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 12. 23. 선고 94나20428 판결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1993. 9. 14.부터 1994. 7. 10.에 이르기까지 매월 금 1,034,292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금전지급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품이 없거나, 각 성립에 다륨이 없는 갑제1호증(통지서), 을제1호증(각서), 을제2, 3호증(각 시말서), 각 원심증인 의 증언에 의하여 성립이 인정되는 을제7호중(이사회회의록. 다만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 을제11호증(취업규칙), 을제12호중의 1, 2, 3(각 의견서)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의 증언(다만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중이 없다.

가.

피고는 1988. 2.경 서울 종로구 아파트 7개동주민들이 공동기금을 출자하여 마을버스를 구입하여 서울 종로구 에서 시내버스 운수업을 경영할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격 없는 사단이고, 원고는 1993. 8. 6. 피고 복지회에 입사하여 운전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 대표자인 회장 은 1993. 9. 14. 원고가 ① 1993. 8. 9. 불법태업을 주동하였고, ② 같은 해 9. 13. 20:00경에는 승부를 거부하고 직장을 이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고, 이를 원고에게 "퇴사통지서"라는 제하의 서면으로 통보하였으며, 피고 이사회는 같은달 18. 위 해고조치를 승인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 복지회에 입사할 당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위 해고 당시 피고 복지회에는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않아 단체협약이 체결된 바도 없었으며, 취업규칙은 원고가 해고된 이후인 1993. 12. 30. 에야 제정되었다.

2.

징계절차의 적정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징계절차에 있어서의 일반적 관행에 따른 소명의 기회조차 부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당시 피고 복지회에는 취업규칙이 제정되어 있지 않았고, 그밖에 해고의 절차에 관하여 특별히 정하여진 바도 없었던 것이므로 원고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위 해고가 절차위반으로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3.

해고사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가.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를이 없거나, 위 을제1, 2, 3, 7호증, 각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성립이 인정되는 갑제3호증(자습서), 을제6호증(사유서)의 각 기재에 원심증인 , 의 각 증언(다만 위 을제7호증의 기재와 위 증인들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을 제9호증의 2(답변서), 제10호중의 2(판정서)의 각 기재와 원심중인 , 의 각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을제, 5, 6흐중(각 사유서)의 각 기재는 위 인정을 달리할 증거가 되지 못하고, 그밖에 반중이 없다.

(1)

원고가 입사한 4일 후인 1993. 8. 9. 피고 복지회 소속 운전직 근로자 전원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집단으로 승무를 거부하여 그날 하루 동안 피고는 마을버스를 운영하지 못하였다. 이에 피고는 같은 달 13. 원고를 포함한 피고 복지회의 운전직 근로자 전원에 대하여 연명(連名)으로 "불법파업을 한 데 대하여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회사의 규칙대로 충실히 근무할 것이며 재차 규칙 및 운행질서를 문란하게 하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 및 시말서를 징구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같은 달 10.부터 12.까지 승무를 정지시킨 후 같은 달 13. 위 시말서 및 각서와는 별도로 "차후에는 이러한 일(승무거부)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금일 이후 더욱 열심히 근무에 충실하겠다"는 내용의 시말서를 징구하였다.

(2)

피고 복지회의 관리 상무로서 운전기사들을 관리하던 소외 은 1993. 9. 13. 19:00경 피고 사무실 앞 마을버스 총점에서 원고가 배차를 받아 운행대기 중이던 마을버스에 올라타 차량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운전석 옆에 라디오가 부착되어 있지 않고, 구멍이 뚫어진 채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그 이유를 물었던 바, 원고는 라디오가 뜯겨 나간지 며철 되었다면서, 운행중 대형버스 뒤에 정차하고 있으면 그 자리로 앞차의 매연이 들어온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소외 은 피고 복지회의 차량정비 및 관리 책임자인 관리과장 소외 을 불러 라디오를 부착시킬 것을 지시하였고, 소외 은 라디오를 부착시키는 과정에서 원고가 라디오 부착을 건의한 경위와 취지를 오해하고, 라디오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도 배기구가 차 뒤편에 있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서 매연이 나을 수가 있느냐, 왜 상무에게 허위보고를 하여 자신을 욕먹게 하느냐며 원고를 심하게 질책하였다. 라디오 부착이 끝난 후인 20:04경 원고는 이런 심정으로는 도저히 안전운행을 할 자신이 없다며 요금통과 배차판을 떼어 피고 복지회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당일의 잔여 승무(4시간 정도)를 거부한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

피고는 원고의 해고사유에 대하여 전항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1)

원고는 1993. 8. 9.자 불법승무거부 주동하였다.

(2)

원고는 ① 입사시 제출한 이력서에서, 사실은 중학교를 다닌 사실이 없음에도 중학교 2년 중퇴라고,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였으며, ② 1993. 9. 13. 승부를 거부한 후 그 다음 날인 14. 05: 30까지 출근하여 06:00부터 오전 승무를 시작하여야 함에도 07:00까지 출근하지 아니하고 부단히 결근하였다.

(3)

원고는 시용(試用)기간 중에 있었는데 작업능력 및 직장적응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다.

피고의 위 각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첫째, 원고가 불법승무거부를 주동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면, 이에 부합하는 듯한 위 을제7호증의 일부 기재와 을제9호중의 2의 기재 및 원심중인 의 일부 증언은 이를 믿기 어렵고, 을제3호중(시말서), 을제10호증의 2(판정서)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원고는 당시 채용된지 사흘밖에 되지 아니하여, 불법 승무거부를 주동할 정도로 이전부터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들과 친분관계를 형성할 정도에 이르렀으리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는 점 등에 비추어 그가 기존의 근로자들을 제쳐놓고 위 불법쟁의를 주동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수긍하기 어렵다), 둘째, 원고가 허위의 이력서를 제출하고, 1993. 9. 14. 무단결근을 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면, 이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해고사유로 삼지 아니한 사유들을 새로이 내세워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떠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사유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고, 세째, 시용기간은 근로계약체결시에 이를 명확히 약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대법원 1991. 11. 26. 선고 90다4914 판결 참조), 사전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에 관하여 정함이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입증이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다.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해고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이 사건과 같은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입각하여 해고사유의 정당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여기서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이유, 즉 사용자가 해당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유지할 것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이유를 말하는 것인 바(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누5884 판결 참조),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을 기초로 하여 판단컨대, 원고가 피고에게 채용된 후 불과 1개월여 사이에 2회의 승무거부를 하기는 하였으나, 1993. 8. 9.자 승무거부는 원고가 주동한 것이 아니라 피고 복지회의 운전직 근로자 전원이 승무거부하는 데에 가담하였던 것에 불과하고, 피고는 이미 그를 이유로 사흘간 원고의 승부를 정지시키고, 시말서 및 각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선에서 원고에 대한 문책을 마무리지은 바 있으므로 새삼스럽게 독립하여 이를 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고, 같은 해 9. 13.자 승무거부 또한 소외 이 원고의 정당한 차량정비 건의에 대하여 그 경위 및 취지를 오해하고, 과도한 질책을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그 동기에 참작할 바 있으며,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시간도 약 4시간에 불과하였던 것으로서 원고의 위 각 승무거부가 원고와 피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게 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된다고는 불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1993. 9. 14.자 해고는 징계권을 남용하여서 한 해고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4.

복직시까지의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가.

각 성립에 다품이 없는 갑제9호증의 1 내지 5(각 급료명세서), 당심증인 의 중언에 의하여 성립이 인정되는 갑제12호중(임금지급월별내역),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성립이 인정되는 갑제8호증(임금산정계획표), 을제13호증의 1 내지 23(각 근로계약서)의 각 기재와 위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해고당할 당시 피고 복지회는 그 소속 운전기사 및 정비사들이 월 26일 근무하여 만근하였을 때에는 기본급 523,776원외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교통비, 만근수당, 무사고수당, 식사보조금 등을 포함하여 매월 금 925,172원을 지급하였고, 당시 피고 복지회 소속 운전기사 및 정비사들의 시간급 기본급은 금 2,728원으로 정하여져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을제19호중(인증서)의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고, 을제17호증, 을제18호증의 1, 2(각 봉급지급명세서)의 각 기재는 위 인정을 달리할 증거가 되지 아니하고, 그 밖에 반중이 없으며, 나아가 피고 복지회는 그 소속 운전기사가 26일 만근을 하였을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월 4회의 휴일에 대한 주휴수당으로 금 87,296원(금 2,728원 x 8 x 4), 월 1일의 월차휴가일에 대한 월차수당으로 금 21,824원(금 2,728원 x 8)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당할 당시에 피고 복지회가 만근한 근무자에게 지급하는 월급은 위 각 금원을 합한 금 1,034,292원이라 할 것이다.

나.

한편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제21호증(양도양수인가처리 통보), 을제22호중(폐업사실증명원), 인증부분의 성립에 다품이 없으므로 사성 부분의 성립도 추정되는 을제21호중(인중서)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1994. 6. 30. 소외 주식회사에게 위 마을버스영업을 양도하고, 같은 해 7. 10. 위 마을버스 영업을 폐업하였으며, 같은 달 27.에는 관할구청으로부터 자동차운송사업한정면허(마을버스) 양도 양수의 인가까지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아무런 반증이 없는 바,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1993. 9. 14.부터 피고의 폐업일인 1994. 7. 10.에 이르기까지 매월 금1,034,292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초과하여 구하는 원고의 임금지급청구는 이유없다 할 것이다. (피고가 현실로 폐업을 한 이상 그 이후에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종전과 같은 근로관계가 지속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폐업일 이후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의 기간에 관한 원고의 임금상당 금원지급청구부분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비록 피고가 그 이후에 위 영업을 타에 양도하여 현재에는 원고와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속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은 이 사건 임금청구의 기본이 되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므로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17528 판결) 이 사건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993. 9. 14.부터 1994. 7. 10.에 이르기까지 매월 금 1,034,292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원심은 원고의 지연손해금청구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는 바, 피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그 부분을 피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지연손해금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다)을 지급할 외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금전지급청구는 위 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범위 안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 중 위에서 인정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금전지급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혼을 달리하여 부당하고, 그 부분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그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금전지급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원심판결을 일부 취소하게 되는 것은 피고의 영업양도라는 특별한 사정에 기한 것이므로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4. 12. 23.

판사 이순영(재판장) 한기택 김동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