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4. 1. 선고 2025누7169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3. 8. 29. 원고에게 한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2.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문의 제1, 2항(2면 3행부터 3면 8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약어와 별지를 포함하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2면 7행의 '을'을 '에서'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문 3면 1행과 2행 사이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선행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1. 5. 10.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원고가 다시 2021. 8. 6.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2. 4. 4. 재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 제1심판결문 3면 2행의 '마.'를 '바.'로 고쳐 쓴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01년경부터 당뇨병을 앓아 왔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제1공장에 출근한 후 이사의 업무지시에 따라 갑작스럽게 잡힌 출장으로 저혈당에 대비한 간식을 준비하지 못한 채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여 이 사건 제2 공장에 방문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 당일 15:30경 이 사건 제2 공장에서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여 출발해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복귀하던 중 운전 직후부터 시작된 저혈당 쇼크가 점점 심해지고비까지 내린 관계로 '양촌사거리'(이하 '이 사건 사거리'라 한다)에 이르러 이 사건 제1공장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지 못하고 약 1.7km를 계속 직진한 다음 이 사건 사고 장소에서 정차한 후 이 사건 트럭에서 내리려고 차 문을 여는 순간 실신하여 이 사건 상병을 입게 되었다.

이와 같이 원고는 출장 업무를 마친 후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복귀하던 중 저혈당 증상이 악화되어 부득이하게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났을 뿐이므로, 이를 두고 원고의 자의적 행위이거나 사적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제1심의 J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위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보완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1996. 5. 1.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기타 건설 · 전기 및 생산 관련 관리자로 근무하였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제1공장의 인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생산직으로 근무하였고, 근무시간은 7:30부터 17:30까지이다.

2)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작성된 구급활동일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이 사건 사고 당일 G병원 소속 주치의에 의하여 작성된 응급센터 기록지와 입원경과 기록지 및 간호 기록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피고의 재해조사 당시 이 사건 사고 당일 확인된 원고의 행적은 아래와 같다.

5)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추가 조사 사항은 아래와 같다.

6)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는, 2020. 7. 7. 자 보험가입자 의견서에서 '원고의 이 사건 사고 당일 외출은 업무와 관련이 없고, 위 외출에 관하여 별도로 회사에 보고된 바도 없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2020. 11. 16. 자 보험가입자 의견서에서 '원고는 상사로부터 이 사건 제2공장으로 가서 증착기 기계와 관련된 AS를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당시 증착기 AS 계획이 없었고 원고는 인쇄 관련 업무를 수행할 뿐 증착기에 관하여는 알지 못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개인적인 질병에 의해 발생한 점, 원고는 사고 당일 출장중이라 볼 수 없는 점, 설사 출장 중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정상적인 경로를 이탈한 곳에서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위 사업주는 2020. 11. 19. 원고의 상황을 오해했다며 원고의 업무상 재해 사실을 인정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7)

제1심의 G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는 아래와 같다.

8)

J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감정의(이하 '법원 감정의'라고 한다)의 진료기록감정 및 진료기록보완감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본문은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 · 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 가목에서 그 사유로 업무상 사고의 하나인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를 들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 본문은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사업장 밖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는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에서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한 행위, 근로자의 사적 행위 또는 정상적인 출장 경로를 벗어났을 때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사고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사업장을 떠나 출장 중인 경우에는 그 용무의 이행 여부나 방법 등에 있어 포괄적으로 사업주에게 책임을 지고 있다 할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장과정의 전반에 대하여 사업주의 지배하에 있다고 말할 수 있으므로 그 업무수행성을 인정할 수 있고, 다만 출장 중의 행위가 출장에 당연히 또는 통상 수반하는 범위 내의 행위가 아닌 자의적 행위이거나 사적 행위일 경우에 한하여 업무수행성을 인정할 수 없고, 그와 같은 행위에 즈음하여 발생한 재해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여지가 없게 되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518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이나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을 관계 법령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출장 업무를 마치고 이 사건 제2 공장에서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여 복귀하던 중 저혈당으로 인한 인지장애로 이 사건 사거리에서 통상의 경로인 좌회전 방향으로 운행하지 못한 채 부득이 계속 직진하여 운행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고, 달리 이 사건 사고가 출장에 당연히 또는 통상 수반하는 범위 내의 행위가 아닌 자의적 행위이거나 사적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볼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수행 중의 사고로 인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출장이라 함은 사업주의 포괄적 또는 개별적인 업무상 명령에 의하여 특정한 용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의 근무지를 떠나 용무지로 향하여 가는 것에서부터 용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때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① 원고는 근무지인이 사건 제1 공장으로 출근하였다가 이후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여 자동차정비소 및 이 사건 제2 공장에 방문하였던 점, ② 당초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에게 이 사건 제2 공장 방문에 관한 업무 지시가 없었고 원고의 이 사건 제2공장 방문은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원고의 업무상 재해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으나, 2020. 11. 19. 당시의 상황을 오해하였다고 하며 원고의 재해 사실을 인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제2 공장에 방문한 후 다시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복귀한 것은 사업주의 지배하에 있는 출장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일반적으로 혈당 70mg/dL 이하에서 저혈당의 임상 증세가 시작되고, 혈당이 50mg/dL 이하로 떨어지면 심한 저혈당으로 의식소실이 발생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경위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당일 15:30경 이 사건 트럭 운전 중에 식은땀이나고 정신이 혼미해져 앞이 뿌옇게 보였으나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앞 차선만 보고 계속 1.7km를 운전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측정한 원고의 혈당은 44mg/dL이었다. 여기에다가 법원 감정의가 '원고는 15:30 차량운행 직후부터 저혈당이 시작되어 점차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고, 이후 1.7km 운전 구간 동안은 저혈당이 심해지면서 임상증세도 심해졌으며, 길항호르몬도 저혈당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정차 시점에는 심한 저혈당으로 의식소실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소견을 밝힌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제2 공장에서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복귀하던 중 저혈당 증세가 심각해져서 의식소실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제2 공장에서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복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야 했음에도 좌회전을 하지 않고 계속하여 약 1.7km를 직진 운행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 감정의는 '저혈당 쇼크 상태에서도 의식소실이 오기전까지는 멍한 상태에서 제한된 행위가 가능하다. 좌회전 같은 생각이 필요한 행동보다는 직진처럼 단순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행위를 생각 없이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는 소견을 밝힌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제1 공장으로 복귀하던 중 저혈당쇼크가 발생하여 이 사건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지 못하고 계속 직진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원고가 위 경로를 벗어나 다른 용무를 보았다거나 보려 하였다는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단지 원고가 순로에서 1.7km 정도 이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출장에 당연히 또는 통상 수반하는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 행위이거나 사적 행위라고 하기도 어렵다.

라)

응급센터 기록지에 'last normal time'은 이 사건 사고 당일 16:30분으로 추정된다고 기재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last normal time'은 저혈당쇼크가 아닌 급성허혈뇌졸중 치료에 사용하는 용어이고, 위 시간은 원고가 G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을 당시 원고의 의식이 명료하지 아니하여 구급대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추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기재만으로 원고의 저혈당쇼크가 이 사건 사고 당일 16:30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법원 감정의의 소견에 의하면, 저혈당쇼크로 인한 의식소실이 발생한 시간은 원고가 이 사건 트럭을 운행하여 이 사건 사고 장소에 도착한 후 문을 연 순간이라 할 수 있으나, 위 시간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원고가 이 사건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지 못하고 직진하여 이 사건 사고 장소에 도착한 후 이 사건 트럭에서 하차하는 순간 의식소실을 겪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단지 원고가 행인에게 발견된 18:22경까지의 원고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사적 행위에서 기인하거나 정상적인 출장 경로를 벗어나 발생하였다고 보는것은 타당하지 않다.

마)

이 사건 사거리에서 이 사건 사고 장소까지 좁고 굽은 도로가 계속되고 있고 중간에 차량을 정차할 장소가 존재하였으며, 법원 감정의 역시 저혈당 쇼크가 올 정도의좁고 굽은 길에서는 전복사고나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이 사건 사고 장소까지 무사히 운전하여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법원 감정의는 위와 같은 소견을 제시하는 한편, '원고는 당뇨병이 오래되었고 2005년부터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저혈당으로 쓰러진 경험도 있어 이미 신경학적으로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신경학적 기능이 정상인 환자가 느끼는 저혈당 증세를 예민하게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저혈당쇼크가 발생할 수 있는 환자라고 할 수 있다. 사고 없이 좁은 길을 장시간 가는 것은 극히 어려우므로, 당시 원고는 어느 정도 판단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운전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평상시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의식이 있는 동안은 운전이 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제2 공장에서 이 사건 사고 장소에 이르기까지 저혈당 증세로 인하여 조작 · 수행능력이 떨어졌으나 어느 정도의 판단력은 남아 있었기에 사고 없이 이 사건 장소에 이른것으로 보인다.

바)

또한 고용노동부의 '업무수행 중 실신 등에 따른 상병에 대한 업무처리 지침'에 의하면, 업무수행 중 실신 등으로 인한 외상성 상병은 고의 · 자해 또는 범죄행위에 해당되지 않으면 쓰러진 원인과 관계없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고는 저혈당쇼크에 따른 의식소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고, 달리 이 사건 상병이 고의 · 자해 또는 범죄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욱(재판장) 이광만 문광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