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2. 12. 17. 선고 92구2938 판결

주문

1.

피고가 1992.1.8자로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기업주식회사 사이의 91부노 186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이 사건 재심판정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한 다음과 같은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원고는 1986.9.25 피고보조참가인 ○○기업주식회사(이하 "회사"라고 한다)에 택시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던중 (1) 사고다발 및 무단결근, 사고로 인한 행정 및 재산피해, 형사상 유죄판결, (2) 무단결근 3회, (3) 배차차량의 무단 교체승무 및 사고야기, (4) 종업원 선동으로 노사화합 저해행위, (5) 근로자 의식화 교육, (6) 시말서 제출의 불응 등을 이유로 단체협약 제14조, 제21조 제1ㆍ3ㆍ6ㆍ11호, 취업규칙 제21조, 제42조 제1ㆍ2ㆍ4ㆍ9호, 제61조 제2ㆍ3ㆍ4ㆍ6ㆍ7호, 임금협정 제10조, 제18조 제3호, 인사규정 제12조 제1ㆍ3호, 제16조 제1ㆍ4ㆍ12ㆍ13호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다 하여 1991.7.20 징계해고를 당하였다.

나.

그러자 원고는 위 해고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1991.6.5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는 1991.10.25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하여 이를 기각하였다.

다.

원고가 위 결정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재심신청을 하자, 피고는 1992.1.8 역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91부노 186)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성

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위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회사 노동조합의 간부로 있던 동안 부당한 사납금 인상반대, 노조규약의 변경주도 및 사납금 납부시간 단축저지, 부당한 시말서 징구사례 개선노력, 악습적인 구상권 행사의 저지노력 등 근로자의 권익보호와 노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한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열성적으로 하여 왔다.

그런데 회사는 원고가 1991.6.20 그 귀책사유없이 동료근로자의 부탁을 받고 배차차량을 교체승무하다가 사소한 사고를 낸 것을 이유로 1991.5.19 결근처리된 사례까지 합하여 한꺼번에 무단교체 승무, 사고유발, 무단결근에 대하여 3건의 시말서를 작성 제출하게 하였다.

원고와 노동조합이 그 부당성을 지적하자 회사 전무 김×연이 경위서만을 제출하게 함에 따라 원고가 경위서를 작성 제출하였으나 반성의 취지를 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오래된 교통사고 경력, 구체성이 없는 의식화 선동 등과 위에서 본 사소한 잘못까지도 모아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하여 징계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해고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원고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잘못 판정하였다.

나.

인정사실

갑 제2호증 내지 갑 제26호증, 을 제4호증 내지 을 제9호증의 6의 각 기재, 증인 이×기, 채×정의 각 증언, 증인 김×연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노동조합 활동 관련 사실

원고는 1989.3 회사 노동조합의 조직부장, 1990.3 대의원, 1991.1 부조합장, 1991.4 노사협의 위원, 1991.6.30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경기서부직할소 파견대의원이 되는 등 노동조합의 간부가 되어 비교적 활발한 조합활동을 하였다.

조합 조직부장으로 있을 때인 1989.7 택시기본요금인상직후 회사에서 사납금을 일방적으로 택시 1대당 6,000원씩 인상하자 원고의 결의문 채택을 주도하는 등 회사의 일방적 조치에 반대하고 회사와 협상을 벌여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임금협정이 체결되게 하였다.

부조합장으로 있을 때인 1991.3.29 조합 정기총회에서 조합 규약의 개정을 주도하여 임금협상이나 단체교섭시에 교섭위원이 그 교섭사항을 체결할 때에는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하고, 또한 교섭위원을 조합장이 임명하여 총회의 인준을 받게 하던 것을 총회에서 직접 선출하는 것으로 바꾸어 회사와 조합장의 사전담합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1991.4.8에는 회사에서 오후 근로자의 사납금 납부시간을 종전 자율적인 방식에서 02:00~03:00로 일방적으로 변경하자, 원고의 주도로 조합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근무종료시간인 04:00로 변경하도록 건의하는 결의를 하였다.

단체협약상 연 4회 이상 시말서 청구시 징계해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제21조 징계에 의한 해고 사항 제10호),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사소한 일을 가지고도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잦아져 그 자체로 해고사유가 될 위험까지 생기자 1991.5에는 원고의 주도로 시말서 제출요구의 경우 함부로 제출하지 말고 조합장에게 보고하여 그 상당성을 논의한 후 제출하도록 하자는 내용의 조합장 명의로 공고문을 부착하게 하였다.

1991.5에 동료 근로자 서×택이 교통사고로 800,000원 상당의 수리비를 요하는 손해를 발생시켜 회사가 그 중 반액의 부담을 요구하자 이의 부당성을 조합원들에게 홍보하며 회사에 그 요구를 철회해 주도록 적극 활동하였다.

(2)

징계해고에 이르게 된 경위

원고는 1991.6.20 배차받은 2005호를 평소 같은 차를 운행하던 동료근로자 채×정에게 운전하게 하고 자신은 김×진이 운전하게 되어 있던 2051호를 운전하였다.

이는 김×진이 채×정에게 개인적 사정 때문에 대신 운전해 줄 것을 부탁한 데서 시작하여, 채×정이 다시 원고에게 편의상 2005호를 자신이 운전하고, 김×진으로부터 부탁받은 2051호를 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배차상무의 허락을 받아올 것을 전제로 교체승무를 하게 된 것이었고, 이와 같은 일은 근로자들의 근무형편상 종종 있는 것이다.

그날 원고는 운전중 급출발을 하다가 승객인 김×자가 차내에서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주장하는 바람에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경미한 사고를 발생시켰다.

그러자 회사는 1991.6.28 원고에게 위 무단교체승무, 차내 안전사고 유발에다가 1991.5.19자 무단결근으로 처리된 건까지 꺼내어 모두 3건의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였다.

원고는 이 사실을 노동조합장 김×원에게 보고하였던 바, 노동조합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하여 노동조합에서 회사측에 시정을 요구한 결과 1장의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허락받아 원고는 1장의 경위서(갑 제6호증)를 작성 제출하였다.

회사는 위 경위서를 받아보고, 원고가 변명만을 늘어 놓았을 뿐 반성의 취지를 담고 있지 아니하다 하여 1991.7.18 원고를 회사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1) 1991.6.20의 위 무단교체승무, 차내 안전사고 외에, (2) 사고다발(1987.7.20 전치 4주 상해 교통사고, 1987.12.10 전치 6월 상해 교통사고, 1989.2.19 전치 2주 상해 교통사고 포함), 1987.12.10 사고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은 사유, (3) 1990.11.21, 1991.4.30, 1991.5.19 등 3차례의 무단결근, (4) 회사의 정당한 시말서 제출요구에 대한 부당한 반발과 종업원 선동행위, (5) 근로자들에 대한 의식화 교육, (6) 원고에 대한 시말서 제출요구 불응으로 인한 통솔곤란 등을 징계사유로 내세웠고, 1991.7.20 징계위원회 위원인 노동조합장 김×원이 징계조치에 반발하여 퇴장한 가운데 사용자측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의로 징계해고하였다.

회사측에서 내세운 징계사유 중 교통사고 발생사실과 그로 인하여 형을 받은 사실은 모두 그대로 인정되나, 이에 대하여는 그때그때 근신, 대기기사로의 강등, 시말서제출 등으로 불이익처분을 받은 바 있었고, 무단결근이라는 주장에 관하여는 회사측과 원고 사이에 견해차이가 있었으며(1990.11.21 결근에 관하여는 사납금을 입금시키는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하지 아니하는 관행에 따라 사납금을 납부하고자 하였으나 회사측에서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에 어긋나게 수령거절하였음을 주장, 1991.4.30 결근에 관하여는 26일 만근에 따른 유급휴일이었음을 주장, 1991.5.19 결근에 대하여는 14일전에 결근계를 제출하였음에도 회사에서 수리거절하였음을 주장), 그 외에 종업원에 대한 선동, 의식화 교육 등은 그 사유가 막연하고 구체적으로 뚜렷한 증거가 없는 사유이었다.

또한 회사의 전무 김×연은 1989.8.27 노사협의회 과정에서 1987.12.10의 교통사고로 수감되었다가 1988.2.3 출감하였을 때 원고를 제거하지 못한 것이 크게 한이 된다라는 취지로 발언을 하는 등 평소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겨 그 혐오감을 표출한 바 있었다.

한편 1989년 회사의 다른 근로자 김×범이 운휴차량을 임의로 운행하다가 사고를 야기하였을 때에는 회사에서 그에 대하여 아무런 징계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었다.

(3)

회사의 징계관련 규정

회사가 원고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들고 있는 징계관련 조항으로서 단체협약 제21조는 해고사유로서 휴직기간 만료후 10일내에 본인이 복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였을 때(징계해고사항 제1호), 근무중 계속 5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해고사항 제3호), 업무외 사건으로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는 자(해고사항 제6호), 차량승무중 음주운전하였거나 회사의 사전 승낙없이 임의로 타인을 교체 승무시키거나 타인에게 운전연습을 시킨 자(해고사항 제11호), 고의 또는 중과실로 중대한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자(징계해고사항 제6호) 등을 규정하고, 취업규칙 제42조는 해고사유로서 근무성적이 불량한 자로서 개전의 희망이 없다고 인정되는 자(제1호), 근무성적이 불량하여 2회 이상 시말서를 제출하였거나 3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제2호), 고의 또는 부주의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자(제4호),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자(제9호)를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취업규칙 제61조는 면직사유로서 무단결근을 계속 3일 이상한 자(제2호), 업무상 형사 유죄판결을 받은 자(제3호),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회사에 10만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자(제4호), 업무명령에 불복하거나 직무를 게을리 한 자(제6호), 차량배차를 받고 근무에 임하다 회사의 허락없이 임의로 타인에게 승무케 한 자(제7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회사의 인사규정 제12조는 직무상 불성실 또는 태만으로 회사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였을 때(제1호), 상사의 명령에 불복 또는 동료간의 불화로 직장의 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제3호)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제16조는 법령상 결격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제1호), 무단결근 계속 3일 이상 및 월 5회 이상일 때(제4호), 차량승무중 음주하였거나 회사의 사전 승인없이 임의로 타인을 교체 승무케 하거나 타인에게 운전연습을 시킨 자(제12호), 교통법규와 회사의 지시사항을 고의로 위반한 자(제13호)를 해고 및 권고사직 대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회사의 임금협정 제10조는 운전기사인 본인의 사정에 의하여 결근을 요할 시에는 시업시간 24시간 전에 결근계를 서면으로 제출하여 회사가 이를 인정할 시 유계결근으로 처리하고, 갑작스러운 발병 등 부득이한 사유에 한하여 시업시간 3시간 전까지 서면 및 기타방법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단체협약은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고, 취업규칙은 그 제60조에서 면직, 정직, 전직, 감봉, 견책의 5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단체협약은 취업규칙 기타 회사가 정한 제규칙에 우선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단체협약 제3조).

다.

판 단

위 인정사실에 나타나는 회사측에서 내세우는 징계사유의 내용, 회사의 징계사유에 관한 규정들의 취지와 징계의 종류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하여 당초 시말서 제출요구의 동기가 되었던 무단교체승무, 차내안전사고발생은 비교적 경미한 비위에 속하는 것이었음에도 회사에서 무단결근인지 여부를 놓고 시비를 가리기 어려운 1991.5.19자 결근한 사례까지 꺼내어 한꺼번에 3장의 시말서를 쓰도록 하였던 것은 지나친 요구라 하겠고, 그 후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양해가 된 마당에 경위서에 반성의 취지가 담겨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약간씩 응분의 제재조치를 받았던 오래 묵은 교통사고 건들과 막연하고 구체적 증거도 없는 종업원에 대한 선동, 혹은 의식화 교육 등을 새삼스럽게 꺼내어 징계사유에 보태어 원고를 해고에까지 이르게 하였다면 이는 현저히 균형을 잃은 지나친 조치로 보여지는 점, 원고가 노동조합업무와 관련하여 벌여온 제반활동상황, 회사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회사의 경영진이 원고의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평소 보여온 원고에 대한 태도, 비슷한 유형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조치의 불균형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회사측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평소 노동조합활동과 관련하여 원고를 혐오해 오던 끝에 원고의 노동조합업무와 관련된 정당한 행위들을 결정적인 이유로 삼았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해고에 이를 정도가 되지 못하는 경미한 다른 사유를 들어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회사측의 원고에 대한 해고조치는 부당노동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해고조치를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아니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한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 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