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5. 4. 6. 선고 95노7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6월 및 자격정지 3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29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압수된 컴퓨터 디스켓 1개(증제1호), 두선호출기 1개(증제3호), 책자 2권("영도예술" 및 "북한의 주체교육사상", 증제5,6호), 컴퓨터 프린트기 1대(증제7호), 소형 녹음기 1대(증제8호)를 각 몰수하고, 돈5,100,000원을 추징한다.

이유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단체인 B의 간부로 가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활동내용으로 보더라도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및 변호인은 원심판결에는 아래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

피고인은 공소외 C의 권유로 가입한 B가 단지 분열된 운동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조직된 단체인 줄 알았지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단체인 줄은 전혀 모르고 가입한 것임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에 간부로 가입하였다고 인정하였다.

(2)

피고인이 위 단체에 가입한 후에도 C에게 자신의 활동내용을 보고하거나 원주지역의 주요산업체 경영실태, 근로조건을 보고한 적이 없고, 설사, 피고인이 C에게 이러한 내용을 말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피고인의 원주지역에서의 활동에 대해 C와 사담을 나눈 것에 불과할 뿐인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를 탐지하여 C에게 보고하여 국가기밀을 누설하였다고 인정하였다.

(3)

그리고, 피고인은 1994.5. 하순경 새로운 무선호출기를 구입한 적은 있으나 이를 C와의 비상연락수단으로 사용하거나 C에게 호출기 번호를 가르쳐준 적이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C에게 새로 구입한 무선호출기 번호를 알려주어 C와의 비상연락망을 새로 구축하는등 C와 통신,연락하였다고 인정한 잘못이 있다.

(4)

또한, 피고인이 C로부터 받은 돈은 피고인의 경제적인 어려움등으로 사사로이 받은 것이지 B의 활동과 관련하여 받은 것이 아님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더군다나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피고인의 금품수수액 중 1993.10.31. 받았다는 돈1,000,000원은 이를 전혀 받은 적이 없고, 1993.6. 초순경 받았다는 돈300,000원은 피고인이 창간준비 중이던 'D'의 주식 매입대금조로 받은 것일 뿐인데도 원심은 이를 모두 금품수수로 인정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5)

뿐만아니라 피고인은 C의 부탁으로 일화를 환전하여 줌에 있어 이것이 북한의 공작금인줄은 전혀 몰랐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반국가단체 구성원인 C에게 공작금을 환전해주는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다.

(6)

원심은 피고인이 1993.8. 중순경 영동고속도로 간이휴게소인 'E'에서 공소외 F에게 반국가단체인 B에의 가입을 권유하였고, 가입한 위 F과 원주시 C 소재 술집 'H'에서 회합하고, F에게 금품을 줌으로써 편의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F을 B에 가입시키게 된 경위나 장소, 그 후 F과의 접촉 일시,장소등은 원심의 사실인정과는 전혀 다르다.

(7)

그리고, 피고인은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수사관의 구타, 잠안재우기등의 고문에 못이겨 자백을 한 것이므로, 원심이 이를 토대로 피고인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하였음은 잘못이다.

(8)

한편, 제3자 개입금지 위반의 점에 있어서도 피고인은 공소외 I주식회사의 노동조합 설립에 개입한 적이 없고 공소외 J주식회사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설립함에 있어 상담을 해준 일밖에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측 증인들의 진술은 믿지않고 회사측 증인들의 진술만 믿어 피고인이 공소외 K과 함께 노동조합설립신고필증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의 전단을 도로에 붙이고 농성하는 등으로 V주식회사 노동조합에 불법으로 개입하였고, 또 위 J주식회사 노동자들에게 생산량을 줄여야만 회사가 겁을 먹는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쟁의행위를 조정,선동하여 쟁의행위에 개입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다.

나.

양형부당

다음으로 피고인 및 변호인은 가사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B에 가입하게된 동기, 활동상황등 이 사건의 여러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의 점에 대하여

(1)

국가보안법 위반의 점

원심판시의 여러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1. 7.경 원주지역 시민운동단체인 L 사무국장으로 활동할 당시 M대 N분교에 강연차 내려온 공소외 C와 알게된 후 피고인이 같은 해 9.30. 'O'을 열면서 C에게 개소식 참석을 부탁하는 등 친교를 유지해오다가 1992.12. 중순경 서울 종로구 P에 있는 C의 사무실에서 C로부터 주체사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주체사상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라며 C가 건네준 '남조선 혁명에서 주체사상의 기치를 높이 들데 대하여'라는 복사물과 '영도예술', '북한의 주체교육사상'이라는 단행본을 교부받아 이를 탐독한 사실, 한편 C는 남한의 정치체제를 식민지 파쇼통치체제로 간주하고 이를 타도하여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을 완수하고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한다는 기치 아래 1993.1.10.경 주체사상을 유일지도이념으로 하는 'B'라는 단체를 결성한 후, 1993.2. 초순경 평소 친교를 다져놓은 피고인을 강원,원주지역의 책임자로 포섭하기 위해 원주로 피고인을 방문하여 피고인에게 'B'의 강령과 규약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입을 권유, 피고인은 C에게 가입 서약을 하고 B에서 사용할 가명을 "X으로 정하고 이에 가입한 사실, 가입 후 피고인은 같은 해 3. 초순경 C의 사무실에서 전에 C로부터 설명만 들은 'B' 창립선언문, 강령, 규약을 교부받아 이를 탐독하였고, 그 후에도 C가 건네주는 '참된 봄을 부르며'라는 Q 전기, 교부받은 디스켓에서 프린터로 출력한 '지도부의 새해 편지에서', '김정일주의화 할 데 대하여', '남조선 대중운동에서 개량화를 극복하기 위한 몇가지 문제'라는 유인물 등을 탐독하여 'B'의 성격과 활동목적을 이해한 사실, 한편 피고인은 'O' 운영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C로부터 1993.5.경 2백만원을 송금받고 같은 해 10.31.에 1백만원을 교부받는 등 여러차례 금품을 수수하였고, 같은 해 6. 초순경에는 C 사무실에서 당시 피고인이 공소외 R과 함께 창간 준비 중이던 D 주식매입 대금조로 C로부터 30만원을 교부받기도 하였으며, C의 부탁으로 일화 1백만엔을 환전해 주기도 한 사실, 그리고 피고인은 사무실로 C를 찾아가거나 전화로 접촉하면서 1994.5. 하순경에는 그동안 C와 비상연락수단으로 사용하여 오던 무선호출기 성능이 불량하자 원주시 S 소재 T사에서 새로 무선호출기를 구입하여 C에게 호출기 번호를 알려주는 등 C와 접촉해 온 사실, 그리하여 C와 접촉하면서 동인에게 원주에서의 자신의 활동상황과 원주 지역내 주요산업체의 경영실태, 근로조건 등에 대해 이야기하였으며, C는 이를 토대로 B의 원주 지역에서의 활동 상황을 북한에 보고한 사실, 그리고 피고인은 1993.8. 중순경 평소 노동운동을 통하여 알게된 M대 N분교 재활학과 3년 제적생으로 U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던 공소외 F과 강릉으로 여행 도중 F에게 'B'의 창립선언문, 강령, 규약을 보여주면서 'B'에의 가입을 권유, 돌아오는 길에 영동고속도로 간이휴게소 E에서 F을 'B'의 조직원으로 가입시키고, 원주시 G 소재 술집 H에서 여러차례 F과 만나 F으로부터 근무하는 회사에서의 활동상황을 듣고 활동비를 주면서 F이 할 일을 지시하거나, C로부터 받은 책자나 유인물을 F에 건네 주는 등 'B' 조직원으로서 활동을 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B에 관하여 C로부터 들은 설명이나, C로부터 교부받은 유인물, 책자를 통하여 자신이 가입한 B가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단체라는 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이 단지 C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더라도 대화 내용이 원심판시와 같이 자신의 원주 지역에서의 노동활동에 대한 것이고 그 내용이 반국가단체에게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이상 이를 국가기밀 누설죄로 의율할 수 있을 것이며, 피고인이 B의 성격과 그곳에서의 C의 지위를 알고 있으면서도 C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으며 그 돈이 단지 피고인의 경제적인 어려움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활동과 관련하여서도 수수된 것으로 보여지므로 이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으로부터의 금품수수로 봄에 지장이 없다. 그리고 반국가단체인 B를 조직한 C에게 일화를 환전해준 행위는 설사 피고인이 그 돈이 북한의 공작금으로 보내져온 것임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구성원에 대한 편의를 제공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또한 자신이 성격을 잘 알고 있는 B에 F을 가입시키고, 그와 여러차례 만나면서 활동비 등을 주었다면 반국가단체에의 가입권유, 반국가단체구성원과의 회합, 편의제공등 죄책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은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조사받을 때 수사관들의 고문으로 허위자백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작성한 자술서나 신문조서들은 피고인이 그 성립,임의성 및 내용을 부인하고 있어 증거능력이 없고 그렇기에 원심도 이를 증거로 사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와같은 주장은 피고인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처단함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렇다면 국가보안법위반의 점에 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모두 정당하고, 그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없다.

(2)

제3자 개입금지 위반의 점

다음, 피고인이 불법적으로 노동조합이나 쟁의행위에 개입하였다는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모아보면, 원심이 판시하듯이 제3자인 피고인이 공소외 V 주식회사 노동조합에 불법적으로 개입하고 공소외 W 주식회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선동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없다.

나.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B에 가입하게된 동기와 B에서의 활동내용,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건강상태, 가족관계, 전과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없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검사의 항소는 이유없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