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등
참가인은 2023. 2.경 워크넷<1>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부산 소재 골프장에서 코스관리 및 조경관리 업무를 수행할 직원 4명(고용형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모집하는 내용의 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게시하였다.
원고는 2023. 3. 13.경 참가인과 2023. 3. 13.부터 2023. 6. 13.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 내용을 기재한 근로계약서 (갑 제3호증)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을 체결하고, 골프장 코스 및 조경 관리 업무(이하 '코스관리 업무'라 한다)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3. 5. 31. 원고를 포함하여 2023. 3.경 신규채용한 근로자 3명(원고, E, F)의 직급을 '수습'에서 '사원'으로 승진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만료가 임박하자 2023. 6. 7. 내지 6. 9.경 원고에게 2023. 6. 1.부터 2024. 5. 31.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하는 새로운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 내용을 기재한 근로계약서(갑 제5호증)를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서'라 한다] 체결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의 내용이 이 사건 채용공고상의 근로조건과 다르다며 이를 거부하였고 2023. 6. 14. 귀가한 후 그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이 사건 채용공고, 이 사건 근로계약 및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 따른 각 근로조건은 아래 기재와 같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2023. 6. 15.자로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22.'참가인이 종전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근로조건을 제시하여 근로계약 갱신의 의사를 표현하였는데도 원고가 이를 거절함으로써 근로관계가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라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D),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12. 6.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 근로계약이 아닌 시용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시용기간 만료에 즈음하여 이 사건 채용공고와는 달리 원고에게 1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였고, 이에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자 본 근로계약(이하 '본계약'이라 한다) 체결을 거절함으로써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본계약 체결의 거절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이 본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의 법적 성질
관련 법리
시용 근로계약이란 본계약 체결 전에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할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일정 기간 평가하기 위하여 체결하는 계약으로서 일종의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사용자가 근로자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할 경우 향후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체결한 근로계약)을 뜻한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사업의 완료나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 동안 노동력을 제공받아야 할 경우,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학업·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등과 같이 사용자나 근로자의 특정한 필요로 인하여 정해진 기간 동안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이다(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참조).
근로계약서에 기간이 명시된 경우 그 계약이 시용 근로계약인지 아니면 기간제 근로계약인지 여부는, 채용공고, 근로계약서, 사용자의 채용 관행 등을 토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해당 기간을 정한 목적과 경위, 해당 기간에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해당 기간이 종료된 이후 근로자의 지위에 대해 정한 내용,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의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일정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는 등 기간제 근로계약의 형태를 띠고 있기는 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 내지 11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2 내지 4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원고의 채용 경위,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의 규정내용, 원고가 담당한 업무 내용과 난이도,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의 필요성, 참가인의 근로자 채용 관행, 당사자들의 의사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일정 기간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여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으로서 시용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는 고용형태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게시하였고, 참가인이 이 사건 채용공고 이후 워크넷에 게시한 다른 채용공고(을가 제2호증)에서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3개월, 계약기간 만료 후 상용직 전환 검토)'이라고 기재하여 이 사건 채용공고보다 세분화, 구체화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채용공고를 통해 3개월간 한시적으로만 근무할 인력이 아니라 정규직 내지는 적어도 3개월 이후 정규직(상용직)으로 전환 가능한 근로자를 채용할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1)항은 '최초 입사 이후 근로계약 1년 이상 계약자에 한하여, 3개월간은 수습기간으로 하며 수습기간 종료 후 본 채용 부적격(사고유발, 근태불량, 풍기문란 등) 판단 시 본 채용을 거부하며 근로관계가 당연 종료된 것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6조 (1)항은 '본 계약서상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 및 노동관계법의 관련 조항을 준용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한편, 취업규칙 제14조는 제1항에서 '신규 채용된 자에 대하여는 채용한 날로부터 3개월간 수습기간으로 하되,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수습기간을 연장 또는 단축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3항에서 '수습기간 종료 후 본 채용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며, 제2항에서 수습평가에 관한 사항을 정하면서 평가 결과를 '정식채용', '수습기간 연장', '채용취소'로 구분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서는 모두 신규채용자에 대하여 3개월의 수습기간을 정하면서 참가인이 수습기간 동안 신규채용자의 채용 적격 여부를 심사하여 본 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의 현장소장인 G이 원고에게 '일이 힘드니 3개월 해보고 할 만하면 계속해보자'라는 취지로 제안하여,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현장소장의 위와 같은 제안은 참가인의 지시 내지 승인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을 제6호증 6쪽, 전자기록 쪽수를 기준으로 한다). 이러한 원고의 채용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 원고가 업무에 적합한지, 계속 업무 수행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미리 관찰·판단하기 위하여 3개월간 시험적으로 근무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는 데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 원고가 담당한 골프장 코스관리 업무는 장시간 야외에서 이루어져 업무환경이 고된 편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골프장은 동절기 등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연중 계속하여 운영되므로, 코스관리 업무가 3개월만 일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만약 코스관리 업무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이 골프코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되어 골프장 운영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으므로, 코스관리 업무는 골프장의 정상적 운영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업무이다. 참가인도 이 사건에서 '코스관리 업무는 담당 근로자를 수시로 모집해야 할 정도로 이직률이 높고, 근로자 수급이 어려워 참가인으로서는 근로자가 오랫동안 근무하기를 원하였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처럼 코스관리 업무의 중요성, 업무 난이도 및 업무 성격을 고려할 때, 원고가 담당한 코스관리 업무가 특정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요구되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정하여 근로자를 사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도 없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코스관리 업무의 난이도, 업무 성격 등으로 인해 근로자가 단기간 근로한 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참가인은 그동안 3개월가량 수습기간을 정하여 근로자를 채용한 후 해당 근로자가 수습기간 종료 후에도 계속 근로할 의사가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계약을 체결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채용된 E는 2023. 3. 13., F은 2023. 3. 15. 각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와 마찬가지로 '수습' 직급을 부여받았고, 2023. 5.31. 원고와 함께 '사원'으로 승진하면서 2023. 6. 1. 각 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갱신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2022년부터 2023년 사이에 일부 근로자들이 3개월의 수습기간이 종료되기 전에도 참가인과 본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는데(을나 제2호증), 이는 참가인이 일시적인 노동력 필요에 의해 3개월이라는 정해진 기간에 한하여 신규채용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님을 방증한다. 이러한 참가인의 채용 관행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은 업무 적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시용기간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는 근로자(원고)의 귀책사유에 따른 계약 해지만을 규정하고 있고(제5조) 사용자(참가인)의 귀책사유에 따른 계약 해지 규정은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참가인에게 원고와 계속하여 근로관계를 맺을지에 관한 선택권을 남겨둔 취지로 보이고,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과정에서 '시용의 의미를 담아 수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정식채용 전에 정식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용의 의미를 담아 일정 기간을 두고 체결한 (기간제) 근로계약'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즉, 참가인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 제14조 제2항은 수습 직원에 대한 평가 일시, 방식, 결과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고, 제32조는 '회사는 직원의 근무성적이 우수하고 모범인 자에 대하여 사용자의 재량으로 승진 및 승급을 결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설령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수습평가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수습평가가 시용 근로계약의 성립요건 내지 효력요건은 아닌 이상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시용근로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은 취업규칙 규정과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기 전인 2023. 5. 31. 원고의 직급을 '수습'에서 '사원'으로 승진하는 인사발령을 한 사실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수습기간 동안 확인된 원고의 업무 능력과 태도 등에 비추어 원고의 업무 적격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1)항에서 정한 수습기간이 적용되는 계약자에 해당하지 않고, 취업규칙 제2조 제3항에 따라 '임시직'인 원고에게는 취업규칙이 적용되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 근로계약이 아니라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1)항은 '최초 입사 이후 근로계약 1년 이상 계약자에 한하여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최초 입사 이후 근로계약 1년 이상 계약자'란 그 문언상 '참가인에 입사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는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 또는 '참가인에 입사한 다음 근로계약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는 갱신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한다고 해석되므로, 참가인과 근로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가 위 조항에서 말하는 '최초 입사 이후 근로계약 1년 이상 계약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시용 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위 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근로계약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형식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해당 근로계약의 실질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절은 해고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 규정이 적용되는 반면(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갱신 거절의 경우에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참조). 만일 근로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어느 경우에나 기간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고 보게 되면, 사용자로서는 그 실질이 시용 근로관계임에도 시용기간만큼만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하여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시용 근로계약에서 근로자 보호를 위해 본계약 거절 시 요구되는 절차인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적용을 회피할 수 있게 되어 부당하다.
한편, 취업규칙 제2조 제3항은 '임시직, 단시간 직원, 촉탁 및 파트타이머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시용 근로계약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가 취업규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임시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본 계약서상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한 이 사건 근로계약 제6조 (1)항 및 취업규칙 제14조에 의해 신규 채용된 원고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3개월의 수습기간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또한 신규채용된 원고의 직급을 '수습'으로 정하였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본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고, 그러한 정도의 의사의 합치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42867 판결,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9다29906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2 내지 14호증, 을나 제1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본계약인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용형태, 근로조건 등에 서로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 체결에 이르지 못한 것일 뿐, 참가인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고용관계를 단절하고자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을 제안함으로써 본계약 체결을 거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본계약 체결의 거절 자체가 부존재한 이상 참가인의 서면통지의무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채용공고에는 고용형태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게시되어 있으나,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서는 근로계약기간을 1년(2023. 6. 1.부터 2024. 5. 31.까지)으로 정하고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채용공고는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므로 이에 포함된 내용이 곧바로 본계약의 내용으로 된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원고가 시용기간을 거쳤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이 시용기간 만료에 즈음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채용공고와 달리 기간의 정함이 있는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의 체결을 제안하였다고 하여 이를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단절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 체결에 있어 원고와 주로 논의하였던 것은 임금 등 근로조건이었고, 근로계약기간은 크게 다투어지지 않았으며,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은 연봉적용기간의 의미였을 뿐 원고 본인이 희망한다면 얼마든지 계속근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였는데, ① 참가인이 기존에 고용한 정규직 근로자들과도 매년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과 동일·유사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해온 점, ②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E, F도 2023. 6. 1. 참가인과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던 점, ③ E, F이 체결한 위 2023. 6. 1.자 본계약과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는, 부동문자로 '갑(사용자)과 을(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이 설정되는 경우에는 상기 기간의 만료로 갑의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본 근로계약은 당연종료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던 이 사건 근로계약 제5조(4)항이 모두 삭제된 점, ④ 특히 참가인은 이 사건이 문제된 이후인 2024년경부터 기존 정규직과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근로계약기간과 임금(연봉)적용기간을 명시적으로 구분하여 임금적용기간에는 시기와 종기를 정하고, 근로계약기간에는 종기를 정하지 않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의위 주장은 일응 수긍할만하고, 이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이 이 사건 채용공고와는 달리 근로계약기간을 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참가인의 일방적인 고용관계 단절로 평가할 만큼 원고에게 불리한 내용이라거나 이로써 참가인이 다른 수습 근로자들과는 달리 원고에 대하여만 이례적으로 본계약 체결을 거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은 이 사건 채용공고 또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조건보다 실질적으로 불리하지 않다.
㈎ 참가인이 원고에게 제시한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은 근로형태(주 5일 및 격주 토요일 근무), 임금의 측면에서 이 사건 채용공고 및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과 동일하거나 더욱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의 평일 실근무시간(휴게시간 제외)이 이 사건 채용공고나 이 사건 근로계약과 비교할 때 30분 길어진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채용공고 역시 '작업시간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은 채용공고 그 자체에 의하여 곧바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므로, 이 사건 채용공고상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따르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이 원고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원고는 참가인이 거짓 구인광고로 직업안정법을 위반하였다며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2023. 8. 1.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입건 결정이 내려졌다].
㈐ 나아가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비교하여 보더라도, ① 원고가 담당한 업무의 특성상 규칙적인 휴게시간을 갖는 것이 어려워 보이고, 실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과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은 모두 '휴게시간은 당일 사업장 업무 사정을 감안하여 주어진 범위 내에서 시간대를 달리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두고 있었으므로, 시업·종업 시간이 동일한 이상 원고의 실질적인 근로시간이 30분 증가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가 평일 및 격주로 토요일을 근무하면서 일급 95,000원을 지급받을 경우 최대 월 2,375,000원(월 최대 31일에서 일요일 4번, 토요일 2번을 제외한 25일 기준)을 지급받게 되는데,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 따를 경우 퇴직적립금을 제외하더라도 고정적으로 그보다 많은 월 2,500,000원을 지급받게 되는 점, ③ 실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통상시급 9,676원(= 기본일급77,407원 ÷ 8시간, 원 미만 올림)보다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 따른 통상시급 9,945원(= 기본근로수당 2,078,642원 ÷ 209시간, 원 미만 버림)이 더 많은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시간 기재 부분만을 근거로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의 근로조건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조건보다 불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취업규칙 제32조에 따르면 참가인은 근무성적이 우수하고 모범적인 근로자에 대하여 재량으로 승진을 결정할 수 있는데, 실제로 참가인은 2022. 5. 31. 원고를 사원으로 승진하는 인사발령을 하였으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앞서 원고를 본채용에 적합한 근로자로 판단하였고 원고와 고용관계를 단절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주 5일 총 40시간 근무에 대해 연봉3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에 관하여는 주휴 수당과 격주 토요일 근무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이미 격주로 5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법정공휴일 근무시 휴일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고, 실제로 원고는 격주로 토요일을 근무하고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일급 95,000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해 왔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사실상 이 사건 채용공고보다 월등히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참가인이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었을 것 으로 여겨진다. 즉,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가 이 사건 갱신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 사건 채용공고 내지 이 사건 근로계약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요구하여 참가인과 이에 대한 이견이 발생함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두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본계약 체결을 거절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박영주(재판장) 김민기 최항석
각주1) 현재는 '고용24 (www.work24.go.kr)'라는 인터넷 사이트로 통합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