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6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호증의 1 내지 10, 을 제3호증의 1 내지 7, 을 제4호증, 을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C, D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해직의 경위
원고는 1984. 4. 14. 피고 조합에 입사하여 피고 조합의 영농지도사로서 영농지도업무와 비료판매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피고 조합은 1993. 6. 17. 1993년 제1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 (2) 기재와 같은 징계사유에 관한 원고에 대한 징계로서 무기한 정직을 의결하고 1993. 7. 23.자로 원고에 대하여 무기한 정직처분을 하였으며,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할 무렵인 1994. 1. 19. 1994년 제1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복직을 불허하기로 결정하고, 무기한 정직자로서 정직처분일로부터 6월 이내에 복직명령이 없을 때 자연해직으로 한다는 인사규정을 적용하여 위 무기한 정직 후 6월이 경과한 1994. 1. 24. 원고를 자연해직 처리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에 대한 무기한 정직의 징계사유는, ① 피고 조합의 직원이 휴가를 받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그 사유를 신고하여 허가를 받아야 함(복무규정 제28조 제1항)에도, 원고가 E 중앙회의 불법적 농성에 참여하기 위하여 피고 조합으로부터 사전승낙 없이 1993. 5. 7.부터 같은 달 21.까지 무단결근함으로써 피고 조합의 복무규정 제3조(성실의무)와 같은 제4조(복종의무)를 위반하였고, ② 원고가 인사관계서류인 사고조서(갑 제6호증의1은 그 사본이다)와 설문서(갑 제6호증의2는 그 사본이다)를 외부에 유출함으로써 피고 조합의 복무규정 제8조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반하고, 위 서류에 의거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 조합을 상대로 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도록 함으로써 피고 조합의 명예와 위신을 실추, 손상케 함으로써 동 복무규정 제7조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피고 조합의 징계 및 해직관련규정.
위 징계 당시의 피고 조합의 징계 및 해직에 관련된 인사규정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직원이 부정한 행위를 한 때,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애 또는 분쟁을 야기하거나 본조합에 손실을 초래케 한 때, 법령·정관·규정 또는 서약사항 및 지시·명령을 위반하여 조합의 질서를 문란케 한 때, 조합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때, 감독자로서 감독을 충분히 하지 못한 때 등의 사유가 있을 때 징계하되(제42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5호), 징계의 종류로서 징계해직, 기한부 정직(1월 이상 6월 이내의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기간만료와 동시에 복직한다), 무기한 정직(복직명령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그 직무에 종사하지 못한다), 감봉, 견책을 두고(제41조), 해직은 자연해직, 의원해직, 정년해직, 징계해직과 면직으로 구분하되(제18조), 무기한 정직자로서 정직처분일로부터 6월 이내에 복직명령이 없을 때 자연해직으로 하며(제19조 제5호), 한편 직원이 징계사유에 해당되어 인사위원회에 부의될 때에는 대기발령할 수 있다(제24조 제4호)고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피고 조합의 징계업무처리요령에 의하면, 징계해직의 사유로 인사규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자로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본회 또는 회원조합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질서를 심히 문란케 한 자를{제11조 제1항, 징계기준 1. 가. (1)항}, 정직의 사유로 징계해직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로서 개전의 정이 있고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는 자를{제11조 제1항, 징계기준 1. 나.항} 각 정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 조합 복무규정에 의하면, 직원은 조합의 사명을 명심하고 조합 운영의 기본이 되는 법령, 정관, 규약 기타 제규정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고(제3조), 직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상사의 직무상 명령과 지시에 복종하여야 하며(제4조), 직원은 직무상 알게 된 중앙회, 본 조합과 조합원 기타 거래처의 비밀을 엄수하여야 하며, 허가 없이 문서를 외부에 가지고 나가거나 타인에게 열람 또는 인도하여서는 아니되며(제8조 제1, 2항), 직원은 조합의 명예와 위신을 실추 손상케 하는 일이 없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야 하며(제7조), 한편 연차휴가는 1년 간 개근한 자에 대하여는 1년에 12일을, 1년의 100분의 90 이상을 출근한 자에 대하여는 10일을 허여하고, 근속 2년 이상 자에 대하여는 1년을 초과하는 근무연수 1년에 대하여 1일을 연차휴가일수에 가산하여 허여하며(제24조 제2항, 제3항), 휴가를 받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그 사유를 신고하여 허가를 받도록(제28조 제1항) 규정하고 있다.
무기한정직처분 및 자연해직처리(해고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의 자연해직규정 실효 등 주장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는, 피고 조합이 앞에서 든 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 무기한 정직처분을 하고 이어 6월 이내 복직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를 자연 해직처리하였으나, 위 자연해직규정은 현재 삭제되어 시행되지 않고 있어 동 규정은 소급적으로 실효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저촉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이후인 1994. 3. 8.자로 위 인사규정 중 무기한 정직 및 자연해직 등의 규정이 삭제된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동 개정규정은 위 일자 이후 사고가 발각되어 인사위원회에 부의된 자에게만 적용하도록 되어 있어, 원고에게는 동 개정규정이 적용될 수 없고, 또한 위 인사규정에 의하면 대기발령은 징계의 예비단계에 불과하여 징계의 종류에 속하지 아니하고, 무기한 정직처분에 이은 자연해직처리 역시 위 인사규정에 따른 것으로 소정의 6개월 이내에 무기한정직처분의 사유가 소멸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에 기초한 것으로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반하는 이중징계로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휴가신청권 행사 등 주장에 대한 판단
또한 원고는, 위 복무규정에 의하여 당시 9년 남짓 근무한 원고는 위 결근기간 이상의 일수에 해당하는 연차휴가를 얻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원고가 위와 같이 1993. 5. 7.부터 같은 달 21.까지 사이에 출근을 하지 아니한 것은 1993. 5. 6. 제출한 연·월차 휴가신청서에 의한 연·월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서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에 기초하여 무단결근 및 성실의무와 복종의무위반을 사유로 삼은 피고 조합의 무기한정직처분 및 자연해직처리는 부당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이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휴가신청만을 한 뒤 사전허가를 받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연·월차휴가의 사용으로 볼 수 없어 무단결근에 해당하므로 피고 조합의 위 각 징계처분은 정당하다고 항쟁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 조합이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자연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위 자연해직처리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가 피고 조합의 허가를 받지 않고 출근하지 아니한 것이 무단결근으로서 위 무기한정직처분 및 자연해직처리의 정당한 이유가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17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10, 을 제3호증의 1 내지 7, 을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D, C, 환송전 당심증인 F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92년도에 적어도 100분의 90 이상 출근하여 원고가 1993년도에 사용할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일수는 적어도 18일(10일 + 근속연수 9년에 대한 가산일 8일)이 되는데, 1993. 5. 6. 피고 조합에 휴가신청서를 제출하고 피고 조합으로부터 휴가 허가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G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의 김포지부장으로서 같은 해 5. 7.부터 같은 해 5. 21.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13일 간 E중앙회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농성에 참여하기 위하여 피고 조합에 결근한 사실, 위 기간은 피고 조합의 업무특성상 농민에 대한 적기의 비료공급이 필요한 농번기였는데, 원고의 결근으로 피고 조합의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많게 되자 피고 조합은 전무인 소외 F로 하여금 위 농성현장에 있는 원고를 찾아가 피고 조합에 복귀할 것을 종용하도록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한 사실, 그 후 피고 조합이 같은 해 5. 10.자 피고 조합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원고의 위 결근을 이유로 원고를 같은 해 5. 15.자로 대기발령(3월) 조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14호증의 기재 및 환송전 당심중인 H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위 휴가신청시 총무계직원에게 휴가의 종류를 고지하였고 피고 또한 원고의 휴가가 단체교섭을 위한 E 중앙회장과의 면담시 종료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휴가 종류와 휴가 기간을 묵시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전거증에 의하여도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연·월차휴가권이 근로기준법상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여도, 이와 같이 발생한 휴가권을 구체화하려면 근로자가 자신에게 맡겨진 시기지정권을 행사하여 어떤 휴가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지를 특정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고의 위 휴가신청은 월차휴가와 연차휴가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지를 특정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적법한 시기지정이라고 할 수 없어 그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가 부적법한 연·월차휴가신청을 한 다음 피고 조합의 복무규정 소정의 사전허가도 받음이 없이 1993. 5. 7.부터 같은 달 21.까지 피고 조합에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무단결근으로서 피고 조합의 복무규정 제3조, 제28조를 위반하였고, 위 무단결근 중 근무장소에의 복귀를 명한 피고 조합의 명령을 위반함으로써 같은 제4조를 위반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 조합 인사규정 제42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징계권 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피고 조합 인사규정에 의하면 회계연도 중 통산하여 15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 해당 직원을 면직할 수 있음에도(제22조 제1항 제2호), 피고 조합에서 10년 가까이 성실히 근무해온 원고를 위와 같이 13일 간 무단결근하였다는 사유만으로 무기한 정직처분을 거쳐 자연해직처리라는 가장 무거운 징계를 한 것은 피고 조합의 위 징계기준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고, ② 위 결근기간 중 함께 농성에 참여한 20여명의 각 지부 노조위원장 및 간부들 중 원고와 G노조위원장인 소외 C을 제외한 다른 단위 I조합 소속 노조위원장 및 간부들은 해고에 이른 바 없는데 유독 원고와 위 C만을 해고한 것은, 위 농성 후 자신이 속한 I을 상대로 노조원에 대한 설문조사 등 행위가 노조활동 방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함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서 형평을 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여 피고 조합의 위 각 징계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보건대, 위와 같이 원고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 징계권자가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그것이 비록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것에 맡겨져 있는 것이 아니고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이 요구된다 할 것인 바, ① 비록, 올제1호증의 3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상 면직 사유는 15일 이상의 무단결근으로 정해져 있기는 하나(제22조 제1항 제2호), 이는 인사관리에 관한 규정으로서 징계사유와 구분되어 별도로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조합이 삼은 징계사유는 무단결근이라는 사유 외에도 그 무단결근의 시기가 영농기로서 가장 바쁜 시기에 원고가 자신의 업무를 방기하였다는 점 및 피고 조합이 원고에 대하여 휴가가 허가되지 아니하였으므로 복귀하라고 지시하였음에도 원고가 이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불복종함으로써 피고 조합 사업장 내의 근로질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함께 참작하였다고 보여지므로, 원고의 위 행위는 고의로 피고 조합의 근로질서를 심히 문란케 한 경우로서 피고 조합의 위 징계기준에도 부합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10년간 피고 조합에 성실히 근무해 왔다는 점만으로 원고에 대한 무기한정직처분 및 자연해직처리가 징계권자의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부당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② 원고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다른 지부 노조위원장들과의 징계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 소속 사업장과는 다른 사업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를 들어 피고 조합의 징계권행사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그밖에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원심증인 C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위 각 징계처분이 원고의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각 징계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이상 원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그 징계처분의 효력에는 아무런 소장이 없다고 할 것이니, 징계권 남용을 주장하는 원고의 위 각 주장은 어느 것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 조합의 이 사건 무기한 정직처분 및 자연해직처리(해고처분)는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것도 없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었다 할 것이므로, 무기한 정직처분 및 자연해직처리(해고처분)의 각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각 청구 및 위 각 처분이 무효로서 근로계약관계가 존속 중임을 전제로 1994. 1. 24.부터 복직시까지 월 금 1,368,49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 및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7. 8. 20.
판사 이순영(재판장) 강형주 장석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