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5. 27. 선고 2025누856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과 이 법원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아래 제2항과 같이 일부 고쳐 쓰거나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여 보완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수정·추가하는 부분

○

별지 '관련 법령'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2쪽 제3행의 "임관하여"를 "임용된 후 도중에 준사관(준위)으로 임용되어"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제3쪽 제6행 첫머리의 "바." 다음에 아래 기재를 추가한다.

『 원고는 2022. 5. 1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28876호로 대한민국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 즉 '피고(대한민국)의 2019. 1. 24. 인사명령에 의하여 원고는 2006. 2. 15. 자로 소급하여 제적 및 보충역편입 되었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2006. 2. 16.부터 2019. 1. 24.까지 사실상 근로를 제공해온 기간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에 대한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 139,106,760원의 지급을 면하는 이익을 얻은 반면,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사실상 근무하면서 납부해온 기여금 상당액 59,385,520원과 위 사실상 근로기간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상당액 99,245,274원의 합계 158,630,794원의 손해를 입었으니, 피고는 위 이득금과 손해금 중 액수가 작은 139,106,760원을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한편 피고는 2019. 4. 10. 원고에게 적립 기여금 59,385,520원을 반환하였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79,721,240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위 법원은 2023. 5. 25.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여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쌍방이 항소하지 아니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다. 그런데 위 사건의 진행 중 피고 측은 법령검토 결과 원고의 퇴직급여 수급청구권이 위 당연퇴직(제적)일부터 5년의 소멸시효기간 도과로 이미 소멸하였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이에, 』

○

제1심판결 제3쪽 제12행, 제13행의 각 "이 법원"을 "서울행정법원"으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제3쪽 제13행의 "퇴직급여 지급청구권은" 다음에 "이 사건 형사판결의 확정으로 원고가 당연퇴직된"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4쪽 글상자 아래 제1행의 [인정 근거]에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25. 선고 2022가단5128876 판결 내용 등)"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4쪽 글상자 아래 제5행의 "피고가" 다음에 "기 지급 퇴직급여의 환수 처분 외에 장래의 군인연금 지급정지를 위한"을 추가하고, 제6행의 "불분명하여"를 "불분명하며, 퇴직급여의 소멸시효 기산일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고, 군인연금 지급결정이라는 수익적 행정행위에 대한 취소 제한의 법리에도 위배되어"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제4쪽 글상자 아래 제12행부터 제5쪽 제1행까지의 "위 인정사실 및 ······ 판단된다." 부분을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23. 3. 30. 종전 처분에서 원고의 퇴직급여 수급권이 소멸시효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2021. 9.부터 2023. 1.까지 기 지급한 퇴직급여를 환수한다는 내용의 처분을 하였는데, 당시 별도로 기존의 군인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한다는 처분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않은 채, 2023. 2.경부터 원고에게 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조치만 취하였다. 이후 원고는 이 사건 선행소송을 제기하여 종전 처분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을 받은 뒤 2024. 9. 11. 피고에게 2023. 2.부터의 퇴직급여(연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10. 10. 원고의 퇴직급여 청구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으므로 2023. 2.경 퇴역연금을 지급 정지한 것은 군인연금법에 따른 정당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음이 인정된다.

행정행위의 취소라 함은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행정처분이 위법 또는 부당함을 이유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별도의 행정처분을 말하고, 행정청은 종전 처분과 양립할 수 없는 처분을 함으로써 묵시적으로 종전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대법원1999. 12. 28. 선고 98두189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행정청이 문서로 처분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처분서의 문언에 따라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 확정하여야 하나, 처분서의 문언만으로는 행정청이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 불분명한 경우에는 처분 경위와 목적, 처분 이후 상대방의 태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처분서의 문언과 달리 처분의 내용을 해석할 수 있고, 특히 행정청이 행정처분을 하면서 논리적으로 당연히 수반되어야 하는 의사표시를 명시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행정청의 추단적 의사에도 부합하고 상대방도 이를 알 수 있는 경우에는 행정처분에 위와 같은 의사표시가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079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종전 처분은 원고의 퇴직급여 수급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으므로 기 지급된 퇴직급여를 환수 조치한다는 내용인바, 이는 명시적으로는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하게) 지급받은 돈을 반환하라는 명령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전제로서(이미 소멸한 퇴직급여 수급권이 존재한다는 잘못된 전제에 있었던) 기존 군인연금 지급결정이 위법 · 부당하므로 이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고 취소한다는 의사가 논리적으로 당연히 수반 내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평균적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위와 같은 이유로 기 지급된 퇴직급여마저 전액 환수하는 처분을 하는 이상 동일한 이유에서 향후의 연금 지급도 중단될 것이라고 쉽사리 예상할 수 있고, 그 전제로서 위 처분에 기존 군인연금 지급결정의 취소처분이 포함(내재)되어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보인다. 실제로 피고는 종전 처분 무렵인 2023. 2.경부터는 원고에게 연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 역시 이를 전제로 하여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위원회 심사청구 및 이 사건 선행소송 등 권리구제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종전처분에는 기존 군인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하는 처분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1>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군인연금법상<2> 퇴직급여의 환수(제16조)와 퇴역연금의 지급정지(제27조) 내지 급여의 제한(제38조)은 근거조항이 달라 엄격히 구별해야 하는 처분이라고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군인연금법은 제16조 제1항에서 급여를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제1호), 그 밖에 급여가 잘못 지급된 경우(제4호) 이를 환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원고에 대한 종전 처분 역시 퇴직급여 청구권 자체가 이미 시효로 소멸하여 이를 지급할 사유가 없는데도 잘못 지급되었다는 이유에서 위 규정에 따라 기지급금을 환수하는 취지이며, 이는 군인연금 지급결정의 취소를 당연히 전제하거나 내포하고 있다. 반면에 원고가 지적하는 군인연금법 제27조는 퇴역연금 수급자가 취업이나 소득에서 소정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해당기간 중 연금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정지하는 내용이고, 제38조는 소정의 형벌이나 징계 등이 있을 경우 퇴직급여의 감액이나 지급정지 등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처분관계와는 규율 대상과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위 주장의 근거로 삼기에 적절치 않다. 』

○

제1심판결 제5쪽 밑에서부터 제3행의 아래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 원고는 피고의 2021. 9. 14. 군인연금 지급결정은 원고에 대한 수익적 처분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연금지급을 정지하기 위해서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가 부여되어야 함에도 피고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이러한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 역시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바, 이는 선행의 군인연금 지급결정 취소처분의 하자가 후행의 이 사건 거부처분에 승계된다는 취지로 보인다.

살피건대, 2개 이상의 행정처분이 연속적 또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합하여 1개의 법률효과를 완성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에 하자가 있으면 그 하자는 후행처분에 승계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더라도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수 있다. 그러나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면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선행처분이 당연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그 경우에도 선행처분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그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게 되는 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고, 그 결과가 당사자에게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이념에 비추어 선행처분의 후행처분에 대한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두40372 판결 등 참조).

우선, 군인연금 지급결정 취소처분의 절차적 하자 여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종전 처분 당시 환수처분과 함께 묵시적으로 기존 군인연금 지급결정의 취소처분이 있었다는 점은 앞서 보았다. 한편 행정절차법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를 하도록 규정한 것은 불이익처분 상대방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함이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7두31064 판결 참조). 그런데 갑 제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23. 2. 22.경 원고에게 퇴직급여의 환수에 관한 사전 안내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연금 지급결정은 관련 법령상 잘못된 처분이었으므로 이를 취소함이 마땅한 점 등까지 감안해보면, 이에 대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3> 설령 이 처분 과정에서 일정 부분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선행의 지급결정 취소처분이 당연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위 선행의 처분은 기존 군인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하여 원고에게 발생했던 구체적연금청구권을 소멸시키는 처분인 반면,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 취소처분 및 연금미지급 사실이 있은 후 약 1년 6개월 뒤에 원고가 퇴역연금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가 이에 응하여 법령상 수급요건 등의 검토내용에 따라 급여수급권 자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지급을 거부한 처분에 해당한다.<4> 따라서 위 각 처분은 그 목적과 내용, 법률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독립한 처분으로 봄이 타당하고, 단계적 · 연속적으로 결합하여 하나 의 법률효과를 완성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로서도 위 선행처분에 대하여 별도로 항고소송 등을 통하여 그 위법 여부를 다툴 수 있었고, 실제로 관련소송절차를 통하여 권리구제를 하였었다. 그리고 이와 같이 피고가 위 연금지급결정을 취소하거나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것은 모두 군인사법과 군인연금법 등 관계법령에 따른 것이고, 뒤에서 추가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로서 예측 불가능하거나 가혹함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된다.

결국, 선행의 연금지급결정 취소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후행의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

○

제1심판결 제6쪽 제8행부터 제15행까지의 "가) 군인연금법에 따른 ······ 시효로 소멸하였다."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 가) 원고는, 자신에 대한 제적 및 보충역편입 명령이 이루어진 2019. 1. 24.에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퇴직급여 지급사유를 확인받았으므로,<5>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는 때인 2019. 1. 24.부터 비로소 퇴직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고, 또 그것이 신의칙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퇴직급여 청구권은 그 급여 사유가 발생한 날, 즉 당연퇴직(제적) 시점인 2006. 2. 23. 발생하여,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1. 2. 23.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을 받을 당시 시행되던 구 군인사법(2006. 3. 3. 법률 제7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 제2항 제5호에 의하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중'에 있는 것은 준사관의 임용 결격사유이고, 같은 법 제40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준사관이 위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제적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는 2006. 2. 23.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시작되는 시점에 위 군인사법 규정에 의하여 법률상 당연히 제적되었다 하겠고, 이후 이루어진 2019. 1. 24. 자 제적 및 보충역편입 명령에 의해 비로소 제적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6>

(2)

구 군인연금법(2006. 3. 3. 법률 제7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에 의하면 급여는 그 수급권을 가진 자의 청구에 따라 국방부장관이 결정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조에서는 급여를 받을 권리는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체계에 비추어 보면, 구 군인연금법 제10조는 급여수급권자의 청구에 따라 국방부장관이 퇴직급여 수급권의 존부 및 구체적인 급여액 등을 확인 · 결정하여 지급하는 절차를 정한 규정이고,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같은 법 제8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이 된다.

(3)

여기서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해당 급여의 지급결정을 위하여 필요한 법령상 실체적 요건이 모두 충족된 시점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한데, 원고는 이 사건 형사판결의 확정으로 2006. 2. 23. 이미 당연제적 되었고, 당시 20년 이상 복무하고 퇴직한 경우에도 해당하므로,<7> 퇴역연금 등 급여 수급에 필요한 실체적 요건 역시 모두 충족된 상태였다. 원고가 설령 국방부장관의 2019. 1. 24. 제적 및 보충역편입명령 당시까지 자신이 이미 법령에 의해 당연제적 되었다는 점이나 퇴직급여 청구권의 행사 가능성을 사실상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를 퇴직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8>

(4)

위와 같은 취지에서, 공무원이 형의 선고를 받아 당연퇴직할 당시 발생한 공무원연금법상의 퇴직급여 청구권은 당연퇴직 시부터 그 소멸시효가 진행하고(대법원1998. 12. 23. 선고 98두16118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두242 판결 참조), 군인연금법상의 유족연금수급권(추상적 연금수급권)은 퇴역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가 사망하여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시효가 진행하는바(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두18314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8두46780 판결 취지 참조), 이러한 법리는 원고의 이 사건 군인연금법상 퇴직급여 수급권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

○

제1심판결 제7쪽 제4행 아래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 다)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은 수익적 행정행위를 취소 또는 철회하는 내용으로서 그 처분으로 인한 공익에 비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막대하고, 신뢰보호 · 신의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한계를 일탈 · 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9>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거부처분으로 인한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크거나 신의칙 등에 위반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 · 남용하였다거나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 제한 법리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1)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할 때에는 이를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한 후 공익상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 나아가 수익적 행정처분의 하자가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처분에 의한 이익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아 취소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자신이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음은 물론 행정청이 이를 고려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재량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두16111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두39611 판결 등 참조).

(2)

군인연금법상의 퇴역연금제도는 군인이 상당한 기간을 성실히 복무하고 퇴직하거나 사망한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에게 적절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본인 및 그 유족의 생활 안정과 복리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한편, 군인연금법이 급여청구권 등에 관하여 소멸시효 제도를 두고 있는 취지는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연금재정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이러한 군인연금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거부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고의 생활 안정 및 복리 향상이라는 사익과 함께 군인연금 재정의 안정적 운영 및 법적 안정성이라는 공익 역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형사판결 확정 사실을 발견하자 그 판결일자 부로 소급하여 당연퇴직(제적) 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퇴직급여 청구권의 시효소멸관계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여 군인연금 지급결정을 하였고, 이후 그 결정의 잘못을 발견하자 종전 처분으로 이를 취소하고 기지급금을 환수하려 하였으나 그 환수처분이 법원 판결에 의하여 취소되는 등 혼선이 있었던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군인신분을 숨긴 채 민간법원에서 형사판결을 받았고 그 형사처벌 사실을 군당국에 신고하지 아니함으로써 당연제적 사유가 장기간 확인 · 반영되지 못하게 하였으며, 그 결과 원고의 퇴직급여 청구권 역시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원고는 위 형사판결 확정 당시 관계 법령 및 육군규정 등에 따라 그 사실을 지체 없이 보고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불이행한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1두48083 판결,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21두5125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퇴직급여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에는 원고 측의 귀책사유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원고는, 피고가 2021. 9. 14. 군인연금 지급결정 당시 원고의 2006. 2. 15.자 당연제적 사실을 알면서, 소멸시효 완성 후에 새롭게 위 처분을 하였으니, 이를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당연제적 사실은 알았으되 원고의 연금수급청구권이 이미 소멸하였다는 점은 알지 못하였다고 보이므로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5)

오히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퇴직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및 완성 여부에 관한 법리를 충분히 검토하지 아니하여 2006. 2. 15. 자 당연제적을 전제로 산정한 퇴직수당 22,187,490원과 2021. 8.까지의 소급 연금 상당액187,835,160원을 지급받았고, 2021. 9.부터 2023. 3. 30. 종전 처분이 있기 전(2023. 2. 이전)까지 매월 1,118,830원 상당의 연금을 지급받아왔다(총 229,464,860원이다. 이 금원을 환수하는 피고의 종전 처분이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 제한 법리에 따라 판결로 취소됨으로써 이는 결국 원고에게 귀속되었다). 또한 당연제적일 이후의 사실상 근로기간과 관련하여, 원고가 그동안 납부해온 기여금 59,385,520원의 반환 외에도 퇴직금 상당액 79,721,240원도 지급받았다(앞서 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28876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원고는 당연제적 이후의 법률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경제적 급부를 이미 지급받았고, 이로써 원고는 군인연금법이 예정한 퇴직 군인의 생활 안정및 복리 향상이라는 목적도 일부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6)

이 사건에서 원고의 추가적인 연금수급을 인정할 경우, 이미 시효로 소멸한 권리에 대하여 다시 급여를 지급하게 되어 군인연금 재정의 안정성과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가 관계 법령에 따라 수급권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원고의 연금지급청구를 거부한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공익에 비하여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문광섭(재판장) 박연욱 이광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