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회사는 1985.2.23 냉난방 및 공조관련 제품과 그 부품의 연구, 설계, 개발, 제조, 수입, 판매, 서비스, 수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D그룹의 계열회사이고 D그룹은 그 산하 26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었는데 계열사간의 원활한 인력수급 조정, 그룹차원의 효율적인 인사정책 수행 등을 목적으로 그룹 산하에 D인력관리위원회와 그룹기획조정실을 설치하여 운영하면서 대졸 관리직 사원에 관하여는 전 계열사의 급여체계를 동일하게 하는 한편 원칙적으로 각 계열사가 이들을 개별적으로 채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아니하여 그룹인력관리위원회가 각 계열회사의 인력수요를 감안하여 그룹차원에서 일괄 채용한 다음 이들을 각 계열회사에 배정하고 그 후에는 그룹기획조정실이 매년 각 계열회사별로 인력의 과부족 현황을 파악하여 그 충원계획을 수립하고 계열회사의 잉여인원에 대하여는 그룹차원에서 이를 취합하여 인원의 충원을 요구한 다른 계열회사로 전출시키는 등 인사관리를 시행하여왔지만 필요에 따라 각 계열회사가 직접 대졸 관리직사원을 채용하기도 하여온 사실, 한편 위와 같이 그룹차원에서 계열회사 사이에 사원의 전출입이 행하여지는 경우 퇴직금 등 금품청산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그가 최종적으로 퇴사하는 계열회사가 당해 근로자의 그룹산하 계열회사에서의 전 근속기간을 통산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고 기타 금품청산절차도 그때에 하도록 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로 지급받는 상여금, 수당 등의 수령액이 각 계열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각종 수당의 경우는 4 내지 5만원 정도가, 상여금의 경우는 200 내지 300%가 동일 직급에서 각 계열사마다 차이가 난다) 관리직 사원을 다른 계열회사로 전출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원의 명시적, 묵시적 동의를 받고서 이를 시행하여 온 사실, 원고는 1986.2경 대학을 졸업하고 D그룹인력관리위원회가 실시한 대졸 관리직원 공채에 의하여 채용되어 피고회사에 배치된 후 피고회사 인천공장 에어컨개발팀 소속 대리(전기직)로 성실하게 근무하여 피고회사로부터도 그 재능을 인정받기까지 하였던 사실, 피고회사는 창립 초기에 해당하는 1989년경까지 수출부진, 노사분규 등 경영여건의 악화로 적지 않게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영난을 겪기도 하였으나 1989.4경부터 피고회사가 주력하여 개발한 로타리 콤푸레샤의 생산이 시작되고 회사로서도 1990년을 흑자전환의 해로 삼는 등 경영상태가 점차 좋아지는 추세였고(실제로 1990년에 피고회사의 주력 생산품인 냉방기의 내수판매량이 경쟁회사중에서 1위를 점하였다), 1990.3초 피고회사의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생산을 독려하면서 원고 소속 에어컨개발부의 인원을 더 보충하겠다고 언급하기까지 할 정도여서 원고 소속 개발팀의 잉여인원은 없었던 사실, 다만 1990.2경에 피고회사 광주공장의 경우 전기직 사원 1명이 부족한 터여서 원고가 위 광주공장으로 전출되는 문제가 거론되기에 이르렀으나 당시 원고가 화농성 관절염 등으로 치료받고 있던 처의 질병치료를 이유로 광주에서의 근무가 어려운 사정임을 토로하게 되었는데 그 무렵 계열회사인 D조선공업주식회사(이하 "D조선"이라고 한다)에서 D조선의 소형승용차 생산팀에 합류할 경력있는 전기직 사원을 충원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이 요청을 받은 D그룹기획조정실은 피고회사 소속의 경력있는 전기직 사원의 명단과 그 인사기록카드를 D조선에 송부하도록 피고회사에게 지시하자 피고회사는 1990.3.13 원고를 포함한 전기직 사원 4명의 명단과 인사기록카드를 D조선에 송부하고 D조선은 원고를 적임자로 판단하여 위 기획조정실과 피고회사에 이를 통보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회사는 원고와 아무런 상의없이 같은달 21일 위 기획조정실에 원고를 같은해 4.1자로 피고회사에서 D조선으로 전출시켜 달라는 내용의 인사발령 의뢰를 하기에 이르렀고(피고회사가 의뢰한 전출처는 원래 예정된 D조선의 소형승용차 생산팀이 아니었고 위 승용차 생산팀은 별도로 관리되어 인사발령도 이를 구분하여 내고 있었다), 위 기획조정실은 같은해 4.10 피고회사의 요청대로 원고를 같은달 1일자로 피고회사에서 D조선으로 전출시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소급하여 행하고 이를 해당자들에게 통보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위와 같은 인사조치가 원고와의 사전협의나 원고의 사전동의없이 이루어져 부당하다는 이유로 D조선에의 부임을 거부하면서 피고회사로 계속 출근하자 피고회사는 1990.6.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회사의 인사명령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같은해 7.11~8.7 정직 4주의 징계조치를 취하고 한편, 원고는 피고회사가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징계를 위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게 되자 징계위원회 개최일인 같은해 6.30 오전 8시경 서울 중구 남대문로 D센터빌딩 정문에서 그룹의 인사관리실태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출근하는 그룹사원들에게 배포하고 위 정직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위 인사발령의 부당함을 이유로 D조선으로의 부임을 계속 거부하자 피고회사는 다시 1990.8.17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회사의 정당한 인사명령에 불응하고, 위와 같은 유인물을 배포하여 회사를 비방하였다는 사유로 같은달 20일자로 원고를 해고한 사실,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에는 그 소속 직원의 정직 등 징계사유로서 정당한 이유없이 상사의 업무상 정당한 명령, 지시에 불복한 경우 등이 열거되어 있고, 해고사유로서 정당한 이유없이 1주일 이상 무단결근하고도 출근독촉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1개월에 15일 이상 결근한 경우, 회사 또는 노동조합의 허가없이 인쇄 또는 전단의 배포 등 행위를 한 경우 기타 각 해고사유에 준하는 정도의 불량한 행위를 한 경우 등이 열거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1990.7.1부터의 급료를 지급받지 못하였고 그 무렵 원고의 월 평균임금이 금 1,129,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가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D조선으로의 전출명령이 그 정당성을 결한 것이므로 위 인사조치에 불응하였음을 이유로 한 위 정직 및 해고조치는 모두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위 해고조치의 무효확인 및 1990.7.1부터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그룹 산하 계열회사간의 전출입은 근로제공의무의 상대방과 근로제공장소의 변경을 초래함은 물론 근로조건 등의 변경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요한다 할 것이고 실제로 D그룹내에서 계열회사간의 전출을 함에 있어서는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이를 시행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로부터 동의를 얻지도 아니한 원고에 대한 D조선에로의 위 전출인사명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정당한 노동지휘권을 벗어난 것으로서 비록 그것이 그룹내에서의 인사관례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그 정당성을 결하여 효력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위 전출인사에 불복하여 전출지에로의 부임을 거부하고, 이를 이유로 한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함에 항의하는 표시로 D그룹내의 인사제도에 다소 불만을 표시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회사의 승인없이 그룹내 사원들에게 일부 배포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하여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정직 및 해고조치는 그 정당성을 결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D그룹 산하 계열회사간의 전출입은 그룹내에서 인사관행이 되었고 원고도 입사 당시 위와 같은 인사제도에 대하여 포괄적인 동의를 하였던 것이므로 비록 원고에 대한 위 전출명령에 대해 원고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정당한 것이라고 다투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공채로 입사할 당시 피고회사가 아닌 다른 계열회사를 지망한 사실, 또한 회사의 사규를 준수하고, 상사의 지도명령에 복종하여 성실하게 직책을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그룹내 다른 계열회사에로의 전출에 대하여 사전에 포괄적인 동의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앞서 배척한 증거외에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결국 원고에 대한 1990.8.20자 해고는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가 위 해고조치가 정당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할 것이고 아울러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1990.7.1부터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원고가 구하는 위 1990.7.2경 무렵의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금 1,129,000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