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5. 5. 11. 선고 94구33011 판결

판결요지

재해당시 주취상태에 있었다해도 업무에 종사할 의사있는 자가 사업장내 화장실에 다녀오다 화장실 옆에 놓여 있던 유해물질이 쓰러지는 통에 화상을 입고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라고 본 사례

주문

1.

피고가 1994.4.19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경위

갑제1호증, 제3호증(을제4호증과 같다), 제4호증, 을제1호증의 2, 제3호증의 1 내지 5, 제5, 6호증의 각 기재, 을제3호증의 6의 일부기재(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및 증인 강×건의 증언과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소외 망 박×영이 1993.10.4부터 소외 김×모가 경영하는 유리가공업체인 인천 북구 일신동 101소재 서울유리공예사에 근무하던 중, 같은 해 10.26일 17:00경 위 사업장내 작업실 옆에 위치한 화장실을 들러나오던 중, 화장실 옆에 놓여 있던 유동성 화학물질인 불화수소산통이 넘어지고 같이 쓰러지는 바람에 위 화학물질이 팔과 등에 접촉되면서 20% 화염화상을 입어 심폐기능부전으로 같은날 19:03경 사망에 이른 사실, 이에 위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 하여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1994.4.19 망인의 재해는 음주상태에서 사업주의 지배관리상태를 떠난 사적인 행동 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외 재해라는 이유로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결정(이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이라고 한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2.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인 망인은 당일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여 음주만취 상태로 작업장에 돌아와 재해발생시까지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음주만취가 원인이 되어 그 자신의 과실로 용기를 넘어뜨려 사망하였으니 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부지급 처분은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위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관련된 생리적 용변행위 중에 발생한 것일 뿐 아니라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작업장 내에 비치된 위험한 화학물질의 비치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되는 사실

위에서 본 각 증거들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을제3호증의 6의 일부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한다.

(1)

소외 박×영은 1993.3월경부터 같은해 5월까지 서울 방화동 소재 소외 김×모가 경영하는 유리가공업체인 서울유리공예사에 근무하다가 이직한 후 같은 해 10.4일부터 상용근로자 7인 남짓한 위 사업장에 다시 복직하여 현장작업 책임자로 근무해 왔다. (2) 위 사업장은 같은해 10.24일 인천 북구 일신동 101로 이전하였고, 그로부터 이틀후인 위 사고당일 소외 박×영은 10:00경 출근하여 작업장 내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11:00경 사업장에 나온 사업주 소외 김병모로부터 전기선 가설 등 지시한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질책을 듣고 사업장을 벗어나 음주후 점심시간 무렵에 사업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3) 소외 박×영은 점심시간에 밖에 나갔다가 14:40경 사업장으로 돌아와 샌딩작업을 하는 방에서 일을 하려고 하였으나 사업주 소외 김×모가 위 박×영이 술에 취해 있으니 숙소로 데리고 가라고 동료직원들에게 지시하여 위 박×영은 동료들과 같이 사업장밖으로 나가 인근 슈퍼마켓에서 막걸리 1병을 세명이 나눠 마신 다음 16:00경 다시 위 사업장으로 돌아와 사업장 내에서 위치한 화장실을 들러나오다가 화장실 옆에 놓여 있던 불화수소산통에 걸려 넘어져 위 화학물질이 팔과 등에 접촉되면서 20% 화염화상을 입어 심폐기능부전으로 같은 날 19:03경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4) 위 화장실은 위 사업장내에 설치된 유일한 화장실이고, 그 옆에 놓여 있던 불화수소산은 황산 약 30%, 불화수소 약 50%, 수소 약 20%으로 이루어진 화학물질로서 유리공예가공작업에 필수적이지만 인체에는 치명적으로 극히 유해하여 사업주로서는 이를 일정한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나 당시 사업장 이전 후 정리가 다 끝나지 아니한 관계로 일시로 화장실 옆에 방치되어 있었다.

다.

판 단

위와 같이 위 박×영의 재해당시 그 직접 재해의 원인이 된 유해물질이 관리상의 잘못으로 근로자가 상시 출입하는 사업장 내의 유일한 화장실 옆에 방치되어 있었던 점, 소외 박×영이 재해 당시 비록 주취상태에 있기는 하였으나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업무에 종사할 의사가 있었음이 추인되는 점, 그 재해발생의 경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위 재해의 발생에 위 박×영의 과실이 다소 큰 점은 인정된다고 할 지라도 위 재해는 전체적으로 보아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하에서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견해를 달리한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