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재해당시 주취상태에 있었다해도 업무에 종사할 의사있는 자가 사업장내 화장실에 다녀오다 화장실 옆에 놓여 있던 유해물질이 쓰러지는 통에 화상을 입고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라고 본 사례
주문
피고가 1994.4.19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경위
갑제1호증, 제3호증(을제4호증과 같다), 제4호증, 을제1호증의 2, 제3호증의 1 내지 5, 제5, 6호증의 각 기재, 을제3호증의 6의 일부기재(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및 증인 강×건의 증언과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소외 망 박×영이 1993.10.4부터 소외 김×모가 경영하는 유리가공업체인 인천 북구 일신동 101소재 서울유리공예사에 근무하던 중, 같은 해 10.26일 17:00경 위 사업장내 작업실 옆에 위치한 화장실을 들러나오던 중, 화장실 옆에 놓여 있던 유동성 화학물질인 불화수소산통이 넘어지고 같이 쓰러지는 바람에 위 화학물질이 팔과 등에 접촉되면서 20% 화염화상을 입어 심폐기능부전으로 같은날 19:03경 사망에 이른 사실, 이에 위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 하여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1994.4.19 망인의 재해는 음주상태에서 사업주의 지배관리상태를 떠난 사적인 행동 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외 재해라는 이유로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결정(이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이라고 한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인 망인은 당일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여 음주만취 상태로 작업장에 돌아와 재해발생시까지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음주만취가 원인이 되어 그 자신의 과실로 용기를 넘어뜨려 사망하였으니 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부지급 처분은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위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관련된 생리적 용변행위 중에 발생한 것일 뿐 아니라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작업장 내에 비치된 위험한 화학물질의 비치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되는 사실
위에서 본 각 증거들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을제3호증의 6의 일부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한다.
소외 박×영은 1993.3월경부터 같은해 5월까지 서울 방화동 소재 소외 김×모가 경영하는 유리가공업체인 서울유리공예사에 근무하다가 이직한 후 같은 해 10.4일부터 상용근로자 7인 남짓한 위 사업장에 다시 복직하여 현장작업 책임자로 근무해 왔다. (2) 위 사업장은 같은해 10.24일 인천 북구 일신동 101로 이전하였고, 그로부터 이틀후인 위 사고당일 소외 박×영은 10:00경 출근하여 작업장 내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11:00경 사업장에 나온 사업주 소외 김병모로부터 전기선 가설 등 지시한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질책을 듣고 사업장을 벗어나 음주후 점심시간 무렵에 사업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3) 소외 박×영은 점심시간에 밖에 나갔다가 14:40경 사업장으로 돌아와 샌딩작업을 하는 방에서 일을 하려고 하였으나 사업주 소외 김×모가 위 박×영이 술에 취해 있으니 숙소로 데리고 가라고 동료직원들에게 지시하여 위 박×영은 동료들과 같이 사업장밖으로 나가 인근 슈퍼마켓에서 막걸리 1병을 세명이 나눠 마신 다음 16:00경 다시 위 사업장으로 돌아와 사업장 내에서 위치한 화장실을 들러나오다가 화장실 옆에 놓여 있던 불화수소산통에 걸려 넘어져 위 화학물질이 팔과 등에 접촉되면서 20% 화염화상을 입어 심폐기능부전으로 같은 날 19:03경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4) 위 화장실은 위 사업장내에 설치된 유일한 화장실이고, 그 옆에 놓여 있던 불화수소산은 황산 약 30%, 불화수소 약 50%, 수소 약 20%으로 이루어진 화학물질로서 유리공예가공작업에 필수적이지만 인체에는 치명적으로 극히 유해하여 사업주로서는 이를 일정한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나 당시 사업장 이전 후 정리가 다 끝나지 아니한 관계로 일시로 화장실 옆에 방치되어 있었다.
판 단
위와 같이 위 박×영의 재해당시 그 직접 재해의 원인이 된 유해물질이 관리상의 잘못으로 근로자가 상시 출입하는 사업장 내의 유일한 화장실 옆에 방치되어 있었던 점, 소외 박×영이 재해 당시 비록 주취상태에 있기는 하였으나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업무에 종사할 의사가 있었음이 추인되는 점, 그 재해발생의 경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위 재해의 발생에 위 박×영의 과실이 다소 큰 점은 인정된다고 할 지라도 위 재해는 전체적으로 보아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하에서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견해를 달리한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