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5. 3. 31. 선고 94다38627 판결

판결요지

지방공무원법 제61조에 의해 유죄판결 확정으로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경우 당해 공무원이 사실상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여 왔더라도 그러한 자의 퇴직금산정은 유죄판결 확정 당시의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퇴직급여(구 공무원연금법 제49조를 적용, 퇴직급여의 2분의 1을 감액함)에 그 이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납부한 기여금 총액을 합한 금액으로 한다고 본 사례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70.8.1 지방행정서기보로 임용된 후 25년 8개월(군복무기간 2년 포함)간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1994.4.1 지방별정직 5급인 하남시 덕풍 1동장을 끝으로 의원면직하였다.

나.

원고는 지방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1978.12.28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변호사법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받고, 위 판결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1979.1.5 확정되었다.

다.

원고가 위 의원면직으로 퇴직한 후인 1994.4.18 피고에게 퇴직급여청구를 하자, 피고는 원고가 위 유죄확정판결로 인하여 지방공무원법 제61조의 당연 퇴직사유에 해당하게 되어 원고는 이미 유죄판결 확정일에 당연퇴직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공무원연금법상의 재직기간을 1970.8.1부터 1979.1.5까지로 인정하고 여기에 당연퇴직 당시의 보수월액을 기초로 하여 퇴직급여를 금 1,728,790원으로 산정한 후 원고의 퇴직사유가 형벌 등에 의한 급여제한을 규정한 위 형사판결 확정 당시의 공무원연금법(1975.4.1, 법률 제2747호, 이하 구 공무원연금법이라 한다) 제49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퇴직급여 지급액으로 결정하여 1994.5.13 위 금원을 퇴직일시금으로 수령할 것을 원고에게 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관계법령

위 유죄판결이 확정될 당시 시행중이던 지방공무원법(1978.12.6, 법률 제3152호, 이하 구지방공무원법이라 한다) 제61조에 의하면, "공무원이 제31조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1조 제4호는 공무원 임용결격사유의 하나로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들고 있으며, 구 공무원연금법 제49조 제1항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거나 공무원이 탄핵 또는 징계처분에 의하여 면직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의하여 급여액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공무원연금법시행령(1978.8.9, 대통령령9130호, 이하 구 공무원연금법시행령이라 한다) 제53조 제1항은 재직기간이 5년 이상인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법 제4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그 퇴직급여의 액은 2분의 1을 감하여 이를 지급한다. 이 경우 퇴직연금에 있어서는 그 감액사유에 해당된 날이 속하는 월까지는 감액하지 아니한다. 1.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2. 탄핵 또는 징계처분에 의하여 면직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먼저, 일단 적법하게 공무원 신분을 취득한 공무원이 그 신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실제로 공무원으로서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이는 공무원법상 당연퇴직 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 근로에 대한 퇴직급여가 지급되어야 할 것임에도, 당시 착오로 위 유죄확정판결로 인한 퇴직처리됨이 없이 계속 근무하여온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을 적용하여 퇴직급여제한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구 지방공무원법 제61조에 규정되어 있는 당연퇴직제도는 위 법 제31조 각 호에 규정되어 있는 공무원임용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것 자체에 의해, 임용권자의 하등의 의사표시를 요하지 아니하고 위 각 결격사유에 해당되게 된 시점에 '당연히' 그 공무원은 공무원 신분을 상실케 되는 것이며, 이 경우 당연퇴직의 통보를 위한 인사발령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당연퇴직의 사실을 통지하는 관념의 통지에 지나지 아니하고 파면처분과 같은 형성적 행위가 아니하므로, 당연퇴직 통보가 없다고 해서 위법·부당하다거나 그 공무원이 공무원으로서 신분을 계속 유지한다고 할 수 없고, 공무원연금법이나 근로기준법에 의한 퇴직금은 적법한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취득 또는 근로고용관계가 성립되어 근무하다가 퇴직하는 경우에 지급되는 것이고 당연퇴직으로 공무원신분을 상실한 자가 사실상 공무원으로 근무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자는 위 법률 소정의 퇴직금청구를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 원고는, 형의실효등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위 유죄판결이 확정된 1979.1.5부터 1년의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한 1980.1경으로부터 기산하여 10년이 경과한 1990.1월경 위 형은 당연실효되었으므로 원고의 의원면직시인 1994.4월에는 위 형의 효력이 이미 소급적으로 상실되어 원고의 결격사유는 소멸하였고, 따라서 원고의 의원면직시에는 당연퇴직의 효력을 생기게 할 사유는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구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소정의 당연퇴직은,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별도의 처분을 기다릴 필요없이 법률상 당연히 당해 공무원을 퇴직케 하는 것이므로, 당연퇴직의 효력이 생긴 후에 당연퇴직사유가 소멸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형의실효등에관한법률에 의해 당해 결격사유가 구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소정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게 하더라도, 그에 의해 이미 발생한 당연퇴직의 효력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또 원고는, 가사 원고가 위 유죄확정판결을 받고 실제 근무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퇴직처리 되었다하더라도 이후 실제로 퇴직처리가 되지 않고 임용권자가 원고에 대해 계속 근무할 것을 명한 이상, 위 집행유예기간이 만료된 후 2년이 경과하여 원고의 자격이 회복된 1982.1.5 이후의 시점에 무효행위의 추인 내지 묵시의 재고용계약이 성립되어 그 이후 원고는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였다 할 것이고, 원고가 위 당연퇴직사유발생시까지의 퇴직금을 수령하지 않은 채 공무원신분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근무하여 왔으므로 그 퇴직금은 위 당연퇴직사유발생 전후기간을 통산하여 실제로 근무한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할 것이고, 적어도 새로운 임용관계가 성립된 이후부터는 적법한 임용을 전제로 한 퇴직금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퇴직급여를 제한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효행위의 추인 내지 묵시의 재임용의 유무가 문제가 되기 위하여는 임용권자가 원고에게 당연퇴직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 임용관계를 계속케 하였다고 하는 사정이 존재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에 있어 원고의 임용권자 또는 원고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는 공무원이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1980.3.10자로 광주군 중부면에 근무하라는 새로운 인사명령을 받았으므로 적어도 그 이후부터는 적법한 임용을 전제로 한 퇴직금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광주군수로부터 1980.3.10자로 경기 광주군 중부면에 근무할 것을 명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를 새로운 처분 즉 신규 임용행위라고 하더라도, 당시 시행중이던 구 지방공무원법 제31조의 규정에 따라, 지방공무원에 임용되려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하여야 하게 되어 있는데, 그 당시 원고는 1979.1.5 확정된 위와 같은 유죄판결에 따른 집행유예기간이 1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원고를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한 것이 되어 그와 같은 처분 역시 당연무효라고 보지 아니할 수 없어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다음, 원고는 퇴직시 퇴직급여가 제한당할 것을 알고 있었다면 구태여 박봉에 시달려가며 십수년간 공무원 생활을 계속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또 아무런 누진지급 혜택도 없는 기여금 납부도 계속하지 않았을 것이며, 피고는 원고가 공무원으로 근무할 당시 여러 차례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연금내역을 안내하면서 원고가 일정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는 공적 견해를 표면한 바 있고 원고는 그와 같이 공적으로 표시된 내역 금액을 믿고 계속 근무하여 왔는데 피고가 뒤늦게 발견한 원고의 공무원자격결격사유를 가지고 당연퇴직처리도 하지 아니하고 의원면직처리를 하면서 퇴직급여를 제한한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임용권자가 공무원자격 결격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에 대하여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것을 알지 못하고 십수년간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게 하였고, 공무원연금지급업무를 관장하는 피고가 여러 차례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연금내역을 안내하면서 원고가 일정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는 통지를 하였다 하더라도, 전술한 바와 같이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법률상 당연히 퇴직의 효력이 생기므로, 이 사건에 있어 원고에 대한 당연퇴직의 효력은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1979.1.5에 당연히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 임용권자가 원고에게 당연퇴직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 임용관계를 계속케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 내지 신뢰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이 사건에 있어 원고의 임용권자 또는 원고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는 공무원이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공무원연금법상의 재직기간을 1970.8.1부터 1979.1.5까지로 인정하고 여기에 당연퇴직 당시의 보수월액을 기초로 하여 퇴직급여를 산정한 후 구 공무원연금법 제49조를 적용하여 위 퇴직급여를 2분의 1을 감액한 다음 위 감액한 그 금원에 원고가 1979.1.5 이후 1994.3월까지 피고에게 납부한 기여금 총액을 합한 금액을 원고의 퇴직급여 지급액으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가 위 의원면직시까지 지방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계속 보유하였고,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사실상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이 위법함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