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도 보험급여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및 선후 수개의 행정처분이 상호 일련의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 (1996.05.13. 서울고법 96구11237 )
[요 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하여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여부를 다툴 법률상 정당한 이익이 있고, 이 경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피재근로자에 대한 요양승인처분이 피재근로자가 제기한 심사청구 또는 재심사청구의 불복절차에서 당초의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하고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요양승인처분에 대하여는 따로 심사청구 등의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바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선후 수개의 행정처분 중 그 선행정처분과 후행정처분이 서로 내용상 관련되어 일련의 발전적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후행정처분이 선행정처분의 필연적 결과로서 이루어지거나, 선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에 대하여 재결이 있는 때에는 후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도 동일한 운명에 처하게 되는 등 상호 일련의 상당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행정처분이라 하여도 분쟁사유가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선행정처분에 대한 전치절차의 이행만으로도 이미 처분행정청으로 하여금 재고, 시정할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후행정처분에 대하여 다시 전치요건을 갗추지 아니하여도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 사건 / 서울고등법원 1996. 5. 13. 96구11237 요양승인처분취소
[주 문]
피고가 소외 000에 대하여 한 별지목록 기재의 각 보험급여지급처분과 1996. 12. 4.자 재요양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2호증의 1 내지 5, 갑 제5, 6호증, 갑 제19호증, 갑 제22호증의 1, 2, 갑 제25, 31, 32, 34호증, 을 제3, 4, 5, 18호증, 을 제19, 20호증의 각 1, 2, 3, 을 제21, 22, 23호증의 각 1, 2, 을 제24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소외 000은 1994. 6. 11. 12:10경 원고 회사 명의로 등록되어 있던 경기 14-2449 레미콘 차량을 운전하여 경기 포천군 내초면 초원휴게소 앞 47번 국도상을 진행하다 앞서가던 차량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를 추돌하면서 부근 사슴목장을 들이받아 위 레미콘 차량을 전복시키는 교통사고를 내고, 뇌좌상, 두개골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되자 자신이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임을 내세워 같은 해 8. 20. 노동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의정부지방노동사무소장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사무소장은 위 000이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같은 달 25.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그 후 위 000이 다시 요양신청을 하자 위 지방노동사무소장은 1994.11.9. 위와 같은 이유로 다시 불승인(반려)처분을 하였고, 위 000이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심의관에게 심사청구를 하자 위 심의관은 1995. 3. 29. 위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자 원고 회사가 위 000은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위 심의관의 결정에 불복, 같은 해 5. 29.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같은 해 7.10. 원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들이 재심사청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재심사청구인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재심사청구를 각하하는 재결을 하였다.
이에 원고 회사는 위 재결에 불복하여 당원에 행정소송(95구29132호 요양급여재결처분취소 사건)을 제기하였고, 당원은 1996. 5. 30. 위 재결에는 원고 회사가 재심사청구인인데도 그 공동대표이사들이 재심사청구인인 것으로 잘못 본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위 재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같은 해 10. 14. 대법원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부칙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1995. 5. 1.부터 보험급여에 관한 노동부장관의 업무를 승계하였다.)는 위와 같이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 산업재해보상보험심의관의 결정에 따라 위 000의 요양급여, 제1회분 내지 제4회분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의 청구에 대하여 별지목록 기재와 같이 이를 각 지급하는 처분을 하였고, 위 000의 재요양신청에 대하여 1996. 12. 4.자로 이를 승인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위 각 보험급여처분과 재요양승인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이 사건 처분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한 처분이 아니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에 산재보험료가 추가로 부과되거나 기타 원고 회사의 권리나 보호이익이 침해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적격이 없다. 둘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에 관한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로부터 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는데 원고 회사는 1995. 8. 10. 앞서 본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재결서(1995. 7. 10.자 각하 재결의 재결서)를 송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60일이 경과된 이후인 1996. 4. 8.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것이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하여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여부를 다툴 법률상 정당한 이익이 있고, 이 경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첫 번째 주장은 이유가 없다.
그리고 피재근로자에 대한 요양승인처분이 피재근로자가 제기한 심사청구 또는 재심사청구의 불복절차에서 당초의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하고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요양승인처분에 대하여는 따로이 심사청구 등의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바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이고(대법원 1986. 10. 28. 선고, 85누127 판결 등 참조), 선후 수개의 행정처분 중 그 선행정처분과 후행정처분이 서로 내용상 관련되어 일련의 발전적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후행정처분이 선행정처분의 필연적 결과로서 이루어지거나, 선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에 대하여 재결이 있는 때에는 후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도 동일한 운명에 처하게 되는 등 상호 일련의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행정처분이라 하여도 분쟁사유가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선행처분에 대한 전치절차의 이행만으로도 이미 처분행정청으로 하여금 재고, 시정할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후행정처분에 대하여 다시 전치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여도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3. 6. 29. 선고 92누1919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000에 대한 이 사건 요양급여처분은 당초 동인에 대한 요양불승인처분이 심사청구절차에서 취소되어 이루어진 것이므로(원고 회사의 청구로 재심사절차도 이천되었다.) 이 사건 요양급여처분에 대하여는 따로 심사청구 등 전치절차를 거침이 없이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한편 이 사건 각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처분과 재요양승인처분은 모두 위 요양급여처분과 내용상 관련되어 일련의 발전적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각 처분의 분쟁사유에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위 각 휴업급여처분과 장해급여처분 및 재요양승인처분에 대하여도 따로 전치절차를 거침이 없이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원고 회사는 위 각 처분이 있은 후로부터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의 소정의 제소기간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이 두 번째 주장도 이유가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위 000은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가 아닌데도 피고는 위 000이 원고 회사 소속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는 것이고, 둘째,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000은 처음에 요양신청을 하였다가 불승인처분을 받고 그 처분에 불복하지 아니하여 불승인처분이 확정되었으므로 피고로서는 다시 요양승인처분을 할 수 없는데도 이를 하였다는 것이며, 셋째, 위 000이 요양신청시 사업주인 원고 회사의 확인을 받지 않았고, 피고도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이해관계인인 원고 회사에 통지하여야 하는데도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000이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사실관계
갑 제4, 7, 8, 9, 10호증, 갑11호증의 1 내지 4, 갑 제12, 13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5, 갑 제26호증, 을 제4, 5, 10, 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15호증, 을 제16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증인 000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000이 운전하다 사고를 낸 앞서 본 레미콘 차량은 원고 회사가 1993. 11 .4. 소외 000으로부터 매수하여 원고 명의로 등록하고 운행하던 건설기계(중기)인데, 1994. 1. 1.부터 종전의 중기관리법이 대체된 건설기계관리법과 같은 법시행령이 새로 시행되면서 건설기계의 등록제도가 지입회사 명의의 등록제도에서 실소유자 명의의 등록제도로 바뀌게 되고, 1인의 개인이 건설기계사업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는 등 건설기계사업 요건이 완화되자 원고 회사는 그 소유의 위 레미콘 차량을 수요자에게 불하하되 불하받은 자가 일정기간 동안 원고 회사가 생산하는 레미콘을 운송하여야 하는 조건으로 불하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회사는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소외 000와 사이에 1994. 3. 4. 위 레미콘 차량에 대한 매매계약과 레미콘 운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에서 000는, 그가 매수한 위 레미콘 차량에 원고가 지정한 도색업체에서 원고가 지정한 마크와 도색을 하여야 하고, 원고가 요구할 경우 그 명의로 명의변경등록을 하여야 하며, 5년동안 원고 회사가 생산하는 레미콘을 운송하여야 하고, 운송작업에 있어서 원고 회사가 지시하는 시간에 공장 내에 대기하였다가 원고회사가 지시하는 곳에 레미콘을 운송하여야 하는 등 원고 회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며, 원고 회사 이외의 타인과는 유사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운송비는 매월 일괄계산하며, 운반작업 중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재해 및 제3자에 대한 민·형사상의 모든 채임은 000가 지고, 운반도중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제품에 손실이 생겼을 때는 000가 그 배상책임을 지며, 차량에 대한 제세공과금과 보험료 등은 모두 정규회가 부담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위 000는 위 매매계약에 따라 위 레미콘 차량의 매수대금을 지급하고 명의이전에 필요한 제반 서류를 넘겨받았으나 이전등록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운행하게 되었는데, 운행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지도를 받기 위하여 위 000을 약 1주일 정도의 예정으로 채용하였다가 운전기사로서 계속하여 사용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월 120만원의 급료를 지급하기로 위 000과 약정하였다.
그리하여 위 000은 위 레미콘 차량의 운전기사로서 근무하게 된 것인데, 근무도중 앞서 본 바와 같이 1994. 6. 11. 사고를 내고 부상을 입게 된 것이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000은 위 000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될 뿐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는 사용종속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당원이 믿지 아니하는 을 제8호증(진정서), 을 제16호증의 2(문답서)의 각 일부 기재 이외에 달리 위 000이 원고 회사 소속의 근로자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위 000이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담(재판장), 김윤기, 김창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