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5. 8. 선고 2025누6817 판결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재심판정 취소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B노동조합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O지회(이하 '참가인 지회'라 하고, B노동조합과 함께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라 한다)는 2019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B노동조합이 2018. 11. 16.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다.

나.

B노동조합은 2017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2017. 7. 1. ~ 2019. 6. 30.) 중인 2019.1. 2. 원고에게 조합원 수 증가를 이유로 기존 근로시간 면제 한도 2,000시간을 조정해달라며 교섭을 요구하였고, 2019. 2. 11. 원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①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연간 24,200시간으로 하고 2017년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 시까지 변경하지 아니한다(제1조 제1항, 제2항). ② 면제되는 근로시간(이하 '근로면제시간'이라 한다)을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의 합의에 따라 배분하되, 합의되지 않으면 이 사건 노사합의일의 노동조합별 조합원 수에 따라 임시로 배분한다(제1조 제4항, 제5항). ③ 이 사건 노사합의일의 조합원 수는 조합비 일괄공제(이른바 '체크오프'라고 하는데, 사용자가 근로자의 신청에 따라 임금에서 조합비를 미리 공제하는 방식이다. 이하 '일괄공제'라 한다) 내역 및 조합원 명부, 조합비 납부내역 등을 근거로 결정하고, 이 사건 각 노동조합에서 필요한 증빙을 갖추어 조합원 수를 통지하지 아니하는 경우 교섭 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 당시 조합원 수를 이 사건 노사합의일의 조합원 수로 본다(제1조 제6항). ④ 이 사건 노사합의는 차기 단체협약의 효력 발생일까지 유효하다(제6조 제1항).

다.

원고는 2019. 3. 7. 참가인 지회에, 이 사건 각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가 없으면 2019년 2월 일괄공제 내역에 따른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근로면제시간을 배분할 예정이니 조합원 수에 이의가 있다면 조합비 납부내역 등 추가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통보하였다.

라.

원고는 2019. 6. 24. 이 사건 각 노동조합에, 2019년 6월 일괄공제 내역에 따른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2019. 7. 1.부터 1년간 근로면제시간으로 B노동조합에 18,982시간, 참가인 지회에 5,218시간을 배분할 예정이니, 조합원 수에 이의가 있다면 조합비납부내역 등 추가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통보하였다. 그러나 참가인 지회는 위 2019. 3. 7. 자 통보 및 이 통보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조합원 수에 관한 추가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마.

원고는 2019. 10. 21. 이 사건 각 노동조합에 차량 3대를 임차비용 지급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2019년 10월 일괄공제 내역에 따른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B노동조합과 참가인 지회에 차량 사용기간 11:1의 비율로 배분하였다(아래 글상자 안 기재와 같이 단체협약 유효기간인 2019. 11. 1.부터 2021. 6. 30.까지의 20개월 동안 B노동조합이 3대 중 2대를 사용하고, 나머지 1대는 참가인 지회가 5개월, B노동조합이 15개월각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이하 '이 사건 차량 지원'이라 한다).

바.

참가인은 2019. 12. 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① B노동조합의,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투표 시 참가인 지회 조합원의 참가를 배제한 것 등의 행위(이하 '① 행위'라 한다)와 ② 원고의 이 사건 차량 지원(이하 이 항 및 다음 항에서 '② 행위'라 한다)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31. ① 행위 부분에 관하여는 참가인의 시정신청을 각하하고 ② 행위 부분에 관하여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참가인의 시정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사.

원고는 2020. 3. 9.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부분(② 행위에 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6. 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D, E(병합)]을 하였다[참가인도 위 초심판정 중 B노동조합에 대한 부분(① 행위에 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이는 위 재심판정에서 인용되었고, 위 재심판정 중 이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아래에서는 위 재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차량 지원은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의 합의에 따른 것이어서 B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원고가 단독으로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는바, 원고가 이 부분에 관하여 B노동조합을 제외하고 단독으로 공정대표의무 내지 그 위반의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만을 상대로 한 참가인의 시정신청은 당사자적격이 없거나 신청의 내용이 실현 불가능한 경우로서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2)

참가인 지회와 B노동조합의 조합원 수, 교섭요구사항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노동조합 사이에 차량 배분을 달리할 필요성이 있고,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교육시간 분배 등과 달리 사용자의 차량 지원이 노동조합 활동에 필수적이라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차량 지원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시정신청은 이유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가 이 사건 차량 지원과 관련한 공정대표의무의 주체가 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29조의4 제1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여 공정대표의무의 주체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문언상 사용자가 단독으로 공정대표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② 원고는 차량 3대를 이 사건 각 노동조합에 지원하기로 하면서, 노동조합들 간의 차량 대수, 사용기간 등 배분 방식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에 일임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각 노동조합 모두에게 차량 배분 방식(B노동조합에 2대 각 20개월, 1대 15개월, 참가인 지회에 1대 5개월)을 직접 제안하였는바, 여기에 B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각 노동조합 사이의 교섭을 통하여 구체적인 차량 사용시기만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최대 사용기간(참가인 지회 5개월)은 변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달리 B노동조합과의 재교섭 없이는 원고가 단독으로 차량 배분 방식을 변경할 수 없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단독으로도 이 사건 차량 지원과 관련한 공정대표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차량 지원상의 차량 배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아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 즉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않을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각 노동조합에 임차비용 지급 방식으로 차량을 지원하면서 2019년 10월 일괄공제 내역에 따른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차량 대수 및 사용기간을 배분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타당하다.

(1)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이 단체협약의 효력을 받는 점을 고려하여 이들을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부담하는 공정대표의무의 상대방으로 정한 것이지, 더 나아가 근로면제시간이나 시설 · 비품 등을 배분하는 기준시점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참여 시'로 정한 취지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정한 근로면제시간 배분 기준도 원칙적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일', 즉 근로시간 면제 한도가 증가되어 배분이 가능하였던 시점의 조합원수이다. 또한 2019. 7. 1.부터 1년간의 근로면제시간 배분이 그 시점에 가까운 2019년6월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차량 지원은 교섭창구 단일화 시점으로부터 약 1년 후에 있었고 그 사이에 이 사건 각 노동조합 조합원 수의 비율에 상당한 변동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가 2019년 10월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이 사건 차량 지원을 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2)

조합원 수의 결정에 관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 제1조 제6항은, 일괄공제 내역및 조합원 명부, 조합비 납부내역 등을 근거로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일괄공제 내역 외에 나머지 자료를 원고가 아니라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 보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 필요한 증빙을 갖추어 조합원 수를 통지하면 그에 따른 실제조합원 수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9. 3. 7. 및 2019. 6. 24. 참가인 지회에 '조합원 수에 이의가 있다면 추가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였다. 그런데도 참가인 지회는 원고에게 이 사건 차량 지원 시까지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실제 조합원 수의 확인 방법에 관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협의를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가 일괄공제 내역에 따른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이 사건 차량 지원을 한 것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가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한정된 차량을 배분한 것 자체는 합리적이다. 또한 사용자로부터 장소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는 노동조합 사무실과 달리 차량은 노동조합이 스스로 임차하여 사용하는 데에 특별한 제약이 없으며, 이 사건 차량 지원도 실제로는 차량 임차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주요 사업장들이 원거리에 분산되어 있다는 원고 사업장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참가인 지회가 특정 기간에만 차량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차량 지원의 합리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3)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차량 지원상의 차량 배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원종찬(재판장) 오현규 박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