이 사건 예규에서 정한 기준과 앞서 본 여러 의학적 소견에 부합한다.

7)

원고의 작업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다거나 야외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원고는 스프레이건을 거의 전담하여 사용하였는데 원고에게 충분한 보호구가 제공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는 부족하다. 원고는 청락 과정에서 사용하는 페인트 제거제에 포함된 디클로로메탄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스프레이 도장 작업에서 포름알데히드의 노출빈도가 높다고 하는데, 포름알데히드는 AD연구소에서 이 사건 상병의 충분한 근거수준의 원인물질로 분류하였으며, 디클로로메탄의 경우 연구결과가 불충분하다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러한 점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8)

이와 같이 원고가 청락 및 도색 작업을 수행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벤젠에 장기간 노출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그 외에도 포름알데히드나 디클로로메탄 등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여러 유해요인들이 복합적 · 누적적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원고는 함정 근무 중 상당한 초과 근무와 야간 근무를 하였는데 그러한 사정 역시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 점, 원고는 발병 당시 40대로 이 사건 상병의 일반적인 발생 연령에 비해 젊었던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앞서 본 관계 법령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수행한 공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9)

원고에게 비만, 고혈압 전단계, 이상지질혈증 등의 소견이 확인되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공무수행상의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설령 이 사건 상병의 발생에 기존의 질환이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발생기전이나 위험요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아니한 이 사건 상병에 대한 현재의 의학적 · 자연과학적 연구결과 등을 통해 그 질병의 위험인자로 거론되는 요소들이 원고의 공무수행 환경에 존재하여 원고가 장기간 상당한 정도로 노출되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나아가 앞서 본 여러 의학적 소견 등에 의하면 이러한 공무수행상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을 유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기존 질환을 이유로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10)

원고가 수행한 공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이를 부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이광만(재판장) 정선재 박연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