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뚜렷한 근거자료도 없이 사용자를 수사기관에 고소, 고발하거나 그에 대한 인격을 비난하는 내용까지 담긴 진정서 등을 타 기관에 제출하는 행위는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고(1992.6.26, 대법 91다 42982), 공개석상에서 진실과 다른 내용이나 과장된 내용을 가지고 회사를 비방하는 행위도 정당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만약 위 원고가 뚜렷한 근거자료도 없이 진실과 다른 내용이나 과장된 내용을 가지고 병원의 경영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관철하려고 노력하였거나 언론에 제보하여 ○○병원이 나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렸다면 이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고소, 진정하거나 언론에 제보한 내용이 진실한 것이거나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를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해고까지 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특히 공공적 성격이 강한 병원과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면 위 원고가 고소, 진정하거나 언론에 제보한 내용은 임금체불, 무면허의료행위, 간호사 부족, 시설미비, 위생불량 등으로서 공익과 밀접한 사항인 데다가 그 내용 중 상당부분이 사실로 밝혀짐으로써 위 원고의 고소, 진정 기타 제보내용은 진실한 것이거나 적어도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인 이상 비록 위 원고가 병원의 경영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관철하려고 노력하였거나 언론기관에 제보하여 위 병원이 나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렸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위 원고를 해고까지 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가사 위 원고가 노동조합의 단체적 의사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그러한 고소, 진정 기타 언론제보를 함으로써 노사간의 화합을 깨고 직원간의 위화감을 조성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위법한데도 이를 적법한 것으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원고들이 그동안 최소한의 예의규범과 신의칙을 무시한 채 오로지 사업주에게 보복할 일념에서 고소, 진정 및 제보 기타 쟁송 등을 일삼음으로써 상호간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파탄되어 버렸는 바 이러한 적대적인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사업주에게 너무 가혹하여 공서양속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신의칙에도 어긋나므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들의 그동안의 고소, 진정 및 제보 기타 쟁송 등이 최소한의 예의규범과 신의칙을 무시한 채 오로지 사업주에게 보복할 일념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더러(오히려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 자신이 간호사 인원부족, 중앙공급실 및 도서실 시설미비 기타 비의료인의 변태경영 등의 병원운영상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거나 개선하려는 의지를 제대로 보이지 아니한 탓으로 원고들이 의료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문제점을 지적하여 인식시키고 시정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 고소, 진정 및 제보를 하였거나 기타 쟁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 고소, 진정 및 제보 등의 내용이 진실한 것이거나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인정됨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상 원고들과의 고용관계의 유지가 사업주에게 너무 가혹하여 공서양속에 반한다거나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